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알루미늄 거푸집 시장 점유율 1위인 삼목에스폼의 정기 주주총회에서 소액주주연대가 제안한 감사 선임의 건이 가결됐다. 소액주주연대는 이를 통해 거수기로 전락한 이사회의 투명한 경영을 위해 감시에 나설 것을 예고했다.
삼목에스폼은 지난 29일 오전 10시 경기 안성시 고삼면 SFG고삼연수원에서 정기 주주총회를 개최했다.
이번 주총에서는 △재무제표 승인의 건 △현금배당 주당 300원의 건 △강정기 현 삼목에스폼 영업부문장의 사내이사 재선임의 건 △감사위원회 위원이 되는 사외이사 김태호 선임의 건 △이사 보수한도 승인의 건 등이 통과됐다. 반면 △현금배당 주당 2100원의 건 △자사주 소각 권한 추가 △자사주 신규 취득 △중간배당 의무화 △무상증가 결정 권한 추가 △감사위원이 되는 사외이사 구칠모 선임의 건 △주당 당기순이익의 30% 이익 배당 등은 부결됐다.
앞서 소액주주들이 주주제안 주요 안건으로 제안한 △무상증자 200% 제안 △감사 김태호 선임 △주당 2100원의 현금배당 등이 상정되면서 주총 결과로 관심이 집중됐다. 이 가운데 '감사 김태호 선임의 건'이 가결되는 성과를 얻었다.
소액주주연대에 따르면 소액주주들이 총 주식 수의 18.3%에 해당하는 263만주의 위임장을 보내준 결과, 회사 측(215만주)과 47만2578주 차이로 감사위원 김태호 선임 안건이 가결됐다.
소액주주연대 대표는 “소수주주들이 의결권 대리행사 위임 공시 후 지난 18일 권유취지와 위임장을 동봉한 회신우편을 보내주셨다"며 “또 지난 26일까지 주주들께서 소액주주연대를 믿고 총 263만주를 회신우편을 통해 의결권 위임을 해주셔서 좋은 결과를 얻게 됐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감사위원 김태호 선임을 통해 기존에 대주주 이익몰아주기 형태의 이사회를 감시하고 투명한 경영을 이끌 것"이라고 덧붙였다.
다만 감사위원 김태호의 임기를 두고 갈등이 빚어지기도 했다. 사측은 감사위원 김태호의 임기를 1년으로 하는 의안을 상정했으나 소액주주연대는 실수로 3년 임기 조건을 기입하지 못했다. 이에 임기 1년 안건에 대응하기 위해 소액주주연대는 임기를 3년으로 하는 현장 주주제안을 했다. 하지만 3%룰이 미적용되면서 11개월로 임기를 제한하는 안건이 가결됐다.
소액주주연대 측은 “사전에 안건 투표방법 조율과정에서 임기를 3년으로 하는 안건을 상정 투표하기로 약속했으나 주주연대의 실수로 임기 조건을 기입하지 못했다"며 “사측은 이에 대해 사전에 약속한 내용이 있음에도 4-3호 의안 '사외이사 김태호 임기의 건(1년)'을 제안하면서 꼼수로 안건 표결을 강행했다"고 말했다.
주주연대 측은 이어 “사측은 현장 주주제안을 무산시키려 이를 '투표용지 17 기타안건'으로 상정토록 유도하고 3%룰을 적용하지 않는 등 감사위원 3년 임기를 11개월로 제한하도록 하는 안건을 가결시켰다"고 설명했다.
이외에도 첨예하게 대립각을 세운 안건은 현금배당 건이다. 사측은 보통주 현금배당을 주당 300원으로 하는 안건을 냈고 소액주주들은 주당 2100원으로 현금배당을 확대하는 안을 제시하면서 대립했다. 하지만 사측이 제안한 주당 300원의 현금배당이 가결되면서 소액주주들이 요구한 규모의 배당금 확대는 이뤄지지 못했다.
삼목에스폼은 지난 1985년 설립해 알루미늄폼, 갱폼, 시스템폼, 특수폼 등을 제조·임대하는 건설용 거푸집 전문업체다. 지난 1996년 코스닥 시장에 상장했다. 알루미늄 거푸집 시장에서 삼목에스폼의 시장 점유율은 43%로 업계 1위다.
한편 삼목에스폼의 지난해 연결 기준 매출은 4393억원, 영업이익은 1241억원, 당기순이익은 1193억원을 기록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