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무회의에서 ‘10·29 이태원참사 진상규명과 재발방지 및 피해자 권리보장을 위한 특별법안’에 대한 재의요구안이 의결된 30일 오후 홍익표 더불어민주당 원내대표가 서울광장 10·29 이태원참사 희생자 합동분향소에서 유가족들과 면담에 앞서 인사하고 있다. |
[에너지경제신문 윤수현 기자] 더불어민주당이 윤석열 대통령의 재의 요구(거부권 행사) 법안에 대한 처리방향에서 미묘한 입장 차이를 보였다.
‘이태원 특별법안’에 대해 4.10 총선 전 ‘쌍특검’ 법안(김건희 여사 특검법·대장동 50억클럽 특검법)과 함께 재표결을 추진하되 부결될 경우 총선 이후 개원할 차기 22대 국회에서 재추진할 수 있다는 입장을 밝혔다.
반면 ‘쌍특검’ 법안(김건희 여사 특검법·대장동 50억클럽 특검법)은 설 연휴 이후 총선 이전 재표결하는 데 무게를 실으면서도 부결 이후의 재추진 입장이나 일정과 관련 뚜렷한 방침을 내놓지 않았다.
쌍특검 법안에 대해서는 ‘가결’ 가능성이 높다고 판단, 총선을 앞두고 김 여사 문제를 부각시켜 비판 여론을 최대한 끌어올리겠다는 의도로 풀이됐다.
이에 비해 이태원 특별법안의 경우 ‘부결’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다고 봐 총선 이후 재추진 가능성도 열어놓겠다는 것으로 해석됐다.
민주당의 이같은 입장차이를 두고 윤 대통령이 거부권을 행사한 법안의 처리에 민주당이 총선 표심을 우선 고려하고 있는 것 아니냐는 지적이 정치권서 제기됐다.
이태원 참사에 대한 민주당의 진상조사 의지가 김건희 여사의 도이치모터스 주가조작 의혹이나 대장동 50억 클럽 관련 의혹보다 약한 것 아니냐는 것이다.
홍익표 민주당 원내대표는 31일 오전 MBC 라디오 ‘김종배의 시선집중’에 출연해 윤 대통령이 거부권을 행사한 이태원 특별법과 관련해 "재의결하더라도 부결될 가능성이 매우 크다"면서 "22대 국회에서 다시 추진할 생각"이라고 말했다.
여당과의 특별법 재협상 여부에 대해서는 "물론 재협상은 해보겠지만 여당이 기존 입장에서 변화가 없다면 실질적 진전이 어려울 것이라고 본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그런 방식(여당이 주장하는 방식)으로 해서 또 협상을 재협상하자는 것은 말이 재협상이지 사실상 특조위(특별조사위원회)를 공전시키겠다, 무력화시키겠다 그 이상 이하도 아니라고 생각한다"고 설명했다.
홍 원내대표는 정부의 지원 대책에 대해선 "‘유가족분들이 마치 사망한 자식이나 가족들을 이용해서 돈을 벌려고 하는 거 아니냐’ 이런 내용들을 광범위하게 지금 일부 보수 유튜버에서 퍼뜨리고 있다"며 "그렇기 때문에 진상규명 없이 배ㆍ보상 문제를 정부가 들이민 것은 유가족 입장에서는 매우 모욕적으로 받아들이고 있다"고 전했다.
그는 재표결 시기와 관련해서는 "아직 확정된 건 없는데 2월 국회 내에서 처리하는 것이 어떨까 라는 것을 놓고 지금 고민하고 있다"며 "재의결하더라도 부결될 가능성이 매우 크다. 22대 국회에서 다시 추진할 생각이다"고 설명했다.
윤 대통령이 거부권을 행사한 쌍특검 법안과 이태원 특별법안을 함께 재의결할 계획이냐는 질문에는 "같이 해야 하지 않을까 한다, 여러 가능성을 놓고 당내 협의를 거치겠다"고 했다.
민주당 입장에서는 총선에 최대한 가까운 시점에 재의결해야 부결되더라도 정부·여당에 정치적 압박을 가할 수 있다고 보는 분위기다. 이에 당 안팎에서는 2월 국회 마지막 본회의가 예정된 2월 29일이 재표결 마지노선으로 꼽히고 있다. 2월 임시국회는 2월 19일부터 열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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