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희대 대법원장 후보자가 5일 국회에서 열린 인사청문회에서 발언하고 있다. |
조 후보자는 5일 국회 인사청문회에서 진성준 더불어민주당 의원의 제도 도입 관련 질의에 "최근 압수수색 문제가 대두되고 있고 외국에서도 이미 시행하고 있는 제도"라며 이같이 말했다.
조 후보자는 다만 "아무나 부르면 수사의 밀행성이 떨어진다"며 "대법원에서 검사가 신청하는 참고인만 부르는 쪽으로 바꿀 필요성 등 여러 가지를 검토하는 것으로 안다"고 설명했다.
압수수색 영장 사전심문제는 판사가 영장을 발부하기 전에 관련자를 불러 대면 심문을 할 수 있도록 하는 제도다.
올해 2월 법원행정처가 국민 기본권 보호를 강화할 필요가 있다며 이를 신설하는 형사소송규칙(대법원규칙) 개정안을 입법예고한 이후 수사에 지장을 초래해 실체적 발견을 방해할 우려가 있다는 반론이 제기돼 현재까지 논란이 이어져 왔다.
조 후보자는 서영교 민주당 의원의 관련 질의에도 "대법관회의에서 이런 문제를 공론화시켜서 논의해보겠다"고 답했다.
그러면서 "최근 형사소송법 개정으로 조서의 증거능력이 약화된 반면 압수수색의 필요성이 증대된 것은 틀림없는 사실"이라며 "그 과정에서 문제점이 있는 것도 드러났다"고 설명했다.
그는 조건부 구속영장 제도 도입에는 "긍정적으로 검토할 필요가 있다고 생각한다"면서도 "제도가 생기면 부자나 힘있는 사람만 혜택을 받는 쪽으로 운영되지 않을지 걱정하고 있다"고 말했다.
양승태 전 대법원장 재임 시절 불거진 ‘사법농단 의혹’에 대해서는 "사법부의 일원으로서 불신을 불러일으킨 것에 대해 자괴감이 있다"며 "국민들께 걱정을 끼친 점은 죄송하게 생각한다"고 사과했다.
다만 그는 법원행정처가 정치적 이유로 재판에 개입한 것 아니냐는 의혹의 실체에 대해서는 "추호도 그런 압력은 전혀 없었다"며 "오해할 만하지만 대법원의 운영에서 행정처와 전원합의체는 엄격히 분리돼 있다"고 강조했다.
관련 내용이 담긴 행정처 문건에 대해서는 "그런 오해를 왜 만들었는지 저도 이해할 수 없다"고 말했다.
김명수 전 대법원장에 대한 생각을 묻는 정점식 국민의힘 의원 질의에는 "전임 대법원장에 대해서 평가하기는 어렵다"며 말을 아끼면서도 "전임 대법원장의 실패를 반면교사로 삼고 잘한 점은 계승해서 사법부를 지키겠다"고 답했다.
보수 색채에 대한 지적에는 "찾아보면 저보다 진보적 판결을 많이 낸 사람이 없을 것"이라고 반박했다.
조 후보자는 딸과 사위가 근무하는 법무법인의 담당 사건이 전원합의체에 올라올 경우 제척 대상이 되느냐는 질의에는 "당연히 대법관들께 의견을 물어 회피하는 게 타당한지 결정하게 된다"고 답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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