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낙연 전 국무총리가 6일 오후 서울 노원구 삼육대학교에서 ‘청년, 정치리더와 현대사회의 미래 바라보기’를 주제로 특강을 하기 전 학교에 도착, 관계자들과 인사를 나누고 있다. 연합뉴스 |
[에너지경제신문 윤수현 기자] 이낙연 더불어민주당 전 대표가 연일 신당 창당 의지를 내비치면서 정치권의 이목이 쏠리고 있다.
내년 총선을 앞둔 상황에서 ‘이낙연 신당’이 제3지대 흥행 돌풍을 이끌 수 있을지 술렁이는 분위기다.
무엇보다 비이재명(비명)계의 수장격인 이낙연 전 대표의 신당 창당이 현실화할 경우 비명계 및 친문재인(친문)계 의원들이 어떤 선택을 할지가 초미의 관심사다.
민주당내 비명계와 친문계 의원 최소 10명 이상이 추진되는 ‘이낙연 신당’에 합류할 경우 당이 쪼개지는 등 걷잡을 수 없는 사태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어서다.
이에 당 지도부 및 친이재명(친명) 등 주류는 이낙연 신당 추진 움직임을 예의주시하며 대응책 마련에 고심하고 있다.
12일 정치권에 따르면 이 전 대표는 최근 언론 인터뷰를 통해 창당 실무 작업에 착수했다고 밝힌 데 이어 창당 시점까지 거론했다.
집권 국민의힘 쪽에서 신당을 추진 중인 이준석 전 대표와 연내 가능성도 내비쳤다. 전날엔 현 이재명 대표체제를 비난하며 민주당을 탈당한 5선 이상민 의원도 만났다.
이낙연 전 대표는 특히 이상민 의원을 만난 자리에서 "훌륭한 분들을 모아 세력화하는 것이 필요하다"는 말도 건넨 것으로 알려졌다.
이런 상황에서 이재명 민주당 대표는 침묵을 이어가고 있다.
일각에서는 이 대표가 침묵하는 배경에는 이 전 대표를 설득할 수 있는 마땅한 묘안이 없어서라는 관측이 제기된다.
이 전 대표가 요구하는 대표직 사퇴와 일부에서 요구하는 불출마 등은 받아들일 수 없다는 것이다.
이 전 대표가 이 대표에 줄 수 있는 타협책은 준연동형 비례대표제 수용 정도 뿐이라는 게 정치권 해석이다.
하지만 이 전 대표는 당의 비민주적 시스템 타파와 공정한 공천 등을 위해 이 대표의 사퇴가 필수적이란 강경한 입장을 고수하고 있다.
이에 물밑에서 추진되던 이 전 대표와 이 대표 간 회동도 사실상 이뤄지기 어려울 것이라는 전망이 나온다.
이 대표는 최근 강성 지지층을 향해 비명계 공격을 자제해달라고 요구했지만 당내 갈등의 골은 ‘이낙연 신당’ 이슈로 점차 심화하는 모습이다.
김민석 민주당 의원은 이날 국회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이낙연 신당론은 윤석열 검찰 독재의 공작정치에 놀아나고 협력하는 사이비 야당, 즉 사쿠라 노선이 될 것"이라고 주장했다.
그러면서 "정치인 이낙연은 검찰 독재와 치열하게 싸운 적 있나. 과연 싸울 생각은 있나"라며 "민주당 덕으로 평생 꽃길 걸은 분이 왜 당을 찌르고 흔드나"라고 따져 물었다.
이에 비명계 의원들은 김 의원의 탈당 이력을 거론하며 "뒤돌아보길 바란다", "셀프디스"라고 반박했다.
이 대표는 일단 이 전 대표와 비명계 세력들의 행보를 예의주시하며 소통과 통합 행보를 이어갈 방침이다.
이 대표는 전직 총리들과의 회동도 추진하고 있다. 이 대표가 문재인 정부 총리들과의 만남을 추진하는 이유에는 이 전 총리가 신당 창당 실무 준비에 돌입했다고 밝히면서 당 안팎에서는 ‘3총리(이낙연·정세균·김부겸) 연대설’까지 거론됐기 때문이다.
특히 오는 27일 신당 창당을 발표할 것으로 알려진 이준석 국민의힘 전 대표와 제3지대에서 연대할 가능성도 열어두는 등 민주당의 분당 위기가 더욱 커진 상황이다.
다만 이들에게 교집합이 없다는 정치권의 비판적인 목소리가 나오고 있다.
조응천 민주당 의원은 이날 SBS라디오 ‘김태현의 정치쇼’에 출연해 "(이낙연 전 대표가) 공천 학살을 당하기 전 뭔가를 마련해야겠다 생각했고, 분당을 결정한 것 아니냐"며 "이미 실무진에게 (창당 준비를) 말하고, ‘엄근진(엄격·근엄·진지)’하신 분이 여러 곳에서 인터뷰 하고 톤도 높아지셨다"고 말했다.
이낙연 전 대표와 이준석 전 대표의 연대 가능성에 대해서는 "두 사람의 궁합이 잘 맞지 않는다"고 부정적으로 내다봤다.
김병민 국민의힘 최고위원도 이날 YTN라디오 ‘뉴스킹 박지훈입니다’ 인터뷰에서 ‘이준석 전 대표와 이낙연 전 대표 두 사람의 연대 가능성’에 대해 묻는 질문에 "주목도가 꽤 높은 만남은 될 수 있다" 다"면서도 "정치는 기본적인 정치적 교집합이 있어야 하는데 두 사람이 만나는 것만으로는 기존에 있는 주류 세력에 대한 반대, 비토 정서에 대한 교집합 말고는 특별하게 떠오르는 부분이 잘 모르겠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이낙연 전 대표와 함께 새로운 제3지대 구축이라고 하는 틀로 달려가고 있는 것 같은데 이게 뭔가 정확한 방향을 향해서 달려가는 것 같다는 느낌은 들지는 않는다"며 "단순한 비토 정서에 기대서 뭔가 공간을 찾을 요량이라면 오히려 당에 관한 진정성을 바탕으로 당내에서 개혁을 추동하고 또 여기서 뭔가 할 수 있는 역할들이 남아 있다고 생각한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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