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4년 09월 27일(금)
에너지경제 포토

박성준

mediapark@ekn.kr

박성준기자 기사모음




국내 탄소배출권 ETF 나온다…“ETN부터 8월에 출시”

에너지경제신문   | 입력 2024.03.08 11:03
FILE PHOTO: Smoke billows from Belchatow Power Station in Poland

▲온실가스(사진=로이터/연합)

국내 탄소배출권 가격을 기초자산으로 하는 금융상품들이 올 여름부터 출시될 것이란 소식이 전해졌다.


8일 블룸버그통신에 따르면 이영석 환경부 기후변화정책관은 최근 블룸버그와의 인터뷰에서 “환경부는 (국내 배출권 시세를 반영하는) 상장지수증권(ETN)을 8월까지 출시하기 위해 한국거래소와 국내 증권사들과 협력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어 “향후 상장지수펀드(ETF)와 선물 계약을 출시하기 전 수요 등을 테스트할 수 있는 좋은 기회가 될 것이기 때문에 ETN을 먼저 내보내는 것"이라며 “다양한 참여자들이 시장에 유입되면서 유동성이 확대되고 국내 배출권 시장이 유럽과 비슷한 방식으로 운영되는 것이 우리의 목표"라고 덧붙였다.


그러면서 국내 탄소배출권 시세를 추종하는 ETF는 이르면 내년 초에 출시되고 선물시장은 그 이후에 활성화될 수 있다고 전했다.


이 정책관은 또 “한국거래소가 탄소배출권 시장을 추종하는 지수를 만들고 있다"며 “정부는 새로운 상품이 어떤 형태로 거래돼야 하는지를 두고 증권사들과 논의하고 있다"고 말했다.




주가지수나 통화, 원자재 등 기초자산을 추종하도록 설계된 ETN과 ETF는 모두 한국거래소에 상장돼 주식처럼 자유롭게 사고 팔 수 있다. ETN는 자산운용사가 만든 펀드이기 때문에 실물이 있어야 하는 반면 ETN은 증권사가 신용도를 기반으로 만든 상품이기 때문에 레버리지가 용이하다.


정부의 이같은 움직임은 개인투자자 등을 통해 침체된 국내 배출권 시장을 다시 살려보겠다는 의도로 풀이된다.


탄소 배출권은 기업이 일정 범위 내에서 온실가스를 배출할 수 있는 권리다. 정부는 매년 기업별 탄소 배출 허용량을 설정하고 이에 따른 권리를 지급하는데, 기업들은 이 제도를 통해 남거나 부족한 양을 시장에서 사고 팔 수 있다.


배출권거래제는 2015년부터 시행됐지만 기업들의 탄소배출량 감축엔 효과가 미미하다는 지적이 나온다. 기업들에게 할당되는 배출권의 유상비율이 너무 낮기 때문이다.


정부는 2015년부터 일정 기간의 계획 기간을 두고 유무상 할당량을 적용해 왔다. 1차 계획 기간(2015~2017년) 때는 기업에 할당량을 100% 무상으로 줬고 2차(2018~2020년) 때는 유상할당 비중을 3% 설정했다. 3차 배출권 기본계획(2021∼2025년) 동안 기업들의 배출권 유상할당 비율은 최대 10%다. 할당량의 90%를 무상으로 받고, 나머지 10%는 기업이 시장에서 돈을 들여 구매하는 방식이다.


개인투자자 등은 탄소배출권 거래가 불가능하기 때문에 ETF 매매를 통해 시장에 참여할 수 있다. 그러나 현재 국내 상장된 탄소배출권 ETF는 총 5종으로 이 중 4개 상품이 유럽 등 해외 시장의 배출권 시세를 반영한다. 나머지 1개는 시세를 역추종하는 인버스 상품이다.


정부는 아울러 현재 과잉공급된 배출권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나서고 있다. 이 정책관은 “2026년부터 시장에 풀린 배출권 물량을 줄이고 가격 또한 올릴 계획"이라며 “구체적인 내용은 올 연말 공개될 예정"이라고 말했다.


한편, 탄소배출권 ETF 수익률은 올 들어 하락세를 이어가고 있다.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지난 2월까지 수익율 최하위를 기록한 ETF는 마이너스(-) 28.04%를 기록한 'SOL 유럽탄소배출권선물S&P(H)' ETF로 나타났다. 이 상품은 영국 ICE선물시장에 상장된 유럽 탄소배출권인 EUA 선물 가격의 움직임을 나타내는 S&P EU 배출권지수(S&P)를 추종한다.


유럽 탄소배출권 선물 가격을 추종하는 'KODEX 유럽탄소배출권선물ICE(H)' ETF도 같은 기간 26.95% 급락했다.


반면 탄소배출권 가격 하락에 베팅하는 SOL 유럽탄소배출권선물인버스ICE(H) ETF는 지난 1월 23% 가량 급등했고 지난달에도 최대 20% 더 올랐다.



배너