티빙이 한국프로야구(KBO) 독점 중계, 광고요금제 도입 등 비즈니스 전략 다각화로 토종 온라인동영상서비스(OTT) 1위 자리에 한발 더 다가섰다. 반등을 위한 재료는 갖췄지만 문제는 품질이다. 앞선 시범경기에서 부실 중계로 질타를 받은 티빙이 서비스 개선과 운영 전략을 밝혀 주목된다.
12일 티빙은 '티빙 K-볼 서비스 설명회'를 열고 KBO 중계 서비스와 관련 콘텐츠 투자 계획 등을 공유했다. 오는 23일 시즌 개막을 앞두고 안정적인 중계를 위한 시스템 구축에 만전을 기한다는 목표다. 현재 티빙에서 KBO 중계는 다음달 30일까지 무료로 제공된다. 이후에는 최소 5500원의 광고형 스탠다드 요금제를 구독해야 한다.
티빙은 지난 9일부터 KBO 시범경기 모바일 중계를 시작했으나 기초적인 자막 실수를 반복하는 등 부실 중계로 도마 위에 올랐다. 이에 단상에 오른 최주희 티빙 대표는 이날 거듭 사과의 뜻을 밝혔다. 그는 “무료보다 못하다는 지적 뼈아프게 받아들이고 있다. 개막 전까지 모든 서비스를 안정화하겠다"며 “올해 차별적인 중계 시스템으로 이용자를 확대하고 이를 통해 얻은 이익이 다시 투자로 이어지는 콘텐츠 제공의 선순환 구조를 만들 것"이라고 강조했다.
티빙은 중계 서비스 품질 강화를 위해 서버와 인프라 가용량을 3배가량 확장하고, 재해복구 모의 훈련·모니터링 시스템 등을 구축했다. 내부적으론 50~60명의 개발진으로 구성된 KBO 태스크포스(TF) 팀을 운영 중이며 인력은 지속 확대할 예정이다.
적자 상태인 티빙이 KBO 중계를 위해 3년간 1350억원이라는 거액을 투자하는 만큼 수익성 확보에 대한 문제도 제기됐다. 티빙은 2022년에 누적 적자가 1000억원을 넘어섰고 지난해 적자 폭이 더 커졌을 것으로 추정된다.
이와 관련 최 대표는 “단기간에 회수가 가능할 것으로 생각하진 않지만, 광고 요금제와 시너지를 기대하고 있다"며 “좋은 서비스가 뒷받침된다면 연말까지 1000만 트래픽을 예상하며, 이를 활용한 광고 사업도 가능할 것으로 본다"고 설명했다.
일단 서비스 품질을 떠나 KBO 중계 효과는 톡톡한 것으로 확인됐다. 최 대표에 따르면 지난 주말 티빙 트래픽은 100만 가량 상승했고 최대 동시접속자수도 40만명을 기록했다. 모바일인덱스 집계 결과를 살펴봐도 140만~160만명 사이를 오가던 티빙의 모바일 일간활성이용자(DAU)는 첫 시범경기가 있던 지난 9일 180만명까지 확대됐다. 지난 2월 기준 토종OTT 1위인 쿠팡플레이보다 월간활성이용자(MAU)는 110만명 가량 뒤져있지만 이달 순위 변동도 기대해 볼 만하다.
티빙은 이용자 유인을 위해 접근성과 편의성 강화에 집중한 다양한 KBO 중계 특화 기능과 콘텐츠를 준비 중이다. 원하는 장면 어디든지 돌려보는 타임머신, 타구장 바로가기, 주요 장면 보아보기 등을 제공하며 순위경쟁이 치열해지는 시즌 중반인 6월 중으로 한 번에 여러 경기를 동시 시청하는 멀티뷰(최대5개) 기능도 도입할 예정이다. 젊은 팬층을 타깃한 티빙톡 등 커뮤니티 기능도 강화한다.
지출 확대에도 기존 오리지널 콘텐츠 투자 금액은 계속 유지한다는 방침이다. 또 단기적인 수익성 개선을 위한 라이브 중계권 재판매 등의 계획은 없다고 일축했다.
최 대표는 “전체적인 오리지널 콘텐츠 투자금액은 계속 유지할 예정이며, 더 많은 고객이 유입되는 만큼 더 투자를 늘릴 여력이 늘어날 것으로 기대한다"며 “KBO를 시작으로 다양한 종목의 스포츠 중계에 도전할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