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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근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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양주대모산성 ‘태봉국 목간’ 한반도 발견 중 문자최다

에너지경제신문   | 입력 2023.11.28 11:14
양주대모산성 '태봉국 목간' 적외선 촬영 모음

▲양주대모산성 ‘태봉국 목간’ 적외선 촬영 모음. 사진제공=양주시

[양주=에너지경제신문 강근주 기자] 양주시와 (재)기호문화재연구원은 양주대모산성(사적 제526호) 13차 학술발굴조사에서 출토된 ‘태봉국 목간’ 판독회의를 20일부터 21일까지 이틀 동안 진행했다고 28일 밝혔다.

이번 판독회의는 목간 한 면에 적혀있는 ‘정개 3년 병자 4월 9일’(政開三年丙子四月九日) 문구에 대한 판독을 확정했다. 목간에서 언급된 ‘정개’(914~918)는 태봉국 궁예(? ~ 918년)의 마지막 연호이며, 정개 3년은 916년을 의미한다. 궁예가 세운 태봉국과 관련된 이번 목간 출토는 국내에선 최초 사례로 평가된다.

또한 판독회의에선 916년은 병자년으로 목간 기록과도 일치해 "연호와 간지가 결합된 절대 연대를 보여주는 유일한 목간"으로 그 중요성을 높게 평가했다.

아울러 태봉국 목간은 총 8면으로 구성됐고, 그림이 있는 한 면과 공란 한 면을 제외한 나머지 면에 8행 글씨가 묵서돼 있는데 총 글자가 123자로 이뤄져 한반도에서 발견된 목간 중 최다면(最多面), 최다행(最多行), 최다 문자 숫자인 점에도 주목했다.

특히 <삼국사기>와 <삼국유사>에서 단편적으로밖에 확인할 수 없는 태봉국 모습을 알려준다는 점에서 이번 출토 유물 가치는 ‘새로운 삼국사기-삼국유사 발견’에 비견될 만큼 한국 고대사 연구에도 새로운 바람을 불어넣을 것으로 전망했다.

이번 판독회의에서 총 123자 글자 중 102글자가 판독됐다. 판독 결과 양주대모산성 내 큰 연못(大井)에서 대룡(大龍)에게 제사를 지낸 내용이 주를 이루며, 이런 내용 중 새로운 태봉사람 존재가 확인됐다.

목간 4면에 ‘신해세입육무등’(辛亥歲卄六茂登) 글귀에서 신해년 태생 26세 ‘무등(茂登)’이란 사람이 등장하는데, 신해년은 891년으로 정개 3년(916년) 시점에 26세로 계산돼 목간 제작시점과 일치하며, 그동안 학계에 보고되지 않은 새로운 태봉사람 인명이다.

양주대모산성'태봉국 목간' 출토 집수시설

▲양주대모산성‘태봉국 목간’ 출토 집수시설. 사진제공=양주시

양주대모산성'태봉국 목간' 출토 집수시설

▲양주대모산성‘태봉국 목간’ 출토 집수시설. 사진제공=양주시

한편 이번 목간은 양주대모산성 13차 발굴조사에서 새로이 확인된 집수시설에서 출토됐다. 태봉국 목간 출토는 양주대모산성이 삼국시대~후삼국시대에 이르기까지 고대 교통로에서 중요한 위치에 있었다는 사실을 입증하며, 후삼국시대에도 양주대모산성 일대에 정치세력이 존재했다는 사실을 방증하는 사례로 평가된다.

양주시는 양주대모산성 역사적 가치와 잠재성을 높이 평가해 2018년부터 발굴조사를 진행해왔고, 결국 이번 발굴조사에서 ‘태봉국 목간’을 찾게 됐다. 특히 강수현 양주시장은 역사문화도시 위상 확립을 최우선 과제로 삼아 양주대모산성 발굴조사에 관심과 지원을 아끼지 않았다.

강수현 시장은 "발굴 현장 공개회를 12월6일 개최해, 이번 발굴조사 결과와 태봉국 목간 내용을 공개할 예정"이라며 "판독회의에서 밝히지 못한 부분은 향후 심도 있는 연구를 통해 그동안 역사학계에서 미지의 세계로 남겨진 태봉국 모습을 순차적으로 밝혀나가겠다" 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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