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한이 2일 동해상으로 중거리급 탄도미사일 1발을 발사했다고 합동참모본부가 밝혔다.
지난달 18일 김정은 국무위원장이 참관한 가운데 남한 전역을 타격권으로 두는 초대형방사포 사격훈련을 실시한 지 15일 만의 도발이다.
합참은 “오늘 오전 6시 53분께 평양 일대에서 동해상으로 발사된 중거리급 탄도미사일로 추정되는 비행체 1발을 포착했다"며 “북한의 미사일은 600여km 비행 후 동해상에 탄착했다"고 이같이 말했다.
그러면서 “우리 군은 북한 미사일 발사를 즉각 포착해 추적·감시했으며, 미국 및 일본 측과 관련 정보를 긴밀하게 공유했고, 세부 제원은 종합적으로 분석 중"이라고 설명했다.
합참은 “북한의 미사일 발사는 한반도의 평화와 안정을 심각하게 위협하는 명백한 도발행위로 강력히 규탄한다"며 “우리 군은 굳건한 한미 연합방위태세 하에 북한의 다양한 동향에 대해 예의주시하면서 어떠한 도발에도 압도적으로 대응할 수 있는 능력과 태세를 유지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군 당국은 이날 북한이 극초음속 미사일 시험 발사를 한 것으로 추정했다.
앞서 북한은 지난달 20일 관영 매체인 조선중앙통신을 통해 신형 중장거리 극초음속 미사일용 다단계 고체연료엔진 지상분출 시험을 성공적으로 진행했다고 발표한 바 있다.
북한 미사일의 비행시간은 10분 미만이었지만, 비행속도는 극초음속 무기로 추정할 수 있을 정도로 빨랐던 것으로 알려졌다.
극초음속 미사일은 음속의 5배 이상 속도(시속 6120km 이상)로 비행하며, 추진체에서 분리된 탄두가 불규칙한 궤도로 낙하해 추적 및 요격이 어려운 무기다.
북한은 지난 1월 극초음속 기동형 조종 전투부(탄두)를 장착한 고체연료 기반의 중장거리 탄도미사일(IRBM) 시험발사를 한 데 이어 이날 성능을 개선한 새 추진체에 극초음속 무기를 탑재해 시험발사한 것이라는 의견이 나온다.
신종우 한국국방안보포럼 전문연구위원도 “(오늘 북한이) 중거리급 미사일을 발사했다면 극초음속 무기 시험을 했을 가능성이 있다"면서 시험 성공 여부에는 의문을 표했다.
신 위원은 “중거리급이었다면 '고각 발사'를 했어도 30분은 비행했어야 하는데, 낙하한 시점을 보면 그 정도도 날지 못하고 추락해 시험 자체가 제대로 안 된 것으로 보인다"고 분석했다.
다만, 북한이 사거리를 조절해 시험발사를 했을 가능성도 있다.
군의 한 소식통은 “길게 쏘면 러시아 쪽으로 날아가기 때문에 사거리를 조절했을 가능성이 있다"며 “실패라고 단정할 수 없다"고 밝혔다.
군 당국은 북한이 남한 총선(4·10)과 김일성 생일(4·15), 조선인민혁명군 창건일(4·25) 등 이달 주요 정치 일정을 겨냥해 미사일 도발과 군사정찰위성 추가 발사를 할 가능성을 주시해왔다.
북한의 이날 발사는 군사정찰위성 확보를 목적으로 한 것은 아닌 것으로 전해졌다.
일본 NHK는 일본 방위성을 인용해 북한 미사일의 최고고도는 100㎞, 비행거리는 650㎞ 이상으로, 동해상 일본 배타적경제수역(EEZ) 밖에 낙하한 것으로 추정된다고 보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