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일 치러진 22대 총선이 4년 전에 이은 더불어민주당 '압승'으로 끝났다. 국민의힘으로서는 지역구와 비례대표를 합해 4년 전과 비슷한 규모 '참패'다.
연합뉴스에 따르면, 개표율이 약 99%를 기록한 11일 오전 6시 30분 민주당은 서울 강남권과 경기 동부권을 제외한 수도권 대부분 지역을 석권했다.
민주당은 서울 48곳 중 37곳, 경기 60곳 중 53곳, 인천 14곳 중 12곳을 확보했다. 수도권 전체 122석 중 102석을 싹쓸이한 것이다.
특히 민주당은 수도권 최대 승부처로 꼽힌 서울 '한강벨트'에서 중성동갑·을, 영등포갑·을, 광진갑·을, 강동갑·을, 마포을, 동작갑 등 격전지를 가져왔다.
여기에 '중원'인 충청권에서도 28석 중 21석(대전 7석, 세종 1석, 충남 8석, 충북 5석)을 확보했다.
'텃밭'인 호남(광주 8석, 전남 10석, 전북 10석)과 제주 3석을 모두 차지했다.
이에 민주당은 지역구 의석으로만 단독 과반인 161석을 확보했다. 지난 총선(지역구 163석)과 비슷한 규모다.
국민의힘은 수도권 의석을 소폭 늘렸지만, 충청권 의석이 후퇴하면서 텃밭 외 지역 의석은 제자리 걸음을 걸었다.
서울의 경우 동작을, 마포갑, 도봉갑을 확보하는 성과를 냈지만, 11석이라는 성적표로 전통적 강세 지역 '강남 3구'를 수성하는 수준에 머물렀다.
인천(2석)은 지난 총선과 같았고, 경기(6석)는 오히려 1석 줄었다.
충청권에서도 대전과 세종은 지난 총선에 이어 '0석'을 기록했다. 충북도 3석으로 지난 총선과 같았다. 충남은 지난 총선보다 2석 줄어든 3석에 그쳤다.
대구·경북 25석을 모두 차지하고, 부산·울산·경남에서 40석 중 34석을 확보하는 등 전통적 강세 지역인 영남권은 다소 전진했다.
국민의힘 지역구는 90석으로, 지난 총선(84석)보다는 늘었다. 그러나 당시 보수계열 후보가 무소속 당선됐던 경우를 합치면 변화가 없는 수준이다.
이밖에 새로운미래(세종갑), 개혁신당(경기 화성을), 진보당(울산 북구)은 각 1곳을 확보했다.
비례대표를 뽑는 정당 투표는 국민의힘 위성정당인 국민의미래가 37.41%로 최다 득표했다.
민주당이 주도하는 더불어민주연합은 26.40%, 조국혁신당은 23.83%, 개혁신당은 3.51%다.
비례대표 당선권은 국민의미래 19석, 민주연합 14석, 조국혁신당 12석, 개혁신당 1석으로 예측된다.
여당 참패, 야당 압승은 임기 3년여를 남긴 윤석열 정부에 대한 '심판론'이 강하게 작동한 결과로 해석된다.
민주당(161석)과 민주연합(14석), 여기에 조국혁신당(12석), 개혁신당(1석), 새로운미래(1석), 진보당(1석)까지 더하면 191석에 달하는 '반윤 거야'(反尹 巨野)가 탄생하게 된다.
이는 각종 법안 처리에서 윤 대통령 거부권 무력화를 노려볼 수 있는 의석(200석)이다.
특히 이번 선거 결과로 윤석열 대통령 입지가 크게 흔들리게 된 것을 고려하면, 차기 지방선거, 대통령선거 등을 의식한 국민의힘 이탈표도 적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
민주당은 공천 과정과 후보들의 자질을 둘러싼 각종 논란 속에도 선거를 승리로 이끈 이재명 대표 당 장악력이 비대화할 것으로 보인다.
이에 정부·여당을 상대로 한 국정조사와 특검 추진 등에도 힘을 받을 전망이다.
특히 진보계열 소수정당들은 이번에 20석을 확보, 제3 교섭단체를 구성할 가능성이 있다.
민주연합(14석) 가운데 6인가량은 '민주당 외 몫'으로 배정됐다. 조국혁신당에 이들 6인과 진보당, 새로운미래를 합산하면 '20석' 매직넘버가 가능하다.
이 경우 국민의힘이 받는 압박은 한층 거세질 가능성이 있다.
국민의힘은 총선 참패 책임론을 놓고 당정 관계의 변화를 모색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커지면서 한동훈 비대위원장 거취를 둘러싼 논란도 일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