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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멸 위기’ 석화업계, 고강도 구조조정에 내몰린다

업황 부진을 견디다 못한 국내 석유화학 기업들이 '현금 확보'를 위해 경쟁사간 생산시설을 합치고, 내부 직원 권고사직을 시행하는 동시에 수익성 낮은 비핵심사업 부문을 내다파는 등 대규모 구조조정에 내몰리고 있다. 이는 변화 없이는 소멸될 것이라는 유화업계 전반의 위기감이 반영된 것이지만 이후에도 업황이 개선되지 않을 것이라는 비관적 전망이 크게 작용한 결과로, 업계는 당분간 '고난의 행군'이 이어질 것으로 내다본다. 16일 나이스(NICE) 신용평가에 따르면, 지난해 하반기 들어 유가가 하락 안정화됐고, 블렌딩 수요가 위축되며 파라자일렌(PX, Paraxylene) 스프레드는 약세로 전환됐다. 올해 중에도 신규 증설 부담 등으로 유가 하방 압력이 존재한다는 점 등을 감안하면 향후 아로마틱 제품의 마진은 부진할 것으로 예상된다. HD현대오일뱅크와 롯데케미칼은 각각 보유한 충남 대산읍 소재 석유화학 제품 생산 설비를 통합하는 것을 골자로 한 협상을 지속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우선 두 회사가 생산설비를 합작법인인 HD현대케미칼에 현물 출자하게 만드는다는 전언이다. 또한, HD현대케미칼은 시황에 맞춰 생산 규모를 축소해가는 등 HD현대오일뱅크와 롯데케미칼의 나프타 분해 설비(NCC, Naphtha Cracking Center) 설비 통폐합 가교 역할을 수행하도록 한다는 것이다. 이와 관련, 한 대형 회계법인이 두 회사의 자산과 합작회사 HD현대케미칼의 기업 가치를 실사중이라고 소식이 알려졌다. 2014년 탄생 당시부터 합작사였던 HD현대케미칼 지분 구조는 HD현대오일뱅크 60%, 롯데케미칼 40%로 이뤄져있고, 2018년 3조4217억원을 투자해 중질유 기반 석화 설비(HPC)를 확보해 에틸렌 연산 규모는 85만톤에 달한다. 이 외에 롯데케미칼은 인근 설비에서 연간 110만톤 규모의 에틸렌을 생산 중이다. 그러나 지난해 롯데케미칼과 현대케미칼은 각각 1조8255억원, 2837억원 등 도합 2조1092억원에 이르는 대규모 손실을 기록한 바 있다. 그런 만큼 양사는 보유 설비를 하나로 합침에 따라 관리비와 인건비 등 각종 비용을 절감하고, 원재료 구매 시에도 단가 인하 등 협상력을 발휘할 수 있을 것이라는 관측이 제기된다. HD현대와 롯데케미칼의 이 같은 움직임은 지지부진했던 국내 석화업계 구조조정의 신호탄으로 작용할 것으로 예상된다. 석화 업황은 중국과 중동 기업들이 시장 내 과잉 공급을 이어옴에 따라 10여년 전부터 악화일로를 걸어왔고, 현장 생산직도 감원할 정도로 나빠진 상태다. 롯데케미칼은 울산 공장 정년 퇴직을 앞둔 직원들과 장기 근속자들을 대상으로 권고 사직을 진행하고 있다. 보상 규모는 개인차가 있지만 평균적으로 35~40개월분의 급여와 위로금 500만원 가량을 제안한 것으로 전해진다. 앞서 임원은 2022년 102명에 달했지만 작년 말에는 78명으로 대폭 감축하면서도 생산 최일선에 있는 직원들은 그대로 뒀지만 최근에는 이들 역시 예외가 아닌 것으로 풀이된다. 롯데케미칼의 구조조정은 이 뿐만이 아니다. 올해 2월 19일 파키스탄 고순도 테레프탈산(PTA) 생산·판매 자회사인 LCPL(LOTTE CHEMICAL Pakistan Limited)의 보유 지분 전량(75.01%)을 매각하고 미수령 배당금도 수취해 1275억원을 확보했다. 이어 3월 28일 일본 소재 회사 레조낙 지분 4.90%를 2750억원에 팔아 현금을 챙겼다. 국내 석화 1위 기업 LG화학도 수처리 필터(Water Solutions) 사업을 글랜우드프라이빗에쿼티(PE)가 설립한 특수 목적 법인(SPC)인 코리아 워터 솔루션 홀딩스(Korea Water Solution Holdings)에 매각키로 했다. 대금은 1조4000억원으로, LG화학 연결 자기 자본의 2.92% 수준이다. LG화학 관계자는 “당사 핵심 육성 영역인 3대 신성장 사업에 역량과 리소스 집중을 위한 포트폴리오 조정"이라고 밝혔다. 아울러 LG화학은 전남 여수시 내 도원·소호 사택 2개소를 폐지하고 안산 1개소만 기숙사 형태로 유지한다는 방침이다. 이용욱 한화투자증권 연구원은 “미국 관세 전쟁으로 인해 배터리·소재·석유화학 실적에 대한 가시성이 낮아졌다"며 “불확실성 해소가 필요하다"고 지적했다. 김서연 나이스 신용평가 기업평가본부 수석 연구원은 “석유화학사들은 투자 계획을 취소하거나 비 핵심 사업부를 매각하는 등 자금 관리를 강화하고 있다"면서도 “부진한 실적으로 운전 자본·이자 비용 등을 자체 현금 창출 능력으로 대응하지 못하며 재무 부담 과 신용 위험 상승세가 이어질 것"이라고 전망했다. 박규빈 기자 kevinpark@ekn.kr

하정우 AI수석 ‘깜짝 발탁’…이재명정부 ‘모두의 AI’ 힘실린다

“큰 그림을 본 후 시스템적 관점에서 인공지능(AI) 개발과 사업을 설계해 온 인물로 알려져 있다. 기술 리더십도 갖추고 있어 적절한 산업 육성책을 제시할 것이라 믿을 만하다." 지난 15일 이재명 정부 첫 AI미래기획수석에 임명된 하정우 네이버 퓨처AI센터장에 대한 업계의 기대 섞인 평가이다. 이재명 정부의 AI 투자 확대에 희망이 큰 가운데 하 수석이 연구·실무·조직 경험을 두루 갖춘 '입체형 전문가'라는 점에서 비용효율·시장친화적 정책을 제시할 것이란 전망이 우세하다. 16일 정계와 플랫폼 업계 등에 따르면, 하 수석은 향후 5년 동안 100조원대 국가 AI 투자·인프라 전략과 예산을 총괄한다. 세부 로드맵이 부족하다는 지적을 받았던 이 대통령의 AI 정책 방향을 구체화하는 역할을 수행할 예정이다. 일단 네이버의 거대언어모델(LLM) 하이퍼클로바X 개발과 국산 AI 생태계 자립 기반 구축을 진두지휘하는 등 현장과 실무를 잘 아는 인물이란 점에서 긍정적 평가가 높다. 하 수석의 AI에 대한 가치관과 개발 방향 등이 새 정부가 구상하는 AI 정책과 부합하는 지점이 많아 기용했다는 분석이 지배적이다. 하 수석은 네이버 클로바 AI연구소장이던 지난 2020년 한국공학한림원의 NAEK 포럼에서 수도권과 지방 간 AI 교육 및 활용 격차를 해소하는 과정에서 정부 역할이 중요하다는 점을 강조한 바 있다. 당시 하 수석은 “AI 덕분에 많은 정보가 효율적으로 분배될 것이라 생각했지만, 정보 격차와 경제 불평등이 더 심해지고 있다"며 "AI 커뮤니티가 수도권에선 활성화돼있지만, 지방엔 거의 없는 점이 대표적이다. 정부에서 행사나 스터디·인프라 등을 지원해 정보 비대칭성을 해소하고, 인재 양성에 신경써야 한다“고 강조한 바 있다. 이는 이 대통령이 대선후보 시절 공약으로 내걸었던 '모두의 AI'와도 긴밀하게 연결된다. 국가 차원에서 AI 기술·인프라를 확보하고, 전문 인력을 육성해 모든 국민이 고성능 AI를 활용할 수 있는 환경을 조성하는 게 골자다. 이는 하 수석이 그동안 강조해 온 '소버린(주권) AI'와 밀접하게 상통한다. 소버린 AI는 국가가 자국 인프라·데이터를 활용해 독립적 AI 역량을 구축함으로써 기술 주권을 확보하는 전략이다. 글로벌 빅테크의 영향에서 벗어나 자율성을 확보하고, AI를 전략 자산으로 활용하기 위한 핵심 요소로 꼽힌다. 즉, 해당 전략을 통해 확보한 기술 자산을 활용해 공약을 실현한다는 청사진으로 풀이된다. 하 수석 임명에 IT업계 안팎에선 이 대통령의 실용주의 인선 기조가 반영됐다고 입을 모은다. 정·관계 및 학계 인사가 아닌 현장 전문가를 인선했다는 점에서 '즉전감(즉시 전력감)' 선호가 두드러졌다는 것이다. 정치 성향이나 이해관계가 아닌 기술 전문성으로 중심축이 이동함에 따라 향후 새 정부의 AI 정책 추진 과정에 속도가 붙을 가능성이 높다는 시각이다. 한국인터넷진흥원장을 지낸 이원태 국민대 특임교수는 페이스북을 통해 “하 수석은 AI모델 개발부터 에너지 문제, 인재 양성, 법·제도 및 거버넌스 등을 섭렵한 진정한 전문가로, 이론에 그치지 않고 언제든 정책을 구체화할 수 있는 실무 역량을 갖추고 있다"고 전했다. 이어 이 특임교수는 “(이번 인선은) 앞으로 AI 시대를 이끌 정치 지도자는 단순히 AI를 이해하는 수준을 넘어 실질적 전문성을 갖춘 'AI 리더'가 돼야 하는 시대가 도래했다는 의미"라고 분석했다. 하 수석과 정부 AI 정책의 성공 관건은 관련 부처 및 여야 간 공조체계 구축이라는 견해가 지배적이다. 일각에선 하 수석의 행정 경험이 많지 않은 데다, 인사권이 없다는 점에서 정책 조율 역량에는 다소 한계가 있을 수 있다는 우려도 적지 않다. 업계 한 관계자는 “현장 일선에서 근무했던 경험이 있는 만큼 실질적이고 구체적인 AI 전략이 수립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며 “일각의 우려를 해소하기 위해선 산·학·연 등 다양한 이해관계자들의 의견을 포괄적으로 경청·수렴하는 노력이 수반돼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태민 기자 etm@ekn.kr

삼성·LG전자, ‘미래성장 자양분’ 인재·스타트업 유치 경쟁

삼성·LG전자가 인재 양성 및 스타트업과 협업에 공을 들이고 있다. 인공지능(AI)을 필두로 첨단 산업 변화의 속도가 빠른 만큼 미래를 준비하기 위해 적극적으로 움직이는 모습이다. 16일 업계에 따르면, 삼성전자는 오는 7월 4일까지 'C랩 아웃사이드 8기' 스타트업을 공개 모집한다. 모집 분야는 △AI △로봇 △디지털헬스 △사물인터넷(IoT) △콘텐츠·서비스 △소재·부품 △모빌리티 △ESG 등이다. 국내에 법인이 등록돼 있고 시리즈B 이하 투자를 받은 스타트업이라면 누구나 지원할 수 있다. 삼성전자는 'C랩 아웃사이드'를 통해 선발된 스타트업들이 회사와 사업 협력 기회를 모색하고 실질적인 사업 연계를 통해 시너지를 낼 수 있도록 지원하고 있다. 선발된 스타트업은 지분 취득 없이 최대 1억원의 사업지원금, 전용 업무공간, 삼성전자 내부 컨설팅 프로그램, CES 등 국내외 IT 전시회 참가, 삼성전자 보유 특허 무상 양도 또는 사용권 등 다양한 혜택을 받을 수 있다. 또한, 삼성전자는 2015년부터 우수 사내벤처 과제가 스타트업으로 분사할 수 있도록 '스핀오프' 제도를 실행하고 있다. 스타트업들이 C랩 아웃사이드 졸업 및 스핀오프 이후에도 지속적으로 상호간 협력할 수 있도록 'C랩 패밀리' 제도도 운영하고 있다. 전필규 삼성전자 창의개발센터장(부사장)은 “스타트업과 동반 성장을 통해 미래를 함께 준비하고, 성공적인 협력 모델을 지속적으로 만들어 나가겠다"고 말했다. 청소년 교육 활동에도 진심이다. 삼성청년SW·AI아카데미를 포함해 △삼성희망디딤돌 △삼성드림클래스 △삼성푸른코끼리 △기능올림픽기술교육 등 학생들이 잠재력을 발휘할 수 있는 프로그램을 운영 중이다. 특히, 삼성청년SW아카데미(SSAFY)는 2018년 12월 1기 교육을 시작한 이래 올해 초 입학한 13기까지 약 1만1000여명의 청년들에게 교육 기회를 제공했다. 1년간 매일 8시간씩 총 1600시간의 집중적인 교육 및 교육생간 협업 프로젝트 등을 통해 실전에 즉시 투입될 수 있는 역량을 갖춘 개발자를 양성하고 있다. 교육생 전원에게는 매달 100만원의 교육지원금도 지급한다. 1~10기 전체 수료생 8000여 명 중 약 6700명이 취업에 성공해 84%의 높은 취업률을 자랑하고 있다. LG전자 역시 인재 확보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LG전자는 11~15일(현지시각) 미국 테네시주 내슈빌에서 열린 '국제 컴퓨터 비전 및 패턴 인식 학술대회'(CVPR) 현장에서 AI 인재 채용 행사를 열었다. CVPR은 AI의 눈으로 불리는 컴퓨터 비전 분야를 주제로 한 세계 최고 권위 학회다. 아울러 사업 분야와 연관성이 높은 논문 저자들과의 개별 미팅을 여는 동시에 AI 기술 및 성과를 소개하는 'LGE AI Night'도 주관했다. 현장에서는 현재 진행 중인 연구개발 아이템과 그간 국제 학회 등에서 소개됐던 논문들을 중심으로 LG전자가 비전 AI 분야에서 가지고 있는 기술력 및 개발 로드맵을 소개했다. LG전자는 이달 말 미국 뉴저지에서 해외 우수 인재 채용 프로그램 '북미 테크 콘퍼런스'를 진행할 예정이다. 이번 행사에는 국내 대학에서 AI를 전공하는 석·박사과정 학생 및 연구원은 물론이고 해외 우수 대학에서 AI를 전공중인 한국인 유학생들이 주로 참석한다. 앞서 지난 4월 국내 최고 기술인재들인 이공계 석·박사 과정 및 과학고 인재 300여 명을 LG전자를 비롯한 그룹 계열사들이 주최한 'LG TECH CONFERENCE 2025'로 초청해 LG의 첨단 기술과 미래 비전을 공유했다. B2B사업에 스타트업 협업 성과를 접목하는 노력도 기울이고 있다. LG전자는 지난해 말 서울 마곡 LG사이언스파크에서 한국무역협회(KITA)와 함께 '비즈노베이터' 성과발표회를 가진데 이어 지난 4월 공개 모집을 통해 123개 지원 스타트업 중 △옥토브 △커넥트브릭 △빔웍스 △소서릭스 △모니트 △위클러버 △스칼라데이터 △티제이랩스 등 8개의 파트너사를 최종 선발했다. 이후 신사업 육성 전문가를 투입해 LG전자가 보유한 기술 및 노하우를 제공하며 이들과 사업화 검증을 진행해 왔다. LG전자 관계자는 “미래 준비와 사업 경쟁력 강화를 위해 가장 중요한 AI 우수 인재 확보 및 육성을 위한 노력을 아끼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여헌우 기자 yes@ekn.kr

티빙·웨이브 묶어 9월까지 7900원에 즐긴다

최근 공정거래위원회 기업결합 심사를 통과한 온라인동영상서비스(OTT)업체 티빙과 웨이브가 통합요금제를 선보이고 '합병 시너지 창출'에 나선다. 티빙과 웨이브는 1일 신규 요금제 '더블 이용권'을 출시한다고 밝혔다. OTT업계 최초의 통합요금제로, 개별구독 합산 소비자요금 대비 최대 39% 할인 혜택을 누릴 수 있다고 두 회사는 소개했다. 티빙·웨이브 더블 이용권은 △티빙의 오리지널 콘텐츠 △tvN·JTBC·OCN·Mnet 등 채널의 라이브 방송 △최신 다시보기(VOD) △한국 프로야구(KBO)·프로농구(KBL)리그 라이브 스포츠 중계 △쇼츠 서비스 △애플TV+브랜드관 △웨이브 오리지널 및 독점 해외시리즈 △MBC·KBS 지상파 콘텐츠까지 폭넓은 콘텐츠 라인업을 이용할 수 있다. 통합요금제 방식은 △더블 슬림(티빙 광고형 스탠다드+웨이브 베이직) △더블 베이직(티빙 베이직+웨이브 베이직) △더블 스탠다드(티빙 스탠다드+웨이브 스탠다드) △더블 프리미엄(티빙 프리미엄+웨이브 프리미엄) 등 총 4종으로 구성됐다. 두 OTT를 통해 이용권 구매와 가입이 가능하다. 출시를 기념해 오는 9월 30일까지 '더블 슬림' 이용권을 월 7900원 특별가로 제공하는 프로모션도 진행한다. 티빙 관계자는 “치열해지는 OTT 시장에서 플랫폼 간 경계를 넘는 최초의 사례로, 멀티호밍 이용자들에게 콘텐츠 선택의 폭은 넓히고 가격 부담은 줄이는 혁신적 대안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앞서 공정위는 지난 10일 내년까지 현행 요금 수준을 유지하는 조건으로 티빙과 웨이브의 기업결합을 승인했다. 조건부 승인은 두 회사의 경영권 통합을 위한 사전단계로, 양측 주주총회를 통한 주주간 동의와 최종협의 절차를 남겨놓고 있다. 이태민 기자 etm@ekn.kr

中샤오미, ‘한국시장 구애’ 거세진다…전방위 가전 공세

중국의 글로벌 가전업체 샤오미(Xiaomi·小米)가 한국시장 구애 수위를 높이고 있다. 이달 말 서울 여의도 IFC몰에 국내 첫 직영 오프라인 매장 '미스토어(Mi Store)'를 열고, 체험과 사후관리(AS)가 모두 가능한 복합공간을 중심으로 한국 소비자와 접점 확대에 적극 나서고 있다. 미스토어 출점을 계기로 스마트폰부터 생활·청소 제품까지 가전 라인업을 200종 이상으로 늘려 국내 시장에서 '샤오미 생태계' 구축 및 브랜드 인지도 향상에 속도를 올린다는 방침이다. 15일 가전업계에 따르면, 샤오미 코리아는 여의도점을 시작으로 연말까지 서울과 수도권 주요 백화점 등에 미스토어를 공격적으로 출점시킬 예정이다. 미스토어는 단순 판매공간을 넘어 소비자가 제품을 직접 체험하고 현장에서 사후서비스(AS)도 받을 수 있는 복합매장으로 운영된다. 또한, 미스토어 출점은 기존에 SK네트웍스서비스 산하 '서비스엔'을 통해 위탁 방식으로 전국 38개 AS 지점을 운영했지만 지점별 수리비나 서비스 품질 차이로 끊임없이 제기돼 온 소비자 불만을 해소하려는 차원이기도 하다. 샤오미는 미스토어의 직영 AS 네트워크를 통해 서비스 품질을 직접 관리하고 소비자 신뢰 회복에 나선다는 전략이다. 샤오미 코리아 관계자는 “단순한 유통 확장을 넘어서, 브랜드 체험과 사후 서비스까지 포괄하는 직영 공간을 통해 국내 소비자와의 접점을 넓혀갈 것"이라고 말했다. 샤오미 가전제품 구성도 대폭 강화되고 있다. 올해 상반기에만 한국 시장에 총 6종의 스마트폰을 선보였다. 1월 '샤오미14T'와 '레드미노트14 프로'에 이어 △3월 '포코X7 프로'와 '샤오미15 울트라' △4월 '포코F7 프로' △5월 '포코M7 프로'까지 보급형부터 프리미엄 제품군까지 지속적으로 고르게 출시해 국내 소비자에게 다양한 선택지를 제공했다. 생활가전 부문에서도 TV, 공기청정기, 가습기, 제습기 등 일상제품은 물론 로봇청소기, 진공청소기 같은 청소가전까지 다양하게 선보이고 있다. 여기에 냉장고, 세탁기, 에어컨 등 대형가전의 국내 출시까지 검토하고 있다. 샤오미 코리아 관계자는 “올해 안에 국내 미스토어에서 판매하는 제품 수를 200종 이상으로 확대하고, 내년엔 300종까지 늘릴 계획"이라고 전했다. 이 같은 공격적 행보는 샤오미가 한국을 단순 소비처가 아닌 전략적 시장으로 인식하고 있음을 보여주는 것이라고 업계는 해석한다. 한국이 프리미엄 소비자층이 밀집해 있는 시장이자, 브랜드 위상을 높일 수 있는 글로벌마케팅 시험대 역할을 하기 때문이다. 샤오미는 올해 초 한국지사 샤오미코리아를 설립하고 기자간담회를 통해 “한국은 혁신 제품에 수용 속도가 빠른 시장"이라며 “맞춤형 서비스와 현지 유대 강화를 통해 의미 있는 관계를 만들어갈 것"이라며 향후 한국 소비자 구애 강도를 높이겠다는 의지를 피력한 바 있다. 특히, 샤오미는 로보락, 드리미 등 중국 전문가전 브랜드들이 체험형 매장과 다양한 제품군을 무기로 한국시장 안착에 성공한 전략을 벤치마킹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이들 전문 가전 브랜드가 기능과 가격을 모두 고려한 '가심비' 전략으로 한국 소비자의 인식을 바꾸며 시장점유율을 넓혀간 전략을 샤오미 마케팅에도 적용하고 있다는 설명이다. 물론 한국 가전시장은 만만치 않다. 스마트폰 시장은 삼성과 애플의 양강 구도가 확고하며, 가전시장도 삼성·LG가 전체 제품군에 걸쳐 강한 브랜드 로열티를 구축하고 있기 때문이다. 수입 가전 브랜드 입장에서는 그만큼 높은 진입 장벽이 존재하는 고난도 시장인 셈이다. 그럼에도 샤오미가 자체 생태계 전략을 중심으로 점진적인 영향력을 확대할 가능성에 업계는 촉각을 세우고 있다. 샤오미는 최근 서울 코엑스에서 열린 '스마트테크 코리아 2025(STK 2025)'에 참가해 '삶의 모든 영역을 하나로 연결하는 통합 경험'을 주제로 스마트홈 기술과 기기연동 솔루션을 선보였다. 스마트폰과 가전, 웨어러블, 사물인터넷(IoT) 기기를 하나의 사용자 경험으로 연결하는 '샤오미 생태계' 면모를 유감없이 과시한 것이었다. 또한, 샤오미가 갈수록 글로벌 시장에서 존재감을 키우며 제품 경쟁력을 입증하고 있다는 평가다. 현재 스마트폰 부문에서 삼성과 애플에 이어 글로벌 3위 자리를 차지하고 있으며, 가전 부문도 판매 실적을 확대하고 있다. 그 결과, 올해 1분기에 스마트폰과 가전의 동반 성장세에 힘입어 사상 최대 분기 실적을 올렸다. 업계 관계자는 “샤오미가 제품 경쟁력에 더해 체험 공간, 직영 AS, 통합 생태계까지 갖춘다면 한국시장에서 점차 존재감을 키워갈 수 있다"며 “중국 브랜드에 거부감이 낮아진 상황에서 샤오미는 중장기적으로 '위협적인 플레이어'로 부상할 가능성이 있다"고 전망했다. 김윤호 기자 kyh81@ekn.kr

[차 vs. 車] 美 인기 대형SUV 한국 상륙…비슷한듯 다른 매력 ‘뿜뿜’

유럽과 일본의 대형 SUV 브랜드로 미국 시장에서 먼저 진가를 발휘한 폭스바겐 '아틀라스'와 혼다 '파일럿'이 한국에 상륙했다. 국내 대형 SUV 시장이 넓은 실내 공간과 패밀리카에 특화된 편의 사양, 그리고 검증된 주행 성능을 중시하는 소비자들이 많다는 점, 그리고 현대차 '팰리세이드'의 아성이 굳건하다는 점에서 두 수입차 브랜드의 대형 SUV의 도전에 완성차 업계 및 국내 소비자들의 관심이 쏠린다. 폭스바겐 아틀라스와 혼다 파일럿 두 모델을 직접 시승해 보고 체감한 생생한 차이점을 항목별로 정리해 본다. 폭스바겐 신형 아틀라스는 동급 최대(전장 5095mm)의 차체와 웅장한 R-Line 패키지로 대형 SUV의 존재감을 드러낸다. 외관은 '골프' 등 기존 폭스바겐 모델의 패밀리룩을 계승해 친숙하면서도 역동적이다. 실제로는 덩치가 크지만, 팰리세이드 등 경쟁 모델에 비해 시각적으로는 덜 육중하게 느껴진다는 평가도 있다. 혼다 파일럿 블랙 에디션은 BMW X5, X7을 연상시키는 고급스러운 블랙 컬러와 20인치 블랙 휠, 대형 혼다 엠블럼 등으로 중후함과 스포티함을 동시에 강조한다. 3열 창문이 크게 설계돼 개방감이 뛰어나고, 전면부의 레이더와 워셔액 장치 등 디테일도 눈에 띈다. 아틀라스의 실내는 '내 집 같은 편안함'이 인상적이다. 과도한 럭셔리 대신 실용 위주의 구성으로 부담이 적고, 2열 선쉐이드와 대형 파노라마 선루프가 기본 적용돼 개방감이 탁월하다. 7인승(2+3+2)과 6인승(2+2+2) 중 선택 가능하며, 2열 캡틴시트가 적용된 6인승은 가족 단위 패밀리카로 활용도가 높다. 아틀라스는 전장 5095mm, 전폭 1990mm, 전고 1780mm로 동급 최대 크기다. 트렁크 용량은 기본 583ℓ, 3열 폴딩 시 1572ℓ, 2열 폴딩 시 최대 2735ℓ로, 완전 평평한 바닥이 가능해 캠핑·레저에 적합하다. 혼다 파일럿의 실내는 블랙과 레드 포인트로 고급스러움을 더했고, 2열 중앙 보조 시트 탈부착으로 7~8인승 구성이 자유롭다. 파일럿은 전장 5090mm, 전폭 1995mm, 전고 1805mm, 휠베이스 2890mm로, 2열·3열 레그룸과 헤드룸이 넉넉해 성인도 편하게 앉을 수 있다. 7~8인승 구성이 자유롭고, 풀플랫 차박 공간이 강점이다. 곳곳의 대형 컵홀더와 수납함, 블랙 에디션 로고 등 디테일도 강점이다. 아틀라스는 12인치 터치스크린, 10.25인치 디지털 계기판, 무선 스마트폰 연동, 앰비언트 라이트(30색), 3존 에어컨, 12스피커 하만카돈 오디오 등 첨단 사양이 풍부하다. 모든 버튼이 터치식으로 통합돼 시각적으로는 깔끔하지만, 실제 주행 중 조작은 다소 불편할 수 있다. 특히 최근 국내 소비자들이 중시하는 오토홀드(브레이크 자동 유지) 기능이 빠져 있다는 점은 직접 시승에서 체감되는 아쉬움이다. 정차와 출발이 잦은 도심 주행 환경에서 오토홀드의 부재는 분명한 단점으로 지적된다. 파일럿은 10.2인치 계기판, 9인치 센터 디스플레이 등 디지털화가 이뤄졌고, 무선 카플레이·안드로이드 오토, 무선 충전, 6개 USB 포트, 물리 버튼 기반 공조 시스템 등 직관적이고 편리한 구성을 자랑한다. 특히 블랙 에디션에는 보스(BOSE) 12 스피커 프리미엄 오디오 시스템이 탑재돼 있어, 다양한 장르의 음악도 풍부하고 선명하게 감상할 수 있다. 실제 동승자도 “내가 타본 차 중에 오디오 품질이 제일 좋다"는 반응을 보이기도 했다. 이처럼 두 차량 모두 첨단 운전자 보조 시스템(ADAS)을 기본 적용해 안전성과 편의성을 높였지만, 세부 기능과 사용성에서 차이가 뚜렷하게 느껴졌다. 아틀라스는 2.0L 터보 가솔린(273마력, 37.7kg·m) 엔진과 8단 자동변속기, 4모션 AWD를 조합했다. 실용 영역(1600~4750rpm)에서 최대 토크가 발휘돼 대형 SUV답지 않은 경쾌함과 부드러운 주행감을 보여준다. 고속주행 안정성이 뛰어나고, 트레일러 히치 기본 장착으로 견인(2268kg)도 가능하다. 파일럿 블랙 에디션은 3.5L V6(289마력, 36.2kg·m) 엔진과 10단 자동변속기 조합으로, 강력한 힘과 부드러운 가속, 풍성한 배기음이 특징이다. 전자식 4WD, 다양한 주행모드(스포츠·에코·스노우)로 다양한 환경에서 안정적인 주행이 가능하다. 고속도로에서의 효율성(13.3km/L)도 만족스럽다. 아틀라스는 조용하고 안정적인, 세단에 가까운 승차감을, 파일럿은 강력한 배기량을 통한 역동적이고 강력한 주행감을 선사했다. 아틀라스는 미국 시장에서 검증된 대형 SUV답게 넓은 공간, 첨단 편의사양, 평탄화 적재공간, 무난하고 편안한 주행감이 강점. 대형 SUV 운전에 부담을 느끼는 운전자도 쉽게 적응할 수 있다. 다만 오토홀드 기능의 부재는 분명한 아쉬움이다. 파일럿은 강력한 V6 엔진, 실용적이고 고급스러운 인테리어, 차박 등 레저 활용성, 8인승까지 가능한 유연한 시트 구성, 다양한 주행모드와 함께, 보스 프리미엄 오디오 시스템이 탑재돼 탁월한 사운드 경험을 제공한다. 두 모델 모두 미국식 대형 SUV의 장점을 극대화해 한국 패밀리카 시장에서 충분한 경쟁력을 갖췄다. 공간, 실용성, 주행성능, 가격 등 소비자 취향에 따라 선택의 기준이 달라질 것으로 보인다. 이찬우 기자 lcw@ekn.kr

SK ‘본원적 경쟁력 강화’ 고삐 죈다

SK그룹이 철저한 자기반성을 토대로 경영 기본기에 집중해 이해관계자들의 신뢰를 회복하고 본원적 경쟁력을 강화하는 데 뜻을 모았다. SK는 지난 13~14일 이틀간 경기 이천시 SKMS 연구소에서 그룹 경영전략회의를 열고 본원적 경쟁력 강화를 결의했다고 15일 밝혔다. 경영전략회의는 8월 이천포럼과 10월 최고경영자(CEO) 세미나, 11월 디렉터스 서밋과 함께 그룹의 주요 연례행사의 하나로 꼽힌다. 이날 회의에는 최태원 회장과 최재원 수석부회장, 최창원 수펙스추구협의회 의장, 주요 멤버사 CEO 20여 명이 참석했다. SK 경영진은 급변하는 세계 정세와 최근 발생한 SK텔레콤 유심(USIM·가입자식별모듈)정보 해킹사고 등 대내외적 위기 상황을 극복하기 위해선 경영의 본질로 돌아가 신뢰를 회복해야 한다는 데 일치된 공감대를 형성했다. 앞서 최 회장은 올해 신년사에서 본원적 경쟁력을 강조하는 메시지를 제시한 바 있다. 당시 최 회장은 “외부 환경에 흔들리지 않는, 근본적이고 지속 가능한 경쟁력"을 강조하며, “경영의 모든 영역에 운영 개선을 접목해 내실을 빠르게 강화할 필요가 있다"고 당부했다. SK에 따르면, 올해 경영전략회의에서 그룹 경영진은 운영의 기본과 원칙을 소홀히 하는 게 위기의 근본 원인이라 진단했다. 따라서, 철저한 반성을 통해 고객과 사회에 더 나은 가치를 제공하는 경영의 본질로 돌아가는 게 재도약의 출발점이라고 의견을 모은 뒤 “가장 근본적인 질문으로 돌아가 기업이 중요하게 생각해야 하는 본질을 다시 살펴야 한다"며 최 회장의 신년사 메시지를 재확인했다. 아울러 이날 회의는 그룹의 포트폴리오 리밸런싱(사업 재편)과 운영개선 성과·한계를 점검하는 자리가 됐다고 SK는 말했다. SK그룹은 지난해부터 포트폴리오 리밸런싱을 진행해 왔다. 단기이익보다는 중장기적 관점의 생존과 성장을 위해 △중복사업 재편 △우량자산 내재화 △미래성장사업 간 시너지 극대화를 추진해 재무 안정성을 강화하는 노력을 기울이고 있다. 특히, 인공지능(AI)를 중심으로 한 성장전략과 그룹 차원의 시너지 방안도 함께 모색하고 있다. SK하이닉스를 중심으로 한 반도체 밸류체인·데이터센터 등 AI 인프라, 에너지 솔루션 등 성장 사업에 대규모 투자를 추진 중이다. SK는 이같은 그룹의 자구책을 통해 AI·첨단 반도체 등 국가 핵심산업 육성에도 기여한다는 계획이다. SK 관계자는 “경영진은 그룹의 실질적인 변화를 시장과 이해관계자들이 체감할 수 있도록 전사적 실행력을 한층 강화키로 했다"며 “이를 통해 SK가 신뢰를 회복하고 이해관계자들과 더 나은 미래를 만들어갈 것으로 기대한다"고 말했다. 이태민 기자 etm@ekn.kr

가전에도 ‘美관세’···삼성·LG ‘공장 이전 vs. 현지 증산’ 적극 대응

미국 트럼프 행정부가 자국으로 수입되는 가전제품에도 관세를 부과하기로 결정하자 미국가전시장 점유율이 높은 삼성·LG전자가 대응카드 마련에 부심하고 있다. 현재 거론되고 있는 대응카드는 '미국향(向) 니어쇼어링(시장근접지로 생산시설 이전)'의 다각화와 미국현지 공장의 증산이다. 두 가전회사의 냉장고·세탁기·건조기 등 가전제품에 사용된 철강에도 관세를 부과하기로 美정부가 결정하자 다양한 대비책을 찾고 있는 것이다. 15일 업계에 따르면, 미국 상무부는 12일(이하 현지시각) 연방 관보를 통해 50% 철강 관세 부과 대상이 되는 '철강 파생제품' 명단에 제품을 추가했다. 지난 4일 철강과 파생제품에 대한 관세를 50%로 올렸는데 여기에 주요 가전제품들까지 포함한 것이다. 냉장고, 건조기, 세탁기, 식기세척기, 냉동고, 조리용 스토브, 레인지, 오븐, 음식물 쓰레기 처리기 등이 들어갔다. 관세 부과일은 이달 23일부터다. 삼성·LG전자는 미국 가전 시장에서 상당한 존재감을 발산하고 있다. 시장조사업체 트랙라인에 따르면, 지난해 삼성·LG전자의 미국 냉장고 및 세탁기 시장 매출 기준 점유율은 40%대 중반에 육박한다. 업체별 순위도 냉장고 부문에서 삼성전자가 1위(24.4%), LG전자가 2위(23%)로 경쟁 상대인 제너럴일렉트릭(GE, 16%) 등을 앞서고 있다. 세탁기는 LG전자가 1위(23.4%), 삼성전자가 2위(21.6%)로 월풀(15.9%)과 GE(15.5%)를 따돌리고 있다. 다만 '관세 장벽'에서는 완전히 자유롭지 못하다. 세탁·건조기는 트럼프 1기 당시 긴급수입제한조치(세이프가드) 여파로 미국 생산량을 확 늘린 상태다. 일부 물량은 멕시코나 한국(광주, 창원)에서 만들고 있다. 냉장고는 양사 모두 현지 대신 멕시코, 한국, 베트남 등에서 제작해 미국으로 수출한다. 삼성·LG전자의 고민은 앞으로 미국 통상 정책 방향성을 예측하기가 힘들다는 점이다. 철강 파생제품 관세만 놓고 봐도 대상 품목이 지난 3월 이후 계속해서 늘어나고 있다. 미국 철강 기업들이 자신들 입맛에 맞게 가전제품 등 다양한 제품에 관세 부과를 요청한 영향으로 풀이된다. '상호관세' 불확실성도 점점 높아지고 있다. 트럼프 대통령은 11일 워싱턴D.C. 케네디센터에서 현지 기자들이 상호관세 유예기한을 연장할 생각이 있냐고 묻자 “그럴 필요성이 있다고 생각하지 않는다"고 답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지난 4월2일 세계 각국을 대상으로 상호관세를 부과한다고 발표했다. 같은 달 9일 기본관세(10%)만 남겨놓고 나머지는 90일간 유예한다고 말을 바꿨다. 한국 역시 이재명 정부 출범 이후 미국과 관련 협상이 본격화할 것으로 예상된다. 우리 기업들 입장에서는 한-미, 한-멕시코, 한-베트남 대화 등 다양한 변수를 염두에 둬야 한다는 고민거리가 있다. 삼성·LG전자는 상황을 예의주시하며 복수의 해법을 모색한다는 구상이다. 황태환 삼성전자 DA사업부 전략마케팅팀장은 지난 3월 열린 비스포크 신제품 발표 행사장에서 “미국 관세는 다양한 안을 준비하고 있고 여기에 맞춰 대응책을 마련하고 있다"고 밝혔다. 그는 “변화하는 관세 정책에 우리는 적기에 대응할 수 있을 것으로 본다"고 언급했다. 조주완 LG전자 사장은 지난 2월 열린 제23기 정기주주총회가 끝난 뒤 기자들과 만나 “미국 테네시 공장에 냉장고, 오븐 등을 생산할 수 있도록 부지 정비 작업이나 가건물을 올리는 작업을 이미 진행하고 있고 다양한 가전을 생산할 라인은 구축해놓은 상태"라고 설명했다. 여헌우 기자 yes@ekn.kr

현대차 美자율주행 합작사 CEO에 로보틱스·AI 전문가 선임

현대자동차그룹은 미국의 자율주행 합작법인 모셔널이 로보틱스 및 AI 분야 전문가인 로라 메이저를 사장 겸 최고경영자로 선임했다고 13일 밝혔다. 모셔널은 내년 자율주행 상용 서비스 출시를 앞두고 AI 기술 개발을 가속화하는 시점에 그동안 최고기술책임자(CTO)로서 성공적으로 업무를 수행한 로라 메이저가 사장 겸 CEO로 적임자여서 이사회에 의해 선임됐다고 설명했다. 2020년 모셔널 설립 이후 CTO로 근무했던 로라 메이저 사장은 지난해 9월부터 모셔널의 임시 CEO를 맡아왔다. 로라 메이저 사장은 모셔널의 CTO로서 미국 연방 자동차 안전기준(FMVSS) 인증을 받은 세계 최초의 무인 자율주행 차량 중 하나인 아이오닉 5 로보택시를 개발한 조직을 이끌었으며, 머신러닝 중심의 자율주행 소프트웨어 스택을 구축해왔다. 로라 메이저 사장은 모셔널 근무 이전에는 미국의 비영리 연구개발기관 '드레이퍼 연구소'와 드론 전문업체 '아리아 인사이트'에서 우주비행사, 국가안보 분야와 관련된 자율주행과 AI 솔루션 개발 업무를 수행했다. 또 인간이 로봇과 공존하는 미래에 대해 저술한 '로봇을 기대할 때 기대해야 할 것들: 인간-로봇 협력의 미래'의 공동 저자이기도 하다. 로라 메이저 사장은 “우리는 현대차그룹과 협력해 교통수단에 체화 AI를 도입하고 사회 전반에 큰 유익을 가져오고자 한다"며 “완전 자율주행시스템을 구축해온 깊은 전문성과 최신 AI 기술 혁신을 빠르게 구현해온 민첩함을 바탕으로 안전한 자율주행 차량이 일상의 실용적인 일부가 되는 미래를 강력하게 실현해 나갈 것"이라고 말했다. 이찬우 기자 lcw@ekn.kr

현대차그룹 디자인 리더, 伊오토모티브 100주년 기념상 수상

현대자동차그룹 디자인 리더들이 세계 최고 권위 자동차 전문지가 100주년을 맞이해 주최한 자동차 산업 어워즈에서 그 공로를 인정받았다. 현대차그룹은 11~12일(이하 현지시각) 이탈리아 토리노에서 열린 '오토모티브 뉴스 100주년 기념 어워즈'에서 루크 동커볼케 최고디자인책임자(CDO, 사장)와 피터 슈라이어 전 사장이 '100주년 기념상'을 수상했다고 밝혔다. 미국에 본사를 둔 오토모티브 뉴스는 매년 기업가 정신이 투철한 젊은 자동차 업계 리더를 선정해 '라이징 스타즈'를 시상한다. 올해는 창간 100주년을 기념해 자동차 산업의 혁신과 리더십, 지속가능성 등의 분야에서 탁월한 기여를 한 인물에 기념상을 시상했다. 동커볼케 사장은 현대자동차, 기아, 제네시스의 디자인 전략을 총괄하며 각 브랜드별로 차별화된 디자인 철학을 재정립했다는 평가를 받았다. 동커볼케 사장은 스코다와 아우디, 람보르기니, 세아트, 벤틀리 등을 거쳐 2016년에 현대차그룹에 입사했다. 2018년 그룹의 최고 디자인 책임자로 임명된 후 2020년부터는 최고 크리에이티브 책임자도 담당하고 있다. 동커볼케 사장은 “이번 수상은 혁신과 정체성의 원동력인 디자인에 대한 현대차그룹의 신념을 증명하는 것"이라며 “끊임없는 노력으로 영감을 주는 그룹의 모든 디자이너들에게 이 영광을 돌린다"고 전했다. 슈라이어 전 사장은 아우디와 폭스바겐을 거쳐 2006년 기아의 CDO로 합류해 '호랑이 코' 모양의 그릴 등으로 기아의 디자인 정체성을 재확립했다. 이어 출시된 신차들이 전세계 시장에서 호평을 받으며 기아가 글로벌 디자인 리딩 브랜드로 자리잡는데 역할을 했다는 평가를 받았다. 슈라이어 전 사장은 “이번 수상은 저에게 있어 크나큰 영광"이라며 “진보와 변화를 이끄는 디자인의 힘, 그리고 그 힘에 대해 확고한 신념을 가진 현대차그룹에게 이 상을 바친다"고 말했다. 여헌우 기자 yes@ekn.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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