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에너지경제신문 윤소진 기자] 모빌리티 업계 라이벌 카카오모빌리티와 티맵모빌리티(티맵)가 ‘내비게이션 개인화 서비스’에서 다시 한번 맞붙었다. 이용자 개개인에게 최적화된 ‘맞춤형 경로’ 제안 등으로 고객 편의성을 높이고, 최적 운임·대중교통 추천까지 제공하는 등 서비스 고도화를 통한 이용자 유치 경쟁이 뜨겁다. 20일 업계에 따르면 카카오모빌리티는 자사 내비게이션 앱 ‘카카오내비’에 이용자 선호 경로를 반영한 길 안내 기능을 추가했다. 이용자가 자주 주행한 경로를 학습해 ‘이전에 간 길’, ‘자주 간 길’ 등을 길 안내 옵션으로 추가 제공하는 방식이다. 해당 기능은 카카오내비 앱 내 ‘운전 기록’ 서비스에 가입해야 이용할 수 있다. 운전기록 서비스에 가입하면 운전 점수를 바탕으로 보험 할인을 받을 수 있고, 월별 주행 거리와 방문 장소 등의 기록을 담은 운전 리포트도 매월 확인할 수 있다. 카카오내비가 이용자 정보를 자동으로 학습해서 경로를 제안하는 것과 달리 티맵은 이용자가 원하는 경로를 즐겨찾기에 등록하고 이를 추천 받을 수 있는 방식으로 서비스하고 있다. 카카오내비의 ‘운전 기록’과 유사한 ‘운전 점수’ 서비스는 이미 제공하고 있다. 티맵 운전 점수 탭에서 주행 기록을 확인할 수 있고, 과속 여부 등 운전 분석도 가능하다. 운전 점수를 기반으로 보험 혜택 등을 추천하는 점도 유사하다. 다만 카카오내비가 길 안내, 운전 기록 등 내비게이션 역할에 집중한 반면, 티맵은 앱 하나로 내비게이션뿐만아니라 대중교통, 대리, 주차, 전기차 충전까지 통합으로 제공하고 있다는 것이 다른 점이다. 카카오모빌리티는 통합 서비스를 ‘카카오T’ 앱에서 제공 중이다. 양사가 개인화 서비스에 집중하고 있는 것은 인공지능(AI), 빅데이터 등 기술 발전으로 획일화된 서비스에서 벗어나 이용자의 취향과 개성을 고려한 맞춤형 기능의 제공이 서비스의 성패를 좌우할 만큼 중요한 영역으로 자리 잡고 있기 때문이다. 장기간 서비스를 통해 축적한 이동 데이터를 활용하면 적은 비용 투자 대비 효율적인 결과를 얻을 수 있다는 점도 수익성에 긍정적이다. 현재 카카오모빌리티와 티맵은 외형은 성장한 데 반해 영업 적자를 지속하고 있는 상황이다. 실제 티맵은 ‘AI 기반 개인화’를 통해 슈퍼앱으로 도약하겠다는 새로운 비전을 제시한 뒤 신규 가입자가 한 달 만에 65만명, 버티컬 서비스 전환율은 1.4배 성장하는 성과를 냈다. 대중교통 활성화 사용자는 2.5배, 장소 조회 사용자도 2배 이상 증가했다. 과제는 남아있다. 네이버지도가 대중교통, 가게 정보 등을 통합 제공하면서 업계 월간 이용자 수(MAU) 1위로 올라섰고 티맵도 슈퍼앱 도약을 목표로 서비스를 하나의 앱으로 통합하고 있는 것처럼 카카오내비도 카카오T나 카카오맵으로 재편될 가능성도 점쳐진다. 업계 한 관계자는 "이용자 유치와 경영 효율성 측면에서도 슈퍼앱으로 진화가 필수적이다. 통합된 다양한 모빌리티 영역에서 얼마나 더 고도화된 개인화 서비스를 제공하느냐가 관건"이라며 "카카오모빌리티도 내비, 버스, 지하철 등 흩어진 서비스를 통합 제공하는 것이 수익성 제고의 한 방법이 될 수 있다"고 진단했다. sojin@ekn.krKakaoTalk_20231220_134843050-horz 카카오내비(왼쪽)와 티맵에서 광화문역에서 에너지경제신문사까지 경로를 검색한 화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