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4년 11월 23일(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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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효건 기자

안녕하세요 에너지경제 신문 안효건 기자 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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법정 지고 정부 조이는데...‘분열’하는 의사들, “우린 회장 졸 아냐”

정부 의료개혁에 맞서는 의사단체들 동력이 법원 제동과 정부 압박, 내부 분열 등으로 약화하는 모양새다. 대법원 2부(주심 신숙희 대법관)는 19일 의대생, 교수 등이 보건복지부·교육부 장관을 상대로 낸 집행정지 신청 사건 재항고심에서 원심 기각·각하 결정을 확정했다. 대법원은 '정부가 2025학년도 전체 의대 정원을 2000명 증원해 대학별로 배정한 처분'의 집행을 정지할 이유가 없다고 판단했다. 대법원은 “장래 의사가 부족할 것이라는 전망이 있는 상황에서 증원배정의 집행이 정지될 경우 국민의 보건에 핵심적인 역할을 하는 의대 정원 증원에 막대한 지장을 초래할 우려가 있다"며 사실상 정부 주장을 인정했다. 아울러 “이미 2025학년도 의대 입학정원이 증원되는 것을 전제로 대학교 입학시험을 준비하고 있는 수험생들과 교육 현장에 상당한 혼란을 야기할 수 있다는 점도 고려되어야 한다"고 했다. 반대로 의대 증원으로 교육의 질이 떨어질 것이라는 의료계의 주장은 받아들이지 않았다. 대법원은 “증원배정이 당장 정지되지 않더라도 2025년에 증원되는 정원은 한 학년에 불과하므로 의대 재학생인 신청인들이 받게 되는 교육의 질이 크게 저하될 것이라고 보기는 부족하다"고 했다. 또 “의과대학의 교육 특성상 의료인 양성에 필요한 교육은 입학 후 1~2년의 기간이 지나야 시행되는 경우가 많다"며 “증원된 수의 신입생이 입학한다고 하더라도 그로 인해 의료인 양성에 필요한 교육이 불가능해진다거나 그 질이 현저히 떨어질 것이라고 보기도 어렵다"고 덧붙였다. 이에 따라 정부 의대 증원에 반발해 산발적으로 제기된 소송전은 사실상 의료계 '완패'로 마무리될 것으로 보인다. 이에 정부는 환영의 뜻을 밝히면서 전공의와 의대생 등을 포함한 의료계에 현장 복귀를 촉구했다. 복지부는 “의대생들과 전공의를 포함한 의료계의 현장 복귀를 촉구한다"며 “정부는 향후 의학교육 선진화와 의료 개혁을 위해 최선의 노력을 기울이겠다"고 강조했다. 교육부 역시 “대법원 판결을 환영한다"며 의대생들의 현장 복귀를 촉구하고, 의대 교육 선진화 방안 마련을 위해 현장 의견을 적극적으로 수렴하겠다고 밝혔다. 아울러 정부는 대한의사협회(의협) 등에 대한 압박 강도도 높이고 있다. 공정거래위원회는 이날 서울 용산구 의협회관에 조사관을 보내 현장 조사를 실시했다. 공정위는 의협이 집단 휴진과 총궐기 대회를 주도하면서 구성 사업자의 진료활동을 부당하게 제한하는 '사업자단체 금지 행위'를 했다고 보고 전날 있었던 '의료농단 저지 전국의사 총궐기대회' 관련 자료를 확보했다. 복지부도 그동안 국민건강 증진과 보건 향상 등 사회적 책무를 부여받은 의협이 설립 목적에 맞지 않는 행위를 하고 있다고 비판하면서 감독권 행사를 검토해왔다. 민법에 따르면 주무관청인 복지부는 의협을 검사·감독할 수 있으며 법인이 목적 이외 사업, 설립 허가 조건 위반, 기타 공익을 해하는 행위를 했을 때 허가를 취소할 수 있다. 이에 따라 임원 교체 요구나 해산까지도 가능하다. 그러나 정작 의협은 안팎에서 제기되는 비판에 제대로 대응치 못하는 모양새다. 이동욱 경기도의사회 회장은 이날 '27일 무기한 휴진 발표에 대하여'라는 입장문을 내고 “저를 포함한 16개 광역시도 회장들도 임현택 의협회장이 여의도 집회에서 무기한 휴진을 발표할 때 처음 들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의사결정 회무 방식과 절차에 치명적 문제가 있다"며 “시도회장들이나 회원들은 존중받고 함께 해야 할 동료이지, 임 회장의 장기판 졸이 아니다"고 비판했다. 의대 교수들도 마찬가지 반응이었다. 방재승 서울대 의대 교수 비상대책위원회 투쟁위원장은 “어제 (총궐기대회 현장에서) 뙤약볕에서 처음 들었다"며 “옆에 앉아계시던 전국의과대학교수 비상대책위원회(전의비) 안석균 교수님과 서로 놀라서 쳐다봤다"고 당시 상황을 전했다. 이어 “(또다른 교수단체인) 전국의과대학교수협의회(전의교협)도 모르셨을 것 같다"며 “오늘 오후 열리는 연석회의에 가서 우리도 참여해야 하는 건지 계획을 들어봐야겠다"고 말했다. 전의교협 측도 “무기한 휴진은 어제 처음 들었다"며 “오늘 논의해봐야 한다"고 말했다. 의협이 범대위 공동위원장 자리를 제안한 전공의 대표도 의협과 계속 마찰을 빚고 있다. 박단 대한전공의협의회(대전협) 비상대책위원장은 이날 오전 자신의 페이스북에 “범대위 공동위원장에 대해서는 들은 바 없다"며 “현재 상황에서 협의체를 구성하더라도 대전협은 참여하지 않겠다는 입장을 지속해서 표명했다"고 적었다. 박 위원장은 “전날 발표한 무기한 휴진 역시 의협 대의원회, 시도의사회와 상의하지 않고 일방적으로 발표한 것으로 파악했다"며 “임 회장은 언론 등 대외적 입장 표명을 조금 더 신중하게 하길 바란다"고 직격했다. 안효건 기자 hg3to8@ekn.kr

“연봉 2.5억 부모 9억 집 살 때 대출”...尹 저출생에도 ‘부자’, 재원은?

윤석열 대통령이 '인구 국가비상사태'를 선언하며 저출생 지원을 부유층 부모로 한층 확대하겠다고 밝힌 가운데, '부자 복지'를 위한 재원 마련 방안이 주목된다. 윤 대통령은 19일 '2024년 저출산고령사회위원회(저고위) 회의'를 주재한 자리에서 “최강의 전성기를 누렸던 스파르타가 급격히 멸망의 길에 접어든 결정적인 원인은 인구 감소였다"며 “오늘부로 인구 국가비상사태를 공식 선언한다"고 말했다. 위원회 위원장인 윤 대통령이 직접 회의를 주재한 것은 지난해 3월에 이어 이번이 두 번째다. 윤 대통령은 지난달 9일 취임 2주년 기자회견 때 신설 방침을 밝힌 저출생대응기획부(가칭)의 명칭을 '인구전략기획부'로 정했다고 밝혔다. 장관이 사회부총리를 맡아 저출생·고령사회·이민정책을 포함한 중장기 인구 전략을 수립하도록 하겠다는 구상이다. 이어 “대통령실에도 저출생 대응 수석실을 설치해서 정책을 직접 챙기겠다"며 일·가정 양립, 양육, 주거를 저출생 문제 해결을 위한 3대 핵심 분야로 제시했다. 윤 대통령은 일·가정 양립과 관련해, 현재 6.8%인 남성 육아휴직 사용률을 임기 내 50% 수준으로 높이겠다고 밝혔다. 아울러 남성 출산휴가를 10일에서 20일로 확대하고, 육아기 근로 시간 단축이 가능한 자녀 연령을 8세에서 12세로 상향하겠다고 설명했다. 2주씩 단기간 사용할 수 있는 육아휴직 제도도 새로 도입하기로 했다. 정부는 휴직 기간 받는 육아휴직 급여를 첫 3개월은 월 250만 원으로 인상하기로 했다. 사업주에게도 육아휴직 근로자 대체인력 지원금으로 월 120만 원을 지급할 예정이다. 윤 대통령은 또 “임기 내 3세부터 5세까지 아이에 대한 무상 교육·돌봄을 실현하고, 전국 모든 초등학교에서 모든 학년의 아이들이 원하는 늘봄프로그램을 이용할 수 있도록 하겠다"고 말했다. 이런 대책은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국가 중 최하위(지난해 기준 0.72명)로 떨어진 합계출산율을 2030년까지 1.0명으로 끌어올린다는 목표로 수립됐다. 다만 정책을 이끌 재원이 문제인데다, 부유층 부부를 지원하기 위한 예산이 적지 않을 것으로 보여 논란도 예상된다. 이미 윤 정부는 출범 이후 각종 '부자 감세' 정책을 핀 가운데, 심각한 세수 결손에 직면한 상황이다. 기획재정부 자료를 보면, 연 소득 7800만원을 초과하는 고소득자 대상 조세지출은 2019~2021년 연간 10조원 안팎이었다. 그러나 윤 정부 출범 첫해인 2022년에는 12조원, 2023년에는 14조원대로 늘었고, 올해는 15조원으로 늘 것으로 예상됐다. 최근에도 정부는 수십 조원대 '세수 펑크'에도 종합부동산세 및 상속세 완화 등 감세 기조에 힘을 싣고 있다. 이에 더불어민주당은 “현 상태로도 세수 결손이 심각하고 재정 상태가 엉망인데 여기에 또 감세를 꺼내 들고 있다"며 “재정 파탄청문회" 추진을 예고한 상태다. 이번 저출생 대책에도 '부유층 부담 경감'이라는 정부 기조가 담겼다. 윤 대통령은 재원이 특히 중요한 주거 정책과 관련해 “신혼부부에게 저리로 주택 매입과 전세 자금을 대출하고 출산할 때마다 추가 우대금리도 확대 적용하겠다"고 밝혔다. 이에 신생아 특례대출 부부합산 소득 기준은 상위 2% 정도에 해당하는 2억 5000만원으로 늘린다는 방침이다. 이 대출은 2년 이내 출산·입양한 무주택 가구나 1주택 가구(대환대출)가 연 1∼3%대 저리로 최대 5억원까지 주택 구입자금과 전세자금을 빌려주는 제도다. 자산 기준은 4억 6900만원이하, 주택 기준은 가격 9억원 이하, 전용면적 85㎡ 이하다. 당초 국토교통부는 올해 1월 29일 출시한 이 대출 소득 기준을 1억 3000만원으로 뒀다. 이를 지난 4월 초 '부부합산 2억원'으로 올리겠다고 발표하면서, 올해 3분기 중 소득 기준 상향이 이뤄질 예정이다. 지금까지 대출 신청은 6조원가량(구입자금·전세자금 합산) 들어왔다. 국토부는 연말까지 10조원가량이 소진될 것으로 보고 있다. 소득 기준이 현재보다 2배 가까이 증가하는 2025년부터는 이 예산이 더욱 많이 소요될 전망이다. 이런 '고소득 지원' 논란과 관련해 이기봉 국토부 주거복지정책관은 “저출생 반전을 위해 가용할 수 있는 수단은 모두 다 동원해보자는 것"이라며 “3년간 실험적으로 시행해본 뒤 연장 여부를 결정하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그러나 아직 구체적인 재원 마련 방안은 공개되지 않았다. 10조원 규모 특별회계를 신설할 것이라는 전망이 나오지만, 주형환 저고위 부위원장은 “특별회계와 관련해서는 특별회계를 둬야 되지 않나"라는 정도로 언급했다. 그러면서 “그 속에 구체적으로 어떤 부분까지 포함을 시킬지, 그리고 재원을 어디까지 할 건지는 아직도 관련 부처 간에 논의가 필요한 대목"이라고 거리를 뒀다. 안효건 기자 hg3to8@ekn.kr

김종인 “한동훈·나경원 1:1이면 與 잘 될 가능성 無...유승민은 안 나올 것”

정치권 각 진영을 넘나들며 위기 구원투수로 활약한 김종인 전 비상대책위원장이 차기 여당 전당대회와 관련해 우려 섞인 전망을 내놨다. 김 전 위원장은 19일 CBS 라디오 '김현졍의 뉴스쇼'에서 “한 전 위원장이 당 대표 출마를 어느 정도 굳힌 것 같으니까 사방에서 공격이 또 이루 말할 수 없이 들어오는 것 아닌가"라며 “거기의 핵심은 윤석열 대통령과의 관계"라고 말했다. 그는 “지난 선거 때 내가 얘기한 대로 멀어질 대로 멀어진 그 관계가 지금 다시 부각돼 윤 대통령은 가급적이면 한 전 위원장이 대표가 안 됐으면 하는 생각을 하고 있다"고 분석했다. 또 “가급적이면 대통령실은 관심을 안 갖고 당이 당 나름대로 갈 수 있도록 해줘야 되는데 과연 그게 그렇게 갈 거냐 하는 것에 대해서 좀 회의적"이라고 말했다. 김 전 위원장은 “한 전 위원장과 경쟁 관계에 있는 나경원 의원 같은 이런 경우는 은근히 그것을 이용해서 그쪽 지지 세력을 자기한테 끌어들였으면 하는 생각을 하는 것 같다"며 “지금 나 의원 같은 경우에는 그쪽에서 도와주지 않을 것 같으면 희망이 없다"고 봤다. 그러면서 “(나 의원) 본인은 지금 5선 의원으로서 대표 하지 않으면 별로 할 일이 없다"고 덧붙였다. 김 전 위원장은 또 “지금 반 한동훈 세력 중에서도 마땅한 후보감이 없지 않나"라며 “나 후보한테 지지를 공개적으로는 지금 안 하고 있지만 그렇게 가지 않나 하는 생각을 할 수가 있다"고 양측 이해관계를 설명했다. 그는 결선 투표로 치러지는 국민의힘 전당대회와 관련해 “1차 투표에서 어떻게든지 한동훈 후보가 당선이 안 되도록 아마 최대의 노력을 할 것"이라며 “2차 투표에 가면 합종연횡을 해서서 반 한동훈 세력으로 해 결선투표로 가지 않겠나"라고 전망했다. 다만 “그렇게까지 해서 당 대표가 선출이 될 것 같으면 국민의힘이 앞으로 더 잘될 수 있는 가능성은 없다고 본다"며 “내부적으로 상당히 당의 갈등 구조로 남게 되는 수밖에 없는 것"이라고 내다 봤다. 김 전 위원장은 다른 경쟁자로 꼽히는 유승민 전 의원과 관련해서는 “전체 국민이 여론조사에서는 유승민 의원이 1등이라고 생각하는데 본인이 그러니까 고민이 깊을 것"이라며 “종국에 가서는 출마를 포기하지 않을까 하는 것이 나의 상상"이라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내가 만약에 조언한다면 지금과 같은 분위기에서는 안 하시는 것이 더 현명하다고 생각한다"고 부연했다. 김 전 위원장은 한 위원장이 당 대표로 선출될 경우에는 “그 사람이 지난번에 총선을 관리를 하면서 자기 나름대로 민심을 많이 파악했다고 본다"며 “그것을 수용해 당을 그런 방향으로 끌고 가면 오히려 그게 윤 대통령한테는 도움이 될 거라고 생각한다"고 밝혔다. 안효건 기자 hg3to8@ekn.kr

게임→코인→코로나→AI...‘1위 질주’ 엔비디아 주가 “47% 더 뛴다” 예측까지

인공지능(AI) 칩 시장 지배자 엔비디아가 생성형 AI 붐을 타고 시총 1위, '세계에서 가장 가치 있는 기업'이라는 칭호를 따냈다. 게이머들 사이에서나 알려졌던 부품 회사가 이제 전 세계 증권 시장 중심이 된 것이다. 연합뉴스에 따르면, 엔비디아 주가는 18일(현지시간) 역대 최고치를 경신하면서 시가총액이 3조 3350억달러에 달했다. 이는 1993년 엔비디아가 설립된 이후 31년 만에 마이크로소프트(3조 3173억달러)와 애플(3조 2859억달러)을 제친 기록이다. 엔비디아는 초기 3D 비디오 게임을 구동하는 컴퓨터 그래픽처리장치(GPU)를 제조해 판매해 시장에 진입했다. 게이머들 사이에서는 1990년대 후반부터 이름이 알려졌다. 이후 GPU 부문에서 뛰어난 성능으로 입지를 다진 엔비디아는 2018년 한 단계 도약했다. 비트코인 열풍으로 코인 채굴업체들이 우후죽순 생겨났을 때 이들의 컴퓨터에 필요한 GPU를 공급하면서다. 이어 2020∼2022년 코로나19 팬데믹 기간 PC 수요 급증으로 실적이 대폭 늘고 메타버스 수혜주로 꼽히기도 하면서 투자자들 관심을 받았다. 특히 폭발적이었던 성장은 2022년 11월 말 오픈AI가 대화형 AI 챗봇 '챗GPT'를 공개하면서 시작됐다. 챗GPT 같은 생성형 AI 언어 모델을 훈련하는 데 엔비디아 GPU가 핵심적인 역할을 한다는 사실이 알려지면서 주가에 날개가 달렸다. 엔비디아 주가는 2022년 말(액면분할 반영 14.6달러) 이후 이날까지 약 1년 반 동안 9배 넘게 상승했다. 블룸버그 통신은 1999년 기업공개(IPO)로 나스닥에 상장한 이후 25년간 엔비디아 주식 수익률이 재투자된 배당금을 포함해 무려 59만 1078%에 달한다고 전했다. 엔비디아가 이렇게 업계 최정상에 오를 수 있었던 데 대해 블룸버그는 두 가지를 짚었다. 바로 그래픽 칩에 대한 회사의 큰 베팅과 공동 설립자이자 최고경영자(CEO)인 젠슨 황의 확고한 비전이다. 황 CEO는 IT 산업이 “가속 컴퓨팅"으로 전환할 것이라고 일찌감치 예견했다. 엔비디아 IPO때부터 투자한 웨이브 캐피털 매니지먼트의 전략가 라이 윌리엄스는 “젠슨은 항상 훌륭한 소통가였고 좋은 이야기를 들려줬다"며 “확실히 GPU는 점점 더 중요해지고 있었다"고 돌아봤다. 잭스 인베스트먼트 매니지먼트의 포트폴리오 매니저인 브라이언 멀버리도 “(엔비디아) 경영진의 엄청난 공로를 인정해야 한다"며 “그들은 하드웨어 혁신의 물결마다 완벽하게 잘 포착했다"고 평가했다. 엔비디아는 현재 데이터센터에 들어가는 AI 칩 시장 약 80%를 점유하고 있다. 이에 AI 모델을 개발 중인 마이크로소프트와 구글의 알파벳, 아마존, 메타 등 주요 기술기업들 AI 칩 수요를 거의 독점하다시피 하고 있다. 게다가 최근에는 세계 각국 정부들이 정보·기술 주권 확보를 위한 자체 데이터센터 구축에 나서면서 AI 칩 수요가 가파른 상승세를 이어가고 있다. 엔비디아의 지난 1분기(회계연도 2∼4월) 매출은 260억 4000만달러(약 35조 9600억원)로, 작년 동기 대비 262% 늘었다. 이 가운데 AI 칩을 포함하는 데이터센터 부문 매출은 427% 급증한 226억달러(약 31조 2100억원)로, 전체 매출 약 86%를 차지했다. AI가 산업혁명에 버금가는 시대적 혁명을 일으킬 것이라는 전망이 커지면서 이런 시대 전환의 핵심에 있는 기업 엔비디아에 전 세계 투자 자금이 쏠리는 양상이다. 여기에 개인 투자자들의 접근성도 높아졌다. 엔비디아가 지난 7일 종가 기준으로 주식 액면 가치의 10분의 1 분할을 단행하면서 주당 1209달러 수준이던 주가가 121달러 수준으로 낮아졌기 때문이다. 전문가들은 주식 분할이 소액 투자자들을 끌어들이면서 주가 상승에 촉매제가 될 것으로 전망했다. 이날 주가 상승에 따라 젠슨 황 CEO는 포브스 집계 기준 순자산이 약 1170억달러(약 161조 6000억원)로 늘면서 세계 부자 순위 11위에 올랐다. 다수의 전문가는 전 세계적인 AI 붐이 계속 가열되는 가운데 엔비디아의 독보적인 기술력을 따라잡을 만한 회사가 아직 보이지 않는다고 보고 있다. 때문에 엔비디아 주가가 한동안 랠리를 이어갈 것이라는 전망도 나온다. 이날 월가 로젠블라트 증권의 애널리스트는 엔비디아의 목표주가를 이날 종가보다 47% 높은 200달러로 올렸다. 웨드부시 증권의 애널리스트 대니얼 아이브스는 “4차 산업혁명이 진행되는 가운데 더 많은 기업과 소비자들이 이 길로 빠르게 향하고 있는 상황에서 엔비디아의 GPU 칩은 본질적으로 기술 분야의 새로운 금(gold) 또는 석유(oil)라고 할 수 있다"고 말했다. 배런 캐피털의 마이클 리퍼트 부사장 겸 포트폴리오 매니저는 “엔비디아는 단순히 칩을 파는 것이 아니라 (컴퓨팅) 시스템을 판매하고 있다"며 엔비디아의 소프트웨어와 기술 개발 생태계가 독점적 지위를 지니고 있다고 강조했다. 안효건 기자 hg3to8@ekn.kr

[러북 정상] ‘지각’ 푸틴 공손·단정하게 모신 北 김정은...러 매체 ‘극찬’

블라디미르 푸틴 대통령과 북한 김정은이 푸틴 대통령 방북으로 '밀착'을 과시했다. 연합뉴스에 따르면, 크렘린궁이 공개한 영상에서 푸틴 대통령이 탄 일류신(IL)-96 전용기는 19일 새벽 달이 뜬 어두컴컴한 평양 순안 공항 활주로에 착륙했다. 푸틴 대통령은 예상보다 훨씬 늦게 도착했다. 그런데도 김정은은 단정하게 머리를 다듬고 공항에 영접하러 나와 있었다. 김정은은 푸틴 대통령이 비행기 밖으로 나올 때까지 '혼자' 뒷짐을 지고 기다리고 있었다. 김정은의 동생 김여정 노동당 부부장이나 최룡해 최고인민회의 상임위원회정은, 최선희 외무상, 강순남 국방상 등 북한 측 당·군·정 주요 간부들은 눈에 띄지 않았다. 조선중앙통신도 김정은이 푸틴 대통령을 공항에서 영접했다는 소식을 전할 때 알렉산드르 마체고라 대사를 비롯한 주북 러시아 대사관 성원들이 나와 있었다고만 보도했다. 이에 러시아 매체 콤소몰스카야 프라브다는 '최고의 신뢰 표시'였다고 극찬했다. 그러나 푸틴 대통령 수행원으로는 세르게이 라브로프 외무장관, 데니스 만투로프 제1 부총리, 알렉산드르 노박 에너지 부문 부총리, 드미트리 페스코프 크렘린궁 대변인, 유리 우샤코프 크렘린궁 외교 담당 보좌관, 안드레이 벨로우소프 국방장관, 알렉산드르 코즐로프 천연자원부 장관. 미하일 무라시코 보건장관, 로만 스타로보이트 교통부 장관 등이 온 것으로 전해졌다. 푸틴 대통령은 레드카펫을 밟으며 비행기 계단을 내려왔다. 푸틴 대통령과 김정은은 환하게 웃으며 악수한 뒤 인사를 나누는 듯 대화하며 두 차례 서로를 껴안았다. 두 정상은 통역을 통해 한참을 대화한 뒤 다시 한번 포옹했다. 대화 중에도 두 정상은 계속 손을 맞잡고 있었다. 푸틴 대통령은 보라색 한복을 입은 여성에게서 꽃다발도 받았다. 푸틴 대통령과 김정은은 의장대가 도열한 레드카펫을 따라 자동차 쪽으로 걸어갔고, 이동하면서도 계속 이야기를 나눴다. 주로 푸틴 대통령이 손짓하며 말하고 김정은은 고개를 끄덕이며 경청하는 모습이었다. 푸틴 대통령과 김정은은 레드카펫 끝에 주차된 '아우루스' 리무진 앞에서 서로 먼저 타라고 양보하며 옥신각신했다. 결국 푸틴 대통령이 뒷좌석 오른쪽에 먼저 탔고, 김정은은 웃으며 건너편으로 걸어가 뒷좌석 왼쪽에 탔다. 아우루스는 러시아제 최고급 리무진으로 푸틴 대통령이 지난 2월 김정은에게 선물했다. 인테르팍스 통신은 이날 푸틴 대통령과 김정은이 탄 아우루스는 푸틴 대통령 것이라고 전했다. 두 정상을 태운 아우루스는 오토바이 여러 대 호위를 받으며 공항을 떠나 평양 시내를 달렸다. 도로 양옆에는 러시아 국기와 푸틴 대통령 사진이 줄지어 걸려 있었다. 고층 건물들이 꽤 많고, 한밤중인데도 모든 층에 불이 켜져 있는 것도 눈에 띄었다. 푸틴 대통령과 김정은은 금수산 영빈관에서 함께 내렸다. 이 숙소는 2019년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이 처음으로 묵은 곳이다. 미국 민간 위성 서비스 '플래닛 랩스'는 최근 금수산 영빈관 주변 나무가 정리된 것을 포착한 바 있다. 드미트리 페스코프 크렘린궁 대변인은 인테르팍스 통신에 김정은이 푸틴 대통령을 숙소까지 직접 배웅해 '좋은 밤 보내시라'고 인사했다고 밝혔다. 러시아 매체 모스콥스키 콤소몰레츠는 푸틴 대통령이 공항에 도착하자 평양 시내 어딘가에서 주민들이 러시아와 북한 우정에 관한 노래를 합창하는 소리가 들렸다고 보도했다. 이번 푸틴 대통령 방북은 김정은 초청으로 성사됐다. 김정은은 지난해 9월 러시아 보스토치니 우주기지에서 북러 정상회담을 한 뒤 푸틴 대통령에게 평양을 방문해 달라고 요청했다. 푸틴 대통령이 북한을 방문한 것은 2000년 7월 이후 24년 만이다. 푸틴 대통령과 김정은은 이날 오후 정상 회담하며 포괄적 전략 동반자 협정에 서명할 예정이다. 안효건 기자 hg3to8@ekn.kr

[오늘날씨 예보] 전국 낮 최고기온 36도까지…서울 출근길은 22도 수준

수요일인 19일도 불볕더위가 이어지겠다. 이날 오전 5시 현재 기온은 서울 21.5도, 인천 20.9도, 수원 18.7도, 춘천 17.9도, 강릉 26.2도, 청주 21.6도, 대전 19.3도, 전주 19.8도, 광주 20.4도, 제주 22.2도, 대구 21.7도, 부산 22.1도, 울산 20.7도, 창원 20.9도 등이다. 낮 최고기온은 29∼36도로 예보됐다. 폭염특보가 발표된 수도권과 강원 중부 내륙, 충청권 내륙, 남부지방을 중심으로 최고 체감 온도가 33도 내외로 더욱 높아지겠다. 건강 관리에 유의해야 한다. 제주도에는 부근에 위치한 정체전선 영향으로 늦은 밤부터 비가 내리겠다. 예상 강수량은 19일 밤부터 21일 아침까지 50∼100㎜(많은 곳 150㎜ 이상, 산지 200㎜ 이상)다. 미세먼지 농도는 전 권역 '보통' 수준으로 예상된다. 부산·울산은 오전에 일시적 '나쁨' 수준일 것으로 전망된다. 해안에 위치한 교량(인천대교, 영종대교, 서해대교 등)과 내륙의 강이나 호수, 골짜기에 인접한 도로에서는 주변보다 안개가 더욱 짙게 끼는 곳이 있겠다. 교통 안전에 유의해야 한다. 바다 물결은 동해·서해·남해 앞바다에서 0.5∼1.0m로 일겠다. 안쪽 먼바다(해안선에서 약 200㎞ 내 먼바다) 파고는 동해 0.5∼1.5m, 서해·남해 0.5∼2.0m로 예상된다. 안효건 기자 hg3to8@ekn.kr

[미국주식] 증시, 엔비디아가 다 했다…MS·애플·알파벳·메타·아마존·테슬라 등은 주가↓

18일(현지시간) 뉴욕증시 3대 지수가 모두 올랐다. 연합뉴스에 따르면, 뉴욕증권거래소(NYSE)에서 다우존스30산업평균지수는 전장보다 56.76p(0.15%) 오른 3만 8834.86에 마감했다. 스탠더드앤드푸어스(S&P)500지수는 13.80p(0.25%) 오른 5487.03에, 나스닥지수는 5.21p(0.03%) 뛴 1만 7862.23에 마쳤다. S&P500지수와 나스닥지수는 나란히 종가 기준 역대 최고치를 기록했다. 특히 기술주 중심 나스닥지수는 7거래일 연속 고공행진을 펼쳤다. 이날 시장은 엔비디아 주가에 초점을 맞췄다. 엔비디아는 3.5% 오르면서 주가지수를 견인했다. 엔비디아는 인공지능(AI) 열풍 주식 선두 주자로, 최근 시장 투자심리를 좌우하는 종목이다. 엔비디아 주가는 장중 한때 136.33달러까지 올랐다. 시가총액은 3조 3350억달러를 웃돌아 마이크로소프트(MS)로부터 1위 자리를 탈환했다. 반도체 종목 주가도 호조를 보였다. 퀄컴과 TSMC는 각각 2%대, 1%대 상승했고 마이크론 테크놀로지는 3% 이상 뛰었다. 금융사들이 상향 조정한 대형 기술주 목표주가도 주식시장 투자 심리 유지에 힘을 더했다. JP모건은 애플 목표주가를 225달러에서 245달러로, 웰스파고는 엔비디아 목표주가를 125달러에서 155달러로 높여 잡았다. 다만 '매그니피센트7' (M7·애플, 아마존, 알파벳, 마이크로소프트, 메타 플랫폼, 테슬라, 엔비디아) 중에서 엔비디아를 제외한 다른 종목들은 조정을 받았다. 애플과 알파벳A는 1%씩 하락했고, 메타플랫폼스(페이스북)도 1%대 내렸다. 아마존닷컴도 0.6%대 내렸고, 테슬라 역시 1.3%대 하락했다. 마이크로소프트도 0.4% 정도 내렸다. 이날 오전에 나온 미국 소매판매 지표는 다소 부진했다. 미 상무부에 따르면 올해 5월 미국 소매판매는 계절 조정 기준 전월대비 0.1% 증가한 7031억달러로 집계됐다. 이는 월스트리트저널(WSJ)의 전망치 0.2% 증가를 밑돌았다. 소매판매 둔화는 오히려 금리인하 기대로 연결되며 주식시장에서 낙관론에 힘을 더했다. 미국 연준은 5월 산업생산이 계절 조정 기준 전월 대비 0.9% 증가했다고 발표했다. 이는 시장 전망치 0.4% 상승을 웃도는 결과다. 오후에는 연방준비제도(Fed·연준) 당국자들 신중론 발언이 쏟아지면서 금리인하에 대한 시장의 과도한 기대를 식혔다. 수잔 콜린스 보스턴 연방준비은행(연은) 총재는 물가가 2% 목표치로 돌아가고 있는지를 말하기에는 너무 이르다고 봤다. 그러면서 통화정책에 인내심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알베르토 무살렘 세인트루이스 연은 총재는 금리가 인하되기 위한 여건이 만들어지려면 몇 달이나 분기가 걸릴 수 있다고 내다봤다. 존 윌리엄스 미국 뉴욕 연은 총재는 금리 인하는 데이터에 따라 결정을 내릴 것이라며 구체적 시점이나 연내 횟수에 대한 언급을 피했다. 토마스 바킨 미국 리치먼드 연은 총재는 연준이 금리를 내리려면 좋은 경제지표가 더 많이 필요하다며 아직은 경제가 불확실하다고 평가했다. 로리 로건 댈러스연은 총재는 지난 5월 소비자물가지수(CPI)는 환영할 만한 소식이었지만 몇 달 더 좋아진 수치가 필요하다고 말했다. 아드리아나 쿠글러 연준 이사는 “인플레이션이 너무 높고, 추가 진전이 점진적일 가능성이 크다"면서도 “지속적인 디스인플레이션에 대해 낙관적으로 보고 있다"고 말했다. 그는 예상대로 경제가 진전된다면 올해 안 정책 완화를 시작하는 것이 적절하다고 언급했다. 인디펜던트 어드바이저 얼라이언스의 크리스 자카렐리 최고 투자책임자는 “소비자가 없으면 이 강세장이 멈출 것"이라며 “투자자들은 이번 소매 판매 보고서가 시사하는 것처럼 실질적인 경기둔화가 아닌 더 많은 소비지출을 보고자 한다"라고 말했다. CME그룹의 페드와치툴에 따르면, 오는 9월 미 연준 25bp 인하 확률은 61.1%로 높아졌다. 9월 동결 확률은 32.3%였다. 올해 12월에는 2회째 금리인하 가능성은 45.9%로 높게 반영됐다. 업종 지수는 필수소비재, 에너지, 금융, 헬스, 산업, 부동산, 기술, 유틸리티 관련 지수는 모두 올랐다. 임의 소비재, 소재, 커뮤니케이션 관련 지수는 내렸다. 시카고옵션거래소(CBOE) 변동성 지수(VIX)는 전장보다 0.45p(3.53%) 내린 12.30에 거래됐다. 안효건 기자 hg3to8@ekn.kr

비트코인 내린 가격, 식은 전망...이유는

암호화폐 대장주 비트코인 가격이 한 달 만에 최저 수준으로 내려갔다는 소식이 전해졌다. 연합뉴스에 따르면, 블룸버그통신은 비트코인 1개당 가격이 18일 오전 6만 4588달러까지 내려갔다가 오후 4시 6만 5500달러 선에서 움직이고 있다고 보도했다. 이는 지난달 중순 이래 가장 낮은 수준이다. 코인쉐어즈 인터내셔널 데이터를 보면 지난주 디지털 자산 상품에서 약 6억달러(약 8300억원) 이상 빠져나가 3월 이후 최대 규모를 기록했다. 디지털 자산 운용사인 그레이스케일은 암호화폐 관련 규모 2위인 그레이스케일 비트코인 상장지수펀드(ETF)에서 지난주 2억 7400만달러 이상이 유출됐다고 밝혔다. 피델리티와 ARK의 비트코인 펀드에서도 약 1억 5000만달러씩 빠져나갔다. 비트코인은 2분기 들어 주식, 채권, 원자재, 금에 비해 성적이 부진했다. 블룸버그 원자재 현물 지수는 +5.4%, 금은 +3.4%, 블룸버그 월드 주식 지수는 +1.9%, 블룸버그 글로벌 채권 지수는 –0.4%를 기록했다. 반면 비트코인은 이 기간 5.8% 하락했다. 1분기엔 비트코인 수익률이 67%로 기존 자산을 훨씬 앞섰다. 이를 두고 블룸버그통신은 암호화폐 열기가 식고 있을 가능성이 제기된다고 전했다. 비트코인 가격은 3월에 7만 3798달러 기록을 세운 이후엔 지지부진한 모습을 보였다. 미 금리인하 기대감도 약해졌고 비트코인 ETF로 자금 유입에 대한 흥분도 사그라든 것이 배경으로 꼽힌다. 암호화폐 관련 뉴스레터를 작성하는 노엘 애치슨은 “새로운 자금이 들어와야 가격이 움직일 것"이라고 말했다. 비트코인 ETF에 들어온 자금 상당 부분이 신규 자금이 아닌 기존 비트코인 보유자가 옮겨 넣은 것으로 본 것이다. JP모건은 올해 비트코인 ETF에 순유입된 자금 150억달러 중에 진짜 신규는 120억달러라고 추정했다. 이는 2021년 450억달러, 2022년의 400억달러보다 적다. 안효건 기자 hg3to8@ekn.kr

환자, 병원장·직원, 시민들 다 싸늘한 의사 파업...투쟁 수위 ‘애매’

의대 교수와 일부 개원의 등 의사들이 사실상 파업인 휴진 움직임을 키우고 있다. 서울대병원을 포함한 '빅5' 병원을 중심으로 무기한 휴진 움직임이 확산하는 데 이어 대한의사협회(의협)도 오는 27일부터 무기한 휴진하겠다고 예고한 것이다. 18일 연합뉴스에 따르면, '빅5'로 불리는 주요 상급종합병원 다섯 곳 모두 이날 의협 전면휴진과는 별개로 휴진할 가능성이 커졌다. 그러나 교수들은 휴진하더라도 응급실, 중환자실, 투석실, 분만실 등 필수의료 분야 인력은 유지한다. 휴진은 정규적인 외래 진료와 비응급 수술을 중단하는 식으로 진행된다. 빅5 외에도 공공의료기관인 국립암센터에서는 전문의들이 결성한 비상대책위원회가 정부의 의료 정책에 반발해 전면 휴진을 고려할 수 있다는 성명을 냈다. 정부는 지난 16일 암 환자 진료 공백 최소화를 위해 국립암센터 병상을 최대치로 가동토록 한 상황이다. 의협 역시 이날 서울 여의도에서 대규모 집회를 열었다. 의협은 특히 이달 27일부터 무기한 휴진에 돌입한다고 예고했다. 임현택 의협 회장은 '의료농단 저지 전국의사 총궐기대회'에서 “정부의 독재에 맞서 우리 모두가 힘을 모아 대한민국 의료를 반드시 살리자"고 역설했다. 의협은 △ 의대 정원 증원안 재논의 △ 필수의료 정책 패키지 쟁점 사안 수정·보완 △ 전공의·의대생 관련 모든 행정명령과 처분을 즉각 소급 취소 등 3가지 대정부 요구사항을 고수하고 있다. 최안나 의협 대변인은 궐기대회 후 “정부가 자세를 바꾸지 않는 한 (휴진을) 진행할 것"이라며 “무기한 휴진에 들어가기 전에 사태가 해결될 수 있도록 총력을 다할 거고, 그런데도 정부가 위협만 한다면 그때는 어쩔 수 없다"고 말했다. 의협은 오는 20일 범의료계 대책위원회를 공식 출범시키고 구체적인 대응 방안 등을 논의하기로 했다. 범대위 공동위원장으로는 박단 대한전공의협의회 비대위원장을 고려하고 있으나 아직 확답은 받지 못한 상태다. 이날 휴진이 의료대란을 불러일으키진 않았으나, 일부 환자들은 불편을 겪어야 했다. 사전에 휴진 공지를 받지 못한 환자들이 동네 의원을 찾아갔다가 허탕을 치는 사례도 적지 않았다. 정부는 집단휴진 참여율이 4년 전 집단행동 당시의 절반 수준인 14.9%로 집계했다고 밝혔다. 이는 2020년 대한의사협회의 집단휴진 첫날(8월14일) 참여율 32.6% 절반에 못 미치는 수준이다. 집단휴진이 없어도 평소 평일 휴진율이 5∼6% 수준은 되는 것으로 알려졌다. 그러나 의협은 앞서 ARS, 네이버 휴진 설정 등을 고려해 자체 파악한 결과 휴진율이 50% 내외인 것으로 파악했다고 주장한 상태다. 서울 시내 주요 상급종합병원 대부분은 정상 가동됐으나, 일부 환자 진료와 수술이 조정됐다. 일각에서는 현실적으로 '무기한' 휴진이 지속하기는 어렵다는 시각이 나온다. 애초 병원장 등이 집단휴진 불허 방침을 공식적으로 밝힌 데다가 환자들과 병원 직원들, 시민사회단체는 물론 국민 전반 여론이 좋지 않기 때문이다. 자영업자인 개원의들이 동네에서 지속해서 병원 문을 닫으면서 무기한 휴진에 앞장서기도 쉽지 않다. 이미 휴진 병원에 대한 '불매운동'마저 거론되는 상황이다. 상급종합병원이 하루 수천 명에 달하는 환자를 가려 받는 것도, 진료를 조정하는 일도 쉽지 않다. 교수들 사이에서도 환자 불편 등을 이유로 무기한 휴진이 얼마나 이어질 수 있을지 회의적인 견해가 나온다. 강희경 비대위원장은 전날 기자회견 현장에서 “지금은 일단 일주일보다 더 (휴진) 일정을 조절할 계획이 없다. 무기한이라고 이야기하는 건 옳지 않다"고 말했다. 강 위원장 발언이 확산하면서 휴진이 예상보다 이르게 종료될 수 있다는 기대가 퍼져나갔가. 그러나 비대위는 부랴부랴 “공식 입장이 아니다"고 정정했다. 정부는 의사들 집단휴진과 관련해 일방적 진료취소에 대한 고발 조치를 할 것이라며 강경 대응 방침을 보였다. 교육부도 의대가 있는 대학에 집단휴진을 금지한다는 내용의 공문을 보냈다. 안효건 기자 hg3to8@ekn.kr

2024년 장마 예보 시기 시작...또 ‘예상 불가능’ 전선 보일까

올해도 어김없이 제주도에서부터 장마가 찾아왔다. 18일 연합뉴스에 따르면, 기상청은 오는 19일 늦은 밤이나 20일 이른 새벽부터 제주에 비가 내릴 것으로 예보하면서 이 비를 장맛비로 판단한다고 밝혔다. 기상학에서 장마는 세력은 비슷하나 성질은 반대인 기단이 충돌한 여름철 정체전선이 일정 기간 머물며 내리는 비를 말한다. 비가 내리는 일은 꼭 여름이 아니어도 언제든 일어나지만, 6월 중하순부터 한 달간 같은 구조로 장기간 비가 내리는 현상이 매년 반복된다. 이에 장마란 이름을 붙이고 다른 비와 구분하는 것이다. 장마는 동아시아 여름 몬순(monsoon) 현상 중 하나다. 몬순은 '계절에 따라 강수량이 적거나 많은 현상 또는 시기'를 일컫는 용어다. 장마에 영향을 끼치는 기단은 크게 나눠도 북태평양고기압과 오호츠크해기단에 극기단, 대륙성 기단, 열대 몬순 기압골을 더해 5개다. 이에 한국 장마가 일본과 중국 장마보다 훨씬 복잡한 양상을 보인다. 기상청이 장마 시작과 끝을 판단할 때 살피는 요소도 정체전선 유무뿐 아니라 북태평양고기압 가장자리 위치, 한반도 주변 850hPa(헥토파스칼) 상당온위 등 10가지에 달한다. 장마를 좌지우지하는 기단을 꼭 하나만 꼽으면 북태평양고기압이다. 장맛비가 내리는 구조는 크게 두 가지 경우로 나눌 수 있다. 북태평양고기압 북서쪽 가장자리 북쪽에 다른 고기압이나 저기압이 다가와 정체전선을 형성하는 경우, 저기압과 그에 동반된 전선이 북태평양고기압이 만든 길을 따라 한국을 지나는 경우다. 비율을 따지면 북태평양고기압과 오호츠크해기단의 충돌 등으로 정체전선이 만들어져 장맛비가 오는 경우가 75%, 전선이 동반된 저기압이 지나가며 장맛비가 내리는 경우가 25% 정도다. 평년, 즉 1990년에서 2020년까지 30년 평균 장마 시작일은 제주가 6월 19일, 남부지방은 6월 23일, 중부지방은 6월 25일이다. 장마 시작일이 제주에서 가장 이르고 중부지방에서 제일 늦은 데서 알 수 있듯이 원래 장마 초기엔 정체전선이 남에서 북으로 북진하면서 비를 뿌리는 경우가 많았다. 그러나 최근엔 다른 양상도 자주 나타난다. 작년도 전국이 거의 동시에 장마철에 들어섰다. 특히 전반에는 중규모 저기압과 대기 불안정에 따른 집중호우가 쏟아지다가 후반에야 정체전선이 중부지방과 남부지방을 등락하며 비가 지속해서 내렸다. 기상학적으로 장마는 국내에서 연중 나타나는 2차례 우기 중 첫 번째다. 기상청 장마백서를 보면 전국 강수량을 분석했을 때 6월 20일께부터 7월 20일께까지 5일 이동평균 강수량이 7㎜를 넘는 첫 기간이 나타난다. 이 때가 장마철이다. 이후 8월 초와 9월 초 사이 또 한 번 5일 이동평균 강수량이 7㎜ 넘는 기간이 나타난다. '2차 우기'로 이를 '가을장마'라고 부르기도 한다. 장맛비는 우리나라 연 강수량 3분의 1을 차지한다. 평년 장마 강수량은 제주 348.7㎜, 남부지방 341.1㎜, 중부지방 378.3㎜다. 장마 강수량과 관련해선 1950년대 중반부터 2000년대 중반까지 증가해오다가 이후 급격히 줄어드는 추세가 확인된다. 다만 작년은 전국 평균 장마 강수량이 660.2㎜로 기상관측망이 전국에 확충돼 각종 기상기록 기준이 되는 1973년 이후 3번째로 많았다. 남부지방만 보면 712.3㎜에 달해 51년 사이 최다였다. 우려되는 점은 장마철 집중호우가 빈번해지고 있다는 점이다. 장마백서에 따르면, 여름철 시간당 30㎜ 이상 집중호우 빈도는 최근 20년 사이 1970~1990년대보다 20% 증가했다. 지난해도 장마 강수량은 역대 3위에 오를 정도로 많았다. 그러나 장마철 중 실제 비가 내린 날(22.1일)은 10위에 해당했다. 비가 올 때 많은 양이 쏟아졌다는 의미로 장마 강수량을 강수일로 나눈 값이 30.6㎜로 역대 최고였다. 기후변화는 장마의 모습을 예측 불가하게 바꾸고 있다. 한국 여름철 강수 양태에 장기변화 경향은 아직 보이지 않는다는 연구도 있지만, 그간 알던 것과 다른 장마가 최근 반복해 나타나고 있다. 국립기상과학원 예보연구부 연구진은 지난해 한국기상학회 학술대회에서 “기후위기가 심화하면서 기상학적 견해의 장마 형태조차 변화하고 있다"고 짚었다. 그러면서 2020년 역대 최장 장마 후 이듬해 역대 3번째로 짧은 장마가 나타난 점, 2021년과 2022년 장마가 끝난 뒤 비가 더 많이 내린 점 등을 예로 들었다. 이런 변화에 지난 500년간 사용된 장마 대신 '우기'라는 말을 쓰자는 의견이 비등했고 기상청도 이를 검토하고 있다. 다만 기상청과 학계는 용어 변경에 신중해야 한다는 입장이다. 동남아시아 쪽 우기와 장마는 기후변화를 고려해도 메커니즘이 다르다는 지적이다. 안효건 기자 hg3to8@ekn.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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