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4년 11월 24일(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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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수현 기자

안녕하세요 에너지경제 신문 윤수현 기자 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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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재명 피습 사건에…정치권 “민주주의 우려" 한 목소리 규탄

[에너지경제신문 윤수현 기자] 정치권은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가 신원 불상의 남성에게 흉기로 습격을 당한 것을 ‘테러’로 규정하며 민주주의에 대한 심각한 위협이라고 한 목소리로 규탄하고 나섰다. 윤석열 대통령은 2일 피습 소식에 대해 이 대표의 안전에 깊은 우려를 표명하며 "어떤 경우에도 이런 폭력행위는 용납 안될 것"이라고 김수경 대통령실 대변인이 전했다. 또 "윤 대통령은 경찰 등 관계 당국이 신속한 수사로 진상을 파악하고, 이 대표의 빠른 병원 이송과 치료를 위해 최선을 다해 지원하라"고 윤희근 경찰청장에게 지시했다. 김진표 국회의장도 입장문을 통해 "민주주의에 대한 심각한 위협이 아닐 수 없다. 국회의장으로서 강력히 규탄한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제1야당 대표가 흉기 테러를 당했다. 어떠한 경우에도 폭력 행위는 결코 용납될 수 없다"며 "수사당국의 철저한 수사를 촉구한다"고 덧붙였다. 한동훈 국민의힘 비상대책위원장도 긴급 기자회견을 열고 "이재명 대표의 빠른 회복을 진심으로 기원한다"며 "절대 있어서는 안되는 일로 엄중 책임을 물어야 한다"고 주장했다. 신당 창당을 추진 중인 이낙연 전 대표도 자신의 페이스북을 통해 "이 대표의 피습 소식에 충격과 분노를 억누를 수 없다"며 "부디 이 대표님의 부상이 크지 않기를, 이 대표께서 어서 쾌유하시기를 간절히 기원한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폭력은 민주주의의 적이다. 폭력은 절대로 용납될 수 없다"며 "현장에서 체포된 피의자를 철저히 조사하고 처벌해 폭력이 다시는 자행되지 못하도록 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준석 전 국민의힘 대표도 이 대표 피습 사건에 대해 "생각이 다르다고 극단적인 행동을 하는 사람을 어떤 경우에서도 용납해서는 안 된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이 대표의 무사, 무탈과 빠른 회복을 기원한다"며 "수사 기관은 이번 일을 엄정하고 신속하게 수사하라"고 촉구했다. 이 대표는 이날 오전 부산 현장 일정 도중 신원 미상의 남성으로부터 피습을 당했다. 이 남성은 지지자 행세를 하며 ‘사인해 달라’고 이 대표에게 접근한 뒤 흉기를 휘두른 것으로 전해졌다. 이 대표는 의식이 있는 상태인 것으로 알려졌으며, 긴급 이송된 부산대병원에서 서울대병원으로 이송돼 수술을 받을 예정으로 알려졌다. 이번 피습으로 민주당은 내 다른 일정을 모두 중단하거나 연기를 검토 중이다. ysh@ekn.kr이재명, 가덕도 신공항부지 방문 일정 중 피습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가 2일 부산 가덕도 신공항 부지를 둘러본 후 기자들과 문답을 진행하던 중 왼쪽 목 부위에 습격을 당해 피를 흘린 채 쓰러져 있다. 연합뉴스

이재명, 부산서 흉기에 목 부위 1cm 열상…민주당 "서울대병원서 수술"

[에너지경제신문 윤수현 기자]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가 부산 가덕도 신공항 부지 현장 방문에 나섰다가 신원 불상의 인물에 피습, 병원으로 이송돼 응급조치 후 수술을 받았다. 이 대표는 2일 오전 10시 27분쯤 부산 강서구 가덕도 신공항 부지 현장에서 기자들의 질의를 받던 중 60∼70대로 추정되는 신원 미상의 남성이 휘두른 20∼30cm 크기의 흉기에 목을 찔려 1cm 크기의 열상을 입었다. ‘이재명 지지’라는 파란색 종이 왕관을 쓴 이 남성은 "사인해 주세요"를 외치며 취재진과 사람들 사이를 비집고 들어와 범행을 저질렀다. 이 남성은 이 대표에게 지지자 모임 ‘잼잼자봉단’을 의미하는 파란색 왕관을 쓰고 지지자인 것처럼 행동해 현장에 진입한 것으로 알려졌다. 남성은 현장에서 경호원과 경찰에 체포됐고, 현재 남성은 인적사항이나 범행경위 등에 대해 일체 진술을 거부하고 있다. 경찰은 자세한 범행 동기와 경위 등에 대해 계속 조사하고 있다. 이 대표는 현장에서 의식이 있는 상태로 응급 처치를 받은 후 부산대병원으로 이동했다. 부산대병원에서 치료를 하던 이 대표는 경정맥 손상이 의심돼 헬기로 서울대병원으로 이송해 치료를 지속할 예정이다. 민주당은 이 대표가 서울대병원에서 수술받았고 밝혔다. 사건과 관련해 윤석열 대통령을 비롯해 정치권에서는 이번 사건을 ‘테러’로 규정하고 민주주의에 대한 심각한 위협이라고 우려했다. 윤 대통령은 "경찰 등 관계 당국에 신속하게 진상을 파악하고 이 대표의 빠른 병원 이송과 치료를 위해 최선을 다해 지원하라고 경찰청장에게 지시했다"고 김수경 대통령실 대변인이 전했다. 윤희근 경찰청장은 이번 사건에 대해 "부산경찰청에 즉시 수사본부를 설치하고, 신속하고 철저하게 사건의 경위와 범행 동기, 배후 유무 등을 수사하도록 지시했다"며 "유사 사례 재발을 방지하기 위해 주요 인사에 대한 신변 보호를 강화하겠다"고 강조했다. ysh@ekn.kr이재명, 가덕도 신공항부지 방문 일정 중 피습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가 2일 부산 가덕도 신공항 부지를 둘러본 후 기자들과 문답을 진행하던 중 왼쪽 목 부위에 습격을 당해 피를 흘린 채 쓰러져 있다. 연합뉴스

[신년기획] "인기영합 정책·입법이 나라 망친다…혁신·활력 성과 내려면 반기업 정서부터 없애야"

[에너지경제신문 윤수현·김종환 기자] "인기영합(포퓰리즘) 정책과 입법이 나라를 망칩니다. 치열한 글로벌 경쟁에서 살아남기 위해 경제 혁신을 이끌고 기업에 활력을 불어넣으려면 무엇보다 사회 전반의 반기업 정서부터 걷어내야 합니다. 새해엔 총선이라는 대형 정치 이벤트가 있긴 하지만 정치권이 경제를 왜곡하는 선심정치의 유혹을 뿌리치고 반기업 정서에 의존하는 정치에서 과감하게 벗어나길 기대합니다."우리나라는 기본적으로 ‘자유시장 경제체제’를 원칙으로 삼고 있다. 정부, 기업, 가계 등이 자유롭게 시장에 참여해 경쟁하도록 하겠다는 것이다. 하지만 현실은 다르다는 게 경제계의 진단이다. 완전한 자유시장 경제체제와 동떨어져 있는 것으로 지적됐다. 경제 주체들의 자유로운 경제활동에 한계가 있다는 것이다.모든 사람들이 동일한 접근성을 가질 수 없는 불평등, 기업들의 과도한 경쟁에 따른 폐해 등을 낳을 수 있다는 게 완전한 자유시장 경제제제를 이룰 수 없는 이유로 꼽힌다. 우리나라 정부도 역시 자유시장에 문제점을 인식하고 많은 규제를 도입했다. 이같은 과도한 규제는 오히려 자유시장 경제체제를 역행하고 있다는 지적과 함께 시장경제에 기반한 정책으로 대전환 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나온다.□ 자유시장 경제 역행 지적 대표 법안상속세법10∼50%의 세율 적용. 대기업 최대주주 등이 보유한 주식 할증돼 최고세율 60% 적용.법인세법9~24% 세율 적용. 과표구간 4단계.공정경제3법상법다중대표소송제-모회사 주주가 자회사 경영진 대상 대표소송 제기 가능감사위원 분리선임-감사위원 1명 이상을 다른 이사와 별도 선출. 대주주 의결권 3%로 제한공정거래법전속고발권제도 폐지-중대 담합 누구나 검찰에 고발 가능사익편취 규제 강화-총수 일가가 지분 20% 보유한 상장사도 포함금융그룹감독법비지주 금융그룹 규제-2개 이상 금융업 운영하는 자산 5조원 이상 금융그룹 감독유통산업발전법-백화점쇼핑몰 등 의무휴업 확대-대형마트 출점 시 지역협력계획서 심의 강화-전통상업보전구역 1km에서 20km로 확대중대재해기업처벌법중대재해 발생시 사업주 형사처벌해외석탄발전 투자금지 4법한국전력수출입은행산업은행무역보험공사 등의 석탄화력발전 해외수출 지원을 금지보험업법계열사 보유주식 평가기준을 취득원가 대신 시가로 전환이동통신단말기유통구조개선법휴대전화 지원금 상한제 폐지, 이동통신사와 제조사 각각 지원금 액수 공개타다금지법-11~15인 승합차 임차 시 관광 목적, 대여 시간 6시간 이상일 때만 가능. -플랫폼운송사업자가 택시면허를 정부로부터 기여금을 주고 사들인 뒤 영업 가능◇ 기업 발목 잡는 법인세·상속세 등 반기업적 규제…기업 성장 저해 원인 지적반기업적으로 지목되는 규제와 세금정책이 나날이 늘어가고 있는 것으로 전문가들은 지적한다. 이는 결국 자유시장 경제체제의 발목을 잡는 법안의 양산으로 이어지는 것으로 분석됐다. 특히 가장 문제가 되는 것은 법인세·상속세다. 우리나라의 법인세 경쟁력은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38개 회원국 중 34위로 최하위 수준이다. 법인세 최고세율은 지난해 25%에서 24%로 인하했지만 여전히 OECD 평균인 21.2%보다 높다. 또 과표 구간이 4단계에 달해 통상 1~2단계인 다른 선진국 대비 복잡하다.상속세법은 기업의 생존을 위협하고 있는 수준이라는 지적이 나온다. 우리나라 상속세 최고 세율은 50%로 최대주주 할증을 더하면 60%에 달한다. 상속세가 전체 세금에서 차지하는 비중도 2019년 기준 1.9%로 OECD 국가들 기준 최상급인 상황이다. 법률을 위반한 기업인을 전 직장으로 복귀하지 못하도록 하는 특정경제범죄가중처벌법 시행령의 경우도 기업 승계에 큰 영향을 미치는 규제로 꼽힌다.△소액주주의 경영감독권을 강화하는 ‘다중대표소송제’, 감사위원의 독립성 보장을 위한 ‘분리선출제’와 ‘3%룰’을 담는 내용의 상법 △담합 행위에 대한 공정거래위원회의 ‘전속고발권’을 폐지하고 상장사에 대한 사익편취 규제 기준을 지분율 30%에서 20%로 하향하는 내용의 공정거래법 △금융그룹 감독법 제정안‘은 자산 5조원 이상의 복합금융그룹에 대한 금융당국의 감독권을 강화하는 내용의 금융그룹 감독법 등 공정경제3법도 대표적이다. 기업규모가 커짐에 따라 각종 규제를 받다 보니, 기업들이 오히려 규모를 키우기 꺼리는 이른바 ‘피터팬’ 증후군이 나타나기도 한다. 실제로 OECD 가입국을 대상으로 대기업 비중을 조사한 결과, 한국의 대기업 비중은 0.09%로 조사대상 34개국 중 33위로 최하위권을 기록했다.이와 함께 △대형마트의 의무휴업 내용을 담은 ‘유통산업발전법’ △중대재해 발생 시 사업주를 형사처벌하는 내용의 ‘중대재해기업처벌법’ △한국전력공사·한국수출입은행·한국산업은행·한국무역보험공사 등의 석탄화력발전 해외수출 지원을 금지하는 ‘해외석탄발전 투자금지 4법’ △계열사 보유주식 평가기준을 취득원가 대신 시가로 전환하는 ‘보험업법’도 기업 발전을 저해하는 법안으로 분류된다.시행한지 20년이 되어가는 ‘이동통신단말기 유통구조개선법’(단통법)도 문제가 되고 있다. 단통법 시행 이후 통신사들 간 경쟁이 현저하게 줄어들면서 모든 소비자들은 오히려 이전보다 비싸게 구매해야 하는 상황이 왔다. 여기에 정부가 기업에게 공산품 가격 인하를 압박하는 것은 물가의 유동성을 고려하지 않은 행위라는 지적도 나온다.입법이 완료되지 않았지만 자유시장경제의 발목을 잡는 입법 추진 대표 사례로는 △노란봉투법 △ESG(환경·사회·기업지배구조)경영촉진법 △공급망실사법 △횡재세법 등도 거론된다.최근에는 진보당 대표 발의로 민주당과 함께 집단 소송의 대상을 증권분야에서 금융거래 전반으로 대폭 확대하려는 움직임을 보이고 있다. 법안이 시행될 경우 경영자를 조준한 소송이 무분별하게 남발해 기업에 손해를 입힐 수 있다는 지적이 제기되고 있다.◇ 최근 여야 모두 친기업 행보 나서…반기업 정서 해소되나오랜 시간 동안 한국경제를 지배한 것은 ‘큰 정부’ 이념이었다. 1987년 우리 헌법은 경제 균형발전, 소득 적정분배, 경제민주화가 명문화하면서 과거 ‘친기업 시대’가 저물었다. 고도성장기 때 정부의 파격적인 지원을 업고 기업 등이 누렸던 혜택은 점차 사라지게 됐다. 균형화·평등화·경제민주화가 주류 정책기조로 등장하면서 경제성장, 기업의 자유, 경쟁력 등의 개념은 손상을 입게 됐다. 이후 우리나라는 저성장·공공복지 확대·기업규제의 시대로 자연스럽게 들어서게 된 것이다. 이에 따라 노무현 정부 이후 들어선 보수 정권에서도 기업규제 등 국가의 역할 확대에 집중해 왔다.과거의 정부 주도 성장과정과는 비교할 수 없지만 현재도 민간경제에 대한 정부의 영향력은 여전히 크게 자리잡고 있다는 것으로 평가됐다. 여기에 공정거래·복지 등을 중시하는 더불어민주당이 국회에서 절대 다수 의석을 차지하고 있는 점도 문제라는 지적이 나온다. 반재벌·반기업 정서가 강한 한국 사회에서 기업 때리기 등 인기영합 정치를 펼칠 수밖에 없다는 것이다. 실제로 내년 총선을 앞두고 민주당은 부동산 스타트업인 직방·다방 등 프롭테크(정보기술을 결합한 부동산 서비스 산업) 금지 법안을 밀어붙이고 있다. 이를 두고 50만 공인중개사의 표를 노린 포퓰리즘 정치란 평가가 나온다. 그간 총선을 겨냥한 인기영합 정치로 인해 소비자 이익이 훼손되고 혁신기업이 소멸되는 사례가 많았기 때문이다.앞서 21대 총선 직전인 2020년 3월, 택시업계의 기득권을 위해 플랫폼 ‘타다’를 시장에서 퇴출시키는 결과를 가져오기도 했다. 현재도 변호사협회와 온라인 변호사 상담 서비스 ‘로톡’, 의사·약사협회는 원격진료 스타트업을 압박하고 있지만 정치권은 기존 기득권의 표를 위해 적극적인 중재에 나서지 않는다는 의견이 지배적이다.하지만 지난해 윤석열 정부가 들어서면서 자유시장경제 복원에 들어서는 변화 흐름을 보이고 있다. 윤석열 정부는 출범 초반부터 민간 주도의 경쟁과 생상 및 협력을 골자로 한 시장 중심의 경제 체제를 확립하겠다는 의지를 보였다.윤석열 대통령은 지난해 19일 전국상공회의소 오찬 간담회에서 "과도한 정치와 이념이 경제를 지배하지 못하도록 확실히 막겠다"며 "국가가 빚을 내서라도 돈을 써야 한다는 주장은 시장을 망치고 기업을 어렵게 만드는 주장"이라며 자유시장 경제체제 기조를 재차 강조하기도 했다.윤석열 정부가 펼친 대표적인 친기업 정책은 법인세 인하(25%→24%), 기업들이 투자를 하면 법인세를 깎아주는 투자세액공제 등 감세다. 기업들의 투자 확대를 위해 △산업단지(산단) 입지 규제 혁파 방안 △화학물질 관리 등 환경 규제 혁파 방안 △외국인 인력 활용 등 고용 규제 완화를 추진하기도 했다.기업과 경영인에 대한 경제형벌 규정을 없애거나 행정 제재로 완화하는 방안도 도입했다. 정부는 시장지배적지위 남용 행위(공정거래법 위반)의 경우 형벌 부과에 앞서 시정명령 등 행정제재를 먼저 내리도록 하고, 이를 이행하면 형벌을 부과하지 않기로 했다. 이전에는 독과점 업체가 부당하게 다른 사업자 활동을 방해하면 3년 이하의 징역, 2억원 이하의 벌금을 부과했다.오염물질을 불법으로 배출하거나, 폐기물을 불법처리(환경범죄단속법 위반)했다가 금고 이상의 형을 선고 받고 형 집행이 끝난 지 3년 내 같은 죄를 지으면 ‘무기 또는 5년 이상의 징역’을 내렸던 형벌 조항도 폐지했다. 아울러 다주택자 양도세 중과를 한시 배제했고, 주식양도세의 기준 완화도 검토하고 있다.민주당도 최근 성장과 기업 등 경제 문제에 집중하며 연일 ‘친기업적 행보’를 보이고 있다. 이재명 대표가 성장률 3% 회복을 위한 제안을 했고, 당 인재위원회는 경제인 영입에 무게를 두고 있다.민주당 내 일부 의원들은 ‘한국 글로벌기업 국제경쟁력 강화 민주당 의원모임’을 가지고 기존 대기업을 향해 보인 기조와는 다른 의견을 보이면서 반기업 이미지를 벗어나려는 움직임을 보이고 있다.◇ "정부, 시장의 구조적 문제 파악해야…구조개혁과 규제 완화 필수"‘자유시장경제’를 강조했던 윤석열 정부가 최근 기업을 통제하려는 움직임을 보이는 것에 대한 우려의 목소리가 나오고 있다. 독과점 등으로 공정한 경쟁을 막고 우월적인 지위로 협력업체 등에 갑질하는 행위를 근절하려는 의지로 보이지만 그 도가 지나치다는 것이다.윤 대통령이 최근 비상경제민생회의를 주재한 자리에서 기업의 독과점 행태에 대해 지적하고 나선 것이다. 윤 대통령은 "매우 부도덕하다"며 카카오택시를 강하게 비판했다. 은행권에 대해서도 "갑질을 많이 한다"며 독과점 시스템을 바꿔야 한다고 강조했다.이에 카카오모빌리티는 가맹 수수료율을 기존 3% 이상에서 2.8%로 낮추는 합의안을 내놨으며, 민주당 측에서는 은행권의 초과 이익을 환수하자는 이른바 ‘횡재세’ 도입을 주장하고 나섰다. 정부는 독과점 플랫폼의 반칙 행위에 효과적으로 대응할 수 있는 플랫폼 경쟁촉진법 제정도 추진하고 있다. 제정안의 골자는 플랫폼 시장을 좌우할 정도로 힘이 큰 소수의 핵심 플랫폼을 ‘지배적 플랫폼 사업자’로 지정하는 것이다. 윤 대통령은 "당과도 긴밀히 협의해 플랫폼 산업의 경쟁과 혁신은 촉진하되 독점력 남용 행위는 효과적으로 규율할 수 있는 제도적 방안을 시급히 마련해야 한다"고 강조했다.앞서 윤 정부는 물가를 안정시키기 위해 식품업계를 향해 가격 통제에 나서기도 했다.경제학자들은 시장의 구조적 문제 해결을 제쳐놓은 지금의 시장 통제 방법은 역효과를 낼 수 있다고 지적했다.조동근 명지대 경제학과 명예교수는 "윤석열 정부 들어서 반기업 정서는 조금 완화됐지만 실질적으로 보면 크게 움직이지 않고 있는 상황"이라고 말했다.윤석열 정부에서 물가를 조정하기 위한 통제에 대해서는 "경쟁을 통해서 내려야 하는 것이지 인기 영합을 위해 물가를 내리는 것은 문제가 된다"며 "시장의 합리적인 조정 기능으로 해결 해야 하는 것을 강제로 끌어내리는 것은 시장 질서를 무너뜨린다"고 설명했다.양준모 연세대학교 경제학과 교수도 "시장경제 원리에 따라 (물건의) 제 값을 줘야지 자원 배분이 왜곡되지 않고 물가를 잡을 수 있다"며 "단기적인 대책은 급할 때, 예를 들어 마스크 대란 때는 (물가 통제를) 할 수 있지만 기본적으로 시장 원리에 따라 제 값을 받게끔 해야 부작용을 최소화시키고 국민 부담을 줄인다"고 주장했다.금융권 횡재세 도입 추진을 두고도 부정적인 반응이 우세했다.양 교수는 "횡재세는 재산권과 관련해 소급입법을 하자는 것인데 그 자체로 위헌적"이라며 "많은 이자를 부담한 사람들의 피해를 구제하는 것이 아니라 취약계층과 소상공인이라는 모호한 대상에게 지원하는 인기 영합적 법안"이라고 지적했다.그러면서 "법이 시행되면 법 자체가 자기 모순적이기 때문에 피해가 커지고 금융의 기능을 떨어뜨릴 것"이라며 "무책임하게 입법하는 행위는 자제돼야 한다"고 주장했다.전문가들은 모두 상속세·소득세 등의 과다한 세금 부담이 우리나라 자유시장 경제체제를 해치는 가장 큰 요인 중 하나라고 짚었다.조 교수는 "OECD 35개국 중 17개 나라는 상속세가 없다. 우리나라 상속세의 최고세율은 50%고, 할증되면 60%다"라면서 "상속세를 내면 남는 것이 없기 때문에 기업 존속이 어려워질 수 있다"고 강조했다.그러면서 "누진세율을 적용하는 현재의 상속세법이 아닌 자본이득세로 대체하는 것이 적절하다"고 덧붙였다.자본이득세는 피상속인의 취득가액을 상속인이 승계받아 처분할 때 피상속인의 보유시점의 자본이득을 과세하는 방식이다. 기업을 운영하는 동안에는 과세를 이연한다고 보면 된다.양 교수도 "과다한 기업 상속세는 완화시키거나 폐지시켜서 기업의 자유로운 활동 역동성을 보존하고, 법인세 문제도 완화시켜야 할 부분이 있다"고 제언했다.이어 "고소득자라고 해서 세금을 많이 부과하지만 물가가 오르면서 중산층에 불과한 사람들도 세금이 너무 과다해져서 역동성을 잃어버리고 있다"며 "중산층에 대한 세제 완화가 시급하다"고 평가했다.노사관계 힘의 불균형도 균형 있게 바로잡아 불필요한 사회적 갈등을 줄여 기업 활동을 촉진시켜야 한다는 주장도 나왔다.조 교수는 "양대 노조가 회계 공시 제도를 받아들인 것은 성과다. 다만 노사 간의 불균형은 아직"이라면서 "노동자가 파업을 하면 대체 근로 전면 금지인 것은 문제가 된다. 파업권과 조업권이 균형을 이뤄야 한다"고 말했다.또 "주 52시간제를 모든 직업군에 획일적으로 적용하는 것은 옳지 않다"며 "어떤 직업은 특성상 밤을 새고 일하는 경우도 있다. 좀 더 유연성을 가져야 할 필요성이 있다"고 설명했다.‘타다 금지법’을 시행하거나 ‘우버’가 한국에서는 불법으로 간주되는 경우도 국가 권력이 자유시장 경제체제를 침해하는 것이라고 지적했다. 여기에 로톡·직방 등의 플랫폼이 기존의 직능단체와 갈등을 빚는 것도 혁신을 망가뜨리는 사례라고 우려했다.조 교수는 "우버를 열어야 한다고 본다. 우리나라만 빼놓고는 대부분의 나라는 우버가 다닌다"며 "그간 개인 택시를 늘려왔고, 개인택시가 세력화될 것을 생각하지 못했던 것을 보면 첫단추가 잘못 끼워진 것이라고 본다"고 지적했다.그러면서 "마찬가지로 법률서비스 플랫폼, 비대면 진료도 허용돼야 한다"며 "접근성과 효율성을 높이면 소비자들이 더더욱 양질의 서비스를 제공받을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이어 "직능단체와 플랫폼과의 대립처럼 보이기도 하지만 정부의 의지 문제도 있다"며 "소비자들의 접근성을 높일 수 있도록 (정부에서) 강제 해야 될 가능성도 있다"고 부연했다.전문가들은 정부와 국회가 시장경제에 대한 원칙을 제대로 알고 구체적인 경제 정책을 펴나가야 한다고 조언했다.양 교수는 "정부와 국회는 시장 경제를 지키는 것이 장기적으로 풍요를 가져다 준다는 원칙을 제대로 알고 구체적인 정책을 펴나가야 한다"고 말했다.그러면서 "정치권에서는 시장 경제를 폄훼하거나 일부 부작용을 침소봉대해서 여러 가지 규제 정책을 쓰고 있다"며 "그런 규제 정책들을 국민과 함께 소통하면서 바꿔 나가야 한다. 구조개혁과 규제 완화를 화두로 민간 경제의 역동성을 증가시키는 것이 현재로서는 가장 시급한 문제"라고 짚었다.조 교수도 "정부와 국회가 자유주의와 시장경제의 본질을 잘 공부하고 거기에 맞게끔 정책을 펼쳐 나가야 한다"며 "시장에 맡기는 규제 완화는 꼭 필요하다"고 강조했다.ysh@ekn.kr서울 광화문광장에서 출근을 하고 있는 시민들이 걸어가고 있다. 연합뉴스

野, 공관위원장에 임혁백 교수 임명…"투명·공정한 공천 업무 기대"

[에너지경제신문 윤수현 기자] 더불어민주당 총선 공천관리위원장에 임혁백 고려대 명예교수가 임명됐다. 강선우 대변인은 29일 오전 국회에서 열린 비공개 최고위원회의 후 브리핑을 통해 "최고위원회는 공관위원장에 세계적 석학인 임혁백 교수를 임명했다"며 "투명하고 공정한 공천관리 업무를 이끌어줄 것으로 기대한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임 교수는 한국 정치사의 현장과 함께했고, 한국 정치를 이론화한 분으로 유명하다"며 "변화를 주도하는 민주당, 이기는 민주당이 될 수 있도록 공정하게 관리해줄 것"이라고 말했다. 민주당은 지난 2020년 총선 당시 5선의 원혜영 의원이 공관위원장을 맡았으나 이번에는 일찌감치 계파색이 옅은 외부 인사를 물색했다. 총선 공천을 앞두고 친이재명(친명)계와 비이재명(비명)계의 갈등이 고조된 상태라 내홍의 소지를 사전에 차단하겠다는 의도였다. 다만, 임 교수가 지난 대선 경선 때 이재명 대표의 정책자문그룹인 ‘세상을 바꾸는 정책 2022’ 자문단에 이름을 올렸던 만큼, 비명계 일각에선 ‘친명 인사’라며 반발할 가능성이 있다. 강 대변인은 "임 교수 임명에 대해 최고위에서 이견은 없었다"며 "공관위원 인선은 위원장 임명 후 순차적으로 진행될 것"이라고 설명했다. ysh@ekn.kr20231229026950_AKR20231229072100001_01_i 임혁백 고려대 명예교수. 연합뉴스

천하람, 이준석 신당 합류…"1000명 이상 출마 의사 밝혀"

[에너지경제신문 윤수현 기자] 이준석 전 국민의힘 대표 측근인 천하람 전남 순천갑 당협위원장이 29일 국민의힘을 탈당하고 이 전 대표가 추진하는 신당에 합류하겠다고 선언했다. 천 위원장은 국회 소통관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오늘 국민의힘을 탈당한다"며 "앞으로 가칭 개혁신당의 창당준비위원장을 맡아 미래를 위한 새로운 정당을 만들고자 한다"고 밝혔다. 대구 출신인 그는 보수정당 불모지인 호남에서 총선에 도전한 당내 개혁 성향 소장파 정치인이다. 지난 3·8 전당대회 때 당 대표 선거에 출마하기도 했다. 그는 "단기간 내에 국민의힘을 근본적으로 개혁하는 것은 매우 어려운 일이라 판단했다"며 "미래를 위한 새로운 정당을 만드는 일은 필요성이 큰 것은 물론, 성공할 가능성도 높다"고 결단 배경을 설명했다. 그러면서 "순천 지역구를 지키며 ‘이준석 없는 국민의힘’에서 개혁 소장파로 승승장구하면 잠시 편안할 수 있지만 조용히 시들어가는 길 아닌가 생각한다"며 "당내 개혁이 혼자만의 힘으로 하는 건 아닌데, 지금 국민의힘에 개혁 소장파로 투쟁과 실질적 변화를 이끌 사람이 원내든 원외든 얼마나 남아 있나"라고 반문했다. 천 위원장은 "개혁신당의 주적은 윤석열 대통령이나 한동훈 비대위원장, 이재명 대표가 아니다"라며 "저출산, 지방소멸, 저성장과 빈곤과 같은 대한민국의 중차대한 문제들이 바로 개혁신당의 주적"이라고 강조했다. 특히 "지역주의를 근본적으로 타파하는 정당이 되겠다"며 "호남과 영남뿐 아니라 사실상의 일당 독점으로 국민 선택권이 제한된 지역에 강하게 도전하겠다. 양당 기득권 지역에서 획기적 변화, 지역구 당선을 끌어내겠다"고 말했다. 천 위원장은 신당 합류 인사를 다음 주부터 소개할 예정이라며 "현역 의원 중 허은아 의원 외에 합류 의사를 밝힌 분이 있고, 차츰 공개하겠다"고 밝혔다. 또 "1000명 이상이 신당으로 출마할 의사를 밝혔고 즉시 출마에 손색없겠다는 분을 60∼70명 추려놨다"며 "수도권이 많지만, 전국 각지에 다양하게 분포돼 있다"고 했다. 그는 출마 지역에 대해 "순천 출마를 최우선으로 고려하지만, 개혁신당 차원에서 내가 역할 해야 하는 부분이 있으므로 최소한의 유연성은 가질 것"이라고 말했다. 한편, 이 전 대표 측근 그룹인 ‘천아인’(천하람·허은아·이기인)에 속한 이기인 경기도의원도 이날 오후 경기도의회에서 기자회견을 열어 탈당 및 개혁신당 합류를 선언한다. 이날 천 위원장 회견장에 함께한 허은아 의원은 다음 주 별도로 거취를 밝힐 예정이다. ysh@ekn.kr국민의힘 천하람, 신당 합류 이준석 전 국민의힘 대표 측근인 천하람 전남 순천갑 당협위원장이 29일 국회에서 탈당 기자회견을 하고 있다. 연합뉴스

한동훈, 김진표 의장 예방 "대화와 타협의 정신 배울 것"

[에너지경제신문 윤수현 기자] 한동훈 국민의힘 비상대책위원장은 29일 첫 공식 일정으로 김진표 국회의장을 예방했다. 김 의장은 한 위원장에게 소통이 중요하다고 주문했고, 한 위원장은 대화와 타협의 정신을 배우겠다고 화답했다. 한 위원장은 이날 오전 9시 30분 의장집무실에서 김 의장을 만나 약 20분간 대화를 나눴다. 김 의장은 "내년 국회의원 선거를 앞두고 당의 혁신을 이끄는 비대위원장이라는 중책을 맡게 돼 어깨가 무거울 것 같다"고 운을 띄웠다. 그러면서 "저도 공직 생활을 오래 하다가 정치에 온지 한 20여 년 되다 보니까 점점 더 정치의 본질에 관한 생각을 하게 된다"라며 "공무원이나 정치인이나 다 같이 나라와 국민을 위해서 일해야 한다는 거에 대해서는 똑같은데, 방법에 있어서는 조금 차이가 있다"라고 설명했다. 그는 "정치인은 적어도 20∼30만 명의 국민의 선출한 사람이다. 주민의 대표로 회의체를 구성해 모든 일을 결정한다는 점에서 공무원과 본질적인 차이가 있다"며 "그러려면 소통이 잘 돼야 한다"고 조언했다. 김 의장은 "내가 상대하는 한 사람 한 사람이, 그분 뒤에는 20만 명, 30만 명의 눈동자가 있다"라며 "대화와 타협을 통해서 갈등을 조정하는 정치의 본령을 해나가려면 상대방의 말을 경청하고 늘 상대방의 입장에 서서 역지사지하려는 자세가 역시 제일 필요하다"고 거듭 강조했다. 이에 한 위원장은 "저는 평소에도 의장님의 품격과 상생의 정치인의 모습을 지키려고 노력하는 모습을 대단히 존경해 왔다"고 호평했다. 그러면서 "저는 이제 여당을 이끄는 사람이지만, (의장께서) 말씀하신 그런 정신을 잘 생각하며 공통점을 찾고 대화와 타협 정신을 더 배우겠다"고 했다. 그는 "사실 제가 (법무부) 장관 할 때 의장께서 여러 가지 좋은 말씀을 해줬다"라며 "지금 해주신 말씀과 비슷한 말이지만, 그때 듣고 ‘이 부분 많이 배워야겠다’라고 생각했다"며 "오늘 다시 좋은 말씀 듣고 그 말씀을 항상 기억하며 공부하겠다"라고 덧붙였다. 한편, 김 의장은 이날 비공개로 진행된 회동에서 한 위원장에게 이태원 참사 특별법이 다음 달 9일 열리는 본회의에서 여야 합의로 처리될 수 있도록 협조해달라고 당부했다. ysh@ekn.kr한동훈 비대위원장, 김진표 국회의장 예방 김진표 국회의장과 국민의힘 한동훈 비상대책위원장이 29일 국회의장실에서 만나고 있다. 연합뉴스

최상목, 태영건설 워크아웃 관련 "필요시

[에너지경제신문 윤수현 기자] 최상목 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은 29일 태영건설 워크아웃(기업구조개선) 신청과 관련해 기존 85조원 규모의 시장안정 조치를 필요하면 확대하겠다고 밝혔다.최 부총리는 이날 은행회관에서 거시경제금융현안 간담회 모두발언에서 "필요한 경우 시장안정조치를 충분한 수준으로 즉시 확대하겠다"며 이같이 말했다.그러면서 "시장안정조치는 작년 10월 레고랜드 사태에 따라 ‘50조원+α’ 수준으로 가동한 이후 부동산 프로젝트파이낸싱(PF) 및 건설사 지원 조치가 순차적으로 추가돼 현재 85조원 수준"이라며 "필요시 추가 확대해 시장변동성의 확대 가능성에 선제적으로 대비하겠다"고 설명했다.필요할 경우 한국은행도 공개시장운영을 통해 유동성 지원을 뒷받침할 계획이라고 덧붙였다. 금융회사의 손실흡수능력도 지속 확충하도록 한다는 방침이다.최 부총리는 "태영건설 관련 익스포져가 금융권 총자산의 0.09% 수준이며 다수 금융회사에 분산돼 있어 건전성에 대한 영향은 제한적일 것"이라면서도 "금융권 스스로 충당금 적립 등을 통해 불확실성에 선제적으로 대비할 수 있도록 유도할 것"이라고 말했다.부동산 PF의 연착륙을 위해 사업장별 맞춤형 대응도 강조했다. 정부는 정상화가 가능한 사업장엔 유동성을 적시 공급하고, 대주단 협약 등을 통해 사업장 재구조화를 촉진한다는 방침이다.그는 "분양계약자가 있는 22개 사업장은 차질 없는 분양 이행을 통해 원활한 입주를 지원하는 한편, 필요시에는 주택도시보증공사(HUG)의 분양보증을 통해 분양대금을 환급하는 등 수분양자 보호에 최선을 다할 것"이라고 설명했다.태영건설 매출 의존도가 높은 일부 하도급사에 대해서는 금융기관의 채무를 1년 상환 유예하거나 금리 감면 혜택을 부여할 방침이다.최 부총리는 "정부와 한국은행은 앞으로도 긴밀한 정책 공조를 바탕으로 잠재 리스크를 철저히 관리해 과감하고 신속하게 대응할 것"이라며 "과도하고 불필요한 시장 불안이 발생하지 않도록 시장 참여자 여러분의 협조를 당부드린다"고 주문했다.태영건설 관련해선 "태영그룹의 강도 높은 자구노력을 전제로 엄정한 구조조정 원칙을 견지하며 태영건설의 경영정상화 방안을 논의할 것"이라고 설명했다.이날 간담회는 경제부총리로서 한국은행 총재, 금융위원장, 금융감독원장과 주최하는 첫 ‘F4 회의’이기도 하다. 전날 국회 기획재정위원회는 인사청문보고서를 채택한 바 있다.ysh@ekn.kr최상목 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이 29일 오전 서울 종로구 정부서울청사에서 열린 비상 경제 장관회의에 참석해 발언하고 있다. 연합뉴스

정세균, 이재명에 "비장한 각오로 벼랑 끝 손 놓는 결단해야" 조언

[에너지경제신문 윤수현 기자] 정세균 전 국무총리가 28일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를 만나 당 대표로서 책임감을 갖고 내부 분열상을 수습하라고 주문했다. 이 대표는 지난 20일 김부겸 전 국무총리를 만난 자리에서도 같은 취지의 조언을 전해 들은 바 있어 향후 당 내홍 수습 방안에 정치권의 이목이 쏠린다. 이 대표와 정 전 총리는 이날 서울 종로구의 한 식당에서 1시간 40여분 간 배석자 없이 오찬을 함께했다. 정 전 총리는 이 자리에서 "단합이 선거 승리의 필요 조건"이라며 "검찰독재로 가는 길을 막는 게 민주당의 가장 중요한 의무인데, 최근 구심력보다 원심력이 커지는 모양새라 걱정"이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특단의 대책이 필요한 시기"라며 "당의 분열을 막고 수습할 책임과 권한은 모두 당 대표에게 있으니 책임감을 갖고 최근 상황을 수습하길 부탁한다"고 했다고 권칠승 수석대변인이 오찬 후 기자들에게 전했다. 정 전 총리는 특히 ‘현애살수’(懸崖撒手)라는 사자성어도 언급했다. 이는 벼랑 끝에 매달려 잡고 있는 손을 놓는다는 뜻으로, 지난 2006년 민주당 전신인 정동영 열린우리당 의장이 의장직을 사퇴할 때 쓴 표현이기도 하다. 이 때문에 해당 사자성어를 쓴 것은 정 전 총리가 이 대표에게 불출마나 그 이상의 희생을 촉구한 것으로 읽을 수도 있는 의도로 풀이된다. 권 수석대변인은 "(정 전 총리가) 결단이 필요하다는 뜻으로 하신 말씀"이라며 "그렇게 하면 당도, 나라도 대표에게 좋은 결과가 있을 것이라고 했다"고 말했‘결단’의 의미를 묻는 말에 권 수석대변인은 "특단의 대책이나 과감한 혁신을 이야기하셨기에 비상대책위원회나 2선 후퇴와는 거리가 있다고 생각한다"고 답변했다. 이어 "선거를 앞두고 양당 간 혁신 경쟁을 선도해 달라는 당부가 있었는데 그 말에 (결단의 뜻이) 포함된 것으로 생각한다"고 덧붙였다. 이 전 대표와 당내 비이재명(비명)계 모임인 ‘원칙과 상식’이 이 대표의 사퇴를 전제로 한 통합 비대위 구성을 촉구했는데, 정 전 총리가 말하는 결단은 이와는 다를 것이라는 시각이다. 실제로 오찬에서 비대위와 관련한 언급은 없었다고 권 수석대변인은 밝혔다. 정 전 총리는 "공천은 매우 스마트하고 나이스하게 진행해 분열 양상이 없게 해야 한다"며 공천 문제에도 ‘쓴소리’를 했다. 이는 최성 전 고양시장 등 비명계 인사가 당내 검증 단계에서 탈락해 경선에도 참여하지 못하며 불거진 갈등 등을 말한 것으로 보인다. 정치권에서는 정 전 총리 등 문재인 정부 ‘3총리’가 공동선대위원장을 맡을 것이라는 관측도 있었으나, 정 전 총리는 회동 후 기자들과 만나 "저는 (총선에) 아무 역할도 없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정 전 총리는 비례대표 선거 방식과 관련한 결론을 내지 못하는 상황을 두고도 "예비후보 등록으로 선거 시기가 됐는데 이를 확정 못 한 것은 국민에게 면목 없는 것"이라고 비판했다. 이 대표는 이 같은 지적을 경청하고 당이 비상한 시기라는 데 공감을 표했다고 한다. 권 수석대변인은 "이 대표는 당 대표로서 최선을 다해 혁신과 통합을 이루겠다고 했다"고 말했다. 권 수석대변인은 회동에서 이 대표와 이 전 대표 간 ‘명낙 회동’과 관련한 대화는 없었다고 밝혔다. 당 안팎에서는 이 전 대표 최측근인 남평오 전 총리실 민정실장이 이 대표의 대장동 개발 특혜 의혹을 최초로 제보한 사실이 전날 공개되며 사실상 회동은 물 건너간 것이라는 해석도 나온다. 진성준 의원은 이날 SBS라디오 ‘김태현의 정치쇼’에서 "이 대표의 무고함이 확실히 드러나면 (이 전 대표가) 그에 상응하는 정치적 책임을 져야 한다"고 주장했다. 이 전 대표는 이날 오후 공천 탈락에 반발하는 최성 전 고양시장의 출판기념회에 참석할 예정이다.이재명-정세균 오찬회동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와 정세균 전 국무총리가 28일 서울 종로구의 한 음식점에서 오찬 회동을 하고 있다. 연합뉴스

野 비주류 이재명 퇴진 압박 속 주목받는

[에너지경제신문 윤수현 기자] 이재명 대표 체제의 더불어민주당을 비판적으로 바라보고 있는 이낙연·정세균·김부겸 문재인 전 정부 세 총리들의 연대설이 관심을 모으고 있는 가운데 이 대표와 정 전 총리가 만나 당 통합에 대해 논의했다. 정치권에서는 이들의 만남이 당 통합과 분열을 결정할 최대 분수령이 될 수도 있다는 분석을 내놓고 있다. 28일 이 대표와 정 전 총리가 만나 당 통합 방안을 논의했다. 이 대표와 정 전 총리는 이날 오후 서울 종로구 한 음식점에서 오찬을 함께했다. 두 사람의 회동 후 권칠승 민주당 수석대변인은 브리핑을 통해 "정세균 전 총리는 총선 승리 없이 국가 미래도 민주주의도 없다고 했다"며 "선거를 앞두고 양당 혁신 경쟁이 있는데 경쟁을 선도해달라. 최근 한동훈 선민후사 이야기 했는데 이 대표에게 선민후민(先民後民)정신으로 정치하고 당을 이끌어달라"고 당부했다고 전했다. 그러면서 "단합은 선거 승리 필요조건이다고 말했다. 검찰독재로 가는 길을 막는 것이 민주당에 주어진 가장 중요한 의무다"라며 "당 분열 막고 수습할 권한 책임은 당 대표에 있으니 수습을 부탁한다"고 말했다고 전했다. 이어 "선거제도의 신속 정리가 필요하고 여야가 빨리 결단이 필요하다"며 "예비후보 등록 시기가 됐는데도 선거제도 조차 확정되지 않은 것은 여야 모두 국민에게 면목이 없다고 말했다"고 전했다. 이 대표는 정 전 총리의 말을 경청하고 비상한 시기라는 것과 총선이 대민 운명이 걸린 선거라는 것에 공감대를 형성했다. 권 대변인은 "이 대표는 정 전 총리의 통합과 혁신 주문에 국민 눈높이에 맞는 혁신과 당내 통합을 조화롭게 하기 위해 최선을 다하겠다고 말했다"고 전했다. 이날 회동에서는 구체적인 혁신의 방법에 대해서는 언급하지 않은 것으로 알려졌다. 이들 만남의 목적은 당 통합의 실타래를 풀기 위해서다. 다만 정 전 대표의 입장에 따라 당 분열의 가능성이 있기 때문에 두 사람의 만남에 정치권의 이목이 쏠리고 있다. 두 사람의 만남이 주목받은 이유는 정 전 총리의 배경에 있다. 정 전 총리는 6선 의원 출신으로 고향 전북 진안 뿐만 아니라 ‘정치 1번지’ 서울 종로 등 지역에서도 한 번도 진 적 없는 ‘총선 불패’의 대기록을 가지고 있으며 대통령 빼고 다해본 정치인이다. 문재인정부서 국회의장과 국무총리를 지내며 한 때 당내 최대 계파를 이끌었다. 노무현 정부에서도 산업자원부 장관으로 내각에 참여했고 더불어민주당의 전신인 열린우리당, 민주당 등을 거치며 정책위의장.원내대표에 이어 당 대표(당 의장)만 세 차례나 맡았다. 특히 당 분열 등 위기상황에서 민주당 주류 계열 정당의 당적을 줄곧 유지하며 특유의 당 화합 및 통합 리더십으로 계파 세력을 늘려온 것으로 알려졌다. 정 전 총리는 문재인 정부 3총리 중 현재 신당을 추진 중인 이낙연 전 총리(국회의원 5선 출신)와 3총리 연대 대상에 포함된 김부겸 전 총리(국회의원 4선 출신)와는 다소 격이 다르다는 평가다. 이 전 총리는 정 전 총리로부터 서울 종로 지역구를 이어받았다. 종로 지역구는 정 전 총리가 재선한 곳으로 총리에 지명된 뒤 국회의원직을 사퇴하고 이 전 대표에 물려줬다. 김 전 총리는 정 전 총리가 당 대표할 때 원내대표로 호흡을 맞춰 정치 선후배로 긴밀하게 소통한 것으로 알려졌다. 특히 두 사람이 당대표-원내대표로 있을 때 이재명 대표를 경기 성남시장 후보로 공천, 이 대표가 정치에 본격 입문하는데 큰 역할을 한 것으로 전해졌다. 정 전 총리가 지난 대선 경선 때 중도 포기한 뒤 이재명 대표가 대선 본선에 출마하고 당 지도부를 ‘친이재명’(친명) 일색으로 꾸려 이끌면서 당내 한 때 최대 계파였던 정세균(SK)계 색깔이 크게 약해진 것으로 분석됐다. 하지만 내년 총선을 앞두고 야권 세력판도 변화와 정 전 총리의 역할에 따라서 적어도 40~50명 정도로 알려진 전 SK계 현역 의원들의 집단행동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는 관측이 제기되고 있다. 특히 현재 노무현재단 이사장도 맡고 있는 정 전 총리는 일부 중복될 수 있지만 SK계 외에 여전히 자신의 영향권에 있는 것으로 분석되는 친문재인·친노무현계까지 뭉치게 할 경우 야권내 막강한 파워를 행사할 수 있다는 것이다. 정 전 총리의 민주당내 영향력은 아직도 건재하다는 평이다. 지난 해 해체됐지만 현 21대 국회에서도 ‘광화문포럼’이라는 SK계 의원들의 모임이 있었다. 대표적으로 당내 비주류로 꼽히는 이원욱·조응천 의원과 안규백·김영주 의원 등이 여기 포함돼 있었다. 최근 이 대표 체제에서는 SK계 세력을 의식한 듯 전략공천의 실무를 이끄는 중책인 전략공천관리위원장에 4선의 안규백 의원을 임명하기도 했다. 아직까지 SK계 의원들이 당내 활발한 활동을 하고 있는 만큼 정 전 총리가 이 대표 체제에 강하게 반대하게 될 경우 ‘3총리 연합’을 한 후 자신의 세력들 중 일부를 살리기 위한 물밑 작업에 나설 수 있다는 관측이 나온다. 정 전 총리가 3총리 연합을 해서 다른 살림을 차리게 되면 민주당은 분열의 길에 설 수 밖에 없는 상황이다. 정 전 총리가 어떤 입장을 취하느냐에 따라 내년 총선에서 이 대표의 손을 잡은 의원 세력이 3분의 1로 줄어들 가능성도 없지 않다는 얘기까지 전해진다. 다만 정 전 총리는 당분간 당내 혁신과 통합의 길을 강조할 것으로 보인다. 최근 정 전 총리는 3총리 회동을 추진할 수 있다는데 의견을 같이 했지만 연대설에 대해서는 선을 그은 것으로 알려졌다. ysh@ekn.kr이재명-정세균 오찬회동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와 정세균 전 국무총리가 28일 서울 종로구의 한 음식점에서 오찬 회동을 하고 있다. 연합뉴스

[인터뷰]

[에너지경제신문 윤수현 기자] "해온 일이 분명하고 할 일이 분명한 ‘콘텐츠가 풍부한 정치인’으로 각인되고 싶다" 이지수 전 문재인 청와대 해외언론비서관은 최근 차기 총선에서 서울 마포갑 출마를 선언한 뒤 지난 21일 에너지경제신문과의 인터뷰를 갖고 "다른 정치인들과는 다른 눈을 갖고, 명확한 콘텐츠를 가진 공공외교와 공정경제의 전문가가 되겠다"며 이같이 말했다. 이 전 비서관은 연세대학교를 졸업하고 미국 변호사로 활동했다. 2003년 한국에 돌아와 시민단체에 몸 담으며 문재인 정부 청와대 정책실장을 지낸 김상조·정하성 교수와 함께 재벌개혁 분야에 헌신했다. 다만 시민단체 활동만으로는 제도를 바꿀 수 없다는 한계에 봉착해 정치에 발을 내디뎠다. 2015년 더불어민주당 영입인재로 입당해 20대 총선에서 서울 중·성동을에 도전했지만 낙선한 뒤 문 정부에서 청와대 해외언론비서관을 지냈다. 이 전 비서관은 문재인 전 대통령의 대선 후보 당시, 그의 사진이 미국 주간지 ‘타임즈 아시아판’ 표지에 실리도록 추진한 것으로 유명하다. 청와대 시절에는 뉴욕타임스 아시아 허브 중 하나를 서울에 유치시키는 데 성공하기도 했다. 이 전 비서관은 마포에 있는 숭문중·광성고 출신으로 ‘마포갑’에 연고가 있다. 그는 성장기부터 지금까지 마포가 발전하는 과정을 지켜보면서 지역 특성을 반영해 마포를 ‘대한민국의 뉴욕’으로 만들고 싶다는 포부를 밝혔다. 그는 "의료할 때 ‘의’, 알 ‘식’, 주거할 때 ‘주’를 써서 의식주라는 공약을 내놨다"며 "먼저 ‘의’의 경우 24시간을 여는 달빛어린이병원을 유치해 아이를 키우기 좋은 지역을 만들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주’는 최근 민주당이 발의한 ‘청년 3만원 패스’를 확대해 공공교통을 많이 이용하게끔 만들고 싶다"고 부연했다. 이 전 비서관이 가장 심혈을 기울이는 공약은 ‘식(識)’이다. 여의도가 대한민국 금융 산업의 메카가 되고 있는 상황에서 여의도와 지형적으로 가까운 마포갑을 ‘백오피스 타운’으로 만들고자 하는 것이다. 그는 "홍콩이나 싱가포르의 금융 기능을 30%만 가지고 와도 30만~50만 양질의 일자리가 생긴다. 뉴욕도 월스트리트를 중심으로 많은 자산운용 회사가 있지만 백오피스 인력들은 다 외부에 있다"며 "금융산업의 허브인 여의도 근처에 있는 마포갑은 천혜의 지역이다. 서울시와 많은 협의를 통해 규제를 풀어줘야겠지만 마포구를 소위 말하는 백오피스 타운으로 설정하는 것이 목표다"라고 강조했다. 또 "금융 허브를 유치하기 위해 자본시장법을 많이 선진화시켜야 한다"며 "지금은 글로벌 스탠다드에 비해 너무 낙후돼 있는 상황"이라고 진단했다. 이 전 비서관은 해외 네트워크가 약한 민주당에 자신의 국제 감각이 뛰어난 경쟁력으로 작용할 수 있다고 자부했다. 그는 "대한민국 역사상 처음으로 외신을 통해 대선 판을 만들었다"며 "이러한 경쟁력을 민주당에 가서 득이 되고, 국가 이익이 되게끔 보여줄 수 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지금까지 시민단체 활동, 외국 변호사 생활을 통해 다른 정치인들과는 피상적으로 다르기 때문에 할 일도 다르다"며 "외교 전문가인 동시에 경제전문가인, 디플로노미스트(Diplomat+Economist)가 될 수 있을 것"이라고 밝혔다. 이 전 비서관은 "대통령이나 외교부 장관은 외교를 할 때 프로토콜에 갇히지만 의원 외교는 그러한 한계가 없기 때문에 인적 네트워크를 쌓기 충분하다"며 "의원 외교를 두텁게 하면 대한민국이 훨씬 더 국익을 지켜내는 데 유리하게 만들 수 있다"고 설명했다. ysh@ekn.kr이지수아저씨 이지수 전 청와대 해외언론비서관(더불어민주당 마포갑 출마예정자) 21일 서울 마포구 사무실에서 에너지경제신문과 인터뷰하고 있다. 사진=윤수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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