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에너지경제신문 윤수현 기자] 4·10 총선을 석 달도 남기지 않은 상황에서 ‘제3지대’ 신당들의 연대 추진 움직임이 빨라지고 있다. 신당 주축 세력들은 창당 행사에 서로 참석해 한 목소리로 ‘빅텐트’를 강조하고 나서며 연대의 필요성을 강조했다. 정치권에서는 정책·공천이 신당 빅텐트 성사를 좌우할 것으로 분석했다. □ 제3지대 신당 추진현황 15일 더불어민주당을 탈당한 ‘원칙과 상식’ 의원 3명(이원욱·조응천·김종민)이 주도하는 제3지대 ‘미래대연합’은 오전 5인의 공동추진위원장과 실무 책임자들이 참여하는 첫 확대운영회의를 열었다. 조응천 공동창당준비위원장은 "정치가 문제를 해결하기는 커녕 내 편, 네 편 갈라 서로를 적대시하며 국민 분열을 조장하고 있다"며 "거대양당은 기득권을 지키기 위해 적대적이면서도 공생 관계를 유지하는 아이러니한 상황"이라고 비판했다. 미래대연합은 설(2월 10일) 전인 다음달 4일 중앙당 창당대회를 여는 것을 목표로 이번 주부터 시도당 창당을 시작할 계획이다. 첫 시도당 창당 지역은 영남 지역의 한 군데가 될 것이라고 박원석 수석대변인이 회의 이후 브리핑을 통해 밝혔다. 박 대변인은 이날 정의당을 탈당하고 미래대연합에 합류했다. 박 대변인은 "지금 빅텐트를 위한 제3지대 신당들 간의 대화가 진행되고 있는데, 어제 이준석 전 대표와 이낙연 전 대표를 만났을 때처럼 비전에 대한 상호검증과 상호합의를 위한 대화 필요성에 공감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일종의 비전대회를 제안했는데, 양쪽에서 필요성을 다 공감해줬다"며 "이번 주 중에 비전대회가 가시화되지 않을까 예상한다"고 설명했다. 박 대변인에 따르면 이번주 열릴 수 있는 비전대회는 이낙연 전 민주당 대표와 이준석 ‘개혁신당’ 정강정책위원장, 양향자 ‘한국의희망’ 대표, 금태섭 ‘새로운선택’ 대표까지 포함할 예정이다. 이 전 대표가 주도하는 신당인 ‘새로운미래’는 16일 오후 2시 창당 발기인 대회를 열 예정이다. 국민의힘을 탈당한 이 위원장이 추진하는 ‘개혁신당’도 오는 20일 중앙당 창당대회를 열고 공식 출범한다. 여기에 신경민·최운열 전 의원과 최성 전 고양시장, 장덕천 전 부천시장, 이근규 전 제천시장은 이날 국회에서 기자회견을 열어 민주당을 탈당하고 이낙연 전 대표가 추진하는 신당 ‘새로운미래’에 합류하겠다고 선언했다. 류호정 의원도 이날 정의당 탈당 선언을 한 후 ‘새로운선택’에 합류했다. 정의당 또한 녹색당과의 선거연합정당 추진을 승인하면서 제3지대 빅텐트가 탄력을 받고 있다. 제3지대의 파급력을 키우기 위해서는 ‘기호 3번’ 획득 여부가 관건이다. 이들은 이를 위해 우선 함께 추구할 수 있는 가치와 공유할 수 있는 정책을 찾는 데 집중한다는 계획이다. 이 위원장은 전날 미래대연합 창당발기인대회에서 "큰 집에 참여하려는 정파들은 국민 앞에 다음 대통령 선거 정도까지는 우선 무조건 함께할 것을 서약하는 정파 정도만 함께 해야 된다고 생각한다"며 "‘떴다방’ 같은 이미지로 비친다고 한다면, 그런 결사체는 참여하고 싶은 생각은 없다"고 강조했다. 이어 "고유의 선명한 방향성을 세우는 것 또한 중요하다"며 "제3지대를 보면서 너무 정치공학적이거나 연대, 통합에만 방점을 찍는다면 국민들께서 신선하게 받아들이지 않을 가능성이 있다"고 말했다. 이 전 대표도 제3지대 통합을 강조했다. 그는 같은 행사에서 "미래대연합에 모두 함께하기 위해서 우리는 이 자리에 모였다"며 "저 또한 미래대연합의 길에 함께 하겠다는 약속을 이 자리에서 드린다"고 말했다. 미래대연합은 내달 설 연휴 전 ‘제3지대’ 통합을 마무리하고 단일 정당을 띄우겠다는 목표를 제시했다. 이 의원은 CBS 라디오에 나와 "2월 초중순, 가급적이면 설날 전에 국민들의 설 밥상에 ‘정말 저런 정당이 있구나’라고 하는 것들을 하나 보여드리고 싶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우리가 중심이 돼서 지금 정당을 추진하고 있는 이준석·이낙연·양향자·금태섭 대표 등을 다 모아서 하나의 정당으로 가보자고 하는 목표"라며 "하나의 제3지대 정당을 만들어보자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다만 이 위원장은 설 연휴 전 ‘제3지대’ 통합을 마무리해야 한다는 일각의 주장에 대해 "솔직히 빠르다고 생각한다"며 견해 차이를 보였다. 그는 이날 한 유튜브 채널에 출연해 "공천 스케줄 때문에 급한 것은 알겠지만, ‘이낙연 신당’이 아무리 빨라도 이달 말 전에 창당하긴 힘들 것"이라며 "그러면 창당하자마자 합당하는 것인데 입당한 사람 입장에서 당황스러울 것"이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우린 이달 20일경 창당 절차를 완료하는데 창당 자체가 합당용 창당 같이 된다"며 "모양새도 안 좋을 것 같고, 무엇보다 개혁신당 내부적으로도 선명한 보수정당 지향이냐, 빅텐트 지향이냐를 놓고 갈등이 있다"도 설명했다. 실제로 정치권에서는 제3지대 신당들이 공통의 가치와 정치 비전으로 뭉치는 과정이 쉽지 않다는 시각이 지배적이다. 현재 제3지대에는 5개 신당이 추진중이다. 새로운미래, 미래대연합은 진보 계열, 새로운선택과 한국의희망은 중도, 개혁신당은 보수 진영 등 추진하는 이념과 정치 지향점. 가치관이 다양한 것으로 분석됐다. 이들의 지향점을 살펴 봤을 때 정책을 공유하고 공천을 하는 과정이 쉽지 않을 것이라는 목소리가 나온다. 거대 양당 체제 종식을 제3지대 신당의 가치로 내세울 수는 없기 때문이다. 김철현 경일대학교 특임교수는 "각 신당이 기득권 정당과의 차별화를 하기 위해서는 새인물 영입, 정책 경쟁 등으로 승부를 봐야 한다"고 말했다. 다만 이 위원장 신당이 제3지대 빅텐트에 참여하지 않을 것이라고 내다봤다. 김 교수는 "이낙연, 금태섭, 원칙과상식 신당은 구 민주계로 지향가치, 안보경제정책, 지지기반 등이 너무 달라 동상이몽으로 이준석 신당 껴안기는 실현되기 쉽지 않을 것"이라며 "국민의힘, 민주당, 이낙연 연대, 이준석 신당 4자구도로 총선이 이뤄질 가능성이 크다"고 분석했다. ysh@ekn.krㄴ 더불어민주당을 탈당한 이낙연 전 대표(가운데)와 국민의힘에서 탈당한 이준석 개혁신당(가칭) 정강정책위원장(왼쪽), 비명(비이재명계)계 탈당 그룹인 ‘원칙과 상식’의 김종민 의원이 14일 오전 서울 영등포구 여의도 한 카페에서 티타임 회동을 하며 밝게 웃고 있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