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혼 성인 남녀 40%가량은 앞으로도 결혼할 생각이 없거나 결혼해 대해 생각해본 적 없는 것으로 조사됐다. 10명 중 9명이 지금까지의 정부 저출산 정책에 대해 효과가 없다고 응답했다.
저출산고령사회위원회는 올해 3월 29일∼4월 3일 전국 만 25∼49세 남녀 2011명을 대상으로 한 결혼·출산·양육 인식 조사 결과(95% 신뢰수준 ±2.2%포인트)를 2일 공개했다.
미혼인 응답자 가운데 결혼을 하고 싶다거나 결혼을 계획 중이라는 답변은 61.0%였다. 반대로 '나중에도 하고 싶지 않다'(22.8%)거나 '생각해 본 적 없다'(16.3%)는 응답률은 39.1%였다.
결혼 의향이 있는데도 미혼인 이유로는 남자는 결혼에 필요한 자금이 부족하다(82.5%)는 이유를, 여자는 적당한 상대를 아직 못 만났다(75.5%)는 이유를 각각 가장 많이 꼽았다.
결혼 생각이 없는 이들은 성별 역할 부담감 때문에 결혼을 꺼렸다.
남자는 결혼식 비용이나 신혼집 마련 등 경제적 부담(88.9%)이, 여자는 결혼에 따른 가사·출산 등 역할 부담(92.6%)이 가장 컸다.
남녀 모두 주거·일자리 등 경제적 조건과 일·가정양립 지원 조건이 개선되면 결혼·출산 의향이 긍정적으로 바뀔 것이라고 응답했다.
응답자들은 결혼 자금으로 평균 주택자금 2억4000만원, 그 외 비용 7900만원이 필요하다고 답했다.
응답자 중 자녀가 있어야 한다고 생각하는 비율은 61.1%였다. 10명 중 4명은 자녀가 없어도 된다는 생각인 셈이다.
출산 부담이 큰 여성(51.9%)은 남성(69.7%)보다 자녀가 있어야 한다고 생각하는 비율이 낮았다.
특히 응답자 가운데 상대적으로 젊은 25∼29세 여성 중 자녀가 있어야 한다고 생각하는 비율은 34.4%에 불과했다.
응답자들은 이상적인 자녀 수로 1.8명을 꼽았으나 자녀가 없는 남녀의 32.6%(기혼 42.4%, 미혼 29.5%)만 출산 계획이 있다고 답했다.
응답자들이 출산 의향을 높일 수 있을 거로 꼽은 조건들로는 육아휴직·단축근무에도 충분한 급여(88.3%), 근무시간 단축 및 육아시간 확보(85.2%) 등이 있었다.
출산할 뜻이 있는 여성 응답자 중 88.8%는 출산 이후에도 경제활동을 계속하기를 원했다.
아이가 있는 부모들은 시설 돌봄이나 가정 돌봄 수요도 높게 나타났는데 초등돌봄 기관인 늘봄학교에 대해 부모 77.6%가 이용을 희망했고 특히 30.4%는 6학년까지 이용할 수 있기를 원했다.
응답자의 90%가량은 저출산 문제가 심각하다고 인식했고 지금까지 저출산 정책에 효과가 없었다고 판단한 응답자 비율도 90%에 달했다.
특히 그간 저출산 정책 캠페인에 대해서는 '오히려 반감이 든다'는 응답이 48%에 달했다.
응답자들은 저출산 해결에 가장 도움이 될 정책으로 '자유로운 육아휴직 제도 사용'(81.9%)을 꼽았다. 여성의 경우 '남녀 평등한 육아 참여문화 조성'을 원하는 비율(83.9%)도 높았다.
육아휴직을 쉽게 쓰지 못하는 경우가 많았는데 그 이유로 '경력이나 승진, 배치 등에 대한 불이익 우려'(89.1%), '사내 눈치 등 조직 문화'(87.4%) 등을 많이 꼽았다.
자녀가 있는 취업자들은 근로소득(실수령액 기준)의 약 80.1%(평균 약 267만원)가 육아휴직을 결정할 수 있는 적정 급여액 수준이라고 답했다.
배우자 출산휴가는 대부분 현행 10일이 충분하지 않다고 응답했고 26∼30일이 적정하다는 응답률(37.5%)이 가장 높았다.
주형환 저출산위 부위원장은 “이번 조사를 통해 주거·일자리 등 경제적 지원과 일·가정 양립이 결혼·출산 결정에 중요한 요인으로 작용함을 확인할 수 있었다"며 “조사 결과를 반영한 체감도 높은 저출산 대책을 마련하겠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