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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직도 스키니진? 젊음은 간편·보온 '와이드 팬츠' 입는다

에너지경제신문   | 입력 2022.11.29 06:35

복고 열풍 타고 통 넓은 팬츠 젊은 세대 '필수템' 등극
다양한 핏·기장, 계절감 있는 소재로 고객 만족도 충족
헤지스·텐먼스·에잇세컨즈 판매 쑥쑥…"인기 지속될 것"

LF

▲LF의 캐주얼 브랜드 ‘헤지스’ 여성 라인이 판매하는 ‘인생 슬랙스’ 화보. 사진=LF

[에너지경제신문 조하니 기자] 복고 열풍과 함께 1990년대 길거리를 주름잡았던 와이드 팬츠(Wide Pants)가 다시 유행 아이콘으로 돌아왔다.

불과 10여년 전 형형색색에 날씬한 각선미를 강조하는 스키니진이 당시 ‘힙스터’들의 핏(Fit) 아이템으로 인기를 누렸지만, 최근 Gen-Z(젠지, 1990년대 중반~2010년대 후반 출생자) 세대로 불리는 젊은이들을 중심으로 편안하지만 세련된 슬랙스·와이드 진 등 와이드 팬츠가 ‘머스트-해브(must-have) 아이템’으로 떠오르며 환영받고 있다.

착 달라붙는 스키니진보다는 여유있는 착용감이 편하고, 통이 넓지만 구김에 강하고 보온성이 뛰어난 옷감 소재를 사용하고 있어 겨울로 넘어가는 환절기 또는 본격적인 겨울철에도 스타일 연출이 가능해 젊은이들로부터 많은 선택을 받고 있는 것이다.

패션업계 관계자는 "2000년대 초반 감성을 나타내는 Y2K 패션의 하나로 와이드 팬츠가 MZ세대, 젠지세대의 개성 표현 방법으로 자리 잡고 있다"며 패션 트렌드의 새 흐름이 당분간 지속될 것이라고 분석한다.

28일 패션업계에 따르면, LF·신세계인터내셔날·삼성물산 패션부문 등 기성 패션업체와 지그재그·에이블리 등 온라인 패션 플랫폼에서 와이드 팬츠 제품의 판매 실적이 승승장구하고 있다.

LF의 캐주얼 브랜드 ‘헤지스’ 여성 라인이 출시한 ‘인생 슬랙스’의 판매율이 지난 24일 기준 전년동기 대비 50% 늘어났다. 인생 슬랙스는 다양한 고객 체형에 맞춘 여러 가지 종류의 핏과 5㎝ 이상의 기장 차이로 고객 만족도를 높인 것이 특징이다. 구체적으로 스트레이트(Straight)핏과 부츠컷(Boots-cut), 와이드 핏 총 3가지 유형으로 나뉘며, 숏(Short)과 롱(Long) 두 가지 기장으로 나뉜다.

편안한 착용감을 극대화하기 위한 사방 스트레치 원단과 구김 걱정을 덜기 위한 구김에 강한 원단을 사용한 것도 장점이다. 겨울철에는 보온성이 우수한 기모 버전으로도 내놓는다.

LF관계자는 "제품은 핏과 신축성이 뛰어나 소비자 사이에서 호평을 받고 있다"며 "올해 F/W(가을/겨울) 기모 제품은 한 사이즈를 제외하곤 전부 품절을 기록할 정도도 인기가 좋다"고 말했다.

신세계인터내셔날(SI)의 온라인 전용 브랜드 텐먼스(10MONTH)가 판매하는 슬랙스의 올 1~11월(24일 기준) 누적 매출액도 전년 대비 31% 올랐다.

텐먼스가 판매하는 슬랙스는 ‘1년 중 10개월간 입을 수 있는 옷’이란 브랜드명에 맞춰 내구성을 강조한 고품질 원단을 사용한 것이 특징이다. 제품 라인업도 와이드 팬츠, 일자 바지, 부츠컷 등 취향에 맞게 고를 수 있도록 다양화해 상황에 맞게 스타일을 꾸밀 수 있어 소비자 주문이 늘어나고 있다는 설명이었다.

신세계인터내셔날 관계자는 "성별 상관없이 ‘중성성’을 표현하는 젠더리스(Genderless) 트렌스가 계속됨에 따라 편안함을 부각한 슬랙스 매출도 매년 늘고 있는 추세"라고 설명했다.

삼성물산 패션부문 SPA브랜드인 ‘에잇세컨즈’도 지난 24일 기준 와이드·세미와이드 핏 제품을 중심으로 와이드 데님팬츠 판매율이 전년대비 40% 증가하며 큰 호응을 얻고 있다.

온라인 패션플랫폼에서도 와이드 팬츠 판매실적은 두드러졌다. 비대면 쇼핑을 선호하는 1020세대의 소비 패턴이 맞물리면서 매출 상승으로 이어지고 있다.

카카오스타일이 운영하는 패션플랫폼 지그재그의 와이드 팬츠 상품 거래에서 이달 초부터 21일까지 와이드데님 171%를 비롯해 △와이드 팬츠 106% △와이드진 89% △와이드 슬랙스 25% 순으로 날개 돋친 듯 팔리고 있다. 최근 겨울철로 접어들면서 코듀로이·기모 등 겨울 소재의 와이드 팬츠를 찾는 젊은 고객들의 주문이 늘어나고 있다고 지그재그측은 전했다.

지그재그 관계자는 "슬로우앤드·고고싱 등 자체 제작 슬랙스로 유명한 상품을 중심으로 오버핏 와이드진, 와이드 트레이닝 팬츠 등이 베스트셀러에 올랐다"고 말했다.

에이블리도 올 여름을 강타한 ‘Y2K 패션’ 유행이 통 넓은 바지까지 이어지며 최근 3주(지난달 31~이달 20일) 기준 ‘와이드 진’ 검색량이 전년 동기 대비 50% 늘었다. 같은 기간 ‘와이드 바지’와 ‘와이드 팬츠’ 검색약도 각각 30% 높게 검색됐다.

에이블리 관계자는 "올 연말 각종 모임과 여행 등 스타일링을 뽐낼 수 있는 외부 활동을 앞두고 젊은이들의 와이드 팬츠 선호 경향이 더 강해질 것"이라고 전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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