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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효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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결국 거리 뛰쳐나온 환자들...의사 “치료권? 의사 자유도 권리”

에너지경제신문   | 입력 2024.07.05 02:22
한국환자단체연합회, 한국유방암환우총연합회, 한국희귀·난치성질환연합회 등 환자 단체 회원들이 4일 오전 서울 종로구 보신각 앞에서 열린 의사 집

▲한국환자단체연합회, 한국유방암환우총연합회, 한국희귀·난치성질환연합회 등 환자 단체 회원들이 4일 오전 서울 종로구 보신각 앞에서 열린 의사 집단휴진 철회와 재발방지법 제정을 촉구대회에서 참가자들이 눈물 흘리고 있다.연합뉴스

전공의들 이탈에서 시작된 의료공백 사태가 넉 달 넘게 이어지면서 보다 못한 환자와 보호자들이 4일 직접 거리에 뛰쳐나왔다.


그러나 같은 날 의사들 사이에서는 의사와 환자가 사적 관계일 뿐이라며, 의사 자유가 확대돼야 한다는 취지의 목소리가 고조됐다.


연합뉴스에 따르면, 한국유방암환우총연합회, 한국환자단체연합회, 한국희귀·난치성질환연합회 등 92개 환자단체는 이날 오전 서울 종로 보신각 앞에서 '의사 집단휴진 철회 및 재발방지법 제정 환자촉구대회'를 열었다.


의사단체들과 정부를 향해 '치료받을 권리를 보장'하라고 외쳤다.


이들 단체는 집회에서 “환자와 환자 가족, 그리고 국민은 무책임한 정부와 무자비한 전공의·의대 교수의 힘겨루기를 지켜보며 분노와 불안, 무기력에 빠졌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이 날씨에 우리를 이 자리에 서게 만든 정부와 전공의·의대 교수는 지금 이순간 어디에서 무엇을 하고 있나"라고 물었다.


주최 측은 이날 집회에 1000명이 참여한다고 경찰에 신고했다.


회원들이 질병을 짊어지고 있는 환자나 그 보호자인 만큼 환자단체가 이렇게 대규모로 집회를 여는 경우는 극히 드물다.


특히나 이렇게 대규모 환자 집회는 전례를 찾기 힘들다.


환자단체들은 그간 주로 정부나 정치권 인사들과의 간담회나 기자회견을 통해 의견을 밝혔다.


그런데도 직접 거리에 나선 것은 지난 5월 말 법원이 의대증원 집행정지 신청을 기각·각하하고 정부가 내년도 정원을 확정했는데도, 의대 교수들 집단휴진이 이어지고 있기 때문이다.


서울대병원이 '무기한 휴진'을 중단했지만, 세브란스병원이 무기한 휴진을 진행 중이고 서울아산병원은 이날부터 '진료 재조정'이라는 이름으로 집단행동에 돌입했다.


고려의대 소속 병원, 충북대병원도 무기한 휴진을 예고했다.


이들 단체는 “반복되는 의정 갈등에서 매번 백기를 든 정부를 경험한 의사 사회가 여전히 진료권이라는 무기를 앞세워 힘을 과시하고 있다"고 비판했다.


이어 “아픈 사람에게 피해와 불안을 강요하는 무책임하고 몰염치한 행태를 지금 당장 중단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환자단체들은 “특히 서울대병원 교수들이 '제자를 지켜야 한다'며 환자에게 등을 돌릴 때 깊이 상심할 수밖에 없었다"고 토로했다.


이들은 “'환자보다 제자 먼저'라는 내 식구 챙기기 마음은 어디 가지 않을 것"이라고 꼬집었다.


또 “정부와 전공의, 의대 교수들은 수련병원의 전공의 의존도가 높았다는 것을 알면서도 바로잡으려고 하지 않았다"며 “전공의는 힘든 수련 과정을 기회의 비용으로 받아들였을 것이고, 선배 의사들은 나도 그런 길을 걸어왔다고 생각했을 것"이라고 했다.


그러나 이날 대한의사협회(의협) 행사에서는 의사와 환자의관계가 기본적으로 사적 관계라면서 선을 긋는 목소리가 나왔다.


권복규 이화여대 의대 교수는 이날 의협 의료정책연구원 창립 22주년 기념 의료정책포럼에서 의사들이 환자를 의무적으로 진료하고 정해진 진료비를 받는 체제를 강하게 비판했다.


권 교수는 건강보험 가입 환자를 병원들이 의무 진료하고 국가가 정한 금액을 받도록 한 당연지정제와 관련해 “1977년 유신 헌법 때의 일"이라며 “50년 가까이 지난 지금도 여전히 국가는 기본적으로 이런 (유신적) 생각을 고치지 않고 있다"고 지적했다.


권 교수는 또 “대통령은 제때 치료받게 하는 게 국가의 헌법적 책무라고 얘기했는데, 의사의 재산권이나 직업 선택의 자유, 거주 이전의 자유는 헌법상의 권리가 아닌가"라고 따져 물었다.


그러면서 “대한민국 헌법은 특정 직역(의사)에 대해서는 국민으로서 가져야 할 기본적인 권리조차 유보할 수 있는 것인가"라고 비판했다.


권 교수는 “의사는 기본적으로 의업을 통해 돈을 버는 사람"이라고도 했다.


그는 “예전에는 그래티튜드 페이백(gratitude payback)이라고 환자가 감사하는 마음으로 의사에게 집 한 채를 주기도 했고, 의사들은 가난한 환자들에게 달걀 두 줄 받고 치료도 해줬다"며 사례를 들었다.


그러면서 “환자와 의사 관계자는 기본적으로 사적 관계로서 서로 (대가를) 조율하는 것이지 누군가(국가) 개입하는 게 옳은 것인지도 생각해봐야 한다"고 지적했다.


임현택 의협 회장은 포럼 개회사에서 “정부는 일방적으로 의대 증원을 밀어붙였고, 이 과정에서 법적인 문제를 일으켜 의료계의 거센 저항을 유발했으며 의료 붕괴 사태를 초래했다"고 비판했다.


이어 “특히 의대 증원을 막기 위해 가장 먼저 발 벗고 나선 전공의와 의대생들을 단지 본업을 벗어났다는 이유로 법적 조치를 무기로 협박을 일삼고 있다"고 주장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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