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자동차그룹이 지난해 역대 최고 성적을 달성한 영국 자동차 시장에서 올해도 준수한 실적을 이어가며 시장 내 입지를 강화하고 있다. 전기차(BEV), 하이브리드차(HEV), 플러그인하이브리드차(PHEV) 등 다양한 라인업을 적극적으로 운영하며 전체 판매의 약 절반을 친환경차로 채우고 있다. 현지 최대 자동차 축제 '굿우드 페스티벌 오브 스피드'에 참가하거나 '테이트 미술관'과 파트너십을 진행하는 등 다양한 노력을 기울이고 있다. ◇ 영국 신차 '10대 중 1대'는 현대차그룹 모델 10일 영국자동차공업협회(SMMT)에 따르면 현대차·기아·제네시스는 지난해 영국 자동차(승용 기준) 시장에서 역대 최대 연간 판매대수인 19만6239대를 달성했다. 이어 올해 상반기 10만7326대를 팔며 전년 동기 대비 1.3% 판매를 확대했다. 현대차그룹은 기존 역대 최대치였던 2017년 18만6625대를 지난해 뛰어넘은 것에 나아가 영국 시장 연간 20만대 판매 달성을 기대하고 있다. 현대차그룹의 영국 시장 점유율은 올해 1~6월 기준 10.66%다. 연간 10% 선을 처음 넘긴 2022년(11.25%)과 작년(10.31%)에 이어 3년 연속 영국 점유율 10%선을 지키고 있다. 유럽 내 자동차 산업수요 2위 국가이자 글로벌 대표 자동차 선진시장인 영국에서 신차 10대 중 1대 꼴로 현대차그룹의 차량이 판매되는 셈이다. 브랜드 별로 현대차는 올해 1~6월 4만6404대를 판매해 48개 이상의 브랜드가 경쟁하는 영국 시장에서 9위에 올랐다. 럭셔리 브랜드 제네시스는 같은 기간 556대 판매로 39위를 기록했다. 기아는 이 기간 6만366대를 판매해 영국 자동차 시장 4위를 차지했다. 특히 영국 차종별 판매 순위에서는 스포티지가 올해 상반기 2만4139대로 2위에, 투싼이 1만6182대로 9위에 이름을 올렸다. SMMT에 따르면 올해 1~6월 영국 자동차 시장에서 판매된 100만6763대 중 친환경차가 차지하는 비중은 38.4%(38만6456대) 수준이다. 이런 시장 변화 속에서 현대차그룹은 발빠르게 친환경차 라인업을 확대하며 판매를 적극 추진했다. 현대차(제네시스 포함)는 올해 영국 시장에 아이오닉 5 N을 투입하며 2020년 2종(△아이오닉 EV △코나 EV)에 그쳤던 전기차 라인업을 4년 만에 7종(△코나 EV △아이오닉 5 △아이오닉 5 N △아이오닉 6 △GV60 △GV70 EV △G80 EV)으로 늘렸다. 기아는 지난해 하반기 전국 딜러 로드쇼 개최 등을 통해 영국 시장에 소개한 EV9의 가세로 전기차 모델이 4종(△쏘울 EV △니로 EV △EV6 △EV9)으로 확대됐다. 전기차 외에도 현대차는 신형 싼타페 현지 출시를 앞두고, 구형 모델에서 판매했던 가솔린 모델을 제외하고 하이브리드와 플러그인하이브리드 친환경 2종에 집중해 신형 모델을 판매하기로 했다. 현대차그룹의 올해 상반기 친환경차 판매대수는 5만3169대(BEV 1만7530대, HEV+PHEV 3만5639대)로 전년 동기보다 9.0% 증가했다. 이는 현대차그룹 영국 전체 판매의 절반(약 49.5%)을 친환경차가 차지하는 것이다. 질적인 측면에서도 현대차그룹의 주요 차종이 영국 유력 자동차 시상식에서 우수한 상품성을 인정받으며 좋은 성적을 거뒀다. 기아 EV9이 지난 3월 '2024 영국 올해의 차'(UK Car of the Year)를 수상했다. 지난 5월 현대차 아이오닉 5 N이 영국 자동차 전문지 '탑기어(TopGear)'가 주관한 '2024 탑기어 전기차 어워즈'에서 '최고의 핫 해치 전기차'로 선정됐다. 이에 앞서 아이오닉 5 N은 지난해 11월 '2023 탑기어 어워즈'에서도 '올해의 차'(Car of the Year)로 이름을 올렸다. ◇ 유럽 내 '최고 성장률' 영국 자동차 시장…현대차그룹 “맞춤 노력 지속" 현대차그룹은 유럽을 대표하는 자동차 시장으로 올해 주요국 중 최고의 성장률을 기록 중인 영국에서 앞으로도 다양한 노력을 이어가며 현지 고객들의 마음을 사로잡을 계획이다. 유럽자동차공업협회(ACEA)에 따르면 영국은 올해 1~5월 유럽 전체 자동차(승용 기준) 산업수요 내 비중이 14.9%로, 1위 독일(비중 21.1%)에 이어 2위 자리를 차지했다. 그 뒤로 프랑스(13.2%), 이탈리아(13.0%), 스페인(7.8%)이 유럽 내 자동차 상위 5개 시장에 이름을 올렸다. 이 가운데 영국은 올들어 전년 동기 대비 성장률이 7.1%로 유럽 자동차 산업수요 평균 성장률(4.6%)뿐만 아니라 독일(전년비 성장률 5.2%), 프랑스(4.9%), 이탈리아(3.4%), 스페인(6.8%) 주요국들의 성장률을 모두 앞섰다. 현대차그룹은 영국에서 '굿우드 페스티벌 오브 스피드(이하 굿우드)'에 참가해 현지 자동차 팬들과 글로벌 팬들을 매혹할 계획이다. 굿우드는 '움직이는 모터쇼'라는 별명을 가진 영국 최대 자동차 축제다. 올해는 제네시스가 오는 11~14일 열리는 굿우드에서 'GV60 마그마 콘셉트'와 'G80 전동화 마그마 콘셉트'가 실제 주행하는 모습을 전세계 최초로 공개할 예정이다. 현대차그룹은 영국 내 문화예술 후원 활동도 확대한다. 세계적 명성의 영국 '테이트 미술관(Tate)'과 2014년 파트너십을 체결한 이래 테이트 미술관 산하 현대미술관 '테이트 모던'의 대규모 전시 프로젝트 '현대 커미션' 및 '현대 테이트 리서치 센터: 트랜스내셔널'을 후원해 왔다. 스포츠 마케팅으로는 제네시스가 타이틀 스폰서로 후원하는 유럽 최고 권위의 골프 대회 '제네시스 스코티시 오픈'의 올해 대회가 오는 11~14일 현지에서 열린다. 여헌우 기자 yes@ekn.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