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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효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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의사들 ‘휴진’ 못 휘둘렀지만...“尹 정부 양아치짓” 맹비난도

에너지경제신문   | 입력 2024.06.25 04:54
서울 종로구 서울대학교병원에서 한 의사가 이동하고 있다.연합뉴스

▲서울 종로구 서울대학교병원에서 한 의사가 이동하고 있다.연합뉴스

'무기한 휴진'으로 정부를 압박하려 했던 의사단체 등이 한발 물러서는 분위기다.


연합뉴스에 따르면, 오는 27일부터 무기한 휴진하겠다고 선언했던 대한의사협회(의협)는 예고했던 날로부터 이틀 뒤인 29일 '올바른 의료를 위한 특별위원회'(올특위) 회의에서 향후 투쟁 방향을 결정하겠다는 방침이다.


의협은 24일 보도자료를 통해 “오는 27일부터 시작되는 연세대학교 의료원 소속 교수들의 휴진 결정을 지지하고 존중한다"고 밝혔다.


다만 “이후의 투쟁은 29일 올특위 2차 회의 결정대로 진행하겠다"고 부연했다.


이에 임현택 의협 회장이 '깜짝 발표'했던 무기한 휴진은 사실상 불발됐다.




앞서 임 회장은 지난 18일 전국의사 총궐기대회에서 “27일부터 무기한 휴진하겠다"고 예고했는데, 당시 발언이 의사단체들 내부 합의가 아니었다는 사실이 알려져 논란이 일었다.


다만 의협은 투쟁을 아예 중단한다는 의미는 아니라는 입장이다.


의협은 “국민들이 겪는 불편과 불안에 진심으로 죄송"하다면서도 “정부가 야기한 의료붕괴 사태를 막으려는 의사들의 외침에 귀 기울여달라"고 주장했다.


의협은 지난 20일 임 회장이 참여하지 않는 범의료계 위원회인 올특위를 출범시키며 조직을 정비했다.


현재 올특위는 김창수 전국의과대학교수협의회(전의교협) 회장과 임정혁 대전시의사회장, 전공의 대표가 공동 위원장을 맡고 있다. 전공의 대표 자리는 여전히 공석이다.


의료공백 사태가 다섯 달째 이어지는 가운데, 의협 등이 조직을 정비하고 서울대병원이 무기한 휴진을 접기로 하면서 파국 고비는 넘긴 것으로 보인다.


실제 올특위는 지난 22일 첫 회의 뒤 의제에 구애 없이 대화가 가능하다는 정부 입장에 환영의 뜻을 나타내기도 했다.


의사단체들은 그간 강경 태도로 일관해왔기 때문에, 올특위 반응으로 긴 의료 공백 터널이 끝을 볼 수 있을 것이라는 기대감이 커졌다.


다른 대형병원들은 명시적으로는 휴진 논의를 이어가고 있지만, 서울대병원에 이어 의협까지 물러남에 따라 영향을 받을 수밖에 없을 것으로 보인다.


의협이 휴진을 주도한 개원의들도 실제 휴진율은 낮았기 때문에 추가 휴진 여파가 작을 수 있다는 전망도 나온다.


이달 18일 의협 집단휴진 강행 당시 정부 집계 휴진율은 14.9%(의협 추산 약 50%)에 그쳤다.


이는 2020년 정부 의대 증원에 반발해 의협이 벌인 집단 휴진 첫날 휴진율(8월 14일 33%) 절반에도 못 미친다.


2020년 당시 휴진율은 회차를 거듭할수록 줄어 6.5%까지 떨어졌다.


이번에는 출발점이 15%가량으로 더 낮았던 만큼 의협이 27일에 휴진을 강행한다 해도 참여율은 더 내려갈 가능성이 크다.


의료공백 사태로 급격히 악화한 여론도 의정 양측에 사태 해결 동기가 되고 있다.


한국환자단체연합회(환단연), 한국유방암환우총연합회(한유총) 등 환자단체들은 다음 달 4일 서울 종로구 보신각 앞에서 환자와 보호자 1000명이 참여하는 '의사 집단휴진 철회 및 재발방지법 제정 촉구 환자 총궐기대회'를 열기로 했다.


아픈 몸을 이끌고 나와서라도 사태 해결을 촉구하겠다는 뜻이다.


환자와 시민사회는 의협이 주도한 집단휴진 당시 진료를 접은 병의원에 대한 '불매운동'도 벌이고 있다.


한국소비자단체협의회는 “환자를 외면하고 파업(휴진)에 동참한 병의원 명단 공개와 이용 거부 불매운동을 펼칠 것"이라고 선언했다.


전국보건의료산업노동조합(보건의료노조)은 의이달 말까지 진료가 정상화되지 않으면 전면 투쟁에 나설 것이라고 예고했다.


경제정의실천시민연합(경실련)도 의협과 의과대학 교수단체 등 의료계에 “집단행동 강행을 중단하고 사회적 논의에 동참하라"고 촉구했다.


문제는 전공의 참여와 그간 집단 파업에 대한 처분이다.


보건복지부와 행정안전부 등에 따르면, 이달 21일 현재 전체 수련병원 211곳에서는 전공의 1만 3756명 중 1046명(7.6%)만 근무하고 있다.


복지부가 복귀 전공의에 대한 면허정지 행정처분 등을 발표하기 하루 전인 이달 3일과 비교하면 출근한 전공의는 고작 33명 늘었다.


전공의 협의체도 꿈쩍 않고 있다.


대한전공의협의회(대전협)의 박단 비상대책위원장은 여러 차례 올특위 불참 의사를 밝혔고, 첫 회의에도 모습을 나타내지 않았다.


특히 박 위원장이 임현택 의협회장에 대한 '불신'을 거두지 않고 있다.


'미래 의사'들인 의대생들 역시 올특위 참여에 부정적인 태도는 마찬가지여서 여전히 수업을 거부하고 있다.


집단휴진에 참여한 대학병원 의사 등이 경찰 수사를 받게 된 데 대해서도, 의협이 '양아치 짓'이라며 대통령과 정부에 강력 반발하고 있다.


의협은 성명에서 “윤석열 정부는 전공의에 이어 교수, 개원의, 학생까지 건드리는 '양아치 짓'과 같은 행태를 즉각 중단하라"고 촉구했다.


그러면서 “경찰 조사를 받아야 할 대상은 의사가 아니라 의료 농단의 주범인 보건복지부 공무원들과 대통령실 관계자들"이라고 주장했다.


전공의들 구직 활동을 돕겠다는 의협 움직임에도 정부와의 마찰이 벌어지고 있다.


의협은 의료 행위를 통한 수익 활동을 하지 못하고 있는 사직 전공의들을 대상으로 구인·구직 창구를 개설했다고 밝혔다.


하지만 정부는 전공의들이 사직 처리가 안 된 상태에서 다른 의료기관에서 일하는 경우는 불법이라고 재차 강조했다.


전공의가 의사 면허를 갖고 병의원에 취직하려면 전공의 신분에서 벗어나야 한다.


복지부에 따르면 이달 21일 현재 전체 수련병원 211곳 레지던트 1만 506명 가운데 사직 처리가 된 사례는 37명(0.35%)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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