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10 총선 사전투표가 시작된 5일 전국이 여론조사 공표 금지로 인해 '깜깜이' 선거 국면에 돌입했다. 역대 선거를 분석해보면, 이 기간에는 '더 자세를 낮춘' 당에서 이익이 컸다. 이명박 정부 5년차에 치른 2012년 19대 총선 직전엔에 거대 양당 모두 130석 안팎을 전망했다. 다만 이는 '깜깜이' 전 공표된 지지율이 서로 벌어진 가운데 나온 전망이었다. 한국갤럽이 선거 전 마지막으로 공개한 조사(3월 26~30일)에서 여당인 새누리당은 33%, 제1야당인 민주통합당은 25%를 얻었다. 통합진보당은 5%였다. 이는 3월 들어 새누리당 지지율이 지속 상승, 민주당 지지율은 연속 하락한 결과다. 이후 4월 조사에서는 물음을 지역구 후보 및 비례대표 정당 지지도로 바꿔 실시했다. 총선 뒤 공개된 조사 결과, 양당 격차가 오차범위 내로 줄었지만 민주당은 새누리당과의 동률까지 이르는 동력을 확보하지 못했다. 실제 선거 결과도 새누리당 152석, 민주당 127석, 통합진보당 13석으로 여당이 승리했다. 야권 분열로 치러진 2016년 20대 총선 직전에는 여당인 새누리당이 145석, 더불어민주당이 100석, 국민의당이 35석을 전망했다. 총선 전 마지막으로 공개된 조사(4월 4~5일) 지지율은 새누리당 39%, 민주당 21%, 국민의당 14%, 정의당 5%였다. 그러나 선거 직전 이틀 조사(11~12일)에서 1당을 자신했던 새누리당 지지율은 37%, 2당을 전망했던 민주당 지지율은 20%로 내렸다. 반면, 3당을 전망한 국민의당 지지율은 17%로 올랐고, 정의당 역시 7%로 상승했다. 특히 실제 선거에서는 수도권 야권 지지층이 지역구는 민주, 비례대표는 국민의당에 표를 주는 현상이 발생했다. 반면 새누리당 지지층은 공천 파동 등으로 이완됐다. 개표 결과 민주당은 전망치 보다 23석 많은 123석을 얻었고, 국민의당은 3석 늘린 38석이었다. 그러나 새누리당은 145석에서 23석 잃은 122석을 기록했다. 지난 2020년 21대 총선에서는 여당인 민주당이 147석이상, 제1야당이었던 미래통합당이 125석이상을 내다봤다. 민주당 지지율은 마지막 공개 조사였던 4월 2주 44%를 기록했지만, '깜깜이 기간' 조사(본 투표 직전 이틀)에서 41%로 내렸다. 선거 직후에는 43%로 재차 상승했다. 통합당 지지율은 같은 기간 23%→25%→22%로 움직였다. 지지층이 패배 위기감으로 '반짝 결집'했던 것으로 보이는 대목이다. 실제 선거 결과에서도 깜깜이 조사 기간 이전이었던 사전 투표 때보다 이후였던 본 투표 때 통합당 득표율이 크게 올랐다. 이후 '180석 대 103석'으로 대패한 보수 진영 일각에서는 사전 투표 '조작설' 등이 꾸준히 제기되고 있다. 이번 22대 총선에서는 각 당이 공통적으로 '경합지 50여곳'을 분석을 내놓고 있다. 다만 우세 지역과 관련해서는 민주당이 110석 이상을 점친 반면, 국민의힘은 82석보다는 “많다"는 정도로만 설명한 상태다. 각 당 선거 책임자들 발언에서도 차이가 엿보인다. 한병도 민주당 전략본부장은 전날 “최근 흐름을 보면 민주당이 하향 흐름을 그리다가 윤석열 정권 심판 분위기가 확대되면서 상승 국면을 맞이한 것도 사실"이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경합지가 많이 확대되고 있는 곳은 수도권뿐 아니라 부울경(부산·울산·경남)을 함께 보는 것이 맞다"고 설명했다. 또 경기 안산갑 양문석 후보와 수원정 김준혁 후보 관련 편법 대출 및 막말 논란이 선거에 미칠 영향에도 “경기도에서 최근 큰 변화는 감지되고 있지 않다"고 평가절하했다. 반면 정양석 국민의힘 선거대책부위원장은 “민주당은 200석 운운하며 선거 승리의 샴페인을 터뜨리고 있다"며 “초박빙 지역에서 상당수 선방하면 국민의힘이 반드시 승리한다. 반대로 여기서 무너지면 개헌저지선마저 뚫릴 수 있다"고 우려했다. 안효건 기자 hg3to8@ekn.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