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태풍 카눈의 영향으로 많은 비가 내린 10일 오후 강원 속초시내 도로가 침수되는 피해가 발생, 도로가 통제되고 있다.(사진=연합) |
[에너지경제신문 박성준 기자] 제6호 태풍 ‘카눈’의 영향으로 10일 강원영동과 영남에 많은 비가 내리면서 피해가 속출하고 있다.
강원 삼척(궁촌)에는 전날부터 이날 오후 3시까지 382.5㎜ 비가 내렸다.
강릉은 현재까지 누적 강수량이 322.4㎜, 속초는 315.7㎜, 동해는 260.3㎜, 태백은 184.6㎜이다.
경남 양산(상북면)과 창원(성산구)에는 전날부터 내린 비가 349.0㎜와 338.6㎜에 달하며 울산에도 300㎜ 넘게 비(울주군 삼동면 303.5㎜)가 왔다. 부산(사상구)에는 237.5㎜ 비가 쏟아졌다.
토함산(경북 경주)과 팔공산(경북 칠곡)에는 각각 317.5㎜와 302.0㎜ 비가 내린 것으로 집계됐다.
도시별 누적 강수량은 경남 거제와 통영이 각각 258.1㎜와 199.5㎜, 대전 181.6㎜, 경북 구미 164.9㎜, 전북 전주 156.3㎜, 대구 134.4㎜, 충남 천안 112.6㎜, 광주 92.8㎜, 경기 수원 61.7㎜, 서울 44.9㎜ 등이다.
▲태풍 카눈의 영향으로 많은 비가 내린 10일 오후 강원 속초시내 도로가 침수되는 피해가 발생, 도로가 통제되고 있다.(사진=연합) |
비의 양이 많았을 뿐 아니라 쏟아질 때 강도도 강했다.
강원 속초엔 자동기상관측장비(AWS) 기록상 오후 2시 5분부터 오후 3시 5분까지 1시간에 91.3㎜ 비가 내렸다. 이는 1959년 이후 국내에 영향을 준 태풍에 의해 기록된 1시간 강수량 가운데 7번째로 많은 수준이다.
또 기상청 기상자료개방포털 자료에 따르면 1시간 강수량이 91.3㎜를 넘은 경우는 1973년 이후 26차례에 불과하다.
속초 외에 강원영동 곳곳엔 이날 시간당 70~80㎜ 호우가 내렸다.
강원 고성군에는 시간당 80㎜가 넘는 장대비가 쏟아지면서 주민 대피령이 잇따라 내려졌다.
강원영동은 태풍 반시계 방향 흐름에 따라 부는 동풍이 바다 쪽 습기를 끌고 들어와 태백산맥에 부딪히면서 비가 많이 내릴 것으로 예상됐다.
또 강원 지역 곳곳에선 도로가 물에 잠기는 등 침수 피해도 잇따르고 있다. 강원경찰청에 따르면 오후 1시께를 기준으로 강릉, 동해, 속초, 삼척, 고성 등 도내 도로 33곳이 전면 또는 부분 통제되고 있다.
학교에서도 비 피해가 발생했다. 이날 오전 11시 10분께 동해시 내 한 고등학교 뒤쪽 산과 농경지에서부터 급격히 쏟아져 내려온 토사와 빗물은 담과 도랑을 금세 넘어 학교 건물 안으로 흘러넘쳤다. 학교는 지난해 대형 산불 이후 배수로 정비를 마쳤지만, 토사는 금방 물길을 막아버렸고 갈 곳 잃은 빗물은 교무실과 교실까지 엉망으로 만들었다.
교직원 30여명은 점심 식사도 잊은 채 4시간여동안 빗물과의 사투를 벌였고, 학교는 점차 원래 모습을 찾아가기 시작했다.
이날 고속으로 주행하는 자동차 속도와 맞먹는 풍속의 강풍도 불었다.
부산 가덕도는 오전 7시 41분 최대순간풍속이 34.9㎧로 시속으로 따지면 126㎞에 달했다. 계룡산과 설악산에는 각각 최대순간풍속이 32.6㎧(시속 117㎞)와 30.2㎧(시속 109㎞)에 달하는 강풍이 불었다.
전남 화순과 경북 포항 구룡포는 최대순간풍속이 26㎧(시속 94㎞)를 기록했다. 이날 오전 9시 20분께 경남 거제에 상륙한 카눈은 오후 3시 현재 경북 안동 서쪽 40㎞ 지점까지 북상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