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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준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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LH, 10년간 공공주택 지을 땅 78조원 매각…여의도 14배

에너지경제신문   | 입력 2023.11.27 15:41

경실련, 최근 10년간 LH 공공택지 매각실태 발표
장기공공주택 73만가구 불과…매각 안했으면 166만가구
"LH 택지 매각 중단…서민 공공주택 공급 약속 이행해야"
LH "임대주택 제원 마련에 활용…정부 지원없이 전량 추진 불가"

심상정 의원 ㅇㅇ

▲27일 심상정 정의당 의원을 비롯한 시민단체 경실련이 ‘10년간 LH 공공택지 매각실태 발표 기자회견’을 통해 LH의 무분별한 민간 매각 행태를 비판했다. 사진=경실련

[에너지경제신문 김준현 기자] 한국토지주택공사(LH)가 토지수용권과 독점개발권, 용도 변경권 등 특권을 활용해 확보한 택지들을 장기공공주택으로 활용하지 않고 민간에 매각해 수익을 올리는 행위를 두고 국회와 시민단체가 지적에 나섰다.



◇ LH, 국민 땅 강제수용 후 10년간 민간에 78조원 매각

27일 경제정의실천시민연합은 심상정 정의당 의원과 함께 2013년 1월부터 2023년 8월까지 최근 10년간 LH 공공택지 매각실태 집계 결과를 기자회견을 통해 발표했다.

경실련에 따르면 LH가 매각한 공공택지 중 아파트 택지는 총 1220만평(40k㎡)이며, 매각 금액은 78조원이다. 이는 여의도 면적의 14배이며, 강남구 면적 1197만평(39.5k㎡)보다 크다. 평당 가격은 2013년 504만원에서 2021년 1061만원까지 올랐다가 2023년 1000만원 이하로 떨어졌다.

10년간 매각된 택지에 용적률 200%를 적용해 장기공공주택을 짓는다면 97만6000가구(25평 기준)를 공급할 수 있다는 계산이 나온다. 현재 정부가 주장하고 있는 LH 공공주택 재고량은 133만가구다.

그러나 무주택 서민이 저렴한 임대료로 장기간 안정적으로 살 수 있는 진짜 장기공공주택(영구·50년·국민·장기전세)은 73만가구에 불과했다. 만약 이 땅을 매각하지 않고 장기공공주택을 짓는데 사용했다면 장기공공주택 재고량은 두 배 이상 늘어나 166만가구가 됐을 것이란 계산이다.

또한 10년간 매각된 택지 중 임대주택부지 면적은 103만평으로 매각금액은 4조원이다. 분양 주택부지는 1117만평 매각됐으며, 매각금액은 74조원으로 총판매 비중의 90% 이상을 차지한다. 임대주택용지를 매각했다는 것은 최대거주기간 30년의 국민임대나 20년의 장기전세 등 장기공공임대주택 공급을 포기한 것과 다름없다는 입장이다.



◇ 경실련 "LH 매각 중단" vs LH "신규 임대주택 제원 마련"

이와 관련 광역지자체별로는 경기도 공공택지가 가장 많은 50조원, 639만평이 팔렸고, 전체 매각금액의 64%, 매각면적의 52%를 차지한다. 평당 매각금액은 서울이 2250만원으로 가장 높았으며 인천은 883만원, 경기 789만원 순으로 높았다.

택지지구별 매각금액이 가장 큰 지역은 화성동탄2이며 7조1000억원에 매각됐다. 이어 파주운정3 4조1000억원, 행정중심복합도시 3조9000억원, 인천검단 3조6000억원, 위례 3조5000억원 순이다.

아파트 부지 매각금액은 총 61조원이었는데 2023년 11월 현재 38조(62%)가 올라 99조원이 됐다. 가격상승이 가장 큰 지구는 화성동탄2다. 4조8000억원에서 4조원(85%)이 올라 8조8000억원이 됐다. 이어 위례와 행정중심복합도시가 3조4000억원(각 135%, 127%) 올랐다.

정택수 경실련 정책국 부장은 "국민의 재산권을 침해하면서 확보한 택지를 LH 핵심 수입원으로 삼는 LH에게 공공택지·공공자산 매각을 전면 중단시켜야 한다"며 "또한 원가주택, 역세권첫집 등 서민 공공주택 공급 약속 이행 및 3기 신도시 등 대규모 공급정책을 전면 재검토해야 한다"고 촉구했다.

이번 발표에 대해 LH에서는 개발사업 투자재원(보상비+조성비)뿐만 아니라 신규 임대주택 건설사업에 대한 재원 마련을 위해 토지매각에 따른 이익을 활용해 왔다고 답변했다.

LH 관계자는 "개발사업 투자금을 토지매각으로 일정부분 회수하지 않고 전량 임대주택사업 추진시 정부의 전폭적인 자금지원 없이는 LH사채 조달량이 지속적으로 급상승해 LH의 재무구조는 급격히 부실화 될 것이다"며 "임대주택 운영을 위한 정부재원 추가 투입시 정부 재정악화로 이어질 우려가 있다"고 강조했다.

특히 임대운영 손실을 전액 정부가 보전해주지 않는 이상 수익사업과 비수익사업의 균형을 통하여 비수익 사업인 임대사업의 지속가능성을 확보하는 것이 국민주거복지 실현에 타당하다는 입장이다. 또한 10년간 거둔 공공택지 토지 매각수익은 임대주택 운영에 따른 재무적 손실을 만회하는 동시에 신규임대자산의 추가 확충을 위해 사용중에 있다고 밝혔다. kjh123@ekn.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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