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가 4일 국회에서 최고위원 회의를 하고 있다. 연합뉴스 |
[에너지경제신문 윤수현 기자] 내년 총선을 4개월 앞두고 더불어민주당 내 계파 갈등이 다시 고조되는 모양새다. ‘공천·전당대회 룰’로 재점화한 친이재명(친명)계와 비이재명(비명)계간 갈등 파장이 비명계 이상민 의원의 탈당 선언으로 더욱 커지고 있다.
4일 정치권에 따르면 이상민 의원이 전날 민주당에 대해 ‘이재명 대표의 사당으로 전락했다’고 비판하며 탈당을 선언하면서 향후 정계 개편 구도에 미칠 여파에 관심이 쏠린다.
이 의원은 이날 MBC 라디오 ‘김종배의 시선집중’에 출연해 "아쉬움과 안타까움도 깊다"며 "그러나 당내에서 이재명 대표 체제 이후 줄곧 그 문제를 지적하고 이재명 대표의 퇴진을 주장해왔던 저로서는 소위 ‘개딸’(개혁의 딸)들이라는 분들한테 또 동료 후배 의원들한테 여러 가지 하여튼 미운 털이 박혀 있어서 사실은 거기에 시달리는 점이 보통 고역이 아니다"고 이 대표의 강성 팬덤을 비판했다.
이 의원은 ‘새로운 정치 세력’ 추진을 두고 "민주당과 국민의힘은 워낙 독과점 구조가 방대하고 또 영호남이라는 지역적 패권과 결부돼 있기 때문에 너무나 강고하다"며 "제3의 정치세력이 등장하기에는 굉장히 어려운 환경"이라고 했다. 그러면서 "뜻을 같이 하는 상식의 정치를 복원한다는 점에 같이 하는 여러 세력들이 연합을 해야 될 것"이라고 말했다. 국민의힘 입당 가능성에 대해서도 "모든 가능성을 다 열어놓고 있다"고 했다.
당장 이 의원 탈당 선언 후 김종민·윤영찬·이원욱·조응천 의원으로 구성된 모임인 ‘원칙과상식’의 행보도 주목받고 있다.
‘원칙과상식 의원들은 전날 국회에서 연 기자 간담회에서 이 의원의 탈당에 대해 "문제의식 자체에 대해선 공감한다"면서도 "어떻게 할 것이냐에 대한 고민과 해법에서 저희와 생각이 다르고, 그래서 독자적 노선을 선택한 게 아닌가 생각한다"며 탈당 가능성에는 선을 그었다.
당내 계파 간 대립은 앞서 내년 총선에 적용할 공천 룰과 전당대회 룰을 두고 불거졌다. 당장 내년 4월 총선에 이어 8월에는 민주당 전당대회가 열리는 만큼 친명계와 비명계 사이에서는 신경전이 가열될 수밖에 없는 상황이다.
대다수가 친명계인 당 지도부는 권리당원 대 대의원 표의 반영 비율을 60대 1에서 20대 1 미만으로 변경하기로 했다.
권리당원 20표가 대의원 1표에 해당하기 때문에 권리당원의 표 비중이 지금보다 3배 이상 높아진다. 또 평가 하위 10%에 든 현역 의원의 경선 득표 감산 비율을 20%에서 30%로 올리는 공천룰 개정을 동시에 추진하고 있다.
그러나 비명계는 전대 룰 변경을 두고 이 대표의 강성 팬덤이 권리 당원의 대다수를 차지하고 있는 만큼 친명계가 차기 당 대표까지 가져가기 위한 전략이라고 의심하고 있다. 현역 의원 평가 하위 대상 감산 비율 확대 역시 친명계를 공천에서 유리하게 하려는 의도로 풀이하고 있는 것이다.
여기에 가장 큰 타격은 이 대표의 최측근인 김용 전 민주연구원 부원장의 실형 선고로 이 대표의 ‘사법리스크’가 재조명 된 것이다. 이 대표의 최측근인 김 전 부원장이 받은 돈이 지난 대선 경선 과정에서 정치자금으로 쓰였다면 관련 책임에서 자유로울 수 없다는 비판이 나오고 있다. 당장 비명계에선 이 대표 영장 기각 이후 두 달 만에 불거진 사법리스크에 우려의 목소리를 내고 있다.
윤영찬 민주당 의원은 전날 김 전 부원장의 구속에 대해 "결국 당 대표의 사법리스크와 연동이 될 수 있다"며 "선거에 어떤 영향 미칠 거냐는 부분은 우리가 촉각을 곤두세우고 볼 수밖에 없는 부분"이라고 말했다.
이원욱 의원도 지난 1일 CBS라디오 ‘김현정의 뉴스쇼’에서 "추가 수사, 기소 등이 이뤄지면 굉장한 악재가 될 것"이라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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