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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효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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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지율 위기→메가 공약→? ‘김기현 클리셰’ 뜬 與 한동훈

에너지경제신문   | 입력 2024.03.27 21:20
한동훈 국민의힘 비상대책위원장.연합뉴스

▲한동훈 국민의힘 비상대책위원장.연합뉴스

4·10 총선 직전 여당인 국민의힘이 지난 강서구청장 보궐선거 전후 사용했던 '위기 돌파' 전략을 재차 꺼내 드는 모습이다.


메가급 '지역 공약'을 내세우면서 국회의원 기득권과 야당 사법 리스크를 부각하는 상황이 거듭 연출된 것이다.


한동훈 국민의힘 비상대책위원장은 27일 오전 여의도 당사에서 “세종시를 미국의 워싱턴 DC처럼 진정한 정치 행정의 수도로 완성하게 될 것"이라며 국회 세종 이전을 공약했다.


그러면서 “여의도 국회의사당 건물은 역사적 상징성을 감안해 원형을 유지하면서 프랑스의 오르세 미술관이나 영국의 테이트모던 같은 세계적인 전시 공간으로 만들어 시민들이 마음껏 활용할 수 있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한 위원장은 “서울 국회, 서여의도는 국회에서 반대하고 국회 경관을 해친다는 이유만으로 거의 반세기 동안 75m 고도제한에 묶여 있었다"며 “권위주의 규제를 모두 풀어 재개발을 통한 금융 인프라를 구축하겠다"고 약속했다.




그는 “여의도가 런던, 싱가포르, 홍콩과 당당히 경쟁하는 금융 중심지가 될 수 있을 것"이라며 “인접한 마포, 영등포, 동작, 양천, 용산 등에서도 연쇄적으로 불필요한 규제를 과감하게 풀어 함께 적극적으로 개발할 것이다. 결국 국회의 세종시 완전 이전이 서울 개발의 신호탄이 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이는 4·10 총선 불과 2주 앞에 마주한 지지율 위기 상황에서 충청권과 수도권 선거를 축으로 판세 반전의 발판을 마련해보겠다는 포석으로 보인다.


특히 여의도가 있는 영등포구 등 한강벨트에선 국민의힘 후보들이 당초 예상을 깨고 더불어민주당 후보에게 뒤처진다는 여론조사 결과도 나오는 상황이다.


다만 이런 양상은 국민의힘 '대패'로 끝난 지난 강서구청장 보궐선거 전후와 상당히 유사하다.


당시에도 김기현 전 대표는 “세계 주요 도시들도 도시 경쟁력을 높이기 위해 메가시티 개발을 적극 추진하는 만큼, 우리 당의 '뉴 시티 프로젝트'가 국토 균형발전은 물론 주민 편익 개선에도 큰 도움이 될 것으로 확신한다"며 '메가 서울' 공약을 추진했었다.


또 이번 국회 이전 공약에는 국민의힘이 김 전 대표 시절에도 '의원 수 감축' 등을 통해 강조해온 '국회의원 기득권 내려놓기'까지 담겼다.


한 위원장은 “국민의힘은 국회의 완전한 세종 이전과 함께 국회에 대한 뿌리 깊은 불신을 만들어 낸 여의도 정치 문화를 청산하겠다"며 “지금까지 결정된 국회의 부분 이전 방안은 국회의원들은 편하고 혜택을 누리지만, 입법·행정의 비효율을 초래하고 그 넓은 여의도 부지가 활용될 수도 없었고 국회로 인한 규제들은 그대로 유지되는 문제점이 있었다"고 지적했다.


이어 “이런 식의 여의도 정치를 개혁해야 한다고 생각했다. 국민의 기준에서 국민의 이익만 생각하고 정치하겠다"며 “국민의힘은 이런 정치개혁의 상징적인 완성으로서 여의도 정치의 끝, 여의도 국회의 완전한 이전을 약속한다"고 말했다.


그러나 이런 공약이 여당으로서 제1야당과 차별화를 꾀할 수 있는 전략인지에 대해선 '물음표'가 따라붙는다.


'세종 수도' 구상 원조 격인 민주당이 즉각 찬성 입장을 밝히면서 쟁점화가 어려울 것으로 보이기 때문이다.


이재명 민주당 대표는 “야당 공약이기도 했던 만큼 반대하지 않는다"며 “현실적 제약 때문에 (국회 세종시 이전을) 못하고 있는데, 이런 때는 그런 약속을 할 게 아니라 집행 권력을 가진 정부·여당이 신속히 해치우면 된다"고 했다.


그러면서 “이미 할 수 있는데 하지 않으면서 '선거에 이기면 하겠다'고 하는 것은 국민을 기만하는 행위"라고 지적했다.


심지어 '정부 탄핵'을 외치는 조국 조국혁신당 대표까지 국회 이전을 “찬성한다"는 입장을 밝혔다.


조 대표는 “헌법재판소가 전주에 있고, 대검찰청이 대구에 있고, 대법원이 광주에 있지 않을 이유가 없다"며 “이런 식으로 지방분권 정책을 강하게 해야 한다"고 촉구했다.


이런 민주당 계열 야권 입장에는 세종시를 통한 분권이 당초 민주당 정부 의제였던데다, 헌법 문제로 인해 여당 실행력이 강조되기 어려울 것이라는 계산도 읽힌다.


지난 2002년 대선 당시 노무현 전 대통령은 주요 행정부처를 포함해 청와대와 국회를 모두 세종에 이전하겠다고 공약했지만, 2004년 헌법재판소는 관습법 위헌 결정을 내린 바 있다.


김준우 녹색정의당 상임선대위원장도 페이스북에서 “국회 완전 이전은 헌재 결정에 따르면 개헌 사항인데 헌법을 모르는 것인지, 총선용 선심성 공약인지 의심이 들 수밖에 없다"고 주장했다.


이렇게 의대 정원 문제 등 주요 정책 영역에서 양당 방향성이 거듭 일치하면서, 공방이 과거처럼 '정권 심판론'과 '사법 심판론' 구도로 흐르는 경향도 나타난다.


윤재옥 국민의힘 원내대표는 이날 “민주당과 조국혁신당이 의회 권력을 잡으면 비리 세력이 방탄연대를 구축해 자신들의 안위를 보장받으려 할 것"이라며 “범죄 연루자를 심판하는 건 사회 정의의 마지노선을 지키는 일과 같다"고 '야당 심판'을 호소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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