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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철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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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EE칼럼] 기후변화 대응, 현실적 '에너지원 구성'이 핵심

에너지경제신문   | 입력 2021.05.11 10:00

최수석 제주대학교 에너지공학과 교수

최수석 수정

▲최수석 제주대학교 에너지공학과 교수

얼마 전 우리나라를 포함한 40개국의 정상들이 온라인 기후정상회의를 가졌다. 이 회의에서는 제26차 유엔기후변화협약 당사국총회에 앞서 주요국을 대상으로 온실가스 감축 계획을 공유하였다. 정치, 경제 등의 분야에서 미국과 신경전 중인 중국과 러시아도 미국의 초청에 응할 정도로 기후변화에 대한 세계의 관심이 얼마나 큰지 알 수 있다.

기후변화의 원인인 지구온난화에 대한 국제사회 대응은 한참 전으로 거슬러 올라간다. 1992년 리우데자네이루에서 온실가스 배출을 줄이기 위한 ‘기후변화에 관한 유엔기본협약’이 있었고, 1997년에는 구체적 실천방안이 담긴 교토의정서가 채택됐다. 그러나, 미국이 자국 산업보호를 이유로 탈퇴하는 등 일부 국가들만 참여한 교토의정서는 세계적 기후변화 대응과 각국의 경제발전이 양립하기 어려움을 확인한 채 2020년 효력이 만료됐다.

교토의정서를 대체할 ‘신 기후체제’는 2015년 파리에서 열린 제21차 유엔기후변화협약 당사국총회에서 채택됐다. 파리기후협약은 우리나라를 포함한 개발도상국도 온실가스 감축 목표를 5년마다 세워 유엔에 제출하도록 규정하고 있으며, 지구의 평균온도 상승을 산업혁명 시점을 기준으로 가능한 1.5도 이내로 하는 게 목표이다. 산업화 이전 온실가스의 대기 중 농도는 280 ppm이었고 최근에는 414 ppm이었다. 이 수치가 450 ppm에 이르면 회복 불가능한 기후변화가 예측되므로, 온실가스 감축을 위한 행동이 당장 이루어져야 한다. 인류의 생존을 위해서 무엇을 해야 할지는 이미 정해졌으며, 문제는 ‘어떻게 할 것인가’이다.

이번 기후정상회의에서 우리나라의 제안은 크게 2가지였다. 첫째, 2030년 온실가스 목표를 2017년 기준 24.4% 감축한다는 기존계획보다 상향된 목표량을 제출하겠다는 것이다. 둘째, 신규 해외 석탄화력발전소에 대한 공적 금융지원을 중단하겠다는 것이다.

2017년도 우리나라 온실가스 배출량은 이산화탄소 기준 7조1000만 톤이었고, 이것의 30% 정도를 감축한다고 가정하였을 때의 배출량은 1997년 수준인 약 5조 톤이다. 우리나라는 2010년 저탄소 녹색성장 기본법을 제정하고, 2016년도와 2019년도에 기후변화대응 기본계획을 마련했다. 그러나 온실가스 배출량은 일방적으로 늘었으며, 신 기후체제에 대응하기 위한 ‘탄소중립 4법’의 법제화는 최근 시작되었다. 물론, 구체적인 방안들을 계획하고 실천하기 위한 노력을 정부에서 꾸준히 진행하고 있을 것이다. 그러나, 한편으로는 온실가스를 어떻게 줄일 것인지에 대한 실적이나 가이드라인 부족이 걱정되는 것도 사실이다.

기후정상회의에서 두 번째로 제안한 해외 석탄화력발전소의 공적 금융지원 중단은 즉각 시행될 것이다. 한 걸음 더 나아가 석탄화력발전의 대안을 합리적으로 고민해야 한다. 1 kWh의 전기를 생산하기 위한 이산화탄소 배출량(g)은 석탄 820, 천연가스 490, 태양광 27, 원자력 12, 풍력 11이다.

기후정상회의에서 미국이 제시한 목표는 2005년 대비 온실가스를 50% 정도 감축하는 것으로, 높은 감축량과 함께 세부적인 계획도 함께 내놓았다. 눈길을 끄는 것은 청정혁신기술로 소형모듈형원자로(SMR, Small Modular Reactor)를 제안한 것이다. 온실가스 감축목표를 2013년 대비 46%로 밝힌 일본도 원자력발전 목표를 유지하면서 재생에너지를 확대한다는 계획을 밝혔다. 국가별 특성에 따른 비율 차이는 있겠지만, 기후변화에 대응하기 위해 재생에너지와 함께 원자력은 반드시 필요하다.

환경문제를 인류가 힘을 모아 해결하고 있는 사례가 있다. 1985년 알려진 남극 오존층 구멍은 지구환경에 대한 인식의 전환점이 되었고, 2000년까지 프레온가스 사용을 전면 금지하는 몬트리올의정서를 채택하게 한다. 현재까지 이어지는 오존층 파괴물질의 감축 노력으로 오존홀은 줄어들고 있으며, 2060년 완전 복원이 예상된다. 문제해결에 큰 기여를 한 것은 프레온가스의 대체물질인 수불화탄소(HFCs)이다. HFCs는 온실가스의 일종이지만, 과학기술로 무장한 인류의 적극적인 노력으로 넷제로에 대한 해답을 찾을 것으로 믿는다.

오존층 파괴문제를 해결한 것처럼 온실가스 감축의 핵심은 화석연료를 대체할 에너지원의 구성에 대한 현실적인 답을 제시하는 데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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