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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낙연 탈당 선언…"원칙과 상식 동지들과 협력할 것"

에너지경제신문   | 입력 2024.01.11 15:16

"김대중과 노무현 가치 사라지고 '1인 정당', '방탄 정당'으로 변질"

이낙연, 민주당 탈당<YONHAP NO-3200>

▲이낙연 더불어민주당 전 대표가 11일 국회 소통관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탈당 및 신당 창당을 선언하고 있다. 연합뉴스

[에너지경제신문 윤수현 기자] 이낙연 전 더불어민주당 대표가 민주당 탈당을 선언했다. 이 전 대표는 새로운 정치세력을 만들겠다는 의지를 나타내면서 민주당을 탈당한 ‘원칙과 상식’ 동료들과 협력하겠다고 밝혔다.

이 전 대표는 이날 국회에서 한 기자회견에서 "민주당이 자랑했던 김대중과 노무현의 정신과 가치와 품격은 사라지고, 폭력적이고 저급한 언동이 횡행하는 ‘1인 정당’, ‘방탄 정당’으로 변질했다"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24년 동안 몸담았던 민주당을 벗어나 새로운 위치에서, 새로운 방식으로 대한민국에 봉사하는 새로운 길에 나서겠다"며 "‘마음의 집’이었던 민주당을 떠나는 것은 참으로 괴로운 일"이라고 말했다.

그는 "민주당의 정신과 가치를 지키고 구현할 만한 젊은 국회의원이 잇달아 출마를 포기하는 지경에 이르렀고, 당내 비판자와 저의 지지자들은 ‘수박’으로 모멸 받고 공격 받았다"며 "잔인한 현실이 개선되길 바랐지만 오히려 바보가 됐다"고 했다.

이 전 대표는 민주당을 떠나 제3지대 신당을 창당해 총선에 도전하겠다는 계획도 밝혔다.

그는 "지금의 민주당이 잃어버린 민주당, 본래의 정신과 가치를 지키고 실현하기 위해 새로운 길에 나선다"며 "대한민국의 위기에서 구하려면 정치 구조부터 바꿔야 한다"고 말했다.

이 전 대표는 "무능하고 부패한 거대 양당이 진영의 사활을 걸고, 극한투쟁을 계속하는 현재의 양당 독점 정치구조를 깨지 않고는 대한민국이 온전하게 지속될 수 없다"고 강조했다.

이어 "혐오와 증오의 양당제를 끝내고, 타협과 조정의 다당제를 시작해야 한다"면서 "4월 총선이 그 출발이 되도록 국민 여러분께서 도와주시기 바란다"고 언급했다.

이 전 대표는 특히 "‘특권 없는 정치’와 ‘성역 없는 법치’를 꼭 구현하려 한다"며 "정권이 검찰의 칼로 세상을 겁박하고, 다수당의 의석수로 방탄하고, 대통령은 거부권으로 방탄하는 현실을 바로 잡자"고 주장했다.

이 전 대표는 신당 창당을 위해 전날 탈당을 선언한 이원욱·김종민·조응천 의원의 ‘원칙과 상식’과 힘을 합치겠다고도 했다.

이 전 대표는 "‘원칙과 상식’의 동지들과 협력하겠다"며 "어느 분야에서든 착하고 바르게 살아온 사람들이 그 길에 함께해 주시기를 바란다"고 덧붙였다.

그러면서 "대한민국은 정치 때문에 잘못되고 있다. 잘못을 알면서도 모르는 척하는 것은 비겁한 죄악이다"며 "김대중 대통령은 행동하지 않는 양심은 약의 편이라고 말했다. 무능하고 부패한 정치가 대한민국을 더는 망가뜨리지 못하도록 싸우겠다"고 강조했다.

이 전 대표는 기자회견이 끝난 후 기자들과 만난 자리에서 이준석 전 국민의힘 대표와 연대 관련 질문에 대해 "뜻을 갚이 하는 사람이라면 누구라도 협력할 의지가 있다"며 "지금 나라를 망가뜨리고 있는 정도로 왜곡되고 있는 양당 정치 독점 구도 깨는 일이 만만치 않기 때문에 힘을 모아야 한다"고 답했다.

그러면서 "정부 출범 이후 양당은 서로 사활 걸고 투쟁만 하다보니 정작 국민을 위해 할 일을 소홀히 했다"며 "국민을 위해 합의하고 생산해내는 정치로 바꾸는 새로운 세력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이준석 전 대표 신당, 금태섭 의원 신당 등이 모인다 해도 서로의 가치가 다르고 지향점이 다른 것에 대한 우려에 대해서는 "대중정당 스펙트럼은 원래 크다. 과거에도 지금도 그렇다"며 "크게 볼 게 아니라 공통점 찾아가면서 추가하는 게 생산적이다"고 말했다.

신당 창당 목표에 대한 질문에는 "양당의 철옹성 같은 독점 구도를 깨뜨리는데 의미를 두고 있다"며 "의석 수를 되도록 많이 얻었으면 한다"고 답변했다.

민주당 현역의원들의 신당 합류 여부에 대해선 "정치인의 거취에 대해 함부로 말하면 안되고 정리해야 할 문제가 복잡하다"며 선을 그었다.

이 전 대표는 또 민주당 의원 129명이 이날 오전 자신의 탈당과 신당 창당을 만류하는 성명서를 발표한 데 대해 "제가 그분들의 처지였다면 훨씬 더 점잖고 우아하게 말했을텐데 하는 아쉬움 있었다"고 말했다.

이어 "민주당이 국민 신뢰를 충분히 받지 못한 것은 단합하지 않아서라 아니라 변화하지 않아서"라며 "그런 말씀을 하시는 심정은 이해하지만 그런 노력을 평소에 당의 변화를 위해 썼다면 어땠을까 하는 아쉬움이 든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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