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22대 국회의원 선거에 출마한 후보자들이 사상 처음으로 가상자산 보유내역까지 재산 신고로 제출했다.
연합뉴스에 따르면, 지역구·비례대표 후보 951명 가운데 63명(6.6%)이 지난해 말 기준 가상자산을 보유했던 것으로 집계됐다.
가상자산 투자자들은 정당별로 국민의힘 18명, 더불어민주당 17명, 개혁신당·국민의미래(국민의힘 위성정당) 각 6명, 새로운미래·더불어민주연합(민주당 위성정당) 각 3명, 자유통일당 2명, 녹색정의당·조국혁신당 각 1명 등이었다.
경기 화성을에 출마한 이준석 대표의 경우 가상자산을 직접 보유하지 않고 업비트와 빗썸에 총 5억 8700만원 예치금을 두는 다소 특이한 내역을 제출했다. 이는 이 대표가 신고한 재산(19억 2735만 3000원) 30%에 달하는 수준이다.
보유 액수별로는 장성민 국민의힘 경기 안산갑 후보 배우자와 자녀가 4억 6400만원 상당 비트코인을 보유해 가장 컸다.
김준혁 민주당 경기 수원정 후보가 1억 1400만원 상당 비트코인을, 박충권 국민의미래 비례대표 후보가 5880만원 상당 솔라나(지난달 전량 처분)를 보유해 뒤를 이었다.
이들은 단 한 종류의 가상자산에 투자했다는 공통점이 있었다.
가상자산 종류별로는 이양수 국민의힘 강원 속초·인제·고성·양양 후보 본인과 장남이 가장 다양한 코인(29종, 가액 2500만원)을 보유했다.
신재용 새로운미래 전북 익산갑 후보(27개·4000원)와 황보승희 자유통일당 비례대표 후보(25개·200만원)도 20가지 넘는 가상자산에 투자했다.
AI 스타트업 대표 출신인 박수민 국민의힘 서울 강남을 후보의 경우 1억원 상당의 훈민정음해례본 대체불가능토큰(NFT)을 골동품 및 예술품 항목으로 신고했다.
투자자들 중 37명은 국내 최대 가상자산 거래소인 업비트를 이용해 코인을 거래했다. 18명은 빗썸을 이용했, 코인원(5명)과 고팍스(1명) 이용자도 있었다.
후보 본인이나 배우자, 자녀 등이 보유한 가상자산 가액은 총 10억 9300만원에 달했다. 1인당 평균 1700만원 수준이다.
각 후보가 신고한 보유 가상자산 종류는 평균 4.5가지였다.
가상자산 대장주인 비트코인을 보유한 후보는 29명이었다. 이 중 9명은 비트코인 하나만 샀고, 나머지는 알트코인(비트코인을 제외한 가상자산)을 섞어 투자했다.
이더리움을 가진 후보는 15명이었고, 도지코인(6명)이나 시바이누(1명)처럼 상대적으로 변동성이 높은 '밈코인', 최근 인공지능(AI) 테마로 뜬 월드코인(1명)을 보유한 경우도 있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