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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효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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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천명 안 되면 이유라도 좀”…요지부동·제각각 의사들에 ‘尹 고심’ 깊어질 듯

에너지경제신문   | 입력 2024.03.27 22:54
윤석열 대통령.대통령실/연합뉴스

▲윤석열 대통령.대통령실/연합뉴스

'의대 증원' 문제로 촉발된 의정 갈등이 6주째 이어지면서 국민적 피로도가 극에 달하고 있다.


최근 강경 기조를 내려놓은 정부는 의료계에 거듭 대화를 촉구하고 있지만, 사실상 이를 거부한 의료계는 내부 의견까지 조율되지 않은 상태다.


연합뉴스에 따르면, 박민수 복지부 제2차관은 27일 브리핑에서 “(전공의는) 책임 있는 대표단을 구성해 정부와의 대화 자리로 나와 주시기를 바란다"며 “대화를 위한 대표단 구성은 법 위반 사항이 아니다"고 강조했다.


이어 “의대 교수님들께도 당부드린다"며 “정부를 믿고 대화의 자리로 나와 건설적인 논의를 함께해나갈 것을 촉구한다"고 덧붙였다.


하지만 이번 주부터 집단사직서 제출과 외래진료 축소에 나선 의대 교수들은 '2000명 증원 백지화'를 대화의 조건으로 들고 있다.




의대생 단체인 대한의과대학·의학전문대학원 학생협회(의대협)도 정부 의대 증원 계획과 필수의료 정책 패키지 '전면 백지화'를 요구하고 있다.


다만 대표성 있는 단체가 없는 의료계 안쪽으로 시선을 더 좁히면, 힘을 받는 대안은 사실상 없는 상태다.


앞서 서울대 의대 교수협의회 비대위는 국회 기자회견에서 '의대 증원을 1년 뒤에 결정하고 국민대표와 전공의가 참여하는 대화협의체를 구성하자'고 제안했다. 그러나 대한전공의협의회(대전협)는 자신들의 요구사항이 아니라고 반박했다.


오히려 의대 정원을 줄여야 한다는 주장도 나온다.


전날 대한의사협회(의협) 신임 회장으로 선출된 임현택 소아청소년과의사회 회장은 저출생을 근거로 “정원을 500∼1000명 줄여야 한다"고 요구했다.


이렇게 꽉 막힌 정국에 환자들은 갈수록 애가 타는 상황이다.


김성주 한국중증질환연합회 대표는 “환자들이 희생되고 있는데 대화를 먼저 해야 하니 기다리라고 하는 게 말이 되느냐"며 “의사들은 '진료권'을 자기들의 가장 큰 무기라고 생각하고 붙들고 있는데 도대체 왜 환자의 목숨을 '판돈'으로 쓰는지 이해할 수 없다"고 토로했다.


남은경 경실련 사회정책국장은 “원점에서 얘기하자는 것은 그간의 정책 결정 과정과 논의 과정을 무시하고 의사들이 (정책을) 결정하자는 것"이라며 “그 누구도 이해하기 어려운 상황"이라고 지적했다.


이어 “국민이 의사들의 행동을 지지하려면 정부가 제시한 '2000명'이라는 숫자가 왜 잘못됐고, 어떻게 해야 하는지 의료계가 합리적인 근거를 가지고 반박할 수 있어야 한다"며 “단지 정부가 정책을 철회하면 된다는 식의 주장은 국민이 받아들이기 힘들 것"이라고 말했다.


남 국장은 “의사들이 대화에 나서지 않으면서, 병원으로 돌아오지도 않는 모습을 보며 국민은 피로감을 느낄 수밖에 없다"며 “의료계가 뜻을 모아 정부와 국민을 설득하려는 모습을 보이지 않는다면 정부는 원칙대로 가야 한다고 생각한다"고 강조했다.


전국보건의료산업노조는 이날 논평에서 “임현택 의협 회장 당선자는 '전공의·의대생·교수 단 한 사람이라도 다치면 14만 의사를 결집해 총파업에 돌입하겠다'고 했다"며 “국민의 신뢰를 회복하고, 국민과의 거리를 좁히기 위해 의협 회장이 취해야 할 행보와는 거리가 한참 멀다"고 꼬집었다.


대통령실은 여당에서조차 '증원안 조정' 등이 제기되는 가운데 해법을 고심 중으로 알려졌다.


현재까지 대통령실은 대학별 배분까지 진행된 '2000명 증원'을 되돌리긴 어렵다는 입장이다.


윤석열 대통령은 전날 “의대 증원 규모가 대학별로 확정됨으로써 의료개혁을 위한 최소한의 필요 조건이 만들어졌다", “충북 지역 의대 정원을 89명에서 300명으로 211명 증원 배정했다", “증원된 의사들이 큰 활약을 할 것" 등 발언으로 의대 증원을 지속 전제했다.


성태윤 대통령실 정책실장도 다음 날 용산 대통령실 브리핑에서 “지난 20일 2025학년도 의대 정원 대학별 배정을 끝내며 의료 개혁을 위한 최소한의 필요 조건은 완료됐다"고 강조했다.


대통령실 내부에선 핵심 쟁점인 증원 규모를 재협상할 경우, 더 큰 혼란을 야기할 가능성을 우려하는 것으로 전해졌다.


그러나 총선이 다가오면서 여당 수도권 후보들을 비롯해 보수 진영에서도 의정 갈등에 대한 우려가 갈수록 고조되면서 대통령실 고민이 깊어지는 모습이다.


이 때문에 대통령실이 당을 지렛대 삼아 극적인 출구 전략을 찾을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다는 관측도 여전히 제기된다.


총선 전까지 민생토론회를 당분간 중단하기로 한 윤 대통령이 공개 일정을 최소화한 채 본격적인 '숙고의 시간'을 가질 것이란 전망도 나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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