홍익표 더불어민주당 원내대표는 20일 국회 교섭단체 대표연설에서 윤석열 정부를 강하게 비판하고 나섰다. 총선을 50일 앞두고 '정부 심판론'을 내세워 표심을 자극하기 위한 의도로 풀이된다.
홍 원내대표는 “윤석열 정부 2년 만에 언론자유를 비롯한 민주주의는 후퇴하고, 경제와 민생은 파탄 직전이며, 국격은 계속 추락하고 있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대한민국이 직면한 위기를 극복할 수 있는 대안세력은 더불어민주당뿐"이라며 “관용과 협업의 정치를 시작하겠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홍 원내대표는 “오만하고 무도한 권력이 입법부까지 넘어간다면 대한민국은 더 이상 희망을 찾을 수 없게 될 것"이라며 “이번 총선 국민의 선택을 통해 대한민국이 미래로 가느냐, 과거로 뒷걸음질 치느냐를 결정하게 될 것. 깨어있는 시민의 행동하는 양심으로 다시 대한민국을 바로 세워 달라"고 강조했다.
그는 최근 강성희 진보당 의원과 카이스트 졸업생의 강제 퇴장 사건을 거론하며 “다른 의견을 존중하고 권력 행사를 자제하는 민주주의 규범이 무너지고 있다"며 “권력이 마음에 들지 않으면 대화와 토론이 아니라 압수수색과 보복 수사로 입을 틀어막는 일이 다반사"라고 비판했다.
아울러 “민주당은 민주주의와 의회정치에 대한 믿음을 버리지 않겠다"면서 “민주주의를 이룩한 위대한 대한민국 국민을 믿기에 무도하고 무능하고 무책임한 권력에 힘껏 맞서겠다"고 약속했다.
또 “지금도 거리에서 힘겨운 시간을 보내고 있는 이태원 참사 유가족들, 채상병 특검을 요구하는 해병대 단체와 관계자들, 그리고 공정하게 일을 처리했다는 이유로 재판을 받고 있는 해병대 박정훈 대령의 모습은 결코 남의 일이 아니다"라고 강조했다.
홍 원내대표는 동료 의원들을 향해 “서로 경쟁하며 협업하는 시대를 열어가자"고 당부했다.
구체적으로 정치 협업의 4가지 과제로 △공정 경제 △혁신 경제 △기후위기 대응 △저출생 대책을 제안했다.
그는 혁신 경제와 관련 “과학기술에 퀀텀점프는 없다"며 “R&D(연구개발) 예산을 삭감하고, 말로만 지원하겠다는 즉흥적인 정책과 부족한 통찰력으로는 대한민국의 기술 발전과 경제혁신은 결코 만들어질 수 없다"고 짚었다.
기후위기 대응과 관련해서는 유엔기후변화협약 당사국총회에서 지난해 말 '탈화석연료 전환'을 합의한 점을 언급하며 “국제적 규범을 준수해야 할뿐만 아니라 재생에너지 확대에 보다 신속하고 체계적으로 대응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이를 위해 △제11차 전력수급 기본계획 수립시 재생에너지 3배 이상 확대 △RE100 달성을 위한 예산 복원 △해상풍력 보급 확대를 위한 법률 입법 등을 제시했다.
저출생 정책에 대해서는 “여당이 제안한 일·가정 양립 중심의 대책은 저출생 문제를 근본적으로 해결하는 데 한계가 있다"며 “저출생 문제의 근본적 원인은 심화하고 있는 우리 사회의 불평등 문제와 맞닿아 있다"고 설명했다.
이어 “민주당은 불평등 극복이라는 정책철학으로 일, 가정 양립과 함께 주거-자산-돌봄을 망라하는 과감하고 획기적인 저출생 대책을 발표했다"며 결혼·출산지원금 도입, 출산 자녀수에 따른 원리금 감면 지원 제도, 정부가 절반을 지원하는 '우리아이 자립펀드' 등에 협력해줄 것을 촉구했다.
홍 원내대표는 이른바 '3C형 지도자론'을 역설하며 윤 대통령의 리더십 전환도 요구했다. 3C는 협력(Cooperation), 조정(Coordination), 소통(Communication)의 영어 줄임말이다.
그는 윤 대통령을 겨냥해 “독불장군식 독재로는 다양한 요구를 조화롭게 수용할 수 없다"며 “우리 시대의 지도자는 전통적 리더십보다 파트너십을 중요하게 생각하는 지도자여야 한다"고 주장했다.
그러면서 “여와 야, 보수와 진보의 관용·협업이 그런 파트너십을 가진 지도자를 탄생시키는 단초가 될 것"이라며 “이번 임시국회에서 뿌린 여야 협업의 씨앗이 22대 국회에서 활짝 꽃 피어나길 희망한다"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