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불어민주당에서 '윤석열 정권 탄생 책임론'을 놓고 당내 신경전이 커져가고 있다.
임혁백 공천관리위원장의 6일 “윤석열 정권 탄생에 원인을 제공한 분들은 책임 있는 자세를 보여달라"는 발언에 친이재명(친명)계는 공감을 표하는 반면 친문재인(친문)계는 반발하면서 민감한 총선 공천 국면에서 계파 갈등으로 진화할 수 있다는 관측이 나온다.
문재인 정부 청와대에서 대변인을 지낸 고민정 의원은 7일 최고위원회의에서 “뺄셈의 정치가 극에 달하고 있다"며 최근 '친문 책임론'에 대해 불편한 감정을 공개 석상에서 드러냈다.
고 의원은 “책임을 회피할 생각은 없다만, 통합의 정치, 연대의 정치가 절실한 때에 무엇이 범진보진영의 승리를 안겨줄 수 있는지 치열하게 고민해야 한다"며 발언을 마친 다음 개인 일정을 이유로 회의가 끝나기 전에 자리를 이탈했다.
역시 지난 정권 청와대 출신(국민소통수석)인 박수현 전 의원도 KBS 라디오 인터뷰에서 “결과적으로 우리 모두가 책임질 일이고 함께 돌아봐야 할 일이지 전 정부 책임론을 제기하는 것은 마땅치 않다"고 지적했다.
반면 친명계 좌장으로 꼽히는 정성호 의원은 MBC 라디오에 출연해 임 위원장의 '윤석열 정권 탄생 책임론'에 대해 “정권 재창출에 실패했으니 전 정부에서 중요한 역할을 했던 분들이 스스로 용단하는 게 필요하지 않으냐는 의견도 있다는 것을 반영한, 원론적 말씀"이라고 말했다.
정 의원은 그러면서 “과거 민주당의 주류였고 문재인 정부에서 핵심적 역할을 했던 분들이 어쨌든 책임을 져야 한다는 의견도 굉장히 많다"고 강조했다.
임 위원장이 구체적인 이름을 거론하지는 않았으나 당내에선 임종석·노영민 전 문재인 대통령 비서실장 등 핵심 친문들을 겨냥한 발언이 아니냐는 지적도 나왔다.
홍익표 원내대표는 한 유튜브 채널에 인터뷰를 통해 “임 위원장과 얘기했고 반드시 공천 배제나 그런 걸 의미하지는 않고 다만 공천 과정에서 그런 것들을 감안하겠다는 것 같다"며 “공관위의 판단 기준 중의 하나가 된 것 아닌가 생각된다"고 주장했다.
이어 “문재인 정부의 책임이 있고 당연히 (당시) 여당인 민주당의 책임도 있다"며 “두 그룹에서 중요한 직책을 맡았던 사람들이 우리가 뭐가 부족했고 잘못한 건 뭐였다는 거에 대해서 한 번쯤은 자기 고백 같은 게 있어야 된다고 생각한다"고 지적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