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주당 OB 신당 합류에…지역 총선 판세 흔들 가능성↑ 4·10 총선이 두 달여 앞으로 다가온 가운데 더불어민주당 탈당파 중심의 신당이 세력을 키우면서 총선 때 수도권 등 격전지에서 판세를 흔들 변수로 떠올랐다. 5일 정치권에 따르면 이낙연 전 민주당 대표 주도의 신당 '새로운미래'와 민주당 탈당 의원 창당 신당 '미래대연합'이 전날 중앙당 공동 창당식을 갖고 통합정당 '새로운미래'(약칭 새미래)를 공식 출범시키자 여야가 촉각을 곤두세웠다. 이낙연 전 대표와 김종민 의원이 공동 대표를 맡은 새미래는 일부 인사의 불참으로 당초 예상과 달리 다소 약화한 모습을 보였지만 총선 국면에서 판세에 만만찮은 영향을 미칠 것으로 전망됐다. 김종민 의원과 함께 '미래대연합'을 창당한 민주당 탈당파 3인 중 이원욱·조응천 의원이 공동 창당식 직전 통합정당 합류를 거부했다. 이원욱·조응천 의원이 합류 거부 이유로 꼽고 있는 점은 이낙연 전 대표 주도 신당으로의 흡수통합 방식이 원칙에 맞지 않고 이낙연 전 대표 등이 제3지대 통합에 적극적이지 않다는 점 등으로 알려졌다. 새미래는 이원욱·조응천 의원의 새미래 합류 가능성을 배제하지 않고 있지만 두 의원이 방향을 틀어 이준석 대표 체제 '개혁신당'에 몸을 싣는 것 아니냐는 관측도 정치권에서 제기됐다. 새미래(김종민 의원)와 개혁신당(양향자 의원)은 현재 각각 현역의원 1명씩을 보유하고 있다. 이원욱·조응천 의원이 새미래와 개혁신당 중 어느 쪽으로 가느냐에 따라 두 신당 중 누가 제3지대 통합의 주도권을 잡을 수 있을지 판가름 날 수 있다는 얘기도 정치권에서 흘러나왔다. 두 의원이 특정 신당으로 가면 그 신당은 일단 현역 의석 3석을 확보한데 이어 민주당 또는 국민의힘에서 탈당하는 현역 의원들의 합류 러시가 이뤄지면 몸집을 키울 수 있을 것으로 전망됐다. 여야는 이번주부터 여야 현역의원 공천 컷오프를 본격화할 예정이다. 이원욱·조응천 의원이 합류하는 신당은 제3지대 통합의 주도권을 쥘 뿐만 아니라 현재 원내 제3정당인 녹색정의당(6석)과의 총선 기호 3번 확보 경쟁에도 우선 참가할 수 있을 것으로 관측됐다. 정치권 일각에서는 새미래 출범으로 개혁신당과의 빅텐트 성사 가능성은 물 건너 갔다는 평가가 나온다. 이념 성향에 따라 뭉치는 양상을 보여주면서 새미래와 개혁신당이 제3지대에서 양강 구도를 이룰 것으로 전망됐다. 그러나 정치권의 다른 한편에선 새미래와 개혁신당이 막판에 연대 또는 통합해 제3지대에서 빅텐트를 쳐 총선에 나설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는 관측도 내놓았다. ◇ '새로운미래' vs '개혁신당' 제3지대 통합 주도권 경쟁 두 축의 중텐트를 구축한 제3지대 신당들이 '기호 3번' 확보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정당 기호는 의석수를 기준으로 배정되는데, 선거 득표율 측면에서 유리한 앞번호를 받아놔야 우위를 점할 수 있다. 실제로 선거에선 앞번호 기호일수록 득표율이 높아지는 '순서효과'가 존재하기 때문이다. 2012년 한국정치학회보에 실린 연구에 따르면 2006년 기초의회 의원선거 때 후보자의 기호 순서가 한 순서 뒤로 갈수록 약 0.4%의 득표율이 감소한 것으로 나타났다. 현재 거대 양당을 제외하면 녹색정의당이 6석으로 기호 3번이 유력한 상황이다. 새미당은 공동 대표인 김종민 의원, 개혁신당은 원내대표인 양향자 의원 등 현역 의원 각 1명씩 보유하고 있다. 두 신당 중 어느 정당이 제3지대의 주도권을 잡을 지는 1차적으로 새미당에 합류하지 않은 이원욱·조응천의 앞으로 행보에 달려 있다는 관측이 많다. 2차로는 더불어민주당·국민의힘 등 거대 양당의 공천 컷 오프 현역 의원들이 탈당, 어디로 향하는지가 주도권 향방의 변수로 꼽혔다. 물론 이원욱·조응천 의원이 신당들의 현역의원 확보 등 세력 확장 추이를 본 뒤 거취를 결정할 가능성도 없지 않다는 견해도 있다. 결국 '기호 3번' 확보는 이원욱·조응천 의원과 공천 과정에서 탈락한 현역 의원들의 제3지대 합류 여부에 달려 있는 것이다. 현재 의석 구조상 신당이 기호 3번을 얻으려면 6석인 녹색정의당보다 최소 1석이 많은 '현역 의원 7명'이 필요하다. 현재로서는 기호 3번의 향방은 거대 양당 현역 의원들의 '집단 탈당'이 변수가 될 것이라는 것이 정치권 분위기다. 민주당 비주류 '원칙과상식' 소속 김종민·이원욱·조응천 의원 등 3명 탈당 이후 아직까지는 민주당을 탈당한 현역 의원이 없는 상황이지만 민주당 공천 과정에서 탈당 행보가 이어질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다는 게 민주당 안팎의 관측이다. 정치권에서는 거대 양당의 공천 심사가 본격화하면서 제3지대 신당들이 본격적인 '이삭줍기'에 나설 것이라는 분석이 나온다. 민주당은 이달 초까지 현역 하위 20% 의원들에 대한 경선 10~30% 감점 통보를 할 것으로 알려졌다. 시간이 갈수록 제3지대 신당으로 합류하는 인사들이 더 늘어날 수 있는 것이다. 앞서 신정현 새로운미래 공동창당준비위원장은 “15명 이상 현역 의원과 교류 중"이라고 밝힌 바 있다. 박상병 인하대학교 정책대학원 특임교수는 “3월 22일까지의 의석수를 가지고 이번 총선에서 정당 기호를 준다"며 “그 때까지 새미래와 개혁신당 간 현역 의원 확보 경쟁이 치열하게 전개될 것 같다"고 내다봤다. ◇ 민주당 주요 인사 합류…수도권 판세 흔들 수 있는 변수 될까 신당들이 원내 제3당을 위한 물밑 작업이 치열한 가운데 민주당 올드보이(OB)들도 탈당 후 이낙연 대표 신당에 속속들이 합류하고 있다. '원조 친이재명(친명)계'로 불리던 유승희 전 민주당 의원은 지난 1일 민주당을 탈당한 후 이낙연 신당 합류를 선언했다. 공천 심사 부적격 판정을 납득할 수 없다는 것이 그 배경이다. 유 전 의원은 국회 소통관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지지자 300여명과 이낙연 전 대표가 주도하는 '새로운미래'에 합류를 결정하며 “저보다 앞서 용기있게 기득권 거대 양당 독점구조를 허물로 제3지대에서 진짜 민주당을 만드는 데 앞장서 나서신 분들이 있어 노력에 동참하고자 한다"고 말했다. 전병헌 전 의원도 지난달 31일 예비후보 부적격 판단에 반발하며 탈당과 신당 합류를 선언했다. 전 전 의원은 제3지대 합류 의사가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두 사람은 모두 민주당에서 3선 의원과 최고위원을 지낸 만큼 일각에서는 수도권 주요 지역 판세를 흔들 수 있는 변수가 될 것이라는 의견이 제기된다. 유 전 의원은 2017년 대선 경선 때부터 이 대표를 지지해온 원조 친명계로 꼽힌다. 전 전 의원은 문재인 전 대통령 정무수석을 지낸 친문재인(친문)계 인사로 분류된다. 유 전 의원은 국회 여성 위원장 및 당 전국 여성 위원장을 지냈고, 전 전 의원은 당 원내 대표 및 정책위의장·전략기획위원장·당 대표 특보단장 등 굵직한 역할을 역임해왔다. 유 전 의원은 서울 성북갑에서 재선, 전 전 의원은 서울 동작갑에서 3선을 한 만큼 주요 경합 선거구에서 민주당에 타격을 줄 수 있을 것이라는 목소리가 나온다. 이석현 전 국회 부의장, 신경민·최운열 전 의원, 최성 전 고양시장, 장덕천 전 부천시장 등도 '새로운미래'에 입당했다. 이 전 부의장은 민주당 소속으로 경기 안양동안 갑 지역구에서 6선을 지내 20대 국회의장 후보 물망에 올랐던 거물급 인사다. 신 전 의원은 민주당 최고위원 및 서울시 당 위원장 출신으로 서울 영등포을에서 재선했다. 최 전 의원은 서강대 경영대학원장과 부총장을 거쳤다. 아울러 한국금융학회 및 한국증권학회 회장 등을 지내고 비례대표 국회의원을 역임한 경제 전문가다. 최 전 시장은 고양 덕양을 지역구에서 17대 국회의원을 지냈고, 8~9대 고양시장을 거치며 고양시에서 영향력이 높은 인물이다. 부천에서 학창시절을 보낸 장 전 시장은 부천시 여성 청소년 재단이사 및 부천 더불어포럼 상임공동대표, 부천지역노사민정협의회 위원을 역임했다. 부천 지역 사회와 경기도청에서 오랫동안 고문 변호사로 활동해오기도 했다. 이들이 각각 연고 지역에 출마할 경우 지역 내 전통적으로 민주당을 지지하는 표를 놓고 각축전을 펼칠 가능성이 높아, 지역 총선 판세에도 영향을 미칠 것이라는 전망이 나온다. 다만, 녹색정의당보다 지지도가 높게 나오고 있는 현재의 여론 조사와는 달리 실제 투표 때는 다른 결과가 나올 것이라는 분석도 나왔다. 박 교수는 “정의당은 5석 안팎의 흔들리지 않는 부동의 지지층이 있어 이번에도 예외는 아닐 것"이라고 판단헸다. 그러면서 “여론조사에서는 거대 양당을 비판하는 사람들은 이준석·이낙연 대표의 신당을 뽑을 것"이라면서도 “선거 때는 그것이 사표로 돌아가기 때문에 다른 결과가 나올 수 있다"고 말했다. 이어 “양당을 비판하지만 더 비판하고 싶은 것이 윤 대통령이면 민주당을 뽑고, 반대라면 국민의힘에 표를 주게 된다"며 “투표를 응징의 기능으로서 이용하게 되기 때문에 결과가 달라질 수 있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박 교수는 “이낙연 대표 쪽의 지지 기반이 호남이라고 보고 있지만, 호남 쪽은 아직까지 민주당이 더 똘똘 뭉쳐있기 때문에 의석 수를 얻기 쉽지 않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윤수현 기자 ysh@ekn.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