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산 에너지경제신문 강세민 기자 = 부산경찰청(청장 우철문)은 이른바 휴대폰을 실제 사용할 목적 없이 개통만 해서 중고시장에 되팔기 위해 개통한 단말기 '가개통폰' 사기 조직 총책 A씨(47세, 남) 등 87명을 검거했다.
8일 경찰에 따르면 이번 사건으로 구속 2명, 별건구속 4명, 불구속81명이며, 이들은 급전이 필요한 사람들에게 부동산 작업 대출을 빙자해 피해자 명의로 휴대전화를 개통해 단말기와 유심을 처분하고 단말기 할부 대금 등은 명의자들에게 전가하는 수법으로 총 15억8000만 원 상당을 편취한 혐의를 받는다. 이들은 개설한 휴대폰 단말기를 중고폰 업자에게 팔아넘기고 통신사로부터는 개통수당까지 받아 챙긴 것으로 드러났다.
■범행수법
경찰은 지난 2020년경 전국적으로 일어난 부동산 시장 투기 과열에 따라 각종 부동산 규제정책으로 자금난을 겪고 있는 영세사업자 등 급전이 필요한 사람들에게 접근해 “매매가 안되는 건물을 임대해 전세대출을 받아 주겠다. 대출 시 본인인증을 위해 휴대전화 개통이 필요하다"라며 속이고, 명의자들에게 휴대폰 개통에 필요한 서류를 받아 이를 통신사에 제출, 정상적인 사용자인 것처럼 가입한 후 할부 구매한 고가의 최신형 휴대폰을 교부받았다. 이어 휴대폰 단말기를 중고폰 거래업자에게 처분, 유심칩은 다른 휴대폰에 꽂아 일정기간 통화량을 발생하게 해 통신사의 의심을 피해 온 것으로 드러났다.
또한, 범행 과정에서 명의자들에게 본인서명사실확인서, 위임장, 휴대폰 개통 사실 확인서 등을 받아 수사기관 및 통신사의 단속에 대비했으며, 일부 명의자들에게는 부동산 작업대출 진행을 다른 사람보다 빨리해주겠다며 진행비 명목으로 150만 원을 추가로 받기도 했다.
■사건 특이점
경찰은 이 사건의 경우 명의자와 개통업자가 공모관계에 있는 일반적인 휴대폰깡 범죄와 달리 명의자가 부동산 작업대출이라는 불법 행위에 연루되었다고 오인하도록 만들어 추후 속았다는 사실을 알게 된 이후에도 신고하지 못하도록 하는 지능적인 수법이 사용되었는데, 과거 휴대폰깡으로 실형 전과가 있는 A씨와 작업 대출로 실형 전과가 있는 B씨가 각자의 전공 분야를 살려 '부동산 작업대출 빙자 가개통폰 사기' 시나리오를 기획한 것으로 확인되었다.
부산경찰청 관계자는 “최근 경기 불황으로 부득이 사금융을 찾는 사람들이 늘어나면서 이들을 상대로 각종 사기 범죄가 기승을 부리고 있다"라며, “특히 '자신의 명의를 휴대폰 개통에 제공하는 경우 사기 범죄로 처벌을 받을 수 있으니 시민들의 각별한 주의가 필요하다."고 당부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