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에너지경제신문 윤수현 기자] 국회는 정기국회 회기가 끝나기 전까지 예산안 협상에 성과를 내겠다고 다짐했지만 올해 예산안 처리도 결국 정기 회기를 넘기게 됐다. 여야는 예산안 처리 법정 시한(12월 2일)을 넘긴 상황에서도 ‘네탓 공방’만 이어가다 정기회기 종료 날인 9일까지 예산안을 통과시키는 것을 사실상 포기했다. 여야는 예산안 처리가 법정 시한을 넘기면서 원내대표들과 예산결산특별위원회 간사들이 모인 ‘2+2 협의체’를 꾸려 본격 협의에 돌입했다. 윤재옥 국민의힘·홍익표 더불어민주당 원내대표, 예결위 여야 간사 송언석 국민의힘 의원과 강훈식 민주당 의원은 이날 국회에서 김진표 국회의장 주재 회동을 갖고 12월 임시국회 일정에 합의했다. 합의에 따르면 여야는 오는 20일 본회의에서 예산안을 처리하고 오는 28일 법안 통과를 위한 본회의를 따로 열기로 했다. 윤 원내대표는 회동 직후 기자들과 만나 "오는 11일부터 12월 임시회를 소집한다"며 "예산안 처리를 위해 20일, 법안 처리를 위해 28일쯤 본회의를 열기로 잠정 합의했다"고 설명했다. 홍 원내대표도 "정기국회 내(9일까지) 협의가 안 되면 우리 안(자체 예산안)으로 처리하려 했으나 여당이 노력한다고 해 (예산안을) 20일 처리하기로 했다"고 부연했다. 추경호 부총리는 예산안이 법정 처리 기한과 정기국회 회기를 넘기게 된 데 대해 "민생 경제 상황이 엄중한 이런 시기에 예산안이 정기국회 내까지 통과되지 못하게 된 데 대해 몹시 아쉽게 생각한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지금부터는 여야 2+2 협의체(국민의힘·민주당 원내대표와 예결위 간사)를 통해 민생, 경제 활력 회복에 국회가 정부와 힘을 모아 나간다는 차원에서 합리적으로 접근하며 좋은 협상안이 도출되길 기대한다"고 밝혔다 □ 최근 10년 연도별 예산안 처리 시기 앞서 여야는 내년도 예산안 처리가 정기국회 마지막 본회의에서 처리가 불발된 상황에서 네탓 공방을 이어 갔다. 김기현 국민의힘 대표는 이날 오전 최고위원회의에서 "민주당이 21대 마지막 정기국회조차 대장동 특검과 김건희 여사 관련 특검을 ‘날치기’ 강행 처리하려 하고, 정기 국회를 마치자마자 정쟁 요소 사안인 국정조사를 추진하겠다고 윽박지르고 있다"며 "민주당이 마땅히 해야 할 예산 심사에 충실하지 않고 정쟁 소재를 찾는 데만 몰두하니 이쯤 되면 학교라면 퇴학감, 회사라면 해고감"이라고 비판했다. 그러면서 "합당하지도 않고 시의적이지도 않은 고리타분한 걸 꺼내 들고 특검과 국정조사를 실시한다는 건 총선을 앞두고 민주당과 이재명 대표 향한 국민적 비판을 희석하기 위한 국면전환용이란 사실을 국민들이 훤히 알고 있다"고 주장했다. 윤재옥 원내대표도 "민주당이 정부 예산안을 누더기로 만들고 합의 불발 시 수정안을 단독 처리하겠다고 하는 건 헌법에서 허락되지 않은 입법 독재임을 분명히 지적한다"고 날을 세웠다. 홍익표 민주당 원내대표은 전날 국회에서 열린 최고위원회의에서 "윤 대통령은 기회가 있을 때마다 과학기술, 청년, 취약계층, 지방시대를 강조했지만 예산안은 정반대"라고 비판했다. 이어 "IMF(국제통화기금) 때에도 늘렸던 R&D(연구개발) 예산을 역대 최대 규모로 삭감한 것은 물론 청년내일채움공제는 4200억원, 청년일자리도약장려금은 2400억원, 희귀질환자 지원은 134억원 삭감했다"며 "어르신 문화활동 지원사업은 폐지하고 지역사랑상품권 예산은 하나도 편성하지 않았다"고 덧붙였다. 그러면서 "‘이제부터 야당 협조를 구한다’는 것이 그동안의 잘못을 숨기고 엉터리 예산을 밀어붙이겠다는 알리바이를 만들기 위한 것이라면 단념하기 바란다"고 지적했다. ysh@ekn.kr여야 예산안 2+2 협의체 첫 회의 여야 원내대표와 국회 예결위 여야 간사가 7일 국회 운영위원장실에서 열린 여야 예산안 2+2 협의체 회의에서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왼쪽부터 강훈식 더불어민주당 의원, 홍익표 원내대표, 윤재옥 국민의힘 원내대표, 송언석 의원.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