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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근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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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륜] 임채빈, 2023 그랑프리서 경륜역사 새로 작성?

에너지경제신문   | 입력 2023.12.25 14:02
2022년 그랑프리 경륜 결승 진출 선수들 경주 출발

▲2022년 그랑프리 경륜 결승 진출 선수들 경주 출발. 사진제공=국민체육진흥공단

[광명=에너지경제신문 강근주 기자] 2023 시즌 대미를 장식할 문화체육관광부장관배 그랑프리 경륜이 오는 29일부터 31일까지 사흘 동안 광명 벨로드롬을 수놓는다.

경륜계 간판급 선수가 총출동하는 그랑프리는 이례적으로 15개 전 경주가 특선급으로 편성된다. 첫날인 금요일 예선을 시작으로 토요 준결승, 일요일 마지막 15경주에서 대망의 결승경주가 치러지는 토너먼트 대진 방식으로 진행된다.

그랑프리 타이틀 획득은 그야말로 ‘하늘이 허락한다’는 말이 나돌 만큼 경륜선수에게는 ‘꿈의 무대’며 실력 외에 행운이 따라야 한다는 게 경륜계 정설이다. 하지만 최근 그랑프리 역사를 살펴보면 이 표현이 무색하다. 정종진이 2016년부터 2019년까지 무려 4회 연속 우승컵을 거머쥐고 코로나19 휴장 후 임채빈이 1회, 작년 다시 정종진이 빼앗으며 총 5회 타이틀을 거머쥐었기 때문이다.

올해 역시 두 선수 각축이 유력하다. 다만 임채빈-정종진 양강을 추격하는 도전자들 적극적인 움직임이 포착되고 있는데다 단발성 경기에 대한 심리적 중압감 등이 상당하다. 이로 인한 사소한 실책이 경기 향방을 크게 바꿀 수 있어 변수가 상존한다.

팬들은 연중 벨로드롬 최고 축제로 꼽히는 그랑프리, 경륜 간판급 선수들이 3일간 펼쳐내는 명승부에 대한 기대감이 상당하다. 관전 포인트를 짚어봤다.

◆ 영원한 우승후보 0순위, 임채빈

마지막 날 히어로로 가장 주목받는 선수는 ‘벨로드롬의 타노스’란 별칭을 가진 ‘은륜 황제’ 임채빈이다. 임채빈은 올해 시즌 57경기에 출전해 한번의 2착도 없이 전승을 기록 중인 벨로드롬 절대 권력자다.

경기 내용도 흔히 말하는 ‘운이 좋았다’란 내용이 없을 만큼 완벽한 승리가 대부분이고 마지막 200미터 기록이 크게는 2위 그룹과 0.5초까지 벌릴 정도로 상대를 압도하고 있다. 큰 실수가 없는 한 우승이 유력하다.

임채빈은 최고 선수인데도 아무리 약체를 만나도 방심하지 않을 만큼 경기 중 집중력이 뛰어나 시합 전 준비 또한 철저하다. 이미 열흘 전부터 광명스피돔 인근에서 합숙훈련에 돌입하며 실전 적응력과 컨디션을 점검했다.

30년 경륜역사에서 임채빈은 전무후무한 시즌 전승을 그랑프리로 마치겠다는 각오다. 나아가 이 한방으로 다승왕, 득점왕, 상금왕 등 모든 타이틀을 독식하며 정점을 찍으려들 것이다.

◆ ‘임채빈 징크스’ 탈피가 관건, 정종진

올해 시즌 61경기에 출전해 1위 58회로 승률 95%를 기록 중인 정종진은 임채빈 그늘에 가려져 있을 뿐 여전히 전성기를 못잖은 기량과 성적을 작성 중이다. 다만 모든 선수가 징크스가 있듯이 유독 임채빈만 만나면 맥을 못 추는 상황이다. 지금까지 7번 맞대결 중 승리는 단 한 번에 불과하다. 라이벌이라 하기엔 부족한 수치임에 틀림없다.

하지만 다양한 전술능력, 특히 간간히 시도하는 기습적인 자력승부가 여전히 건재하고 상황에 따른 대응능력인 운영 센스는 경지에 올랐다는 평가다. 이를 무기로 작년 최고 무대인 그랑프리에서 임채빈을 젖히며 제대로 설욕한 경험도 있다. 올해도 기회가 온다면 특유의 동물적인 감각을 통해 특유의 묘수로 맞서겠다는 입장이다.

◆ 다크호스 양승원-정해민-전원규-박용범

올해 시즌 중반까지만 해도 경륜계는 임채빈-정종진 양강 구도로 인해 나머지 선수가 설자리를 잃은 것이 사실이다. 특히 두 선수 눈치만 보며 2, 3착을 목표로 한 마크 위주 소극적인 작전은 늘 팬들의 따가운 시선과 원성의 대상이 됐다.

헌데 후반기 특선급은 너도나도 해보자는 식의 이른바 ‘변화 급물살’을 타고 있다. 그랑프리는 도전자들의 이런 분위기가 절정에 달할 것이란 전망이다.

천하의 임채빈-정종진이라 해도 긴장하면 실책이 나올 가능성도 커진다. 따라서 적절한 타이밍에 이뤄지는 기습작전 또는 상대 허를 찌르는 돌파나 틈새공략, 때로는 거친 몸싸움도 마다않는 필살기로 반전을 모색하겠다는 각오다.

경륜 전문가들은 "작년 임채빈이 무너진 데는 양승원의 예측 못한 기습과 정해민의 적절한 대응이 빌미가 됐다"며 "기습 또는 내선 마크 추입이 가능한 양승원과 정해민, 마크 전환을 통해 내외선 돌파나 추입을 노릴 전원규나 박용범 한방도 간과할 수 없다"고 예측했다.

즉 출전하는 선수들 대부분이 목표를 2, 3위로 잡는다면 임채빈 페이스가 더욱 뚜렷해지겠지만 우승을 염두에 두는 작전이면 언제 어디서 누가 어떻게 튀어나올지 몰라 임채빈-정종진 양강이 대응하기가 쉽지 않다는 평가다.

경륜 전문가들은 "경주 전개가 최대한 꼬이고 또 꼬이는 상황이 발생되면 의외의 선수가 입상, 초대박 같은 극단적 상황이 나타날 수 있다"며 "냉정히 볼 때, 한수 위 기량에 운영능력까지 더해가고 있는 임채빈이 원톱임은 부정하기 어려워 과연 시즌 전승 여부도 관전 포인트"라고 진단했다.
kkjoo0912@ekn.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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