친윤석열(친윤)계 핵심으로 꼽히는 이철규 국민의힘 의원이 위성정당 비례대표 공천과 관련 한동훈 당 지도부를 연일 저격하고 나섰다.
일각에서는 친윤계인 이철규 의원이 '윤심(윤석열 대통령의 의중)'을 직접적으로 전달하기 위해 총대를 멘 게 아니냐는 관측이 제기된다.
한 위원장의 반박에도 불구하고 이 의원이 3일 연속 비례대표 명단 및 한 위원장 반박 등에 대해 불만을 나타내거나 문제를 제기하면서 당내에서는 당정 간 갈등으로 비춰져 총선에 악영향을 미칠 수 있다는 우려도 나온다.
그러나 이 의원은 “제가 (대통령실) 하수인은 아니잖나"며 윤심 관련성을 적극 부인했다. 또 당내 '호남인사·당직자 비례대표 소외' 불만과 자신의 '사천(私薦) 요구' 왜곡 주장을 바로잡기 위한 개인적 충정이나 소신일 뿐이라고 강조했다.
20일 정치권에 따르면 한 비상대책위원장과 친윤계 이 의원의 갈등이 최고조에 이르고 있다.
이 의원은 이날 오후 서울 여의도 중앙당사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국민의힘 비례대표 공천이 불투명하다"며 “당 지도부는 약속을 지키지 않았다"고 비판했다.
그러면서 “국민의미래는 국민의힘의 자매정당이다. 국민의힘과 국민의미래는 한 몸"이라며 “국민의미래 당직자 임명부터 공천 과정이 한동훈 비대위원장 책임 하에 진행돼온 점도 부인할 수 없다"고 말했다.
그는 “기자들이 어제 오후 2시반 경 비례대표 공천 발표가 있다며 저에게 취재가 들어왔다"며 “그 취재 요구에 응답하고 상황 파악을 위해 비대위원장과 사무총장, 유일준 국민의미래 공관위원장에 사실 여부 확인을 위해 전화했다. 하나같이 한 분도 전화 받지를 않았다"고 설명했다 .
이어 “사무처 당직자와 호남 지역에 기반을 둔 인사들이 한 명도 후보로 반영되지 못했다는 얘기를 들었다"며 “제가 윤재옥 원내대표에게 이렇게 협의 없이 극단적으로 밀실에서 이뤄지면 어떻게 함께 하겠냐, 함께 할 수 없다고 전달한 것 맞다. 바로 잡아주기를 바라는 충정이었다"고 설명했다.
이 의원은 “그런데도 어제부터 누구의 제보나 누구의 뜻인지는 모르겠으나 언론을 통해서 제가 말씀드린 당연히 건의하고 요청한 사항을 사천 요구라고 했다. 사천 요구가 받아들여지지 않으니까 제가 몽니를 부른다는 식으로 사실을 왜곡시켰다"고 주장했다.
또 “발표 직전까지 명단도 몰라서 비례대표 관련해 한동훈 위원장과 충돌 발생할 이유도 없다. 그리고 일요일 오후 4시 반부터 한동훈 위원장과 대면한 사실조차도 없다"고 부연했다.
그는 “그럼에도 왜곡된 언론보도가 난무하고 있다. 배후에 누가 있는지 잘 아시리라 생각이 든다"며 “이것은 누구를 공격하고 책임을 묻자는 게 아니라 옳음을 밝히잔 거다. 저는 권력을 탐하지도, 투쟁에 나서고 싶지도 않다"고 말했다.
이 의원이 반발하는데 표면적으로 드러난 이유는 '비례대표 명단'이지만 사실상 도태우·장예찬 후보 공천 취소 등 과거 지역구 공천 때부터 앙금이 쌓여왔을 것이라는 분석이 나온다. 특히 윤석열 대통령의 복심이라고 불리는 이 의원의 발언은 윤 대통령의 의중과도 무관치 않다는 정치권의 해석이 나온다.
다만 이 의원은 용산과 소통이 없었냐는 기자들의 질문엔 “없다"며 “바로 잡혔으면 좋겠다고 했지 않나. 그 정도도 못하면 정치 왜 하나. 제가 (대통령실) 받아 적는 하수인은 아니지 않나"라고 반문했다.
한 위원장과의 통화 내용을 묻는 질의에는 “당 사무처 당직자들이 당선권이 되지 못한 데 대해 좀 배려해 달라, 호남권 인사를 배려해 달라 두 가지다. 그리고 당 지지자들이 납득하기 어려운 분들이 들어간 문제에 대해 의견을 전달했다"고 설명했다.
당내 갈등 우려에 대해선 “갈등이라 침소봉대하고 마치 당과 용산의 대리전인 양 폄훼하고 왜곡하는 것을 절대 공감하지 못하고, 그래서 더 이 자리에 서게 된 것"이라며 “왜 이걸 갖고 프레임 왜곡시키나"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한 위원장이 '사천'을 언급한 데 대해선 “왜 사천이란 말이 어디도 나오지 않았는데 스스로 말씀하시나. (비례대표 공천이) 아름다운 모습은 아니라고 생각하는데, 사천이라고 말한 적은 없다"며 “한 위원장이 적어도 비대위원은 비례대표로 가면 안 된다는 말씀은 있었다, 저한테"라고 말했다.
한 위원장과 고성이 오갔단 보도에 대해선 “전혀 아니다"라며 “그런 식으로 예의 어긋나는 행동을 한 사람으로 절 인격적으로 폄훼하고 모욕 주는 것을 저는 감내하기 어렵다"고 불쾌감을 표시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