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8일 국민연금 모수 개혁안과 국회로 되돌아온 '채상병특검법' 등 주요 쟁점 이슈들이 결국 21대 국회 문턱을 넘지 못했다.
나아가 더불어민주당 주도로 통과된 일부 법률 등에도 여권이 대통령 거부권(재의요구권) 행사를 시사하면서 22대 국회에도 극한 갈등이 예고됐다.
연합뉴스에 따르면, 여당인 국민의힘은 이날 22대 총선 낙천·낙선·불출마 의원이 58명에 달하는 상황에서도 지도부 뜻을 줄줄이 관철했다.
특히 기습적 가결 가능성까지 제기됐던 해병대 채상병 특검법은 여전히 건재한 여권 단일대오를 확인한 채 폐기됐다.
앞서 국민의힘에서는 김웅·안철수 의원에 더해 최재형 의원, 비례대표 김근태 의원, 직전 정책위의장을 지낸 유의동 의원까지 공개 '이탈표'에 동참한 바 있다.
채상병 특검법과 마찬가지로 여당 내 찬성 의견이 적지 않았던 국민연금 개혁도 결국 입씨름만 벌이다가 '빈손 종료'를 맞았다.
여야가 모수개혁과 구조개혁 사이 구체적인 방식에서 이견을 좁히지 못한 것이다.
당초 국회 연금개혁특별위원회는 2022년 10월 첫 회의를 시작으로 약 1년 7개월 동안 국민연금 개혁 논의를 진행해왔다.
이후 연금개혁 협상이 평행선을 달리자 이재명 민주당 대표는 지난 25일 국민의힘 '소득대체율 44%' 절충안을 수용하겠다고 전격 발표했다.
그러면서 국민의힘에 '21대 국회 모수개혁, 22대 국회 구조개혁'을 제안했다.
그러나 국민의힘은 절충안 부대조건인 구조개혁 없이 21대 국회에서 모수개혁만 추진하는 것을 수용할 수 없다고 거부했다.
대신 22대 국회에서 모수개혁과 구조개혁을 동시에 추진하자고 민주당에 촉구했다. 대통령실 역시 이런 '22대 국회 처리론'에 힘을 실었다.
이밖에도 이날 국회는 민주당 등 야당이 전세사기특별법 개정안 등 4개 법안을 본회의에서 강행처리했다.
그러나 이에 반발한 국민의힘은 윤 대통령 7번째 거부권 행사를 건의키로 했다.
이렇게 첨예한 갈등이 불거지면서 여야 의원들은 이날 본회의에서 고성과 삿대질을 주고받았다.
오는 30일 시작되는 22대 국회 역시 21대와 마찬가지로 여소야대 국회 지형이 유지돼 여야 간 양보 없는 대치가 계속될 전망이다.
야권은 21대 국회에서 윤 대통령 거부권 행사로 폐기된 법안들도 모두 재입법을 추진하겠다는 방침이다.
여기에는 이른바 '쌍특검법'으로 불린 김건희 여사의 주가조작 의혹·대장동 50억 클럽 의혹 특검법은 물론 '방송 3법'과 '노란봉투법'(노동조합 및 노동관계조정법 개정안), 양곡관리법 개정안, 간호법 개정안 등이 포함됐다.
특히 채상병 특검법은 22대 국회 개원 즉시 재추진하겠다고 공언한 상태다.
한편, 국회가 긴장 속에 휩싸인 이날 윤 대통령은 1박 2일 일정으로 국빈 방한한 무함마드 빈 자예드 알 나흐얀 아랍에미리트연합국(UAE) 대통령을 극진하게 예우했다.
대통령실에 따르면, 윤 대통령과 부인 김건희 여사는 이날 첫 친교 일정으로 무함마드 대통령과 함께 창덕궁 후원을 방문했다.
앞서 무함마드 대통령은 이날 오전 서울공항을 통해 입국했다.
무함마드 대통령이 탑승한 UAE 대통령기는 이날 오전 우리나라 방공식별구역(KADIZ)에 진입한 후, 우리 공군 전투기 'F-15K' 4대의 호위를 받으며 도착했다.
지난해 윤 대통령 UAE 국빈 방문 때 UAE 전투기가 호위 비행을 해준 것에 대한 답례 차원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