트위치가 27일 한국 시장 서비스를 종료하는 가운데, 대안으로 떠오른 네이버의 신규 스트리밍 플랫폼 '치지직'과 토종 강자 '아프리카TV'의 영토 전쟁이 뜨겁다. 치지직은 신규 플랫폼 이점과 다수의 트위치 스트리머 영입으로 연일 시청 기록을 갱신하고 있지만, 안정적인 서비스 노하우를 무기로 수백만 팔로워를 지닌 대형 스트리머 군단 영입에 성공한 아프리카TV가 초반 승기를 잡은 모양새다. ◇ 앞서 있는 '아프리카TV'…뒤 쫓는 '치지직' 26일 업계에 따르면 아프리카TV가 네이버 치지직과 비교해 시청자수, 채널수 지표상 우위를 지키고 있다. 아프리카TV 최고 시청자 수는 35만명 가량으로 치지직(약18만명)의 두배 수준인 것으로 나타났다. 모바일 지표도 마찬가지다. 빅데이터 분석 플랫폼 아이지에이웍스 모바일인덱스에 따르면 아프리카TV의 지난달 월이용자수(MAU)는 243만명인데 비해 치지직은 166만명 수준이다. 치지직의 일일이용자수(DAU)도 아프리카TV의 86만명(23일 기준)에 아직 못 미친다. 다만 치지직은 지난달 24일 DAU 49만명 수준에서 한 달 만에 71만명대까지 격차를 줄이며 맹추격 중이다. 초반 아프리카TV의 주도권 선점에는 초대형 스트리머 영입이 주효한 것으로 분석된다. 트위치에서 e스포츠 선수 '페이커 이상혁'을 제외하곤 개인 스트리머로는 최대 팔로워를 보유한 '우왁굳'(104만명)과 그가 제작한 버추얼 아이돌 '이세계 아이돌', 관련 스트리머들까지 40여명이 아프리카TV로 이동했다. 아프리카TV에 버추얼 방송이라는 새로운 카테고리가 형성될 만큼 대규모다. 반면 치지직으로 옮겨간 스트리머는 숫자로 보면 훨씬 많지만 규모로는 중소형 스트리머들이 다수를 차지한다. ◇ 승패는 아직…이미지 쇄신·서비스 연계 관건 양사는 트위치 이용자 흡수를 위해 구독 승계 프로그램 등 다양한 장치를 마련하는 동시에 운영 방향에서도 큰 폭의 변화를 시도하며 주도권 경쟁을 벌이고 있다. 아프리카TV는 자극적인 방송 등으로 인한 부정적인 이미지를 탈피하기 위해 사명까지 변경하는 강수를 뒀다. 올해 5월에는 숲(SOOP)이라는 이름의 신규 글로벌 플랫폼을 선보이며, 향후 BJ, 별풍선 등의 낡은 명칭을 버리고 쇄신을 꾀한다. 치지직은 테스트 초기 욱일기, 전과자 방송 등의 논란이 발생하자 즉시 이용약관을 개정해 스트리머 거부 조항을 신설하는 등 발 빠른 대응에 나서 호평을 받았다. 이어 지난 19일부터는 별도 신청 없이 누구나 방송을 진행할 수 있도록 하면서 본격적인 규모 확장에 나섰다. 업계 한 관계자는 “초반 지표에서는 아프리카TV가 앞서 있지만 승패를 논하긴 아직 이르다"며 “치지직이 신생 플랫폼인데 반해 아프리카TV는 기존 시청자층이 형성돼 있어 유리한 측면이 있다"고 설명했다. 이어 “상반기 정식 출시를 앞둔 치지직이 페이, 게임, 커머스 등 네이버 계열 서비스와 연계를 본격화한다면 언제든지 뒤집힐 수 있다. 아프리카TV가 이미지 쇄신에 힘을 쏟고 있지만 장기간 굳어진 시청 문화가 하루아침에 변화할지도 미지수"라고 진단했다. 윤소진 기자 sojin@ekn.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