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10 총선 공천 국면을 마무리 중인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가 본선을 대비한 '세 결집'을 급속도로 추진하고 있다. 국민의힘을 상대로 지지율 리드를 잃고 '군소 정당'이라는 핸디캡까지 안은 민주당이 이런 '대결집'을 통해 위기를 극복할 수 있을지 귀추가 주목된다. 김민석 총선 상황실장은 11일 국회 브리핑을 통해 이 대표와 '김부겸' 전 총리, '이해찬' 전 대표 등 3인이 선대위 공동 상임선대위원장을 맡기로 했다고 밝혔다. 그는 이번 선대위 성격을 규정하는 4대 키워드로 '혁신·통합·국민 참여·심판'을 제시했다. 민주당은 상임 선대위원장 3명에 더해 이들 4대 키워드를 상징하는 공동 선대위원장 8명을 추가로 둔다는 구상이다. 현재 7명인 최고위원들이 공동 선대위원장 겸직임을 고려하면 선대위원장만 20명에 가까운 '매머드 선대위'다. 특히 민주당 공천에 반발해 최고위원직 사퇴를 선언했던 '고민정' 최고위원도 이날 사퇴 뜻을 번복하고 최고위에 복귀하겠다고 밝혔다. 이번 총선 공천 '뇌관'으로 꼽혔던 친문(친문재인)계 핵심 '임종석' 전 대통령실비서실장도 페이스북에서 “이재명이 흔들리면 민주당은 무너진다. 이제부터는 친명(친이재명)도 비명(비이재명)도 없다"며 공천 배제를 사실상 완전히 승복했다. 이런 '급속 통합'은 당 지지율이 고전을 면치 못하는 가운데, 녹록하지 않은 '구도'로 위기감이 고조되는 상황에서 이뤄졌다. 민주당은 격전지뿐 아니라 의석을 확보하고 시작한다는 텃밭 지역, 비례대표 투표에서도 방심할 수 없게 돼, 사실상 사방이 전선인 '토탈워' 국면에 접어들었다. 다수 군소정당들이 잇따른 내부 '공천 잡음'으로 지지층이 다소 '이완'된 민주당 '파이'를 잠식할 것으로 보이기 때문이다. 개혁신당은 이준석 대표를 필두로, 이원욱·양향자·조응천 의원 등 당 주요 인사들이 이재명 대표 정치적 상징 지역인 '경기도'를 타깃으로 잡았다. 그중에서도 '핵심' 공략 포인트가 반도체로 대표되는 '경기 남부벨트'다. 이들 지역은 그간 민주당에 오랜 지지를 보내왔지만, 개혁신당 세력의 등장으로 국민의힘도 '어부지리'를 노릴 수 있는 공간이 넓어졌다. 아울러 민주당 '돈 봉투' 의혹 진앙지가 된 인천에서도 유사한 '표 분산'이 예정돼 있다. 지난 총선 전체 13석 가운데 11석을 민주당에 몰아준 인천은 당시 선출한 의원 중 무려 4명(송영길·윤관석·이성만·허종식)이 '돈 동투' 의혹으로 검찰 기소된 상황이다. 특히 이재명 대표 지역구인 계양과 가까운 부평구에서는 갑 지역 이성만 의원이 무소속 출마를 선언했고, 을 지역 4선 홍영표 의원이 새로운미래 소속으로 5선 도전에 나섰다. 일각에서는 이런 지역 상황이 이재명 대표 재선에도 영향을 미칠 것이라는 관측도 나온다. 실제 이날 발표된 한 여론조사(케이스탯리서치, 조선일보·TV조선 의뢰)에서는 이재명 대표 지지율이 상대인 원희룡 국토교통부 전 장관과 '접전'을 나타내기도 했다. 전통적 텃밭인 호남 역시 '유일 호남' 대권주자인 이낙연 새로운미래 공동대표 출마로 변수가 크게 늘었다. 이 공동대표는 '친명' 현역 민형배 의원이 있는 광주 광산을을 출마 지역구로 선택하면서 호남에서 '이재명의 민주당'과 전면전에 돌입했다. 이 지역에서 19~20대 의원을 지낸 권은희 전 의원과 지역 지지 기반이 상당한 것으로 알려진 김학실 전 광주시의원 등도 이 공동대표에게 힘을 보탠 상황이다. 이밖에 송영길 소나무당 대표도 '옥중'에서 광주 서갑 출마를 선언하면서 민주당 전직 대표 2명이 현 민주당 후보들과 경쟁하게 됐다. 아울러 김성환 광주 전 동구청장, 담양·함평·영광·장성 지역구에 출마한 이석형 민주당 예비후보 등이 무소속 출마를 선언하며 이탈했다. 비례대표에서도 민주당은 '조국혁신당 약진'에 따라 의석을 40% 이상 뺏길 것이라는 전망이 나오는 가운데, 남은 의석 중 절반가량도 '연합 위성정당'에 배분해야 하는 처지다. 민주당이 '역대급 승리'를 거뒀던 지난 21대 총선에서도 열린민주당을 포함한 민주당계 정당 비례의석 수는 총 20석이었다. 이 결과가 그대로 반복된다고 가정해도, 민주당 몫 비례의석이 6~8석 안팎에 그치게 되는 셈이다. 당초 민주당은 한동훈 비상대책위원장이 이끄는 국민의힘을 상대로 목표 의석을 현재보다 낮은 과반(151석)으로 잡았지만, 현재로서는 '원내 1당'이 승리 포인트가 될 것이라는 관측도 적지 않다. 안효건 기자 hg3to8@ekn.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