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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EE칼럼] 학습하는 기계, 변화하는 교실: AI 교육의 빛과 그림자

김한성 굿프롬프트 대표 2022년 11월말에 ChatGPT가 공개된 순간부터 전 세계 교육 현장은 큰 변화를 겪었다. 불과 5일 만에 100만 명이 가입했고, 2개월 만에 월 활성 사용자 1억 명을 돌파했다. 그런데 이 숫자보다 더 충격적인 것은 교육 현장의 반응이었다. ChatGPT는 하루아침에 등장했지만 교육시스템은 수십 년간 축적된 관성을 이겨내지 못하고 있었다. 미국에서는 뉴욕시 공립학교가 ChatGPT 사용을 전면 금지했다가 6개월 후 허용으로 전환했다. 프랑스 파리 정치대학은 모든 과제에 AI 사용 여부 명시를 의무화하였고 이후 부분 허용에 이어 과제별 차별화로 전환했다. 일본은 2023년 7월 '학교에서의 생성AI 이용에 관한 가이드라인'을 발표한 후 여러 차례수정을 거듭했다. 각 국 교육당국이 금지에서 조건부 허용까지 정책을 번복하면서 일관성을 잃었다. 한국도 예외가 아니었다. ChatGPT 공개 직후 한국 교육당국의 첫 반응은 “일단 지켜보자"는 소극적 관망이었다(1단계). 2023년 3월 교육부는 'ChatGPT 등 AI활용 대응 방안'을 발표했지만 내용 자체가 모순적이었다(2단계). “AI 활용을 적극 권장한다"하고 하면서 동시에 “학습자 주도성 훼손 우려"를 표명했고, “디지털 역량 강화 필수"라면서도 “무분별한 사용 경계"를 당부했다. 그리고 6개월 만에 교육부가 180도 다른 정책을 발표했다. 같은 해 9월에 '2027 디지털 기반 교육혁신 방안'과 함께 AI 디지털 교과서(AIDT, AI Digital Textbook) 도입을 공식화한 것이다(3단계). 하지만 ChatGPT 등장 이후 우리 교육 현장에서 벌어진 변화는 혁신이라기보다는 혼란에 가까웠다. 학생들의 과제 작성 패턴에 큰 변화가 일어났고, 교육 현장에서는 상당수 학생들이 AI를 활용하여 과제를 수행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나고 있다. 기존의 과제 생태계는 붕괴되었고, 교사들의 평가 방식은 무력화되었으며, 기술 격차는 새로운 교육 불평등을 낳았다. 가장 큰 문제는 교육계가 “AI를 교육에 어떻게 도입할 것인가"라는 기술적 질문에만 몰두했다는 점이다. 정작 중요한 “AI시대에 교육은 무엇을 해야 하는가"라는 본질적 질문을 던지지 않았다. 교육의 본질은 지식 전달이 아니라 인간 성장이다. AI가 이 본질을 강화할 것인지, 훼손할 것인지가 지금 우리가 마주한 핵심 딜레마다. 정부가 내놓은 대규모 AIDT 프로젝트는 준비되지 않은 채 새로운 혼란을 가중시키고 있다. 현장에서는 AI 교육에 대한 체계적 연수를 받은 교사가 여전히 부족한 상황이다. 또한 AIDT의 “맞춤형 학습"이라는 것이 실제로는 단순한 난이도 조절에 그치는 경우가 상당하다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이런 혼란에도 AI교육 분야의 연구성과는 명확한 진단을 내리고 있다. MIT를 비롯한 주요 AI 연구기관들은 AI 교육 시스템이 진정으로 성공하기 위한 3가지 필수 조건을 제시하고 있다. 첫째, 학습자를 정확히 이해하는 능력이다. 현재 AIDT 시스템은 단순 정답률 분석에만 의존한다. 학습자의 학습 스타일, 인지 패턴, 동기 구조까지 종합적으로 파악하고 사고 과정과 실수 패턴을 다층적으로 모델링해야 의미 있는 적응이 가능하다. 둘째, 즉각적인 반응 능력이다. 현재 교육용 AI는 사후 분석에 머물러 학습 과정의 인지 부하나 이해 어려움을 실시간 감지하지 못한다. 해외 연구는 “학습의 마이크로 모멘트를 놓치면 전체 학습 효과가 급감한다"고 경고한다. 셋째, 교사와의 협업 방식이다. AI가 교사를 대체하는 것이 아니라 전문성을 증폭시켜야 한다. 가장 효과적인 시스템은 “AI가 데이터를 분석하고, 인간이 의미를 부여하며, 둘이 함께 교육적 판단을 내리는" 하이브리드 모델이다. 이 세 조건을 한국의 AIDT 현실과 비교하면, 현장 혼란의 원인이 명확해진다. 우리는 기술 도입에만 집중하고 핵심 조건들을 간과했다. ChatGPT 등장 후 2년 반 기간의 시행착오와 AI 연구계의 통찰을 종합하면, 교육 현장 혼란을 해결할 명확한 방향이 보인다. 첫쨰, AI 교육 안전성 검증 시스템 우선 구축; 전국 일괄 확산을 즉시 중단하고, 권역별 10개 파일럿 스쿨에서 6개월간 집중 실험을 진행해야 한다. ChatGPT 경험 교사들과 AI 연구진이 공동 참여하여 진정한 AI-인간 협력 교육모델을 개발해야 한다. 둘째, 과학적 기준에 부합되는 적응형 학습시스템 구축: 앞서 제시한 세 가지 핵심 조건을 만족하는 시스템으로 전면 재설계해야 한다. 학습자 인지패턴의 다층적 분석, 실시간 모니터링, 교사-AI 협력 인터페이스를 핵심으로 하는 새로운 아키텍처가 필요하다. 셋쨰, AI 시대 교육학 기반 교사역량 혁신: 기기 조작 중심 연수를 폐기하고, 'ChatGPT 시대 교육 철학' 중심의 체계적 연수를 설계해야 한다. “AI를 어떻게 쓸 것인가"가 아니라 “AI 시대에 어떻게 가르칠 것인가"에 초점을 맞춰야 한다. 넷쨰 디지털 격차 해소를 위한 AI 교육 평등 보장: 농어촌과 저소득층을 위한 'AI 교육 바우처' 제도와 지역별 'AI 학습 멘토링 센터' 설치가 시급하다. AI 교육이 불평등을 심화시키는 도구가 아니라 해소하는 도구가 되도록 적극적 개입이 필요하다. 다섯쨰, 학습자 AI 리터러시와 데이터 주권 확립: 초등학교부터 '프롬프트 엔지니어링'(AI에게 효과적으로 질문하는 기법)과 'AI 비판적 사고'를 교육과정에 포함시켜야 한다. 학생들이 AI 답변을 검증하고 평가하는 능력을 기르도록 해야 한다. 동시에 '학습자 데이터 권리장전' 제정으로 학습 데이터의 투명한 관리를 보장해야 한다. AI는 교육을 구원할 수도 있고, 파괴할 수도 있다. 현재 방향으로는 후자가 될 가능성이 높다. 하지만 현 AI 교육의 시행착오를 솔직히 인정하고 근본적 재설계에 나선다면, 한국 AI 교육은 여전히 세계 최고의 혁신 모델이 될 수 있다. 핵심은 “기술에 맞춰 교육을 바꾸는 것이 아니라, 교육의 본질에 맞춰 기술을 설계하는 것"이다. 파일럿 프로그램의 조속한 시작과 체계적 재설계를 통해 새로운 AI 교육 표준을 하루빨리 확립해야 한다. 김한성

삼성전자 초격차 AI·XR, ‘반도체 성공 DNA’ 잇는다

삼성전자가 인공지능(AI)·확장현실(XR) 등 최첨단 기술을 장착한 혁신제품을 앞세워 반도체 신화를 이을 차세대시장 선점에 나선다. 가전·스마트폰 등 성장이 정체된 시장이 경쟁까지 치열해진 상황에서 완전히 새로운 분야에서 미래 수익을 창출하겠다는 전략이다. 글로벌 빅테크들이 앞다퉈 개발과 출시를 서두르는 가운데 AI·XR 신제품의 이익구조가 구축된다면 연구개발(R&D) 투자로 연결해 삼성이 가진 '기술 초격차'를 무기로 지속성장의 선순환 구조를 만들어 나간다는 사업 비전으로 주목받는다. 17일 업계와 주요 외신 등에 따르면, 삼성전자는 AI를 기반으로 만든 로봇가전 '볼리(Ballie)'를 이르면 7월 출시할 예정이다. 제품 개발이 사실상 끝난 가운데 마케팅 방향과 가격 책정 등을 두고 막바지 담금질 작업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볼리에는 삼성전자가 개발한 운영체제(OS) 타이젠을, 구글의 생성형 AI 제미나이를 나란히 탑재한 게 특징이다. 용석우 삼성전자 영상디스플레이사업부장(사장)은 지난 4월 TV 신제품 출시 행사장에서 “(볼리의) 하드웨어 개발이 어느 정도 완성돼 이용자 서비스 테스트를 진행하고 있다"며 “곧 좋은 소식을 전해드릴 수 있을 것"이라고 기대감을 불어넣었다. 볼리는 고객과 대화를 통해 필요한 정보를 제공하거나 창의적인 볼거리·즐길거리를 찾아줄 것으로 예상된다. 기존에 없던 '로봇 집사'가 생기는 셈이다. 블루투스 스피커, 빔프로젝터 등 다양한 가전의 대체제 또는 보완재 역할도 할 수 있다는 분석이다. 삼성전자는 볼리에 '홈 AI 컴패니언(Companion:동반자)'이라는 수식어를 붙이고 있다. '로봇개', '반려로봇', 'AI집사' 등 별명이 붙을 가능성도 점쳐진다. 삼성전자 모바일경험(MX) 사업부의 야심작 '프로젝트 무한'도 조만간 베일을 벗을 전망이다. 오는 7월 초 미국 뉴욕에서 열리는 '갤럭시 언팩' 현장에서 데뷔 무대를 밟은 전망이다. 프로젝트 무한은 삼성전자가 구글과 협업해 내놓는 XR 헤드셋이다. XR(eXtended Reality)은 가상세계를 체험하는 가상현실(VR), 실제 세상에 디지털 요소를 더하는 증강현실(AR), 현실과 가상 세계가 융합돼 자연스럽게 상호작용하는 혼합현실(MR)을 아우르는 개념이다. 구글·젠틀몬스터와 협업해 만드는 '스마트안경'도 연내 공개될 것으로 예상된다. 이처럼 삼성전자가 기존에 없던 AI·XR 기반의 '혁신제품'을 잇달아 선보이는 배경에는 첨단기술의 고도화와 대중화에 따른 신시장 영역이 확대되면서 신기술을 접목한 혁신제품으로 미래 수익을 창출하려는 노력의 일환으로 풀이된다. 주요국 소비자들이 냉장고·세탁기·TV 등은 이미 보유해 범용화 수준에 이르렀지만 AI로봇이나 XR 헤드셋의 수요 비중은 매우 낮다는 판단에서다. 글로벌 시장조사기관 Mordor Intelligence도 글로벌 가정용로봇 시장 규모를 올해 10억 달러(약 1조 3600억원)에서 5년 뒤 2030년 24억달러(약 3조 2680억원)로 2배 이상 커질 것으로 전망한 점도 한몫하고 있다. 또한, 포춘비즈니스 인사이트에 따르면, 상호연결 서비스 등을 포함한 전세계 XR 시장 규모는 지난해 기준 최대 1840억 달러(약 250조원)에 이른다. 앞으로는 연평균 30% 이상 성장해 오는 2032년 1조 6250억 달러(약 2213조원)에 이르는 글로벌 메가마켓으로 발전할 것으로 전망했다. 반도체 분야에서 고대역폭메모리(HBM) 개발에 사활을 걸고 있는 것도 혁신제품과 시너지를 염두에 둔 삼성전자의 사업 확대 의지를 엿볼 수 있는 대목이다. 삼성전자는 최근 HBM 5세대 HBM3E 개선제품 샘플을 고객사들에게 공급했다. 차세대(6세대) 제품 HBM4 개발에도 속도를 내고 있다. 카운터포인트리서치 '2025년 1분기 메모리 보고서'를 보면 경쟁 상대인 SK하이닉스의 D램 출하량 중 HBM이 차지하는 비중은 14%에 불과하지만 영업이익은 54% 책임진 것으로 나타났다. 업계는 이같은 삼성전자의 차세대 혁신제품 행보를 현재 직면한 다양한 대내외 악재에서 찾고 있다. 미국발 관세전쟁,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에 이어 최근 이스라엘-이란 충돌 등 끊이지 않는 국제 정세 불안이 주요 소비국의 판매 중단, 글로벌 경기침체로 이어지면서 글로벌 일류기업의 경영 불확실성을 높이고 있다는 분석이다. 차세대 성장동력으로 낙점한 파운드리(반도체 위탁생산)는 대만 TSMC에 밀린 상태이고, 스마트폰과 가전 분야도 중국기업의 '저가 공세'에 어려움을 겪고 있다. 업계에서는 삼성전자가 수익을 많이 내면 연구개발(R&D) 역량도 올라간다는 기업 특성을 눈여겨보는 분위기다. 출시를 앞둔 AI로봇 볼리, XR 헤드셋 프로젝트 무한 등이 흥행할 경우 또다른 혁신 제품이 탄생할 확률이 그만큼 높아지고, 반도체와 시너지도 배가될 것이라는 해석이다. 삼성전자의 R&D 투자액은 지난해 1분기 7조 8201억원에서 올해 1~3월 9조348억원으로 15.5% 늘었다. 매출액에서 R&D 금액이 차지하는 비중도 10.9%에서 11.4%로 올라갔다. 이는 같은 기간 매출액(71조9200억원→79조1400억원)과 영업이익(6조6100억원→6조7000억원)이 상승한 순효과라는 점에서 업계는 혁신제품의 성공 여부에 주목하고 있는 것이다. 여헌우 기자 yes@ekn.kr

고려아연, 加 자원개발사 지분투자 ‘광물 공급망’ 확보

고려아연은 니켈·코발트·구리·망간 등 전략광물 탐사개발 전문 캐나다 기업에 지분 투자해 국내외 핵심 산업소재 공급망 확보에 기여할 전망이다. 고려아연은 캐나다 광물자원 개발업체 TMC(The Metals Company)의 지분 약 5%를 인수한다고 17일 밝혔다. 이번 투자금액은 약 8500만 달러(약 1157억 1900만원) 규모로, 향후 TMC의 시장 가치와 성장 가능성이 확인될 경우 일정가격에 추가로 주식을 매입할 수 있는 권리도 계약에 포함돼 있다. 최근 미국 트럼프 정부가 탈중국 핵심광물 공급망 강화를 위한 해저 광물 탐사·개발을 촉진하는 행정명령을 내린 가운데 TMC는 연내에 심해자원 채광 허가를 취득해 사업을 본격화할 것으로 알려졌다. 현재 TMC는 심해에서 니켈·코발트·구리·망간 등이 포함된 망간단괴 채광을 준비 중이다. 고려아연은 이번 투자로 전기자동차·재생에너지·첨단산업에 필요한 핵심소재를 확보해 안정적으로 공급체계를 구축한다는 목표이다. 또한, TMC가 채취한 자원을 국내외에서 제련하는 등 다양한 방식으로 협력 범위도 넓혀갈 계획이다. 특히, 고려아연의 이번 지분 투자가 주목받는 이유는 미국 정부의 해외우려기업(FEOC) 규정에 저촉되지 않는 원료를 확보함으로써 세제 혜택 배제 등 통상 리스크를 최소화하고, 이차전지 핵심소재 공급망의 자립도도 높일 수 있다는 전망 때문이다. 현재 고려아연은 2차전지 자회사 켐코를 통해 오는 2027년 상업운전을 목표로 올인원 니켈제련소를 건설 중이고, TMC가 생산하는 자원은 향후 니켈제련소에서 가공될 예정이다. 아울러, 미국 내 니켈제련소 건설 등 추가 협력도 논의 중이다. TMC도 비중국 자본과 기술을 보유한 고려아연과 협력을 중요하게 평가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고려아연측은 “지난해부터 TMC와 협업을 검토하며 사업성과 경제적 타당성을 확인했다"며 “이번 파트너십은 미국 내 독립적이고 신뢰할 수 있는 니켈 공급망을 구축하는 데 의미가 있고, 미국 내 입지 강화에도 크게 기여할 것"이라고 말했다. 박규빈 기자 kevinpark@ekn.kr

SKT 영업 재개 초읽기…점유율 40% 방어 ‘관전 포인트’

대규모 유심(USIM·가입자식별모듈)정보 해킹 사고 이후 SK텔레콤의 가입자 감소세가 두드러진 가운데 2분기 이후 통신시장 점유율이 30%대로 내려앉을 수 있다는 관측이 나온다. 유심 교체 작업이 마무리 수순에 접어든 가운데 신규영업 재개 시점이 관건이 될 것으로 보인다. 17일 과학기술정보통신부의 무선통신서비스 통계에 따르면, 4월 SKT 가입자 수는 전월(2310만4423명)보다 18만163명 감소한 2292만4260명으로 집계됐다. 5월 SKT에서 다른 통신사로 옮긴 가입자 수를 합치면 2251만8730명으로 줄어들 전망이다. SKT의 가입자 규모가 2300만명대를 하회한 건 2023년 12월 이후 16개월 만이다. 지난 4월 발생한 대규모 유심정보 해킹 사고 영향으로 풀이된다. SKT 가입자 수는 1~2월 감소세를 보이다가 3분기 소폭 반등했다. 그러나 사고 발생 이후 다시 감소세로 돌아섰다. 이 기간 SKT의 시장 점유율은 1월 40.54% 4월 40.08%으로 넉 달 새 0.46%포인트(p)가량 떨어졌다. 업계 안팎에선 지난달 5일부터 과기정통부 행정조치로 SKT의 신규영업이 중단됨에 따라 점유율이 30%대로 내려갈 가능성이 높다는 관측이 지배적이다. 한국통신사업자연합회(KTOA)의 5월 이동전화 번호이동 수 현황을 살펴보면, 지난달 SKT 가입자 순감 규모는 40만5530명이다. 같은 기간 KT는 18만5892명, LGU+는 14만8638명이 순유입했다. 총 가입자 수 증감에 따라 수치는 소폭 달라질 수 있으나, 이를 합치면 통신 3사의 5월 점유율은 각각 39.36%, 23.77%, 19.47%다. 전날인 지난 16일부터 이심(eSIM)을 통한 신규영업이 부분 재개됐지만, 수요가 높지 않아 가입자 회복에 미치는 영향은 미미할 전망이다. SKT에 따르면 어제 하루 동안 이심을 통해 유입된 신규 가입자 수는 750명으로, 전체의 약 20% 수준이다. 이심은 단말기에 내장된 칩 형태로, 물리적인 칩이 필요한 유심과 달리 별도 장착 없이 개통할 수 있다. 다만 구형 단말에서는 이같은 방식이 지원되지 않고, 디지털 기기에 익숙치 않은 이용자들의 유심 선호가 높아 활성화가 더딘 것으로 분석된다. 이에 따라 SKT의 신규영업 재개 시점에 업계 이목이 쏠린다. 회사는 오는 19일까지 잔여 예약자에 대한 유심 교체를 마무리한 후, 20일부터 방문 예약 시스템도 도입할 계획이다. 업계 안팎에선 이르면 오는 21일부터 신규영업이 가능해질 것이란 분석도 나온다. 임봉호 이동통신(MNO) 사업부장은 17일 해킹 사고 관련 데일리 브리핑에서 “신규 영업을 재개하기 위한 환경은 마련됐다고 본다"며 “유통망과 함께 영업 재개 이후 단말 물량 확보를 비롯한 마케팅 활성화 방안을 다각도로 모색 중"이라고 설명했다. 신규영업 재개 이후 본격적인 마케팅을 통해 가입자 이탈 방어에 나설 것으로 예상된다. 다만 해킹 사고로 실추된 기업 이미지·신뢰도 회복이 변수가 될 전망이다. 이날 인터브랜드의 '2025 베스트 코리아 브랜드'에 따르면 SKT의 브랜드 가치는 3조4216억3800만원으로 전년 대비 5.4% 감소했다. 같은 기간 KT는 2조193억7500만원, LG유플러스는 6215억3400만원으로 각각 2.7%, 0.8% 증가했다. 민관합동조사단의 마지막 조사 결과가 이달 말로 예정된 가운데 일각에서 사고로 인해 통화세부기록(CDR)이 유출됐을 가능성이 제기되면서 후폭풍이 한동안 이어질 것으로 예측된다. SKT는 “자체조사 결과 CDR은 외부 유출되지 않았으며, 자료가 저장된 서버 또한 암호화돼 있다"는 입장이다. 과기정통부 또한 “주요 정보 유출 여부와 악성코드 감염 시점 검증 등 정밀 조사를 진행 중"이라고 설명했다. 이태민 기자 etm@ekn.kr

이스타항공 600억 유상증자 ‘자본잠식 탈출’ 승부수 될까

이스타항공이 신조기 도입 등 항공안전 투자와 재무구조 개선을 위해 대규모 유상 증자를 통해 자금 확보에 나선다. 최근 매출 성장에도 불구하고 자본 잠식 등 불안정한 재무 상태를 해소하기 위한 조치로 풀이된다. 17일 이스타항공 관계자에 따르면, 회사는 600억원 수준의 유상 증자를 추진한다. 목적은 △신조 여객기 도입 △통합 정비 센터 신설 △승무원 훈련 시스템 개선 등 항공안전 투자와 재무구조 개선에 있다는 설명이다. 이스타항공은 올해 하반기까지 차세대 친환경기인 보잉 737-8 5대를 추가로 도입해 연료비·정비비 감소 효과를 통해 원가 경쟁력을 극대화 한다는 방침이다. 아울러 올 하반기 통합 대한항공·진에어 등 출범에 따라 이관이 예상되는 노선들을 확보해 수익성 강화도 노린다. 이처럼 회사가 자금의 용처를 밝혔음에도 구체적인 유상 증자 방식과 600억원을 어떤 항목에 얼마나 배분할 지 등 세부사항은 빠져 있다. 이스타항공 관계자는 “VIG 파트너스가 주체적으로 추진하는 사항이고, 별도로 공개하지는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또 600억원으로 안전 투자 외 재무구조 개선까지 마무리 할 수 있겠느냐는 질문에는 “항공기 도입과 시스템 개선 등에 활용하고자 한다"는 원론적 입장만 내놓았다. 이스타항공이 유상증자 계획과 동시에 재무구조 개선을 거론한 이유는 불안정한 재무 상태를 해소해서다. 앞서 조중석 대표이사 사장은 2024년 중에 적자에서 벗어나겠다고 약속했지만 아직까지 이뤄내지는 못한 상태다. 금융감독원 전자공시 시스템(DART)에 따르면 이스타항공의 2024년 실적은 매출 4611억8204만원·영업손실 373억8862만원·당기순손실 253억9222만원을 기록한 것으로 확인된다. 2023년 대비 매출은 214.37% 늘었고, 영업손실과 당기순손실은 각각 35.18%, 52.73% 줄어들어 긍정적인 추이를 보였다. 같은 기간 '착한 부채'로 통하는 선수금 역시 364억6661만원에서 813억6323만원으로 123.12% 늘었다. 항공업계에서는 정상 운항을 전제로 고객과의 의무를 이행하기 전까지 부채 계정으로 잡히는 선수금은 매출을 선취한 것으로 인식된다. 이와 같은 이유로 선수금이 늘었다는 것은 곧 영업 성과가 좋았다는 의미로 해석된다. 이처럼 조 대표는 분명 외적 성장은 이뤄냈지만 자본 측면에서는 부실을 막지 못한 것으로 보인다. 2023년 5885억901만원이던 누적 결손금은 6139억123만원으로 4.31% 증가했고, 98억1007만원이었던 자본 총계는 –149억1703만원으로 기록됐다는 점이 이를 뒷받침한다. 자본 총계가 음수라는 점은 완전 자본 잠식 상태라는 뜻으로, 회사가 가진 자산에서 부채를 모두 갚고 나면 남는 자본이 아예 없다는 뜻이기도 하다. 한편 감사 보고서 작성이 완료된 시점부터 3개월에서 1년 새 도래하는 금융 부채는 18억4120만원, 1년 이상 만기가 남은 경우는 34억3980만원 등 총 93억4195만원으로 전년 대비 1.49배 늘었다. 이스타항공은 이달 내로 유상 증자를 마무리 한다는 입장이다. 이스타항공 관계자는 “자금 조달의 적시성 확보를 위해 금융 자산과 부채의 만기 구조를 대응시키면서 유동성 위험을 관리하고 있다"고 전했다. 박규빈 기자 kevinpark@ekn.kr

KG모빌리티, 수출·친환경차 앞세워 ‘실적 반등’ 시동

KG모빌리티(KGM)가 경영 정상화와 미래 성장 동력 확보를 위한 중장기 로드맵을 발표했다. KGM은 유럽 수출 강화와 하이브리드, EREV 등 친환경차 적극 확대를 통해 '미래 모빌리티' 브랜드로 거듭날 방침이다. 17일 KGM은 경기 평택시 본사에서 곽재선 회장, 황기영 대표이사, 노동조합 노철 위원장을 비롯한 임직원과 기자, 애널리스트 등 200여 명이 참석한 가운데 'KGM FORWARD'를 열었다. 행사는 KGM이 지난해 8월 신규 슬로건 'Enjoy with Confidence'와 브랜드 전략 '실용적 창의성'을 공개한 데 이어, 중장기 성장 전략과 미래 비전을 구체화하기 위해 마련됐다. 곽재선 회장은 “2년 10개월간 회사의 아픔과 어려움을 진단했고, 이제는 치료를 시작할 때"라며 “구성원·고객·이해관계자 모두가 만족하는 경영을 실천하겠다"고 인사말을 전했다. KGM은 지난해 적자 탈피에 이어 올해는 본격 성장모드에 돌입한다. KGM은 쌍용차 시절 2017년부터 2020년까지 적자를 매년 기록해왔다. 그러다 2022년 KG그룹 편입 이후 토레스의 흥행으로 간신히 흑자 전환에 성공했다. 황기영 KGM 대표는 “2017년부터 2020년까지 적자를 기록했으나, 2022년 KG그룹 편입 이후 흑자 전환에 성공했다"며 “2023년 영업이익 123억원을 기록했고, 올해는 완성차 12만7000대, 매출 30% 성장, 영업이익 1729억원 달성을 목표로 하고 있다"고 밝혔다. 더불어 KGM은 수출 비중도 6:4에서 7:3으로 확대하며, 하이브리드 모델을 앞세워 글로벌 시장에서의 입지를 강화할 계획이다. 특히 KGM은 올해 해외시장 개척에 더욱 적극적으로 나선다. 토레스 EVX와 하이브리드를 앞세워 튀르키에, 이집트, 이스라엘 등 주요 핵심시장서의 입지를 강화하고, 두바이, 리비아, 시리아, UAE, 필리핀, 에콰도르 등 신흥시장도 개척해 총 73개국의 수출 네트워크를 구축할 방침이다. 더불어 페루, 인도네시아, 알제리, 베트남 등에서는 현지 파트너사와 협업해 맞춤형 차량 공급 및 KD 산업, 국민차 프로젝트 등 다양한 사업을 진행하고 있다. 특히, 최근엔 중국 기업과의 협력이 돋보인다. KGM은 지난해 체리자동차와의 전략적 파트너십 및 플랫폼 라이선스 계약을 통해 중·대형 SUV 개발과 첨단 기술 협력도 본격화했다. 이전엔 전기차 글로벌 1위 BYD와 협력해 하이브리드 기술을 만들기도 했다. 수출과 더불어 KGM이 강조한 것은 '친환경차'다. 비단 하이브리드, 전기차뿐만 아니라 '충전하지 않는 전기차'인 EREV까지의 확장을 강조했다. KGM은 충전의 번거로움 없이도 전기차 수준의 성능과 효율을 구현한 충전하지 않는 전기차를 콘셉트로 하이브리드 시스템을 개발했다고 밝혔다. KGM 하이브리드 시스템은 국내 최초 1-P3 구조의 듀얼모터 변속기(eDHT) 183kWh급 대용량 배터리 A15가지 최신 연비 기술이 적용된 하이브리드 전용 엔진으로 구성돼 도심에 최적화된 고효율 주행 성능을 구현하는 것이 특징이다. 특히, eDHT(eficiency-Dual motor Hybrid Transmission)는 EV, 직/병렬 HEV, 엔진 구동 모드 등 9가지의 운전 모드를 자유롭게 전환할 수 있는 고효율 구동 시스템으로, 정숙하고 부드러운 도심 주행 및 즉각적인 토크 반응, 우수한 연비 실현이 가능하다. 권용일 기술연구소장은 “최대 출력 듀얼코어, 최대 용량 하이브리드 배터리, 최고 효율의 하이브리드 전용 엔진 등으로 EV 주행을 극대화하고 있다"며 “이 기술을 EREV, PHEV까지 확대할 것"이라고 밝혔다. KGM은 신차 계획도 공유했다. 우선 올해 하반기에는 '액티언 하이브리드' 출시를 예고했다. 액티언 하이브리드는 동급 최고 수준의 도심 연비(15.8km/ℓ, 20인치 타이어 기준)와 3,700만 원대의 합리적 가격 경쟁력을 갖췄다. 또 중국 체리사와의 첫 공동 프로젝트인 'SE10' 출시도 언급했다. SE10은 2023년 서울모빌리티쇼에서 선보인 콘셉트카 'F100'에 'T2X 플랫폼'을 적용해 내년 개발 완료를 목표로 진행중이다. 또도 무쏘 브랜드를 중심으로 파워트레인 별 풀 라인업을 완성하여 픽업 시장 내 입지를 더욱 공고히 하고 '다목적 차량(MPV)' 등 신규 세그먼트에 진입함으로써 시장 니즈에 적극 대응한다. KGM은 신차 7종을 2030년까지 순차적으로 선보이며, 시장 트렌드와 고객 기대에 부합하는 라인업을 지속 확대할 계획이다. 곽정현 사업전략 부문장은 “올해 하반기 액티언 하이브리드를 시작으로 내년 1분기 무쏘 스포츠/칸 2.0 터보 가솔린 모델, 하이브리드 MPV 모델 등 다양한 신차를 선보일 것"이라고 말했다. 이찬우 기자 lcw@ekn.kr

인천시, 세계 최대 반도체 국제회의 ‘ISCAS 2029’ 유치

인천=에너지경제신문 송인호 기자 인천시는 17일 국제전기전자공학회 산하 회로 및 시스템 학회로부터 '2029 전기전자공학자협회 회로 및 시스템 국제 심포지엄(IEEE International Symposium on Circuits and Systems 2029, 이하 ISCAS 2029)'의 최종 개최지로 인천이 공식 선정됐다고 밝혔다. 세계 최대 규모의 반도체 분야 국제학술대회인 'ISCAS 2029'는 회로·시스템·인공지능·반도체 분야에서 세계적 권위를 자랑하는 학술대회로 전 세계 1500여명의 산업 전문가들이 참석해 국내·외 학계와 산업계의 활발한 교류의 장이 될 것으로 기대된다. 시는 ISCAS 2029 유치를 위해 2023년부터 학회와 지속적으로 교류하며 기반을 다져왔다. 특히 인하대학교 이한호 교수와 협력해 지난 3월,공식 지지서한을 담은 1차 유치의향서를 학회에 제출했고 이어 'ISCAS 한국 유치단'을 구성해 전략적인 유치 활동을 전개해 왔다. 이러한 민관 협력과 체계적인 대응이 경쟁 도시들과의 접전 속에서 성공적인 유치로 이어졌다. 최종 유치전은 지난달 25일 영국 런던에서 열린 'ISCAS 2025' 현장에서 펼쳐졌다. 이 자리에서 이한호 교수는 유정복 인천시장의 유치 지지영상과 함께 인천 송도의 우수한 마이스 인프라, 국제적 접근성, 풍부한 관광자원을 소개하며 인천의 경쟁력을 발표했다. 김영신 인천시 국제협력국장은 “인천시는 그동안 쌓아온 국제행사 개최 경험을 바탕으로 이번 국제회의 유치에 성공할 수 있었다"며 “이번 행사가 세계 산학연 간 활발한 교류의 장이 될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하겠다"고 말했다. 그는 그러면서 “앞으로도 지역경제 활성화에 기여할 수 있는 국제회의를 지속적으로 유치해 나가겠다"고 덧붙였다. 한편 시는 지난 16일 송도 갯벌타워에서 '2025 인공지능(AI) 기술 트렌드 세미나'를 성황리에 개최했다. 시에 따르면 '인공지능(AI)이 바꾸는 일상, 혁신하는 산업 – 함께 여는 미래의 길'을 주제로 열린 이번 세미나는 기업 관계자, 연구기관, 학계, 유관기관은 물론 일반 시민 등 150여 명이 참석한 가운데 급변하는 인공지능 기술 환경 속에서 지역 산업의 경쟁력을 강화하고 시민과 함께 미래 사회에 대한 통찰과 공감을 나누기 위한 특별한 장으로 마련됐다. 세미나는 산업 현장에서 실제 적용되고 있는 인공지능 기술 사례와 미래 사회의 흐름을 다룬 전문가 강연 세션과 인공지능 기술로 구현된 4대 성인의 특별한 토론회로 구성됐으며 현장 참가자들의 큰 관심과 호응 속에 마무리됐다. 전문가 강연 세션에서는 국내외 산업을 선도하는 인공지능 전문가들이 연사로 나서 각자의 현장에서 체감한 기술 변화와 전략을 공유했다. 첫 번째 연사로 나선 포스코DX 김필호 고문은 'POSCO의 인공지능 자율 제조를 위한 준비'를 주제로, 포스코의 스마트팩토리 구현과 디지털 전환 여정, 제조 현장에서 적용된 피지컬(Pysical) 인공지능 기술 사례를 소개하며 전통 산업의 혁신 가능성을 실증적으로 제시했다. 피지컬 인공지능(AI)은 데이터 기반의 인공지능(AI) 기술이 물리적인 공간과 기계 환경에 융합돼, 실질적인 공정 판단과 자동화를 수행하는 기술을 의미한다. 이어서 마이크로소프트 이건복 상무는 '인공지능 에이전트와 함께 일하는 시대'를 주제로 초거대 언어모델 기반 인공지능 에이전트 기술이 실제 업무 현장에서 어떻게 생산성을 끌어올리고 있는지를 국내외 사례 중심으로 설명하며, 기업 환경의 근본적인 변화 방향을 제시했다. 세 번째 연사인 솔트룩스 이경일 대표는 '인공지능이 바꾸는 일상, 혁신하는 산업'을 주제로 강연을 진행했다. 그는 생성형 인공지능 기술이 초래한 산업 패러다임의 전환과 인간-기계 간 새로운 관계 형성, 그리고 그 속에서 등장하는 사회적 가치와 비즈니스 모델에 대한 깊이 있는 통찰을 공유했다. 특히 이 대표의 강연에 이어 진행된 '인공지능 4대 성인 토론회'는 이날 세미나의 하이라이트로 손꼽혔다. 인공지능 기술로 구현된 예수, 부처, 공자, 소크라테스가 가상 패널로 등장해 '인간의 삶과 행복'이라는 주제로 철학적 대화를 나누는 이색적인 형식의 세션으로 첨단 기술과 인문학이 공존하는 새로운 시도로 참가자들에게 깊은 인상을 남겼다. 시는 보다 많은 시민이 이번 세미나의 핵심 콘텐츠를 직접 체험할 수 있도록 '인공지능 4대 성인 대화 서비스'를 내달 15일까지 제공한다. 이 서비스는 스마트폰용 '미미콘' 앱을 통해 이용할 수 있으며 앱 내에서 대화하고 싶은 성인을 선택해 사용하면 된다. 유정복 인천시장은 “이번 세미나는 인공지능이라는 거대한 기술 전환의 흐름 속에서 우리가 함께 미래를 준비하고 새로운 가치를 창출해야 한다는 사실을 다시금 일깨워준 뜻깊은 자리였다"며 “인천시는 인공지능을 미래 경쟁력의 핵심 동력으로 삼아 변화의 중심에서 끊임없이 진화하며 시민과 기업이 함께 성장하는 인공지능 융합 중심 도시로 지속적으로 도약해 나가겠다"고 강조했다. sih31@ekn.kr

S-OIL, 소방영웅지킴이 후원금 5억6500만원 전달

에쓰-오일(S-OIL)은 16일 '소방영웅지킴이 후원금' 5억 6500만 원을 소방청과 한국사회복지협의회에 전달했다. 서울 마포 호텔나루에서 열린 전달식에서 기부된 후원금은 올해 공상 소방관 치료비, 순직 소방관 유자녀 학자금, 소방영웅 시상금 등 다양한 소방영웅지킴이 프로그램에 사용될 예정이다. S-OIL은 지난 2006년부터 소방영웅지킴이 프로그램을 시작해 대한민국의 안전과 생명을 지키는 소방관 및 가족을 20년간 지원해 왔다. 프로그램은 올해의 소방영웅 시상을 비롯해 △순직소방관 유가족 위로금 △순직소방관 유자녀 학자금 △부상소방관 치료비 △소방관부부 휴(休) 캠프 등으로 진행된다. 그동안 총 3700여명의 소방관과 가족들에게 누적 약 108억 원의 후원금이 전달됐다. 알 히즈아지 S-OIL CEO는 “각종 화재와 사고 현장에서 몸을 사리지 않고 애쓰는 소방관들의 희생과 용기에 늘 감사함을 느낀다"며 “앞으로도 소방관들을 지속적으로 지원하겠다"고 밝혔다. 여헌우 기자 yes@ekn.kr

현대·기아차, 美충돌평가 ‘가장 안전한 차’ 2년연속 최다  선정

현대자동차그룹이 미국 자동차 안전 평가에서 2년 연속 '가장 안전한 차'를 최다로 배출했다. 현대차그룹은 미국 고속도로안전보험협회(IIHS)가 발표한 충돌 평가에서 △현대차 아반떼(현지명 엘란트라) △쏘나타 △기아 K4 등 3개 차종이 '톱 세이프티 픽 플러스'(TSP+) 등급에 선정됐다고 16일 밝혔다. IIHS는 충돌 평가에서 최고 수준의 안전성을 갖춘 차량에 TSP+ 등급을, 양호한 성적을 거둔 차량에 TSP 등급을 각각 부여한다. 이번 IIHS 충돌평가에서 TSP 이상 등급을 받은 현대차그룹 차종은 △현대차 7개 △제네시스 5개 △기아 3개 등 총 15개다. 이는 일본 완성차인 마쯔다(8개), 혼다(7개) 등을 누르고 글로벌 자동차 그룹 기준 최다 선정 기록이다. 올해 TSP+ 수상 차종은 △아이오닉 5 △아이오닉 6 △코나 △투싼 △싼타페 △GV60 △GV70 △GV70 전동화 모델 △GV80 △EV9 △텔루라이드 등이다. 제네시스 G90는 TSP 등급에 선정됐다. 지난해 평가에서도 총 22개 차종이 TSP+ 및 TSP 등급을 받은데 이어 이번 수상으로 현대차그룹은 2년 연속 '최고 안전 차'의 신뢰와 위상을 과시했다. 현대차그룹 관계자는 “매년 강화되는 IIHS 충돌 평가에서 현대차그룹의 다수 차종이 우수한 성적을 거둬 매우 자랑스럽다"며 “첨단 연구와 설계·기술로 고객에게 글로벌 최고 수준의 안전과 품질을 갖춘 차량을 제공할 것"이라고 말했다. 여헌우 기자 yes@ekn.kr

중동戰 불똥 고유가에 車산업도 ‘비상등’

이스라엘과 이란 간 무력 충돌로 국제 유가가 급등하자 국내 자동차 시장에 심각한 타격이 우려된다. 고유가에 따른 연료비와 운송비 등 전반적인 물가 상승이 자동차 수요를 위축시킬 것이라는 전망이 나오고 있기 때문이다. 16일 업계에 따르면, 뉴욕상품거래소에서 15일 오후 7시(현지시간) 기준 서부텍사스원유(WTI) 선물은 3.7%(2.72달러) 급등한 배럴당 75.67달러에 거래됐다. 브렌트유 선물도 4.94%(3.67달러) 급등한 배럴당 77.90달러를 기록했다. 이번 국제유가 급등은 지난 13일 이스라엘의 이란 핵시설 공습과 이란의 미사일 보복 등 중동지역의 군사적 긴장이 고조된 데 따른 여파로 풀이된다. 두 나라 모두 추가 대규모 공격을 경고해 중동지역 전쟁이 국제유가 및 경제의 불확실성을 더욱 키우고 있는 것이다. 특히, 이란의 하루 원유 생산량이 300만 배럴을 넘고, 수출량도 200만 배럴에 달하는 가운데 이란 정부가 전 세계 원유 물동량의 20%가 통과하는 호르무즈 해협 봉쇄를 진지하게 검토 중이라는 이란 의회의 발언까지 나와 유가시장에 불안을 증폭시키고 있다. 실제로 글로벌 투자그룹 JP모건은 호르무즈 해협이 봉쇄되거나 무력 충돌이 중동 전역으로 확산될 경우 국제유가가 배럴당 130달러까지 치솟을 수 있다고 경고했다. 이같은 중동발 고유가 급등 움직임으로 국내 완성차업계에 '빨간불'이 켜졌다. 모든 원유를 수입에 의존하는 자원수급 구조상 유가 변동에 매우 민감할 수밖에 없는데다 이번 이스라엘과 이란의 무력충돌로 원가 상승, 소비 위축 등 복합적이고 구조적인 악영향이 예상되기 때문이다. 우선 고유가는 기업의 생산비 부담을 증가시킨다. 현대경제연구원에 따르면, 국제유가가 배럴당 100달러를 달성할 경우 자동차 산업은 1.4%의 원가 상승 압박을 받는다. 만약 최대 전망치인 배럴당 130달러까지 오를 경우 자동차 업계의 피해는 상상을 초월한다는 게 업계 분석이다. 문제는 원가가 올라도 글로벌 시장 경쟁이 치열해 완성차 가격을 쉽게 인상할 수 없다는 점이다. 결국, 차량 제조사들은 수익성을 희생하며 상품을 판매할 수밖에 없는 상황에 처한다. 또한, 고유가는 물가상승으로 이어지고 소비자의 실질 구매력을 감소시킨다. 이는 자동차 등 고가 내구재 구매를 미루게 만드는 근본 요인으로 작용한다. 자동차 구매심리 회복은 유가 안정과 공급망 정상화 등 외부 변수에 크게 좌우될 전망이다. 산업연구원에 따르면, 국제유가가 10% 오를 때 국내 소비자물가는 0.85% 상승 압력을 받는다. 특히, 자동차 판매는 유가 1% 상승 시 0.68% 감소해 내수와 수출 모두 위축세를 보이는 것으로 나타났다. 뿐만 아니라 고유가는 소비자들의 기름값 부담을 더욱 가중시킨다. 한국석유공사 유가정보시스템 오피넷에 따르면, 16일 오전 10시 30분 기준 서울 주유소 휘발유 평균 판매가는 전일 대비 L당 9.46원 오른 1705.98원을 기록했다. 연료비 부담이 커지면 내연기관차 구매 수요가 급격히 위축된다. 소비자들은 차량 유지비 상승을 우려해 신차 구매를 미루거나, 연비가 좋은 차종 또는 대중교통으로 이동 수단을 전환하는 경향을 보이고 있다. 높은 기름값에 전기차 구매 확대에 대한 기대도 있지만, 이는 현실적으로 실현되기 어렵다는 분석이 대부분이다. 완성차 시장 자체가 축소되는데다, 전기차의 경우 여전히 내연기관차보다 비싸서 접근이 어렵기 때문이다. 윤창현 산업부 자원산업정책국장은 “한국은 원유와 가스의 중동 의존도가 높은 만큼 중동 상황은 우리 에너지 안보와 밀접하게 연관돼 있다"며 “국민경제에 미치는 부담을 최소화할 수 있도록 정부·업계·기관이 원팀으로 신속히 대응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찬우 기자 lcw@ekn.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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