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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악시 국제유가 130달러”…관세·중동 전쟁에 트럼프 ‘인플레 성과’ 어쩌나

이스라엘이 13일(현지시간) 이란을 폭격한 가운데 미국 인플레이션을 놓고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고심이 깊어질 것이란 분석이 나온다. 트럼프 대통령은 취임 후 미국의 인플레이션이 하락하고 있다는 점을 자신의 주요 경제 성과로 강조하고 있다. 하지만 그의 관세 정책에 더해 중동갈등 격화로 국제유가마저 치솟으면서 가격 상승이 다시 부채질할 수 있다는 관측이 제기된다. 트럼프 대통령은 12일 백악관에서 “그리 머지않은 미래에 그(자동차) 관세를 더 올릴 수 있다"며 “(관세율이) 더 높을수록 그들은 이곳에 와 공장을 지을 가능성이 더 커진다"고 말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지난 4월 3일부터 외국산 자동차에 대해 25%의 품목별 관세를 부과하고 있다. 또다른 품목별 관세인 외국산 철강·알루미늄 및 파생제품에 대한 관세는 지난 4일부터 기존 25%에서 50%로 인상됐다. 이런 가운데 미 상무부는 이날 연방 관보를 통해 50% 철강 관세 부과 대상이 되는 철강 파생제품 명단에 제품을 추가했다. 추가된 제품에는 냉장고, 건조기, 세탁기, 식기세척기, 냉동고, 조리용 스토브, 레인지, 오븐, 음식물 쓰레기 처리기 등이 포함됐다. 이번에 추가된 제품에 대한 관세는 오는 23일부터 적용된다. 미국 정부의 이같은 조치는 일상생활 전반에 걸친 소비재를 겨냥한 첫 사례로 인플레이션 반등으로 이어질 것이란 우려가 나온다. 뉴욕타임스(NYT)는 “트럼프 대통령이 공격적인 무역정책을 시행한 후 수많은 제품들이 관세 인상의 대상이 되었지만 이번 발표로 일상 소비재가 구체적으로 대상이 됐다"며 “수입되는 식기세척기, 건조기, 스토브, 음식물 쓰레기 처리기 등에 적용돼 미국 가계의 비용 부담이 커질 수 있다"고 짚었다. NYT는 이어 트럼프 1기 행정부 당시 세탁기 관세로 1800개의 제조업 일자리가 새로 창출됐지만 소비자들은 일자리 1개당 81만7000달러의 비용을 추가로 지불했다는 연구 결과를 언급했다. 또 당시 관세 대상이 아니었지만 세탁기와 함께 구매되는 건조기도 가격이 덩달아 올랐다고 NYT는 덧붙였다. 이런 가운데 이날 이스라엘이 이란을 공습하면서 중동 갈등이 전면전으로 확산될 우려에 브렌트유는 장중 13% 폭등해 배럴당 78달러까지 올랐다고 블룸버그통신은 전했다. 이는 러시아가 우크라이나를 침공한 2022년 3월 이후 가장 큰 장중 상승폭이다. 이에 트럼프발 관세 전쟁, OPEC+(석유수출국기구 플러스) 증산 등으로 그동안 이어졌던 국제유가 하락분이 모두 만회됐다고 블룸버그는 전했다. 이란은 이스라엘의 전격 공습으로 자국 핵시설 등이 피해를 본 것에 대해 대대적인 보복에 나설 전망이다. 이란은 이미 이스라엘을 향해 100여기의 드론을 날린 상태다. 아야톨라 하메네이 이란 최고지도자는 성명에서 “시온주의자 정권(이스라엘)은 더럽고 피비린내 나는 손을 뻗어 사랑하는 우리 조국의 주거지역을 공격했다"며 “가혹한 응징을 당해야 한다"이라고 말했다. 문제는 중동 갈등 격화로 유가가 더욱 오를 가능성이 있다는 점이다. 블룸버그 이코노믹스의 제니퍼 웰치 수석 지리경제학 애널리스트는 “더 광범위한 중동지역 분쟁으로 확대될 위험이 높다"고 밝혔다. 글로벌 투자은행 JP모건체이스는 중동지역에 최악의 상황이 발생할 경우 국제유가가 배럴당 최고 130달러까지 치솟을 수 있다고 경고했다. ING의 워런 패터슨 원자재 전략 총괄은 “갈등이 지속적으로 격화되면 호르무즈 해협을 통한 운송에 차질이 발생할 수 있다"며 “이는 극단적인 시나리오지만 하루 1400만배럴의 석유가 위험에 빠질 수 있다"고 말했다. 이어 “운송에 심각한 차질이 발생하면 유가가 배럴당 120달러까지 오를 수 있다"고 내다봤다. 호르무즈 해협은 사우디아라비아·쿠웨이트·이라크·이란·아랍에미리트(UAE) 등 중동 산유국의 수출통로로 전 세계 천연가스(LNG)의 3분의 1, 석유의 6분의 1이 지난다. 국내로 들어오는 중동산 원유도 이 해협을 통해 수입된다. 작년 4월 이란과 이스라엘의 무력 충돌로 호르무즈 해협이 봉쇄될 우려에 국제유가가 90달러선을 돌파했었다. 국제유가가 극단적인 수준까지 폭등하지 않더라도 유가 상승은 인플레이션 반등으로 이어질 가능성이 크다. 웰치 애널리스트는 “유가 상승은 이미 관세로 흔들리고 있는 글로벌 경제 성장에 타격을 주고 인플레이션을 더욱 촉진할 위험이 있다"고 경고했다. 미국 5월 소비자물가지수(CPI)가 전년 동월 대비, 전월 대비 각각 2.4%, 0.1% 상승해 전문가 예상치(2.5%, 0.2%)를 소폭 하회한 것도 에너지 가격이 크게 하락했기 때문이다. 실제 에너지 가격이 전월보다 1.0% 하락했고 휘발유 가격은 2.6% 떨어져 전체 물가 상승세를 눌랐다. 1년 전과 비교하면 에너지 가격, 휘발유 가격은 각각 3.5%, 12% 하락했다. 미국 정부는 트럼프 대통령의 정책으로 인플레이션이 하락하고 있다고 주장한다. 스콧 베선트 미 재무장관은 지난 11일 의회 증언에서 “미국의 인플레이션은 주거, 식품, 에너지 비용 상승 둔화로 2021년 이후 가장 느린 속도를 보이고 있다"며 “4년간의 물가 상승으로 미국인의 생활 수준은 저하됐지만, (트럼프) 행정부의 정책 덕분에 인플레이션이 상당히 개선을 나타내고 있다"고 강조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인플레이션 하락으로 미국 중앙은행인 연방준비제도(Fed·연준)의 기준금리 인하를 압박하고 있다. 트럼프 대통령은 지난 11일 “(5월) CPI가 막 나왔다. 훌륭한 수치"라면서 “연준은 (기준금리를) 1% 포인트 내려야 한다"고 주장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지난달에도 4월 CPI가 2.3% 상승을 기록한 것과 관련, “인플레이션은 없고 휘발유, 에너지, 식료품 등 사실상 모든 것의 가격이 내려가고 있다"며 “연준은 금리를 내려야 한다"고 촉구하기도 했다. 박성준 기자 mediapark@ekn.kr

트럼프 만류에도 이란 공습한 이스라엘…국제유가·금값 급등, 증시 하락

이스라엘이 13일(현지시간) 이란의 군, 핵시설 등에 대한 선제공격에 나서면서 중동 갈등이 전면전으로 번질 것이란 일촉즉발의 긴장감이 고조됐다. 이같은 소식에 국제유가와 안전자산인 금값은 급등했고 뉴욕증시 선물을 포함한 글로벌 증시는 급락세다. 블룸버그통신, 로이터통신 등 주요 외신에 따르면 이스라엘군은 작전명 '일어서는 사자'를 가동하고 이란 내 핵시설 등 수십 곳에 대한 선제타격을 단행했다고 밝혔다. 베냐민 네타냐후 이스라엘 총리는 영상 성명에서 이스라엘군이 이란 핵물질 농축 프로그램, 핵 무기화 프로그램, 농축시설, 핵무기를 개발 중인 주요 과학자들, 탄도미사일 프로그램 등을 공격했다며 “이것들은 이스라엘의 생존 자체에 대한 명확한 위험"이라고 말했다. 이어 “이 위협을 제거할 때가지 며칠이 걸리든 작전을 계속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이스라엘은 또 선제타격 단행과 동시에 이란의 드론, 미사일 공격에 대처하기 위한 비상사태를 선포하고 영공을 폐쇄했다. 이스라엘 카츠 이스라엘 국방장관은 “이란에 대한 이스라엘의 선제공격으로 가까운 시점에 미사일과 드론 공격이 예상된다"고 밝혔다. 이스라엘군(IDF) 대변인도 이날 새벽부터는 필수적인 업무를 제외하고 교육활동이나 모임 등을 모두 금지한다고 언급했다. CNN에 따르면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이스라엘 공습 이후 곧바로 각료회의를 소집했고, 이스라엘도 내각을 소집했다. 특히 이번 이스라엘의 이란 공습은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만류에도 강행돼 주목을 받는다. 트럼프 대통령은 12일 백악관에서 취재진에게 이스라엘의 이란 공습과 관련해 “임박했다고 말하고 싶지는 않지만 그것이 일어날 가능성이 매우 높은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그는 이어 “우리는 매우 좋은 합의에 상당히 가까이 와 있다"며 “나는 그들(이스라엘)이 들어가는 것(대이란 공격)을 원치 않는다. 왜냐하면 그것은 합의를 날려버릴 것이기 때문"이라고 덧붙였다. 트럼프 대통령은 지난 10일 네타냐후 총리와 전화통화를 통해 이스라엘의 이란 핵시설 공격 방안을 논의에서 제외할 것을 요구하기도 했다. 이를 두고 블룸버그는 “이번 이스라엘 공습은 트럼프 2기 행정부 출범 후 첫번째 중대 외교정책 위기"라며 “트럼프 대통령은 네타냐후 총리를 향해 대이란 공습에 나서지 말라고 재차 촉구해왔다"고 짚었다. 미국 정부는 이날 폭격에 미국의 개입이 일절 없었다는 입장을 밝혔다. 마코 루비오 미국 국무장관은 이날 성명을 내고 “오늘 밤 이스라엘이 이란에 대해 단독(unilateral) 행동을 했다"며 “우리는 이란에 대한 공격에 관여하지 않았으며, 우리의 최우선 과제는 (중동) 지역의 미국 군대를 보호하는 것"이라고 밝혔다. 이어 “이스라엘은 이번 조처가 자위(自衛)를 위해 필요하다고 믿는다고 우리에게 통보해왔다"고 전했다. 그러면서 “분명히 밝히겠다. 이란은 미국의 이익이나 인력을 표적으로 삼으면 안 된다"고 경고했다. 이란은 '혹독한 반격'을 계획하고 있다고 로이터는 소식통을 인용해 보도했다. 소식통은 “이스라엘 공습에 대한 대응은 가혹하고 결정적일 것"이라며, 보복이 임박했는지를 묻는 질문에 “이란의 보복 수위가 최고 수준에 논의되고 있다"고 했다. 이란은 작년 4월 14일과 10월 1일 두 차례에 걸쳐 이스라엘에 대한 대규모 공습을 강행한 바 있다. 이란은 자국 내 핵시설에 대한 공격을 뚜렷한 '레드라인'(위반할 경우 대가를 반드시 묻겠다는 기준)으로 삼아왔다. 이에 따라 당장 15일로 예정된 미국과 이란의 핵협상 개최 여부도 불투명해졌다. 이스라엘의 공습으로 이란 내 피해도 발생됐다. 미국 일간 뉴욕타임스(NYT)는 이란 국영 TV를 인용, 이날 이스라엘의 공습으로 혁명수비대 살라미 장군과 최소 4명의 고위 당국자가 사망했다고 보도했다. 이란 국영 TV는 이스라엘의 공습 이후 테헤란 동부에 있는 이란 혁명수비대 본부 등 주요 시설에서 화재와 연기가 목격됐다고 전했다. 또 이란 핵과학자 페레이둔 압바시-다바니, 모함마드 메흐디 테헤란치가 이번 공습으로 사망했다고 보도했다. 이와 함께 이스라엘이 이란 중부 나탄즈 핵시설을 타격했으나, 공습 이후 나탄즈 핵시설에 '핵 오염 흔적'은 없다고 발표했다. 또 최소 12명의 민간인이 이스라엘의 공습으로 숨진 것으로 전해졌다. 이렇듯 중동 정세가 한 치 앞도 내다보기 어려운 상황으로 치닫자 글로벌 금융시장도 요동쳤다. 국제유가는 폭등했다. 인베스팅닷컴에 따르면 13일 한국시간 오전 11시 21분 기준, 7월물 서부텍사스산원유(WTI) 가격은 전장 대비 9.45% 폭등한 배럴당 74.47 달러를 기록하는 등 한 순간에 75달러선에 근접했다. WTI 가격은 지난 11일 중동의 지정학적 위험이 고조되자 4.87% 폭등한 데 이어 이날에도 상승세를 이어가고 있는 것이다. WTI 가격이 75달러대를 기록한 적은 지난 1월 22일(종가 기준 75.44달러)이 마지막이었다. 8월물 브렌트유 선물 가격 역시 전장 대비 9.01% 오른 배럴당 75.61달러에 거래되고 있다. 안전자산인 금 가격도 전장 대비 1.51% 오른 온스당 3453.87달러를 기록 중이다. 주요국 증시는 약세다. 다우존스 산업평균지수 선물은 1.48% 하락, S&P 500 선물은 1.64% 하락, 나스닥100 선물은 1.67% 하락 등 뉴욕증시 선물이 일제히 하락세를 보이고 있다. 한국 코스피 지수는 1.13% 하락한 2887.06을 나타내고 있고 일본 닛케이225 평균주가(-1.32%), 호주 S&P/ASX(-0.19%), 중국 상해종합지수(-0.65%), 대만 가권지수(-0.39%) 홍콩 항셍지수(-0.85%) 등 아시아 증시도 내림세다. 위험회피 심리에 비트코인 시세 또한 코인마켓캡 기준, 24시간 전 대비 4.74% 하락한 10만3474.85달러를 기록 중이다. 박성준 기자 mediapark@ekn.kr

자동차는 인상, 냉장고·세탁기는 대상…관세 전선 넓히는 트럼프

도널드 트럼프 미국 행정부가 외국산 자동차에 대한 관세율을 인상할 가능성을 시사한 가운데 냉장고와 세탁기 등 가전제품에 사용된 철강에도 관세를 부과하기로 하는 등 관세 전선을 더욱 넓히고 있다. 이들 제품은 특히 한국의 주요 수출 제품인 만큼 관세의 여파가 당초 예상보다 커지는 형국이다. 블룸버그통신등에 따르면 트럼프 대통령은 12일(현지시간) 백악관에서 열린 법안 서명식에서 “그리 머지않은 미래에 그(자동차) 관세를 더 올릴 수 있다"며 “(관세율이) 더 높을수록 그들은 이곳에 와 공장을 지을 가능성이 더 커진다"고 말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또 지난 3월 미국에 대한 현대차의 210억달러 투자를 언급하며 “관세가 없었다면 그들은 단돈 10센트도 투자하지 않았을 것"이라고 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지난 4월 3일부터 외국산 자동차에 대해 25%의 관세를 부과하고 있다. 이미 25% 자동차 관세가 한국의 대미 자동차 수출에 타격을 주고 있는 상황에서 자동차 관세가 추가로 인상될 경우 한국 자동차 업계에 더 큰 타격이 예상된다. 외국산 철강·알루미늄 및 파생제품에 대한 관세는 지난 4일부터 기존 25%에서 50%로 인상됐다. 이런 가운데 미 상무부는 이날 연방 관보를 통해 50% 철강 관세 부과 대상이 되는 철강 파생제품 명단에 제품을 추가했다. 추가된 제품에는 냉장고, 건조기, 세탁기, 식기세척기, 냉동고, 조리용 스토브, 레인지, 오븐, 음식물 쓰레기 처리기 등이 포함됐다. 이번에 추가된 제품에 대한 관세는 오는 23일부터 적용된다. 관보는 “철강 함량 가치를 기준으로 파셍제품에 대한 관세가 부과될 것"이라고 설명했다. 삼성전자와 LG전자 등 한국 가전기업들이 미국에서 세탁기 등 일부 제품을 생산하기는 하지만 한국과 멕시코 등 다른 나라에서 만들어 미국에 수출하는 물량이 상당해 이번 관세의 영향을 받을 것으로 예상된다. 앞서 트럼프 행정부가 지난 3월 초 철강 관세가 부과되는 파생제품을 처음 발표했을 당시에는 그 제품 수가 철강과 알루미늄을 합쳐 172개였으나 상무부는 이후 명단을 계속 업데이트하고 있다. 뉴욕타임스(NYT)는 “이번 조치는 소비자 제품이 직접 관세 타깃이 되는 첫 사례"라고 지적했다. 한편, 트럼프 대통령이 이날 서명한 법안은 캘리포니아주가 2035년부터 시행 예정인 사실상의 전기차 의무화 조치를 폐지하는 내용이 담겨있다. 트럼프 대통령은 “캘리포니아의 전기차 의무화를 완전히 종료함으로써 미국 자동차 산업을 멸망으로부터 구해냈다"고 자찬했다. 일본 도요타자동차는 성명을 내고 캘리포니아의 “비현실적인 전기차 의무화"가 해제됐다며 “소비자가 주도하는 시장에서 배출 기준이 하나로 통합돼야 자동차 업계에 더 많은 안정성과 건전한 경쟁이 생길 것"이라고 밝혔다. 트럼프 대통령은 또 감세 등 국정 어젠다를 담은 법안에 대한 이견 속에 자신과 심각한 공개 갈등을 빚은 일론 머스크 테슬라 최고경영자(CEO)와 전기차에 대해 논의한 적이 있다고 밝힌 뒤 “나는 테슬라를 좋아한다"고 말했다. 박성준 기자 mediapark@ekn.kr

달러 다음으로 선택받는 금…금값 시세 더 오르나

글로벌 중앙은행들이 보유한 준비자산에서 금의 비중이 지난해 유로화를 웃돌은 것으로 나타났다. 2022년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으로 안전자산에 대한 수요가 급증한 결과다. 올해는 도널드 트럼프 미국 행정부의 관세 정책으로 세계 경제를 둘러싼 불확실성마저 고조된 만큼 금값 상승세가 이어질지 관심이 쏠린다. 11일(현지시간) 유럽중앙은행(ECB)가 발표한 '유로화의 국제적 역할' 보고서에 따르면 작년말 기준 글로벌 중앙은행들의 준비자산에서 금 비중이 20%로 집계되면서 유로화(16%)를 웃돌았다. 2023년까지만 해도 유로화와 금 비중이 각각 약 16.5%에 달했는데 1년만에 금 수요가 급증한 것이다. 달러 비중은 46.4%로 여전히 높지만 10년 전과 비교하면 10%포인트 하락한 수치로, 달러의 기축통화 지위가 약세 흐름을 이어가고 있다. 이로써 중앙은행들이 보유한 금은 3만6000톤으로 1965년에 기록된 사상 최대 규모(3만8000톤)에 근접하고 있다. 보고서는 지난 2022년 러시아가 우크라이나를 침공한 이후 중앙은행들이 금을 본격적으로 늘리기 시작했다고 분석했다. 실제 세계금협회(WGC)에 따르면 중앙은행들은 2022년부터 3년 연속 금을 1000톤 이상 늘렸는데 이는 2022년 이전의 평균 매입 속도보다 두 배 빠르다. ECB는 “중앙은행들의 금 수요가 2022년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전면 침공 이후 급격히 급증했으며, 여전히 높은 수준을 유지하고 있다"며 “2022년부터 금과 금리의 역의 상관관계가 무너졌다"고 짚었다. 지정학적 불안에 이어 금값이 고공행진을 이어간 점도 중앙은행들의 금 수요를 부추긴 요인으로 지목되고 있다. ECB가 중앙은행들을 대상으로 실시한 설문조사 결과, 응답자 5분의 2는 지정학 리스크 대비를 위해 금을 매입했다고 답변한 반면 응답자 3분의 2는 자산 다각화를 위해 금에 투자했다고 답했다. 이런 가운데 중앙은행들의 금 매입은 올해에도 지속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트럼프 대통령의 관세 정책에 따른 경제 불확실성이 이어지면서 수요가 안전자산으로 몰린 것으로 풀이된다. 블룸버그통신에 따르면 글로벌 투자은행 골드만삭스는 중앙은행들이 80톤 가량의 금을 매월 사들이고 있다고 밝혔다. 또다른 투자은행 HSBC가 올해초 중앙은행 72개를 대상으로 조사한 결과, 응답자 3분의 1 이상은 올해에도 금 매입을 늘리겠다고 답한 반면 금을 매도하겠다는 응답은 하나도 없었다. 카자흐스탄 중앙은행의 티무르 술레이메노프 총재는 “금은 일반적으로 보험성 자산으로 간주되지만 올해 나타나는 관세, 글로벌 무역 재편, 패닉 등을 고려했을 때 나쁘지 않은 투자처"라고 블룸버그에 말했다. 이렇듯 금에 대한 중앙은행들의 수요가 이어지자 국제금값이 앞으로 얼마나 더 오를지 주목받는다. 이날 뉴욕상품거래소에서 8월물 국제 금 선물 가격은 온스당 3343.70달러에 거래를 마쳤다. 금 시세는 트럼프발(發) 글로벌 관세 전쟁으로 불안이 극에 달했던 지난 4월에 3425.30달러로 신고가를 경신했지만 그 이후 박스권에서 횡보세를 이어가고 있다. 골드만삭스는 중앙은행들이 금 매입을 지속할 것이란 이유로 금값이 올연말 3700달러까지 오를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CNBC에 따르면 UBS 글로벌 자산관리의 마크 헤펠레 최고투자책임자도 최근 고객들에게 보낸 서한에서 “포트폴리오를 다각화하면서 금에 충분한 익스포져를 유지해야 한다"고 권고했다. 일각에선 중앙은행들의 금 매수세가 앞으로 둔화될 것이란 관측도 제기됐다. 글로벌 금융사 ING는 올 1분기 중앙은행의 금 매입이 전분기 대비 33% 줄은 244톤에 달했다며 이번 분기 평균 금값이 3250달러에 그칠 것이라고 내다봤다. 올해 연평균 금값은 3128달러로 예측됐다. RBC 브루인 돌핀의 재닛 무이 시장분석 총괄은 “금 시세가 고공행진해웠던 것을 감안하면 향후 금 매수 모멘텀이 둔화될 수 있다"면서도 “불확실한 지정학적 환경과 자산 다각화에 대한 수요가 금 축적을 장기적으로 지지할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박성준 기자 mediapark@ekn.kr

트럼프 “2주 내 각국에 일방적 관세율 통보…선택해라”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향후 1~2주 안에 각국에 관세율을 일방적으로 설정하겠다고 주장했다. 블룸버그통신에 따르면 11일(현지시간) 워싱턴DC 케네디센터에 열린 공연에 참석한 트럼프 대통령은 취재진에 “일주일 반에서 2주 이내 각국에 서한을 보내 (관세 관련) 협상 내용을 알릴 것"이라며 “어느 시점이 되면 우리는 이것이 협상이라는 편지를 그냥 보낼 것이고 당신은 이를 수용할 수도, 거부할 수도 있다"고 말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또한 영국과, 중국에 이어 어느 국가와 무역 합의에 이를 것인지에 대해 “우리는 일본과 협상을 하고 있고, 한국과 협상을 하고 있다. 약 15개국과 협상을 하고 있다"면서 “하지만 우리는 150개국 이상이 있다"고 말했다. 각 교역국에 상호관세율이 담긴 무역협상 조건을 보내고 미국과 무역을 계속할 것인지 선택을 강요하겠다는 취지로 풀이된다. 트럼프 대통령의 이같은 발언은 상호관세 유예 시한인 7월 9일을 앞두고 나왔다. 트럼프 행정부는 지난 4월 상호관세 발표 이후 각국과 무역 협상을 진행하고 있지만 미국과 무역 합의에 도달한 나라는 영국이 유일하다. 중국의 경우 지난달 '제네바 합의'를 통해 미중이 서로에 대한 초고율 관세를 유예하기로 했지만 양국 모두 상대가 합의를 위반했다고 주장했다. 미국은 중국이 희토류 및 핵심광물 수출 통제를 지속하고 있다고 불만을 터트렸고, 중국은 미국이 반도체 등 핵심기술 수출을 제한하고 중국인 미국 유학생 비자 취소 등의 조처를 문제 삼았다. 이로 인해 양국의 이후 협상은 교착됐고, 지난 5일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과 시진핑 중국 주석이 통화하면서 이번 런던에서의 2차 회담이 성사됐고 제네바 합의 이행을 위한 프레임워크(틀)가 마련됐다. 다만 트럼프 대통령이 이를 이행할지는 불확실하다며 트럼프 대통령은 종종 2주간의 시한을 정해놓지만 이보다 늦게 이행하거나 아예 이행하지 않은 경우가 많다고 블룸버그는 짚었다. 실제 트럼프 대통령은 지난달 16일 “향후 2~3주 안에 미국이 교역국에 관세율을 설정할 것"이라고 말했지만 이는 아직 이행되지 않았다. 트럼프 대통령은 이어 '무역협상 기한 연장 용의가 있느냐'는 취재진 물음에 “그렇다. 하지만 우리가 그럴 필요가 있다고 생각하지 않는다"고 말했다. 이와 관련해 무역상대국과의 협상을 주도하고 있는 스콧 베선트 재무장관은 이날 하원 세입위원회 청문회에 출석한 자리에서 미국 정부는 성실하게 무역협상을 하는 국가에 대해선 상호관세 유예 기간을 연장할 수 있다는 입장을 밝혔다. 베선트 장관은 미국의 18개 주요 무역상대국과 유럽엽합(EU)과 같은 무역 블록에 대해서 “성실하게 협상할 경우 우리가 선의의 협상을 계속하기 위해 날짜를 앞으로 돌릴 가능성이 크다"며 “만약 누군가 협상하지 않는다면 우리는 그렇게 하지 않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하지만 트럼프 대통령의 발언은 무역협상 시한 연장 용의를 밝혔지만 그 가능성을 크게 두지 않는 것으로 해석된다. 박성준 기자 mediapark@ekn.kr

폴 튜더 존스 “내년 달러화 10% 급락…차기 연준 의장엔 ‘초비둘기’ 베선트”

전설적인 헤지펀드 투자자 폴 튜더 존스는 내년 미국 중앙은행인 연방준비제도(Fed·연준)의 공격적인 기준금리 인하로 달러화가 폭락할 것이라고 주장했다. 존스는 11일(현지시간) 블룸버그TV에 출연해 “국채금리 곡선이 더욱 가팔라지면서 내년에 달러화가 10% 더 낮아질 수 있다"고 말했다. 이어 “내년에 미국 단기금리(정책금리)가 급격히 인하될 것을 알고 있다"며 “그리고 이 떄문에 달러도 하락할 것이다. 달러 가치는 많이 떨어질 것"이라고 덧붙였다. 연준이 기준금리를 급격히 내리면 통화정책에 민감한 단기채 금리가 장기채보다 더 빠르게 하락해 수익률 곡선이 가팔라지면(=장단기 금리차 확대) 달러화 매력도 줄어 달러화 가치가도 하락할 것으로 예상한 것이다. 존스는 또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차기 연준 의장직에 초비둘기파적 후보를 지명할 가능성이 높다고 내다봤다. 현재 연준을 이끄는 제롬 파월 의장의 임기는 내년 5월까지다. 트럼프 대통령은 파월 연준 의장을 '미스터 투 레이트'(Mr. Too Late·의사결정이 매번 늦는다는 뜻), '루저'(loser)라고 비판하는 등 연준을 향해 금리 인하를 지속해서 압박해왔다. 트럼프 대통령은 5월 소비자물가지수(CPI)가 발표된 이날에도 연준의 금리 인하를 요구했다. 그는 자신의 소셜미디어 트루스소셜에 “CPI(소비자물가지수)가 막 나왔다. 훌륭한 수치"라면서 “연준은 (기준금리를) 1% 포인트 내려야 한다"고 주장했다. 그는 이어 연준이 기준 금리를 1% 포인트 내리면 미국은 만기가 도래하는 국채에 대해 훨씬 낮은 이자를 지불하게 되며, 그것은 매우 중요한 일이라고 덧붙였다. 연준이 한번에 기준금리를 1% 포인트 인하하는 것은 '울트라 컷'으로 불리며, 매우 이례적인 것이다. 존스는 차기 연준 의장과 관련해 “스콧 베선트 재무부 장관과 케빈 워시 전 연준 이사가 좋은 후보지만 성장과 충성심을 집중하는 트럼프 대통령에겐 베센트 장관이 눈에 띌 것"이라고 주장했다. 그는 트럼프 행정부가 현재 추진하는 감세 법안이 미국 증시와 국채 시장에 위협이 된다며 본인이 만약 트럼프 대통령의 입장이라면 “가장 먼저 할 일은 금리 인하를 단행할 수 있는 가장 비둘기파적인 연준 의장을 임명하는 것"이라고 했다. 한편, 블룸버그 달러 현물지수는 올들어 8% 가량 급락, 해당 지수가 첫 등장했던 2005년 이후 가장 큰 낙폭을 보이고 있다. 또 옵션 투자자들은 추가 달러 약세에 대비하고 있다고 블룸버그는 전했다. 박성준 기자 mediapark@ekn.kr

미국 5월 CPI 발표, 2.4%↑…나스닥 선물 상승

미국 5월 소비자물가지수(CPI)가 작년 동월대비 2.4% 오른 것으로 발표됐다. 11일(현지시간) 미 노동부 발표에 따르면 미국 5월 CPI는 전년 동월 대비 2.4% 상승해 다우존스가 집계한 전문가 전망치(2.5%)를 하회했다. 전월 대비 상승률의 경우 0.1%로 집계, 전망치(0.2%)보다 낮게 나왔다. 변동성이 큰 에너지와 식료품을 제외한 5월 근원 CPI는 전년 대비, 전월 대비 각각 2.8%, 0.1% 오르면서 전문가 예상치(2.9%·0.3%)를 하회했다. 물가의 기조적 흐름을 보여주는 근원 CPI 상승률은 미 연방준비제도(Fed·연준)가 통화정책 방향을 결정지을 때 눈여겨보는 지표 중 하나다. 이번 5월 CPI는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관세 정책이 물가 상승으로 이어졌을지 확인할 수 있다는 점에서 큰 주목을 받았다. 연준은 관세가 경제에 미치는 영향을 평가하기 위해 관망 입장을 유지하며 기준금리 인하에 신중한 태도를 보이고 있다. 월가에선 6월 물가지표 정도부터 관세 충격이 본격적으로 나타날 것으로 예상하고 있었다. 한편, 5월 CPI 발표 직후 뉴욕증시 선물은 상승세다. 인베스팅닷컴에 따르면 11일 한국시간 오후 9시 33분 기준 다우존스 산업평균지수 선물은 0.25% 상승, S&P 500 선물은 0.34% 상승, 나스닥100 선물은 0.38% 상승 등을 보이고 있다. 박성준 기자 mediapark@ekn.kr

머스크 “로보택시 22일부터 운행…28일엔 차가 스스로 배송”

테슬라의 로보(무인)택시 서비스가 오는 22일 출시될 예정이다. 로이터통신 등에 따르면 일론 머스크 테슬라 최고경영자(CEO)는 11일(현지시간) 소셜미디어 엑스에서 로보택시 서비스와 관련한 한 사용자의 질문에 “6월 22일이 잠정적인 출시 날짜"라며 “우리는 안전 문제에 편집증적이기 때문에 이 날짜는 변경될 수 있다"고 밝혔다. 블룸버그통신에 따르면 로보택시 출시일은 당초 6월 12일로 알려졌는데 운행 시점이 10일 늦춰진 셈이다. 머스크는 이어 “6월 28일부터 테슬라 자동차는 생산공장에서 고객의 집까지 스스로 주행해 도착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로보택시 출시 지역은 텍사스주 오스틴이다. 머스크는 오스틴 내 한정된 구역에서 10~20대의 로보택시가 초기 운행될 예정이라고 밝힌 바 있다. 로보택시는 또 사람이 원격으로 감독하는 가운데 운행된다. 테슬라는 지난달부터 오스틴에서 로보택시 차량을 실험해왔으며 전날엔 머스크가 '로보택시'라는 문구가 적힌 모델Y 차량이 도로를 주행하는 모습이 담긴 영상을 공개하기도 했다. 로이터는 테슬라 전기차 판매량이 하락세를 이어가는 상황 속에서 로보택시의 성공이 밸류에이션 향방에 최대 분수령이 될 것으로 전망했다. 이날 뉴욕증시에서 테슬라 주가는 로보택시 기대감으로 전장대비 5.67% 오른 326.09달러에 거래를 마감했다. 박성준 기자 mediapark@ekn.kr

트럼프 “새 연준 의장 곧 나온다”…베선트가 유력 후보?

미국 중앙은행인 연방준비제도(Fed·연준)를 이끄는 제롬 파월 의장의 임기가 1년 가량 남은 가운데 스콧 베선트 미 재무장관이 차기 연준 의장 후보로 유력하게 거론되고 있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연준 의장 교체 가능성을 최근 시사한 만큼 연준의 향후 통화정책이 어떤 영향을 받을지 관심이 쏠린다. 10일(현지시간) 블룸버그통신은 트럼프 행정부 안팎에서 베선트 장관이 차기 연준 의장으로 지명돼야 한다는 목소리가 갈수록 많아지고 있다고 보도했다. 법으로 보장된 파월 의장의 임기는 내년 5월까지다. 앞서 트럼프 대통령은 지난 6일 에어포스원에서 기자들에게 “(차기 연준 의장에 대한 결정이) 곧 나올 것"이라고 말한 바 있다. 트럼프 대통령은 금리를 인하해야 한다며 파월 의장을 지속적으로 압박해왔다. 이런 가운데 소식통들은 트럼프 행정부의 무역 협상과 세금 감면, 규제 완화 노력을 이끌어온 베선트 장관이 차기 연준 의장 자리를 두고 경합하는 후보 중 한 명이라고 블룸버그에 말했다. 베선트 장관은 블룸버그의 입장 요청에 “난 워싱턴에서 최고의 직장을 갖고 있다"면서 “대통령이 누가 미국 경제와 국민을 위해 가장 좋은지 결정할 것"이라고 밝혔다. 베선트 장관은 트럼프 2기 행정부 출범 이후 각국과의 관세 협상을 이끌면서 존재감을 키웠다. 트럼프 대통령의 경제 정책을 외부에 설명하는 역할도 했다. 트럼프 대통령의 책사를 지낸 스티브 배넌은 “베선트는 자기가 엄청 격동적인 (트럼프 취임) 첫 6개월 동안 트럼프 대통령의 공약을 시행할 수 있다는 것을 입증했다"며 “그는 내각의 스타일뿐만 아니라 세계 자본 시장을 안전하게 맡길 수 있는 사람이다"라고 평가했다. 국제금융협회(IIF)의 팀 애덤스 회장은 “베선트 장관에 대한 글로벌 금융시장의 신뢰를 감안했을 때 그는 분명히 유력한 다크호스 후보"라고 평가했다. 통상 재무부 장관은 연준 의장 후보 선별과 인터뷰 절차에 중요한 역할을 하는데 베선트 장관이 차기 연준 의장 선정 절차에서 자신을 제외할지는 불확실하다고 블룸버그는 짚었다. 베선트 장관 외에도 케빈 워시 전 연준 이사도 또다른 유력한 후보로 거론되고 있다. 트럼프 대통령은 지난 6일 워시에 대해 “그는 매우 높은 평가를 받고 있다"고 말하기도 했다. 트럼프 대통령과 가까운 아서 래퍼 전 시카고대 교수는 “베선트는 훌륭하지만 이미 일자리가 있다. 그리고 그의 전문 분야는 통화 정책이 아니다. 내가 대통령에게 말했듯이 케빈 워시가 이 자리에 딱 완벽하다"고 블룸버그에 말했다. 이밖에 케빈 해싯 백악관 국가경제위원장, 크리스토퍼 월러 연준 이사, 데이비드 맬패스 전 세계은행 총재도 후보로 거론된다. 연준 의장직에 대한 공식적인 면접 절차는 시작되지 않은 것으로 전해졌다. 한편, 트럼프 대통령의 압박에도 연준은 오는 17~18일 열리는 6월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 정례회의에서 기준금리를 동결할 것이란 전망이 우세하다. 시카고상품거래소(CME) 페드워치에 따르면 금리선물 시장은 6월 FOMC에서 미국 기준금리가 4.25~4.5%로 유지될 가능성을 99.9%로 예상하는 등 금리 동결을 기정사실화하고 있다. 연준은 트럼프 대통령이 취임했던 지난 1월부터 금리를 계속 동결했다. 박성준 기자 mediapark@ekn.kr

“항소심 동안 효력 지속”…트럼프 상호관세 다시 유지된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행정부가 발표한 상호관세의 효력을 유지하는 결정이 내려졌다. 이에 트럼프 대통령은 상호관세가 법원에 의해 무력화할 우려를 덜고 교역국을 상대로 협상을 벌일 수 있게 됐다. 블룸버그통신 등에 따르면 10일(현지시간) 미 연방 항소법원은 트럼프 대통령의 상호관세 관련 항소심 본안 심리가 완료될 때까지 관세 효력이 지속된다고 결정했다. 항소법원은 또 이번 사건이 “이례적인 중요성"을 가졌다며 통상 3인 재판부가 아닌 재판관 11명 전원이 심리에 참여한다고 밝혔다. 첫 변론기일은 다음 달 31일로 지정됐다. 트럼프 대통령은 지난 4월 2일을 '미국 해방의 날'로 선포하고 상호관세를 발표했다. 연방국제통상법원은 지난달 28일 트럼프 대통령이 국제비상경제권한법(IEEPA)을 이용해서 관세를 부과한 것이 대통령의 권한을 넘어선 위법이라고 판결했다. 그러면서 IEEPA에 근거한 상호관세 조치를 무효화하고 '영구히' 금지한다고 판결했다. 이 판결이 나오자 백악관은 즉각 항소했고 미국 정부는 '판결 효력 정지' 요청을 긴급 제출했다. 이에 항소법원은 다음날인 지난달 29일 판결 효력 정지 요청을 일시 인용한 데 이어 이날 상호관세의 생명력을 최소 2개월 더 늘린 것이다. 이에 따라 모든 수입품에 적용되는 10% 기본관세 및 국가별 차등 관세, 펜타닐 문제로 중국·캐나다·멕시코에 부과한 관세의 효력이 유지된다. 철강, 알루미늄, 자동차와 관련한 관세는 다른 법률인 무역확장법 232조에 따라 집행된 까닭에 이번 법원 결정과 무관하다. 또 항소심의 판단이 최종 결과로 받아들여질 가능성이 높지 않아 결국 최종적인 결정은 연방 대법원에서 내려질 것으로 예상된다. 미국 연방 대법원은 트럼프 대통령의 정책에 상대적으로 친화적인 성향을 보여온 보수 대법관이 6대3의 우위를 점하고 있다. 이번 결정은 트럼프 대통령이 정한 상호관세 유예 시한인 7월 9일을 앞두고 나왔다는 점에서 더욱 주목을 받는다. 항소법원의 이같은 결정으로 트럼프 행정부는 차질 없이 교역국들과 협상을 이어나갈 수 있으며 상호관세 부과와 관련해 당분간 법적으로 제동이 걸릴 가능성도 발생하지 않을 것으로 예상된다. 특히 한국의 경우 오는 15∼17일 캐나다에서 개막하는 주요 7개국(G7) 정상회의가 한미 관세 협의의 분수령이 될 가능성으로 떠오른 상황이다. 이 회의에 초청받은 이재명 대통령이 트럼프 대통령과 직접 만나 '조속한 합의' 기조를 이어간다면 양국 간 관세 협의 속도가 빨라질 수 있다. 앞서 양국 정상은 지난 6일 첫 통화에서 양국이 모두 만족할 수 있는 합의가 조속히 이뤄질 수 있도록 노력해 나가자면서 실무 협상에서 구체적 성과가 나오도록 독려하자고 뜻을 모았다. 한미는 7월 8일까지 '줄라이 패키지'(7월 포괄 합의)를 도출하자고 합의한 상황이다. 박성준 기자 mediapark@ekn.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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