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 중·성동갑 출마를 계획했지만 공천에서 배제된 임종석 전 대통령 비서실장이 더불어민주당 잔류를 결정했다.
임 전 비서실장은 최근 이낙연 새로운미래 공동대표와 회동한 뒤 민주당 탈당 및 새로운미래 합류의 가능성이 제기됐지만 돌연 당 잔류를 선택한 것이다.
새로운미래는 민주당 내에서 컷오프된 설훈, 홍영표 의원과도 통화하는 등 보폭을 넓혀가며 '민주연대'를 가시화했지만, 이번 임 전 비서실장의 선택으로 비이재명(비명)계의 제3지대를 향한 집단행동에 빨간 불이 켜졌다는 지적이 나온다.
4일 정치권에 따르면 임 전 비서실장은 자신의 페이스북을 통해 “당의 결정을 수용하겠다"고 밝혔다.
임 전 실장은 자신이 컷오프된 중·성동갑 지역구를 전략공천으로 지정하자 이를 재고해달라고 촉구했으나, 이를 철회하고 당의 결정을 받아들인 것으로 보인다.
임 전 실장의 이번 결정에 따라 새로운미래에 합류하거나, 탈당 후 무소속으로 출마할 가능성은 낮아진 것으로 보인다.
새로운미래는 임 전 실장과 함께 탈당을 고려하던 설 의원과 홍 의원 등 비이재명(비명)계 의원들과 접촉을 이어왔다. 다만 '비명계'이자 '친문연대' 구심점 역할을 할 임 전 실장의 당 잔류 결정으로 인해 비명계 의원들의 집단 행보에도 힘이 빠질 것이라는 관측이 제기된다.
새로운미래에 합류한 이석현 전 국회부의장은 이날 오전 BBS 라디오 '전영신의 아침저널'에서 “임 전 실장이 전날(3일) 저녁 7시까지만 해도 새로운미래 합류를 전제로 민주당 탈당을 이 전 대표에게 약속했다"면서 “이 상황에서 임 전 실장이 아침에 전화를 안 받고 페이스북에 민주당 잔류 의사를 밝힌 상황. 밤 사이 입장이 바뀐 것 같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홍영표·설훈 의원이 추진하는 민주연합이 잘 성사된다면 이번 총선에서 최소 5석에서 10석, 임 전 실장이 가세한다면 더 많은 의석을 얻을 수도 있겠다는 기대를 했다"고 토로했다.
이어 “홍영표·설훈 의원이 이끄는 민주연합이 새로운미래에 합류한다면 당명을 바꿀 수 있다. 이 전 대표는 모든 것을 내려놨다는 입장"이라고 설명했다.
새로운미래와 접촉을 이어가던 설 의원은 이날 CBS라디오 '김현정의 뉴스쇼'에 출연해 “새로운미래와 같이 활동하기 좀 (어려워) 하는 분들이 꽤 있다. 순수한 무소속을 택하겠다는 분들도 있다"며 “새로운미래와 무소속 등을 합쳐 민주당 밖에, 민주당을 새롭게 만드는 작업을 해 진정한 의미의 민주당을 새롭게 건설하는 작업을 생각하고 있다"고 말했다.
설 의원은 가칭 '민주연합'에 합류할 의원 수가 새로운미래에 합류한 박영순, 김종민 의원을 포함해 10여 명은 될 것이라고 내다봤다. 아울러 이 공동대표도 동의를 하는 입장이라고 전했다.
그는 민주당 잔류를 결정한 임 전 비서실장에 대해 “제가 직접 만나지는 않았고 간접적으로 여러 사람을 통해들었는데 탈당할 것이라고 생각했다"며 “아마 생각의 방향을 바꾼 것 같다. '민주당 내에서도 민주당을 바로잡을 수 있는 세력이 있어야 한다' 이 판단을 한 것으로 생각한다"고 설명했다.
탈당을 고심하고 있는 홍 의원에 대해서는 “금주 내로 무조건 할 것"이라며 “탈당을 해서 행동을 같이하기로 얘기하고 있다. 결심도 끝났고 조만간에 확정을 짓고 나올 것이라 생각한다"고 전했다.
일각에서는 임 전 실장의 민주당 잔류 결정에 대해 이재명 대표 체제가 무너지면, 당 내 주도권을 잡을 수 있을 것이라는 생각에 비롯된 것이라는 목소리도 나오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