더불어민주당이 4‧10 총선 국면에 이어지는 윤석열 대통령 민생 토론회를 '관건 선거'라고 비판하는 가운데, 정작 민주당 소속 지자체장들은 이를 “잘한 일"이라고 추켜세웠다. 윤 대통령은 14일 전남 무안군 전남도청에서 열린 스무 번째 민생토론회에서 “이순신 장군의 '약무호남 시무국가'(若無湖南 是無國家·호남이 없으면 나라도 없다) 정신으로 우리 정부도 전남 발전을 위해 최선을 다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윤 대통령은 검사 시절 호남과의 개인적 인연도 소개하며 '호남 애정'을 거듭 드러냈다. 윤 대통령은 “(검사 시절) 2003년부터 2005년까지 광주에 근무하면서 주말이면 호남 지역 전체를 많이 둘러보고 살폈다"며 “2005년 제가 광주에서 떠날 때 대표로 전별사를 했는데, 전별사를 다 읽지 못할 정도로 호남에 많은 정을 가지고 있다"고 말했다. 이어 현재도 “정부 출범 이후 2022년, 2023년 2년 연속으로 5·18 기념식에 모든 정부 구성원들과 함께 참석했고, 순천만 국제정원박람회와 목포 전국 체전을 비롯해 수시로 호남을 찾았다"고 강조했다. 윤 대통령은 또 김영록 전남도지사에 대해 “탁월한 리더십을 가졌다"고 평가하면서 “김 지사, 김대중 전남 교육감과 함께 전남을 바꾸고 크게 발전시키겠다"고 밝혔다. 이에 김 지사도 윤 대통령에게 “역대 어떤 대통령보다도 전남을 정말 깊은 관심으로 각별히 사랑해주시고, 아껴주시고, 또 많이 방문해주셨다"며 박수를 보냈다. 인근 광주에서도 강기정 시장이 이날 간부회의에서 “대통령께서 지난달 14일 부산을 시작으로 지금까지 전국을 투어하고 계시는데, 잘한 일이라고 생각한다"며 “민생을 직접 듣고 또 정부의 할 일을 내놓는 것"이라고 긍정 평가했다. 강 시장은 광주시에서 한 달여 전 요청한 민생토론회가 전남에서 먼저 열렸다면서도, 광주에서 곧 민생 토론회가 열릴 것이라고 희망했다. 그러나 이런 '화기애애'한 지방 분위기 달리, 중앙 정치권에서는 민주당이 윤 대통령 민생 행보를 '관건 선거'라고 맹비난한 바 있다. 홍익표 원내대표는 지난 6일 윤 대통령 전국 민생토론회와 관련해 “윤 대통령이 지금 두 달째 관권선거를 이어 가고 있다"며 “국민을 현혹하는 선심성 공약살포, 그리고 불법선거운동 즉각 중단해야 한다"고 경고했다. 그는 “두 달 동안 약 925조원의 퍼주기 약속이 이어지고 있다"며 “전국을 누비면서 공수표를 남발할 게 아니라 빨간불이 켜진 경제와 민생에 근본적인 대책을 내놓아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어 “17번째 민생토론회 과정에서 야당의 단체장을 한명도 초청하지 않았다"라며 “선거관리위원회도 이에 대해서 빨리 조사에 착수해서 필요하다면 이번 행사에 대해서 불법선거운동으로 중단시키고 고발 조치해야 할 것"이라고 당부했다. 하지만 당시 대통령실은 이런 지적에 대해 “민생 토론회는 선거와 관계없이, 선거 이후에도 계속될 것"이라고 일축했다. 대통령실은 '925조 퍼주기' 주장에도 “정부 재정과 민간 투자를 구분하지 못하는 데에서 오는 이야기"라며 “대부분은 자발적인 민간 투자, 또는 민자 사업으로 진행되고 있고 중앙 재정과는 무관한 경우가 많다"고 설명했다. 그러나 홍 원내대표는 이후에도 “애당초 정부의 재정과 민간의 투자를 구분하지 않고 모두 자기가 한 것처럼 떠들고 자랑한 사람이 윤 대통령"이라고 주장했다. 그러면서 “묘하게도 소위 얘기해서 여야 총선 격전지인 수도권에서만 (민생 토론회가) 총 11회 열렸다. 본인들의 텃밭이라고 할 수 있는 부산·대전·울산·창원·서산·대구 등 주요 지역에서 나머지가 열렸다"며 “17회 중에서 호남에서는 단 1번도 민생 토론회가 열리지 않았다. 총선 개입이 아니라면 윤석열 정부는 호남을 버린 것"이라고 거듭 지적했다. 하지만 대통령실은 이날도 “누누이 말씀드렸지만, 민생토론회는 선거운동이나 관권 선거와는 거리가 멀다"고 설명했다. 대통령실은 “설마 (강기정 광주시장이) 대통령에게 선거 운동하러 오라고 하진 않았을 것 아니냐"면서 “선거 운동이 아니라 지역 민심과 민생을 챙기기 위한 행보라고 인정하기 때문에 (요청한 것)"이라고 짚었다. 안효건 기자 hg3to8@ekn.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