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제학교가 위치한 지역들이 부동산 침체기에도 하락폭이 적거나 상승한다는 분석이 나와 수요자들의 관심을 받고 있다. 사진은 제주 서귀포시에 위치한 ‘제주영어교육도시’ 전경. 연합뉴스 |
[에너지경제신문 김다니엘 기자] 최근 시행되고 있는 정부의 전방위적 규제완화에도 불구하고 부동산 시장이 침체기를 이어가고 있는 가운데 국제학교가 위치한 지역들은 집값 하락폭이 적거나 오히려 오르기도 한다는 분석이 나와 수요자들의 관심이 커지고 있다.
20일 KB부동산에 따르면 다수의 국제학교가 포진한 제주 서귀포시 지난해 아파트 매매가는 3억2255만원에서 3억3559만원으로 약 4% 상승했지만 같은 기간 전국 아파트 매매가는 5억5322만원에서 5억3367만원으로 약 3.5% 감소했다.
제주 서귀포시에는 영어교육도시를 중심으로 세인트존스베리아카데미 제주(SJA), 노스런던칼리지에잇스쿨 제주(NLCS), 브랭섬홀아시아(BHA), 한국국제학교 제주캠퍼스(KIS) 등 총 4개의 국제학교가 자리잡고 있다.
서귀포시에 잇따라 개교한 국제학교 2022~2023학년도 평균 입학 경쟁률은 4.05 대 1로 10년 전인 2012~2013학년도(0.67 대 1)와 비교해 크게 상승하는 등 인기가 고공행진을 거듭하고 있다.
이같은 학세권 여파로 인근 아파트 매매가격은 큰 폭으로 상승하고 있다.
아파트 실거래가 빅데이터 아실에 따르면 국제학교 인근 서귀포시 대정읍 ‘한화포레나제주에듀시티’ 전용면적 136㎡는 지난 1월 30일 14억1091만원에 계약서를 작성하면서 최고가를 기록했다. 이는 제주도 아파트 매매가격 상위 3위에 해당하는 역대급 거래다.
매매가격 상승세에 힘입어 전세가격 또한 신고가를 기록하는 기염을 토했다.
대정읍 ‘라온프라이빗에듀’ 전용면적 84㎡는 지난 2월 5억5000만원에 전세 계약서를 작성하면서 최고가를 기록했다.
여기에 더해 국제학교 인근 지역 아파트 거래량 또한 증가하고 있다.
한국부동산원 부동산통계정보시스템에 따르면 지난 2월 기준 인천 연수구 아파트 매매 거래량은 513건으로 전년동기(70건)에 비해 7배 이상 증가했다. 인천 연수구에는 ‘채드윅 송도국제학교’가 위치해 있고 ‘칼빈 매니토바 국제학교’가 개교를 앞두고 있다.
제주 서귀포시 내 A 공인중개사사무소 관계자는 "제주도 국제학교는 외국에 갈 필요 없이 양질의 교육환경을 경험할 수 있다는 장점이 있어, 인근 아파트들은 상승 여력이 크고 하방경직성 또한 강하다는 특징이 있다"며 "향후 서귀포시 내 더 많은 국제학교가 조성될 예정이라 부동산 전망이 밝다"라고 말했다.
이처럼 국제학교의 존재가 지역 부동산 호재로 작용하다 보니 각 지자체에서도 지역 내 국제학교 유치에 힘을 쏟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현재 경기도 평택시 고덕국제도시, 인천 중구 영종국제도시, 부산 강서구 명지국제도시 등 전국 12개 지역에서 23개의 국제학교 설립을 추진 중에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반면 일부 전문가들은 국제학교가 지역 부동산 시장에 지속적인 호재로 작용하기는 어려울 것이라는 점을 시사했다.
송승현 도시와경제 대표는 "아파트 전세가 및 매매가 상승, 거래량 증가 등의 변화는 국제학교가 위치하고 있다고 해서 나타났다고 보기는 어렵다"며 "국제학교 유치가 우리나라 부동산시장을 대표할 수 있는 호재라기에는 무리가 있다"라고 말했다.
송 대표는 "우리나라에서 학군수요가 가장 풍부한 강남권도 부동산 가격이 떨어지는데 좋은 학교가 있다고 해서 가격이 꼭 방어되는 것만은 아니다"며 "우리나라 인구수는 지속적으로 감소하고 있으며 현재 국제학교 수요자들 또한 유동적인 수요자들이므로 향후 이로 인해 국제학교에 대한 수요가 줄어들게 되면 지금의 가격이 유지될 것이라고 확신할 수 없다"고 덧붙였다.
daniel1115@ekn.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