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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성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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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계 비트코인 채굴 ‘큰 손’ 중국, 채굴장 완전퇴출 시키나?

에너지경제신문   | 입력 2021.05.20 13:41
CRYPTO-CURRENCY/BITCOIN

▲비트코인(사진=로이터/연합)

[에너지경제신문 박성준 기자] 비트코인을 비롯한 민간 가상화폐를 체제 도전 요인으로 여기는 중국이 자국 내 암호화폐 ‘채굴’까지 금지하려는 움직임을 보이고 있다.

중국 채굴업자들은 막대한 컴퓨터 자원을 동원해 비트코인 거래가 유지되는 채굴 분야에서 핵심 기능을 수행해왔다는 점에서 중국의 정책이 향후 비트코인 등 가상화폐 시장에 영향을 줄 가능성이 있어 보인다.

가뜩이나 일론 머스크 테슬라 최고경영자(CEO)의 갑작스러운 ‘변심’으로 최근 들어 비트코인 등 주요 가상화폐 가격이 급락세를 보이는 상황 속에 중국의 이러한 움직임은 시장에 추가 악재로 작용할 전망이다.

20일 경제 매체 차이신(財新) 등에 따르면 중국 북부 네이멍구자치구는 지난 18일부터 가상화폐 채굴장 신고망 운영에 들어갔다.

네이멍구자치구는 이번 조치가 범국가적인 에너지 절감 목표 달성을 위한 것으로서 관내 가상화폐 광산을 완전히 없애버리겠다고 강조했다.

신고 대상에는 가상화폐 채굴 기업뿐만 아니라 채굴 기업에 땅이나 각종 서비스를 제공하는 기업도 포함됐다. 앞서 네이멍구자치구는 올해 4월까지 관내 가상화폐 채굴장을 모두 퇴출한다는 정책을 발표한 바 있었는데 이번에 대대적 단속을 통해 데이터센터 등으로 위장한 가상화폐 채굴장을 완전히 뿌리 뽑겠다는 의지를 드러낸 것으로 해석된다.

대형 가상화폐 채굴장들이 몰린 중국은 세계적으로 비트코인 채굴에서 가장 중요한 역할을 하는 나라다.

영국 케임브리지대 대안금융센터(CCAF)에 따르면 작년 4월을 기준으로 세계 비트코인 채굴 중 65.08%가 중국에서 이뤄졌다.

이 중에서도 기후가 서늘하고 전기 요금이 상대적으로 싼 신장위구르자치구와 네이멍구자치구는 중국의 대형 채굴장이 몰려 있는 곳이다.

세계 비트코인 채굴 중 35.76%가 신장위구르자치구에서, 8.07%가 네이멍구자치구에서 이뤄졌다.

이에 네이멍구자치구의 강력한 채굴장 퇴출 조치가 신장위구르자치구, 쓰촨성 등 다른 채굴 핵심 지역으로 확대될지에 관심이 쏠린다.

중국이 비트코인을 비롯한 민간 가상화폐를 체제 도전 요인으로 간주하는 가운데 탄소 배출 저감에 강력한 드라이브까지 걸고 나서면서 거래 금지에 이어 채굴장 운영으로까지 규제 영역을 전면 확대할 가능성도 작지 않다.

시진핑(習近平) 국가 주석이 작년 유엔 총회서 2060년 탄소 중립 실현 목표를 제시하고 나서 중국은 에너지 사용 절감 및 신에너지 기술 육성을 국가 차원의 의제로 격상시켰다.

다만 앞장서 채굴장 퇴출 정책을 강력히 편 네이멍구자치구는 석탄 위주로 전력을 생산해 탄소 배출 저감 압력을 많이 받는 곳이다. 이에 비해 서북 변경인 신장위구르자치구는 풍력 등 신재생에너지를 활용한 발전 비중이 상대적으로 높아 각 지역이 처한 여건에 다소간의 차이가 있기는 하다.

중국은 민간 주도의 가상화폐 발행과 거래를 금지한 나라 중 한 곳이다. 지난 2017년 9월부터 중국 정부는 가상화폐 신규 발행과 거래를 전면 금지했다.

대신 중국은 강력한 중앙의 통제가 이뤄지는 중앙은행 발행 법정 디지털 화폐인 ‘디지털 위안화’ 도입을 적극적으로 추진 중이다.

한편, 20일 오후 국내 거래소에서 가상화폐 비트코인이 약세를 지속하며 5000만원 부근에 머물고 있다.

가상화폐 거래소 업비트에 따르면 이날 오후 1시 37분 기준 현재 비트코인은 5120만원이다. 전날대비 1.63% 오른 가격이다.

업비트에서 비트코인은 전날 밤 10시께 개당 가격이 4259만 5000원까지 하락했다. 일간 저가 기준으로 올해 2월 8일(4156만 2000원) 이후 가장 낮은 값이다. 지난달 14일 기록한 업비트 내 역대 최고가(8199만 4000원)와 비교하면 반 토막이 난 셈이다.

달러 기준으로도 비트코인은 한때 30% 가까이 가격이 내려앉아 3만달러를 소폭 상회하는 수준까지 떨어졌다. 이는 올해 1월 말 이후 가장 낮은 가격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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