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건(Vegan, 채식주의) 트렌드(유행)가 식품을 넘어 뷰티 제품 전반으로 확산되고 있다. 기존에는 식품 분야에서 비건 제품이 주로 소비됐지만 이제는 식품이 아닌 화장품도 비건으로 소비하는 시대가 됐다.
한국비건인증원에 따르면 국내 비건 코스메틱 시장 규모는 지난 2013년 1600억원에서 2022년 5700억원으로 9년 만에 4배 이상 성장했고, 2025년에는 1조원에 육박할 것으로 예상된다. 세계 시장 규모는 2020년 17조원을 기록한 데 이어 2025년이면 23조원을 돌파할 것으로 전망된다. 이에 비건을 핵심가치로 내세운 뷰티 브랜드들도 점차 사업을 확장하고 있다.
5일 신세계 센텀시티는 '명품 비건 메이크업 브랜드'를 추구하는 아워글래스(Hourglass)가 지난 1일 백화점 1층에 매장을 신규 오픈했다고 밝혔다.
2004년 미국에서 설립된 아워글래스는 전 성분을 비건화하고 동물 실험을 금지하는 등 '지속가능한 뷰티'를 지향하는 브랜드로, 국내에는 2018년부터 신세계인터내셔날이 공식 수입·판매하고 있다.
아워글래스는 지난해 3분기 베이스·색조 메이크업 제품군 매출이 전년 동기 대비 286% 증가하며 급성장세를 보였고 한국기업평판연구소의 2024년 1월 조사에서 비건 화장품 브랜드평판 3위에 등극하며 입지를 공고히 하고 있다. 최근에는 '팬텀 볼류마이징 글로시밤'과 '배니쉬 파운데이션 스틱' 등 대표 제품이 뷰티 인플루언서를 중심으로 입소문을 타며 흥행했다.
신세계백화점이 운영하는 뷰티 편집숍 시코르 센텀시티점도 비건 뷰티 제품군을 늘리고 있다. 현재 취급 중인 친환경·비건 브랜드만 해도 디어달리아, 아워글래스, 어반디케이, 디어 클레어스 등 10여 개에 달한다. 시코르는 비건 뷰티만을 취급하는 '그린 뷰티 존'을 전국 지점으로 늘리고 있는데, 센텀시티점에도 향후 그린 뷰티 존을 도입할 예정이다.
몰 3층에 입점한 친환경 화장품 브랜드 러쉬는 친환경 제품을 비건 제품으로 강화하기도 했는데, 달걀을 사용하지 않는 에그-프리(Egg free) 기조에 따라 헤어 트리트먼트 제품 '수아 웬 후아'에 달걀 성분을 빼 비건 인증을 받았다. 러쉬는 브랜드 핵심가치에 동물실험 반대와 에티컬 바잉(Ethical Buying·윤리적 구매), 100% 베지테리언 및 95% 비건을 포함하고 있기도 하다.
백화점 1층의 허브 코스메틱 브랜드 빌리프도 올해 'New 프라블럼 솔루션 라인'을 비건으로 내놓으면서 비건 라인업을 강화했다.
권태우 신세계 센텀시티 해외잡화팀장은 비건 뷰티 열풍에 대해 “가치소비와 윤리소비에 관한 소비자 인식이 강화되면서 화장품도 비건으로 찾는 수요가 늘고 있다"며, “아워글래스 오픈을 계기로 비건 뷰티가 다시 한 번 관심을 받을 것으로 보인다."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