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10 총선 야당 압승으로 해병대 채상병 사망 사건에 대한 특별검사법 추진 동력이 탄력 받고 있다.
다만 여당 일각에서는 총선 참패에도 불구하고 이에 대한 '저항성 발언'이 뒤따르면서, 내분 조짐도 보이는 상황이다.
박주민 더불어민주당 원내수석부대표는 15일 YTN 라디오 '뉴스킹'에서 “21대 내에서 채상병 특검법 처리를 하겠다는 게 저희들 입장"이라고 밝혔다.
이어 “(윤석열 대통령이) 거부권을 행사해 그 부분에 대해 국회가 재의 요구를 못했다면 22대 국회 때 다시 시도하는 게 맞다고 본다"고 말했다.
3선에 성공한 이언주 민주당 경기 용인정 당선인도 BBS 라디오 '전영신의 아침저널'에서 정부·여당에 특검 수용을 압박했다.
그는 “(특검은) 이번 총선에서도 굉장히 큰 민심에 영향을 미친 사안"이라며 “(192석은) 정권에 불신임에 가까운 강력한 경고를 주되 마지막 기회를 한번 주겠다, 이런 정도"라고 짚었다.
그러면서 정부를 겨냥, “주권자의 헌법적 행위의 행사를, 의사표시를 만약 무시하게 된다면 매우 심각한 상황이 올 수밖에 없다"고 경고했다.
여당 내부에서도 수도권·영남권, 원외·초선·중진을 막론하고 특검을 받아야 한다는 의견이 공개적으로 이어지고 있다.
22대 국회 초선인 김재섭 서울 도봉갑 당선인은 CBS 라디오 '김현정의 뉴스쇼'에서 채 상병 특검에 “긍정적인 입장"이라고 밝혔다.
그는 법정 다툼 중인 박정훈 해병대 전 수사단장과 관련해서도 “소 취하 같은 것들은 분명히 있어야 된다고 본다"고 말했다.
다만 “이런 정치적인 과정이 있은 이후에 가장 최후의 수단인 특검법도 같이 논의되는 게 맞는 것"이라며 속도 조절에 대한 우려를 남겼다.
6선 고지에 오른 조경태 의원(부산 사하을) 역시 MBC 라디오에서 “(채상병 사건이) 이번 총선에 영향을 미쳤다고 본다"고 분석했다.
그는 “우리 당이 민주당보다 먼저 국민적 의혹을 해소시키기 위한 노력을 해야 된다"며 “국민적 여론을 겸허하게 받아들이는 게 필요하다"고 촉구했다.
'한동훈 체제' 대표적 인사인 김경율 전 비상대책위원도 SBS 라디오 '김태현의 정치쇼'에서 “(채 상병 특검은) 받아들여야 되지 않나"라며 “선택의 폭이, 여지가 없다"고 강조했다.
특히 차기 '구원투수' 후보군으로 꼽히는 4선(경기 분당갑) 안철수 의원은 지난 12일 채상병 특검 본회의 표결 시 찬성표를 던지겠다고 공개적으로 밝힌 바 있다.
그러나 국민의힘 일각에서는 여전히 '용산의 의중'을 고려해야 한다는 반박성 지적도 나온다.
윤희석 선임대변인은 SBS 라디오에서 “그냥 '채상병 특검을 무조건 받아라' 이럴 수는 없는 것이지 않나, 용산도 입장이 있고"라고 말했다.
이어 “채상병 특검 관련 부분에 있어서 이번 총선결과로 민의가 확인이 됐다, 어디에도 그런 증거는 없다"며 “아무리 의석수가 많아도 여야 합의에 의해 법안도 통과하고 특검법도 통과하는 것"이라고 강조했다.
그는 윤 대통령 거부권(재의요구권)이 국민의힘 이탈표로 무력화될 가능성에는 “헌정에서 없어야 하는 불행한 사태"라며 “그렇게 안 되기를 바랄 뿐"이라고 말했다.
일부 전문가들은 박근혜 전 대통령 탄핵 이후에도 '친박 중심' 보수 정당이 연패했던 사례를 들어 당정 기조 변화가 쉽지 않을 것이라고 보고 있다.
김준일 시사평론가는 CBS 라디오에서 “지금 보수 유튜브들, 김재섭에 대한 비난이 빗발치고 있다"며 “보수가 한 번 6번 연속 지면 그때 새로운 대안을 찾을 것"이라고 내다 봤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