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민의힘이 더불어민주당 소속의 노동계 출신 4선 김영주 국회 부의장과 변호사 출신 5선 이상민 의원 등을 잇따라 영입하며 외연확장에 가속도를 내고 있다.
민주당이 공천 문제로 잡음을 일으키는 상황에서 민주당의 '합리적 진보' 인사, 운동권 또는 시민단체 출신 세력들 흡수해 중도층 유권자 공략에 나선 것이다.
4일 정치권에 따르면 김영주 국회부의장이 국민의힘에 입당했다. 김 부의장은 공천 심사 하위 20% 통보에 반발해 민주당을 탈당한 바 있다.
서울 영등포갑 현역 의원인 김 부의장은 이날 입당식에 참석해 “4·10 총선 출마 지역이 정해지지 않았지만, 영등포로 돌아가서 당선이 된다면 (시민이) 진정성을 인정해주시는 것"이라고 말했다.
한동훈 국민의힘 비상대책위원장은 “김 부의장은 상식의 정치인이고 합리성을 늘 기준으로 삼고 정치해 오신 큰 정치인"이라며 “그 점에서 저와 국민의힘의 생각과 너무나 같다"고 강조하며 김 부의장에게 국민의힘 점퍼를 입혀줬다.
윤재옥 국민의힘 원내대표는 “(김 부의장은) 여야 불문 합리적이고 균형 잡힌 의정활동을 해 왔다고 다들 신망이 높다"며 “김 부의장의 큰 역할을 기대한다"고 말했다.
김 부의장은 “저는 이번 선거에서 최선을 다해 승리하겠다. 정치인은 국가의 발전과 국민의 삶의 질 향상을 위해 일해야 한다고 생각한다"며 “개인의 사리사욕을 위한 도구로 쓰여서는 안 된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이는 이재명 민주당 대표를 저격한 발언으로 풀이된다.
김 부의장은 “3월1일에 한동훈 비대위원장님을 뵙고 입당을 이렇게 빨리했냐는 질문을 받았는데, 3일이라는 시간이 제게는 굉장히 길었다"며 "결정을 빨리 내려야 저도 제 진로를 택할 수 있고 국민의힘에서도 그에 대한 일정을 정할 수 있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국민의힘은 이번 총선을 앞두고 민주당 출신 인사를 대거 영입하는 등 외연 확장에 주력해 왔다.
우선 이날 영입된 김영주 부의장은 한국노총 출신으로 문재인 전 정부에서 초대 고용노동부 장관을 지낸 야권 인사지만, 평소 공정한 의사 진행을 하는 '합리적인 진보' 평가를 받아왔다. 김 부의장은 현 지역구인 서울 영등포갑 공천이 유력하다는 관측이 나온다.
이상민 의원도 지난 1월 국민의힘에 입당했다. 이 의원은 그간 이 대표와 대립각을 세워오며 여권 측에서는 "민주당 출신으로는 가장 합리적인 인사'라는 평을 받은 바 있다. 이 의원은 현역으로 있는 대전 유성을 지역구를 단수공천 받았다.
노무현 전 정부 청와대 출신으로 이 대표와 보복 감사라며 갈등을 빚어온 조광한 전 남양주시장도 영입했다.
문재인 정부에서 국세청장을 지낸 김현준 전 한국토지주택공사(LH) 사장과 서울경찰청 자치경찰차장을 지낸 고기철 전 제주경찰청장이 국민의힘에 입당했다.
국민의힘은 더불어민주당의 비례정당 몫으로 21대 국회에 입성한 조정훈 시대전환 의원을 영입하기도 했다.
국민의힘은 앞서 그간 민주당의 중심세력로 평가받은 운동권 및 시민단체 인사들도 다수 영입, 대부분 당의 험지로 꼽히는 곳애 4.10 총선 공천했다.
운동권 인사로 1985년 삼민투 위원장으로 미국 문화원 점거 농성을 주도했던 함운경 민주화운동동지회 회장을 서울 마포을에 전략공천해 민주당 운동권 3선 정청래 최고위원 '저격수'로 내세웠다.
서울대 학생운동권 NL(민족해방) 출신 김윤 전 국민의당 서울시당 위원장은 광주 서을에, 고려대 학생회장 출신으로 한총련의 연세대 점거사태에 연루돼 복역한 이종철 전 18대 대통령직인수위 국민대통합위원은 서울 성북갑에 각각 공천됐다.
시민단체 출신으로는 참여연대 경제금융센터 소장을 맡았던 김경율 경제민주주의 21 대표를 당 비상대책위원으로 발탁했다. 또 의사 출신 호남대안포럼 대표를 지내며 '광주의 젊은 보수'로 불린 박은식 당 비대위원도 광주 동남을에 공천했다.
실제로 국민의힘이 외연 확장을 가속화하면서 중도층을 흡수해 지지율이 상승하는 모양새다.
에너지경제신문 의뢰로 여론조사기관 '리얼미터'가 지난 26~29일 나흘간 조사해 이날 발표한 2월 다섯째 주 여론조사 결과에 따르면 국민의힘은 약 1년 만에 가장 큰 폭으로 민주당을 앞섰다.
지난 2023년 2월 3주차(국민의힘 45.0%, 민주당 39.9%) 이후 약 1년만에 오차범위(±3.1%P) 밖의 격차를 보이며 국민의힘이 민주당보다 높은 지지율을 보였다. 특히 중도층에서 4.2%포인트가 상승한 것으로 나타났다.
에너지경제신문 의뢰로 리얼미터가 실시한 2월 다섯째 주 여론조사는 전국 만 18세 이상 대상 전화 임의걸기(RDD·무선 97% 유선 3%) 및 자동응답(ARS) 방식으로 실시됐다.
자세한 사항은 중앙선거여론조사심의위원회 홈페이지를 참조하면 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