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출생 위기 대책의 일환으로 출시된 '신생아 특례 주택 대출'이 신혼 부부 등 주택 실수요자들의 관심을 끌고 있다. 최대 연 1%대 금리로 주택 구입 자금을 대출해주기에 아파트 '거래절벽' 해소 등 부동산 시장 활성화에도 도움을 줄 것이라는 기대도 나온다. 하지만 대출 자격에 소득 제한을 뒀고 금액도 서울 시내에 집을 사기엔 적어 효과에는 한계가 있다는 분석이다.
1일 주택도시보증공사(HUG) 및 부동산업계에 따르면 신생아 특례대출 신청 '주택도시기금e든든' 사이트가 첫날부터 접속자가 몰려 서비스 접속 지연 사태가 벌어지는 등 큰 관심을 보이고 있다. 다만 오픈 초반에 의한 착시효과로 3일차인 이날에는 50초 정도 대기하면 사이트로 접속할 수 있는 것으로 확인됐다.
◇신생아 출산시 최대 5억 저금리 대출
이 대출은 신청일 기준 2년 내(2023년 1월 1일생 이후) 출산한 가구에 대해 연소득 1억3000만원 이하, 순자산 4억6900만원 이하라면 지원받을 수 있는 정책 모기지론이다. 매매대출은 최대 1.6~3.3% 금리가 적용된다. 주택가액 9억원 이하, 전용 85㎡ 이하를 대상으로 최대 5억원까지 대출을 받을 수 있다. 예컨대 5억원을 1.6%에 30년 만기 대출을 받으면 원리금균등분할로 매월 174만원만 상환하면 된다. 기존 국내 16개 은행의 주택담보대출(주담대)의 평균 금리가 연 4.7%(지난해 11월 기준)을 감안하면 5억원 30년 만기 기준 약 85만원의 이자부담을 덜 수 있다.
동일한 연소득의 순자산가액 3억4500만원 이하인 경우 1.1~3.0% 금리가 적용된다. 대상은 임차보증금 수도권 5억원, 수도권 외 4억원 이하인 전용면적 85㎡ 이하 주택 3억원 이내(보증금 80%)까지 해준다. 2년 전세 계약이 끝나면 최대 10년(만기 5회)까지 연장할 수 있다.
정책 모기지론은 이미 지난해 특례보금자리론을 통해 부동산 시장을 어느 정도 부양할 수 있는 것으로 확인됐다. 다만 이번 상품은 극단적인 출생인구 감소세를 방지하기 위한 특정상품의 기능이 커 시장 전체 활성화에는 제한적이 될 수 있다는 분석이 우세하다.
◇ 부동산 시장 활성화 효과는 '글쎄'
특히 소득부분에서 정책 실효성이 의심된다. 연 1%대로 대출을 받으려면 우선 부부합산 연소득이 8500만원 이하(1.6%~2.7%)여야 한다. 특히 30년 기준 1%대를 받으려면 부부합산 소득이 2000만원 이하여만 하기에 현실 적용이 어려운 금리다. 8500만원 초과~1억3000만원 이하는 2.7~3.3% 금리가 주어진다. 이 역시 1억원 이하 소득일 경우 대출기간을 10년으로 할 때만 2.7%로 2%대가 적용되고, 30년으로 하면 3%까지 올라간다.
여기에 1억3000만원 이하라는 제한도 있어 고소득자는 자녀를 낳아도 혜택이 없다. 이번 정책모기지론은 서민정책이 아닌 저출산 정책이라는 측면에서 소득으로 차별을 두면 안 된다는 지적이다.
아울러 신생아 특례 전세자금 대출은 서울시 신혼부부 전세 대출 이자지원보다 보증금 지원이 낮다는 것도 아쉬운 부분이다. 시는 기본적으로 신혼부부에게 시중 전세대출 금리(약 4.28~4.61%)에서 0.9%~3%까지 이자를 지원해준다. 소득기준 부부합산 9500만원에 한도는 최대 3억원 내에서 보증금 90%까지 지원해주는데, 신생아 특례 전세대출은 최대 3억원 내에서 보증금 80%만 지원되는 것이 다르다.
함영진 직방 빅데이터랩장은 “신생아 특례 대출은 생애최초구입자의 경우 주택담보대출비율(LTV) 80% 적용이고 대출한도도 최대 5억원이라 서울보다는 수도권 내 주택구입 예정자의 반응을 이끌고 있다"며 “다만 이로 인해 거래량이나 집값의 큰 폭 회복은 없을 것이고, 또한 고소득 맞벌이 부부는 이용할 수 없어 시장 전체 회복에는 제한적일 것으로 보인다"고 진단했다.
반면 송승현 도시와경제 대표는 “신생아 특례대출 공급 목표가 약 24조원인 만큼 적은 규모는 아니기에 어느정도 거래증가 등 시장활성화에는 견인할 것으로 보인다"며 “정책적 기조가 출산율에 목적을 두고 있다 보니 수요가 지속 창출된다면 추후 소득 조건이 확대되지 않을까 생각한다"고 평가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