증권사 발행어음(단기금융) 금리가 하향 조정되면서 수요가 줄어들 것이란 예상에도 여전히 인기가 지속되고 있다. 시장에서는 발행어음 금리가 하향 조정돼도 여전히 은행 예금 대비 높은 수익률을 낼 것으로 예상되는 만큼 개인용 증가세가 두드러질 것이라고 전망했다.
24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국내 초대형 투자은행(IB)의 올해 3월 말 기준 발행어음 판매잔고는 38조2000억원으로 지난해 같은 기간(31조8300억원) 대비 6조3000억원이상 늘어났다. 작년 말(35조6600억원)과 비교해서도 2조5000억원 이상 증가했다.
현재 발행어음 사업을 영위하는 증권사는 총 4곳이다. 한국투자증권이 2017년 11월 처음으로 발행어음을 출시했다. 이후 NH투자증권(2018년 7월), KB증권(2019년 6월), 미래에셋증권(2021년 6월) 등이 발행어음업을 시작했다.
증권사별로 보면 한국투자증권의 3월 말 기준 발행어음 잔고는 15조5700억원으로 작년 같은 기간(12조1700억원) 대비 3조4000억원 늘어났다. 작년 말(14조7300억원) 대비해서도 8400억원 증가했다.
NH투자증권의 3월 말 기준 발행어음 잔고는 6조2200억원으로 전년 3월(5조2500억원) 대비 1조원가량 늘어났다. 작년 말(4조8900억원) 대비해서는 1조3300억원 급증했다. 미래에셋증권의 3월 말 기준 발행어음 잔고는 6조8300억원이다. 이는 작년 3월, 12월 말 대비 각각 6000억원, 3700억원 증가했다. KB증권도 작년 3월(7조7318억원)과 12월(9조5847억원)보다 소폭 증가세를 보였다.
이는 국내 시중은행의 예금 수요에 대한 변동성이 커지고 있는 것과는 정반대의 모습이다. 5대 시중은행(KB국민·신한·하나·우리·NH농협)의 정기예금 총 잔액(3월 말 기준 873조3761억원)으로 전월 대비 12조원 가량 줄어들었다. 지난해 말 정기예금 잔액(849조2957억원)이 전월 대비 20조원 가까이 급감하기도 했다. 올해 초 시중은행 정기예금 잔액이 12조원가량 늘어났지만, 재차 줄어들고 있는 추세다.
증권사 발행어음 금리가 올해 초 일부 조정됐지만, 여전히 인기가 있는 이유는 5대 시중은행의 예금보다 높은 금리를 적용받을 수 있어서다. 증권사들의 현재 기준 1년 약정식 발행어음 금리는 연 3.85%~4.0%다. 5대 시중은행의 1년 만기 정기예금 금리(3.45~3.55%)보다 높은 수준이다.
발행어음은 자기자본이 4조원 이상인 초대형 IB로 지정된 증권사가 자체 신용을 바탕으로 발행하는 만기 1년 이내의 어음이다. 초대형 IB는 자기자본의 200%까지 발행어음을 판매할 수 있다. 발행어음 판매를 통해 조달한 자금은 기업대출·부동산 금융 등에 투자할 수 있다.
단, 발행어음은 예금자보호는 되지 않는다. 그러나 대형 증권사들이 발행하는 만큼 부실 위험(원금 손실)이 매우 낮아 시중은행 예·적금처럼 안전성도 보장된다는 평가다. 발행어음은 예적금이나, 파킹통장처럼도 사용이 가능하다. 현재 증권사 발행어음 상품은 CMA/수시형, 약정형(만기형), 적립형으로 구분된다. 만기일도 최대 1년까지다. 만기일 설정에 따라 약정수익률은 차이가 있다.
향후 발행어음 금리가 추가로 낮아질 가능성이 높지만, 투자 수요는 꾸준할 것이란 전망이 우세하다. 금융투자업계 한 관계자는 “금리인하 시기가 도래하고 있는 만큼 발행어음 금리도 점차 하향 조정되겠으나, 시중은행 예적금 금리보다는 1%포인트 이상까지 차이가 날 수 있다"며 “자산배분 측면에서 예적금 수요는 꾸준하기 때문에 상대적으로 금리가 높은 발행어음으로 쏠림 현상도 나타날 수 있다"고 설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