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스크 제조업체 주식회사 엠씨에서 직원이 분주히 제품을 만들고 있다. 연합뉴스 |
제조업 부진의 여파는 장치 기계 조작·조립 종사자 등 다른 ‘블루칼라’ 일자리에도 미쳐 이들 취업자도 감소한 것으로 조사됐다.
15일 통계청 국가통계포털(KOSIS)과 경제활동인구조사 마이크로데이터에 따르면 지난해 단순노무직은 11만8000명 줄었다. 이 중 제조업에서 5만6000명이 감소했다. 제조업이 단순노무직 감소분의 절반 가까이 차지한 것이다.
제조업 경기는 지난해 부진한 모습을 보였다. 작년 1∼11월 제조업 생산지수(원지수)는 전년 같은 기간보다 4.9% 감소했다. 연간 기준으로 코로나19가 닥친 2020년(-0.2%) 이후 3년 만에 감소할 것으로 예상된다.
제조업 부진의 여파가 가장 취약한 일자리에 먼저 닥친 셈이다.
산업 구조가 자본 집약적으로 변하는 점도 단순노무직 일자리를 줄이는 요인이 되고 있다. 자동화가 늘면서 단순하고 제한된 판단만을 필요로 하는 단순노무직이 줄고 있다는 것이다.
제조 관련 단순노무직에는 손으로 제품을 단순 조립하거나 상표를 부착하는 일, 제품을 눈으로 선별하는 일 등이 있다.
단순노무직은 제조업뿐만 아니라 사업시설 관리·지원 및 임대서비스업(-2만명), 운수 및 창고업(-1만6000명) 등에서도 줄었다. 건물 청소 노동자, 배달노동자 등이 감소했다는 의미다.
제조업 부진은 다른 블루칼라 일자리에도 영향을 미쳤다. 단순노무직 외에 기능원 및 관련 기능 종사자(-9만1000명), 장치·기계조작 및 조립 종사자(-4만9000명) 등도 줄었다.
이들 일자리는 기계를 설치·정비하거나 제품을 조립·조작하는 일로 주로 생산직에 종사한다. 지난해 판매종사자(-6만명)를 제외하고 취업자가 줄어든 직업군들이다.
기능원 및 관련 기능 종사자는 제조업에서 3만3000명이 감소해 가장 많이 줄었다. 장치·기계조작 및 조립 종사자도 제조업(-2만8000명)에서 감소분이 가장 컸다.
일자리의 한파는 소득의 ‘제자리걸음’으로 이어졌다. 지난해 1∼3분기 가계동향조사에 따르면 가구주가 장치·기계조작 및 조립 종사자이거나 기능 종사자, 단순노무자인 가구의 월평균 소득은 484만6000원으로 전년 같은 기간(484만5000원)과 큰 차이가 없었다. 물가 상승률을 고려하면 오히려 실질 소득은 줄어든 것으로 풀이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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